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에 도전 2

Posted on September 08, 2008

아래 글 에서 마케팅 잘 아시는 분은 좋은 마케팅 책좀 소개시켜 달라고 했는데, 아무 답도 없는 걸로 봐서 제 블로그를 읽는 사람 중에는 마케팅 잘 아는 분이 없거나, 마케터로 먹고 사는 분이 없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좀 더 마음 편하게 마케터를 씹을 수 있겠네요. 그렇지만, 제가 마케팅에 관심이 있는 것은 씹으려는 것 보다는 이 세상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중요한 경제적 활동에 대해서 더 잘 이해하고 싶어서입니다.

일단 삐딱선을 타면 대체로 모든게 삐딱하게 보이지요. 아래 글에서도 말한 것처럼, 마케터들은 가치를 창조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모든 것을 자기네들이 한다고 정의합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데에야 같이 일하는 사람 가운데 기분 나쁜 사람 여럿 있겠죠. 그래서 따지기 시작할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마케터들이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은 대체로 몇 가지 전형적인 경우가 있을텐데, 그 가운데 가장 손 쉽게 쓸 수 있는 방법이 바로 “가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던짐으로써 “아, 내가 이야기하는 가치라는게 그런게 아니고…” 하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일 것입니다. 그래서 마케터가 이야기하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찾아 보기 위해서 다시 앞의 글에서 말한 “경영학 별거 아니야”라는 책을 찾아 보았습니다. 아무도 마케팅에 관한 좋은 책을 추천하지 않았으니까, 일단 가지고 있는 책으로 시작하는거죠. 혹시 추천하고 싶은 분은 가능하면 페이퍼백으로(저는 두꺼운 책도 싫어하지만, 더 싫어하는 것이 두꺼우면서 표지도 단단한 책입니다), 교과서가 아닌 책으로 부탁합니다. ^^;; 위 책에는 이런 공식이 있습니다 (18페이지).

가치 = 효용 – 비용

이게 무슨 말일까요? 대체로 이런 공식은 공식을 이리저리 뒤집어보면 무슨 뜻인지 알텐데…

비용 = 효용 – 가치

무슨 말인지 잘 느낌이 안옵니다.

효용 = 가치 + 비용

더 모르겠습니다. 위 책의 조금 더 아래로 내려가서 21페이지에 가면 “가치 = (고객이) 기꺼이 지불하는 것 (willingness to pay)”라는 말이 나옵니다. 앞의 18페이지에 보면 “마케팅에서 말하는 가치란, 효용에서 그 효용을 얻기 위해 지불하는 비용인 가격을 뺀 것을 말한다”는 말도 나옵니다만… 그러면, 맨 위의 공식은 고객이 어떤 물건에서 얻는 효용에서 그 물건의 가격을 뺀 것이 바로 고객이 지불할 용의가 있는 금액이라는 말?? 그러면 두번째와 세번째 공식은??

원래 좀 삐딱선을 타려고 하긴 했었지만, 이건 정말 대책없이 모르겠습니다. 혹시나 위에서 “효용”이라는 말이 로그효용이나 기하평균이나 한계효용학파나 한계혁명이나 이런 말과 관련이 있을려나 모르겠네요… 혹시 이 쪽으로 찾아봐야 하나… 이 부분은 내일 생각해 봐야겠네요…

다른 이야기이지만, Purple Cow를 쓴 Seth Godin, 스탠포드 MBA 답게 정말 글 잘 씁니다. 내용은 대체로 제가 아래에서 정리한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겠지만, 잘쓴 글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 읽어볼 만한 글입니다. 그는 마케팅에 대해서 이렇게 말합니다.

It used to be that Engineering invented, Manufacturing built, Marketing marketed, and Sales sold. There was a clear division of labor, and the president managed the whole shebang. The marketer got a budget and she bought ads with it.
Marketing was really better called “advertising.” Marketing was about communicating the values of a product after it had been developed and manufactured. (96 페이지)

물론, “used to be”나 “got”이나 “was”같은 동사로 알겠지만, 이건 “Purple Cow” 이전시대(그러니까 현재시대)까지에만 적용되는 말입니다. 그가 규정하는 마케팅은 매스 마케팅, 그러니까 TV를 통한 마케팅입니다. 그 예산이 어디에서 왔는지가 중요할텐데, Purple Cow 이전 시대가 바로 TV-산업 시대라면(TV와 산업의 공생시대), 그 이전시대는 아마 보부상 발품파는 시대였겠죠. 제법 장사 크게 하려면 발품을 많이 팔아야 했던 시대와 비교하면, 발품파는 시간과 노력(돈은 어차피 적어도 비슷하게 들었을테니)을 TV에 쏟으면 훨씬 편하게 판매를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게 더 이상은 안먹힌다는 이야기는 현재로서는 지금까지 어땠는지가 더 관심이 큰 저로서는 지금은 별 상관 없는 이야기인 것 같구요… 그러면 Seth Godin의 이야기에 따르면, 마케팅이란 매스미디어와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는 이야기네요. 이게 도대체 위의 가치, 효용, 비용의 공식과 어떻게 관련이 되는지 생각좀 해봐야겠네요… 누구 설명해 주실 수 있는 분?

흠, 참고로 제가 왜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궁금하신 분도 있을텐데, 그냥 블로그에서 뉴스나 이야기하고 온라인 가십이나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오프라인에서 읽은 책 이야기도 가끔은 하는 것도 정신건강에 좋을 것 같아, 요즘 관심 있고 읽고 있는 책 이야기를 하려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케팅에 대해서 좀 삐딱선을 타긴 했지만, 솔직이 정말 잘 모릅니다. 공부해 본 적도 없고, 옛날에는 관심이 있었던 적도 없습니다.

Purple Cow

Posted on September 06, 2008

어제 말한 것처럼, Seth GodinPurple Cow 라는 책을 읽고 있습니다. 책은 쉽게 읽힙니다. 책을 읽으면서 이 사람이 책과 관련된 일을 한 적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그렇군요. 사실 이 Purple Cow라는 책 자체가 자기가 주창하는 방법으로 팔렸네요. 이 책을 쓰기 전에 그는 “Unleashing the Idea Virus”라는 책을 썼는데, 이 책은 인터넷에서 무료로 배포했습니다. 요즘도 pdf로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습니다. 말콤 글래드웰의 Tipping Point와 비슷한 시기에 출간되었고, 주제도 비슷합니다. 그 후속편이라 할 수 있는 Purple Cow의 첫판은 자기가 출판해서 우유곽에 넣어서 배송료만 받고 보내 주었다고 하는군요. 그게 이 책이 성공한 비결이라구요… 적어도 책 파는 기술에 대해서는 뭔가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책의 주제는 간단합니다. 옆의 그림은 Everett Rogersdiffusions of innovations 이론이라고 하는데, 신기술과 관련된 사람들의 태도는 종형으로 분포되는데, 왼쪽부터 혁신가 (2.5%), 얼리 어답터(13.5%), 초기 다수(34%), 후기 다수(34%) 그리고 막둥이(16%)와 같이 나뉜다는 거죠. 이 이야기는 무어 도 Crossing the Chasm에서 채택하였고, 그게 보라빛 소의 이론적 기반이 됩니다.

본론으로 가자면, Seth Godin의 주장은 매스미디어 광고는 양쪽을 잘라내고 (우등생과 열등생은 버리고) 가운데에만 집중하는 전략이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지극히 평범한(누구도 싫어하지 않는) 제품을 만들고, TV 광고로 시장을 녹여버리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TV에서 본 것을 사고, 그러면 본전을 뽑고도 남는다는 겁니다. 이게 남는 장사라는 것은 TV가 나오기 전과 비교해 보면, 그 전에는 물건을 만들고 나면 사람들이 쓰게 하기 위해서 발품을 팔면서 돌아다녀서 채널과 네트워크를 구성해야 하는데, 여기 드는 돈을 TV 광고에 쓰면 훨씬 쉽게 더 나은 결과를 낳는다는 겁니다.

문제는 이 전략이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는 겁니다. 왜냐하면, 시장에는 이미 표준적인 물건들이 넘쳐나고(요즘 소비자는 필요한 게 없습니다), 더 이상 사람들이 광고에 귀를 기울이지 않기 때문이라는 거죠. 그래서, 저자는 주장합니다. 듣지도 않는 평균에 대한 환상을 접고, 왼쪽 부분에 집중하자구요. 그러니까, 혁신가와 얼리 어답터를 포섭하면, 이 사람들은 성격상 자기만 쓰고 가만히 있지 못하는 사람들이라서 입소문 마케팅을 하게 되어 있다구요. 그렇게 하려면 오덕들을 포섭해야 한다구요.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 떠들지 않고 가만히 있지를 못하는 사람이요. 그렇게 하려면 오덕들이 좋아하는 물건을 만들어야죠. 그러니까, 옛날에 광고에 쓰던 돈을 돌려서 오덕들이 좋아할 만한 좋은 물건을 만들어 내는데 쓰자구요.

믿거나 말거나, 이게 답니다.

한 가지 문제가 있네요. 뭔고 하면, 뭔가 그렇게 계속 실험하고, 혁신하고 새로운 방식을 찾다보면 그걸 꼭 오덕들이 좋아할지는 아무도 모른다는거죠. 그러니까, 가능한 싼 값에 가능한 많은 것을 실험해 봐야겠네요. 실패한다고 해서 너무 다그치지도 말고… 그러니까 TV 광고 하나 찍는 값에 오덕들이 좋아할 만한 취향으로 조금씩 다른 물건 100개 내지는 1000개를 만들어보고 실험해 보는거죠. 안되면 어떻게 하느냐구요? 비밀의 주문, 마케터들의 만트라(mantra)가 있죠. 안되면 될 때까지.

이게 문젭니다. 옛날에 한국에서는 시장이 작아서 롱테일이 아마 안먹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귀찮아서 링크는 생략합니다), 비슷한 논리가 여기서도 먹히는 거죠. 그러니까, 어차피 이건 확률 게임이고, 도박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도박에서 베팅할 수 있는 금액의 크기는 땄을 때 벌 수 있는 (이론적) 금액의 일정 부분이 되는거죠. 예를 들자면, 100만원을 벌 수 있는 확률이 10%인 도박에는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10만원까지 걸 수 있지만, 10만원을 벌 수 있는 확률이 10%인 도박에는 합리적인 사람이 걸 수 있는 금액의 한계는 만원인거죠.

어차피 혁신의 대부분은 실패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저자도 말하듯이 가능한 넓고 다양한 실험을 해 보는 수 밖에 없는데 (오덕들이 어떤 것을 좋아하게 될지는 오덕들도 모르는 거라서요) 그 실험에 들이는 비용은 결국은 잭팟이 터졌을 때 벌 수 있는 돈의 액수에 크게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한국에서는 이대로 하다가는 망할 수도 있죠. 가능성이 훨씬 더 높죠. 일단 판돈이 적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