애들은 가라: 헷지펀드 저널리즘

Posted on November 04, 2008

이 세상에 돈을 버는 방법은 단 하나 있죠.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거죠.

정정합니다. 그건 정파의 주장이고, 실제로 이 세상에 돈을 버는 방법은 한 가지가 더 있죠. 그것은 바로, 비싸게 팔고 싸게 사는거죠.

네, 공매도 이야기 다시 하렵니다. 제가 공매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 그리고 요즘 일부 언론의 미네르바에 대한 마녀재판에 대해서 그토록 싫어하는 이유를 설명드릴께요. 적어도 옛날 동네에 다니던 뱀장사들은 애들을 상대로는 사기를 치지 않겠다는 직업 윤리가 있었죠. 똑같은 수준의 윤리기준을 시장에서도 찾을 수 있을까요? 이야기 하나 해 드릴께요.

데이빗 아인혼(David Einhorn)은 헤지펀드 매니저입니다. 헤지펀드가 실제로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려면 그의 책, “Fooling Some of the People All of the Time”이라는 책을 읽어 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그는 2002년 Tomorrows Children’s Fund라는 자선단체에서 연설을 합니다. 이 단체는 투자 업계에서 유명한 사람들을 불러 연설을 하게 하고, 참가자들에게 돈을 받아 그걸로 암에 걸린 아이들을 치료하는 돈을 지원하는 단체입니다.

2002년에는 11명의 연사가 초청되었는데, 그는 Allied Capital이라는 회사가 실제로는 폰지 사기에 다름 없는 사기이므로, 자기는 그 회사 주식을 공매하기로 하고, 공매하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 연설문은 책 홈페이지 에서 볼 수 있습니다. 나름대로 흥미로운 이야기입니다. Allied Capital이라는 회사에 대해서는 아무도 관심이 없을 것이므로, 간략하게 이야기하자면, 이 회사는 투자자금을 모아 회사의 중순위 채권(mezzanine bond)에 투자하는 회사입니다. 솔직이 이 중순위 채권이라는 것은 투자자들의 기피 대상입니다. 왜냐하면, 선순위 채권(senior bond)는 언제나(요즘 상황을 생각해 보면 거의 대부분의 경우에) 다른 채권에 대해서 상환 순위가 높기 때문에 원리금이 (거의) 보장되는거죠. 반대로 후순위 채권(junior debt)는 원리금 손실이 날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험이 큰 만큼 높은 소득을 기대할 수 있죠. 그래서 이걸 “equity issue”라고도 합니다. 중순위는 아무도 안삽니다. 왜냐하면, 원리금의 보장에는 오로지 후순위만 보장을 해 주는데, 결국 후순위는 더 나빠질 가능성 밖에 없죠.

예를 들어서 요즘 유행하는 모기지 채권을 가지고 CDO를 구성해 보죠. 선순위는 중순위와 후순위가 모두 망가져야만 원리금 손실이 납니다. 그러니 안전하죠. 후순위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모기지 채무자들 가운데 파산하는 사람이 적으면 돈을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에는 손실이 나겠지만, 이익이 날 가능성도 있죠. 중순위는 이익이 날 가능성은 거의 없죠. 그리고 파산하는 사람이 생기면 아래쪽 버퍼가 적어지니 결국은 채권의 신용등급도 낮아지게 되겠죠. 반대쪽 움직임, 그러니까 이 중순위 채권의 신용등급이 높아질 가능성은 실질적으로 “0”이라고 봐도 됩니다.

그러니, 중순위 채권에만 투자하는 회사는 수익성이 좋을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Allied Capital은 수익을 많이 내서 투자자들에게 높은 배당을 주죠. 왜 그럴지 데이빗 아인혼이 알아 보니, 이 회사의 수익의 근원은 계속해서 신주를 발행하고, 그 돈으로 새로운 중순위 채권을 계속 사 들이는 거였네요. 그리고 남는 돈은 수익금으로 나눠주고… 그리고 중순위 채권은 결국 악화될 수 밖에 없는데, 그리고 실제로도 망가진 채권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재무제표에서는 “현가반영(mark to market)”을 안했네요.

뭐, 이보다는 좀 더 복잡하지만, 대체로 이런 식의 분식회계 기술을 여러가지 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한 다음, 그는 이 주식을 공매합니다. 그리고, 자기 포트폴리오에 대해서 그 회의에서 이야기해 줍니다. 그리고, 그의 펀드(그린라이트)가 얼라이드와 관련하여 버는 돈의 절반을 기부하겠다고 선언합니다. 그 다음날, 이 주식이 폭락합니다. 대체로 이 과정에 대한 이야기가 이 책의 주제입니다.

대부분의 공매도 이야기는 이런 식입니다. 공매도를 하는 헤지펀드 사람들은 무책임하지 않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보듯이, 남들이 보지 못하는 자료를 보려고 아주 노력하며, 재무제표를 아주 철저히 분석합니다. 결국, 이들이 벌이는 것은 (그들이 보기에는 분식회계를 하고 있다고 믿는) 회사의 경영진과의 힘겨루기죠. 그러니, 모두들 이런 사람을 싫어합니다. 얼마나 짜증이 났던지, 그는 결국 이 책을 씁니다.

회계의 기원은 중세의 고해성사라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었습니다. 요즘도 그럴까요?

``I’ve always regarded it as a bit of a magic trick,’’ Pauline Wallace, a partner at PriceWaterhouseCoopers LLP and team leader in London for financial instruments, said of off-balance- sheet accounting. ``Magicians come to parties, and they make things seem to disappear. The risk is somewhere, but you never knew where.’’ (Bloomberg, Greenspan slept as off-books debt escaped scrutiny )
PWC의 파트너이자 런던의 금융상품팀장인 폴린 월러스는 말한다. “나는 언제나 이것이 약간은 마술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마술사는 파티에 와서 물건이 사라지게 만든다. 분명히 위험은 어딘가에는 있다. 그렇지만, 어디에 있는지는 아무도 알 수가 없다.

FASB (파즈비라고 읽습니다)는 GAAP (갭이라고 읽습니다)을 발행하죠. 이 규칙에 따르면, 요즘 많이 나오는 SIVSPECDO나 이런 것들은 그 규칙의 하나인 FIN 46 의 규제를 받는 VIE 라는 겁니다. 복잡한 이야기 할 것 없이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런 장난 하다가 쫄딱 망한게 바로 엔론 이죠. 그 이후 파즈비에서는 재무제표에서 뺄 수 있는 특수목적회사를 규정하는 규칙을 만들었죠.

그런데, 여기에 가장 크게 반발한 회사들이 바로 은행들입니다. 결국 2003년 12월 파즈비는 물러섰죠.

In December 2003, FASB published FIN 46R, a revision that gave the banks more flexibility to keep off the books investment vehicles they managed for a fee. (상동)

혹시 궁금한 사람은 FIN 46R pdf 다운로드 받아서 읽어 보세요. 그리고, Citigroup 혼자만 해도 대차대조표에 나타나지 않는 자산이 1조1천8백억달러랍니다. 상상이 안가는 금액이죠. 그런데, 이 금액은 적어도 2009년 말까지는 거기 그대로 있을 수 있게 됐네요. (상동The Big Picture 글Bloomberg 2/26FT 2/27 참고). 스티글리츠의 말입니다.

``We exported our toxic mortgages abroad,’’ Joseph Stiglitz, a professor of economics at Columbia University and a Nobel Prize winner, said at the Oct. 21 House hearing. ``Had we not, the problems here at home would have been even worse.’’
콜럼비아대의 경제학 교수이자 노벨상 수상자인 조셉 스티글리츠가 10월 21일 하원 청문회에서 한 말이다. “우리는 독성 모기지를 해외로 수출하였다. 그러지 않았더라면, 미국의 문제는 더 악화되었을 것이다.”

한국에서도 훨씬 작은 규모지만 KIKO와 관련하여 비슷한 시도가 있죠. KIKO 소송이 어떻게 될지 대충 예언해 볼까요? 가처분 신청은 받아들여지겠죠. 당장 대차대조표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요, 그리고 상장폐지되지 않도록요… 그리고, 회계규칙이 바뀌겠죠. 그리고, 합의하겠죠. 은행 입장에서도 중소기업 입장에서도 아주 어려운 문제니까요. 은행 입장에서는 운용위험의 규모를 세계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으로 높여 놓는 것일구요. 그리고,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흘러가겠죠. 그리고, 가치투자를 하는 사람이나 아니면 나쁜 경영자와 대결하는 헤지펀드로서는 눈여겨 봐야 하는 목록에 관련 항목이 하나 더 더해지겠죠. 적어도 뱀장사의 양심이라도 지켜야하는 것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