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잠깐 블로그 들어와보고 좀 놀랐습니다. 어제까지 70명대에서 머물러 있던 피드 구독자 수가 갑자기 570명대로 늘어났네요… 하루만에 500명이 구독을? 그래서 잠깐 구글 애널리틱스에도 들어가 봤는데 별 일이 없고, 다만 좀 특이한 게 한 RSS 으로부터 유입되어 오는 숫자가 좀 늘었더군요. 그리고 feedburner 가 봤더니 500명이 갑자기 늘어나면서 한RSS가 절대다수를 차지하게 되었더군요. 그래서, 또 한RSS를 가서 새 피드 주소를 넣고 가입했더니 500명대의 숫자가… 그래서 글의 목록을 밑으로 내려보니 (열 몇개 이상은 없어야 정상인데) 제가 옛날에 다른 블로그에 썼던 글이 그대로 연결되어 있더군요.
뭐 싫다는 건 아닙니다. 많은 사람이 읽는다면야 싫을 이유야 없죠. 제가 블로그를 바꾸면서 피드버너의 단추를 단 가장 큰 이유는 글을 쓰기 전에 이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으니 좀 말 좀 조심하고 다시 한 번 생각하고 하자는 뜻이었는데, 뭐랄까 느낌이 좀 달라지는군요. 마치 7-80명을 대상으로 글을 쓸 때와 자그마치 500명의 대상을 염두에 두고 글을 쓰려니 갑자기 너무 다른 기분이 드네요.
뭐 싫다는 건 아닙니다.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분명히 한RSS에 계신 분께서 수작업을 하신 것 같긴 한데(왜냐하면 다른 RSS임에도 불구하고 글이 이어서 나온다는 건…), 한편으로는 고맙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제가 생각했던 단절의 의미를 충분히 못살리는 것 같기도 하면서… 좀 더 생각해 봐야겠네요.
제가 블로그를 바꾸고 구글 애널리틱스를 달고, 가장 크게 신경쓰는 통계치가 Bounce Rate (현재 66.83%)와 Average Time on Site (현재 4:55) 두 가지 입니다. 트래픽은 신경을 끄기로 마음 먹었구요… (그래도 신경이 쓰이긴 합니다만) Bounce Rate에 대해서는 유명한 Seth Godin이 Silly traffic 이라는 글에서 이렇게 설명합니다.
This is a truth of the Internet: When traffic comes to your site without focused intent, it bounces.
75% of all unfocused visitors leave within three seconds.
Any site, anywhere, anytime. 75% bounce rate within three seconds.
대충 어쩌다 오게 된 사람이라는 거죠. 검색엔진에 의해서건, 디그닷컴이나 그런 것에 의해서건 아니면 도메인명을 잘 지어서이건… 어쨌든 이 블로그는 아직은 검색엔진을 통해 오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인지 대충 평균치보다 10%는 낮습니다. 그리고 제 사이트에 오는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5분은 있어 주네요. 이런 이야기는 글을 좀 더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써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다지는 데 도움이 됩니다. Seth Godin은 이런 것 보다는 차라리 다른 것에 신경을 쓰라고 말하는군요.
- Engage your existing users far more deeply. Increase their participation, their devotion, their interconnection and their value.
- Turn those existing users into ambassadors, charged with the idea of bring you traffic that is focused, traffic with intent.
한RSS에 불평하려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고맙죠. 그런데, 왠지 70명의 독자를 위하여 쓸 때의 기분과 (이 정도 규모에서는 대충 누군지 어느 정도까지는 감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아요) 570명을 위하여 글을 쓰는 기분은 분명히 다르네요. 좋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아쉽다는 건 이 블로그로 옮기고 나서 처음 1명부터 숫자가 조금씩 늘어날 때 느꼈던 재미랄까… 그런게 있었는데, 이제는 갑자기 도둑질이나 유산상속을 받은 것 같아요. Bounce rate와 average time에 신경을 쓰면, 왠지 글을 쓸 때 한번 더 생각하게 되고, 다시 한 번 “꼭 이런 글이 필요한가? 좀 더 뺄 부분은 없나?”라는 질문을 다시 한 번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독자수도 그렇구요.
서문이 길었네요… 제목은 이 이야기와는 별로 상관 없습니다. 얼마전에 MS의 live mesh 이야기 를 하면서, 이게 레이 오지의 배경이나 로터스 노츠-그루브로 이어지는 경력과 무관하지 않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는데, 그렇게 느낀 사람이 저 만은 아니었나보네요. 게다가, 이 사람은 이것 때문에 아주 짜증이 난 모양입니다. 이 사람은 Joel on Software를 운영하는 Joel입니다. Architecture astronauts take over 라는 글에서 인용합니다. 표현이 재미있어서 한 번 옮겨 봅니다.
내가 일요일 저녁에 먹고 싶지 않았던 TV 디너를 계속 주고, 월요일 저녁에도 줬을 때 싫다고 했었는데도 주고, 그 다음에는 이걸 가루로 만들어 치즈를 뿌려서 화요일 저녁에 또 줬는데 그날도 난 먹지 않았고, 이제 수요일이 되자 TV 디너 전체를 맨 밑바닥부터 완전히 새롭게 재구성해서 그날도 내가 그렇게 먹고싶어 하지 않는 1955년식 솔즈베리 스테이크를 또 주는 그런 종류의 사람들이 마치 자기가 다음 세대를 위한 위대한 물건을 만드는 듯이 떠벌리고 다니면서 돌아다니고 있다는 사실이 사실 나로서는 지적으로 좀 어렵게 느껴지긴 한다.
It sort of bothers me, intellectually, that there are these people running around acting like they’re building the next great thing who keep serving us the same exact TV dinner that I didn’t want on Sunday night, and I didn’t want it when you tried to serve it again Monday night, and you crunched it up and mixed in some cheese and I didn’t eat that Tuesday night, and here it is Wednesday and you’ve rebuilt the whole goddamn TV dinner industry from the ground up and you’re giving me 1955 salisbury steak that I just DON’T WANT.
대충 번역했지만, 뭐 영어가 되는 사람은 전체를 읽어 보시면, 조엘 아저씨가 얼마나 짜증이 났는지 알겁니다. 그가 말하는 아키텍쳐 우주인이란 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진 문제를 풀려고 온갖 정성을 쏟아서 결국은 아무 상관 없는 문제에 대한 아무 상관 없는 해답을 내 놓은 사람을 말하는 것입니다.
아키텍처 우주인의 특징은 실제 문제를 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들은 얼핏 보기에는 아주 많은 문제의 템플릿처럼 보이는 것을 풀고 있다.
The hallmark of an architecture astronaut is that they don’t solve an actual problem… they solve something that appears to be the template of a lot of problems.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이야기하지만, 이건 한국 정치 이야기가 아닙니다. 광우병 이야기도 아니고, 대운하 이야기도 아닙니다. 그냥 사업 이야기이고, 인터넷 이야기이고, 좀 멀리 가자면 웹 2.0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나는 재미있게 느꼈던 한 문제에 대해 히스테리를 부리는 한 사람 이야기입니다. 그렇지만 왠지… 이 말은 하고 싶네요. 쓰뤠기 해결사의 가장 큰 폐해는 우리가 정작 중요한 문제를 푸는데 들여야 할 시간을 완전히 소진해 버려서 정장 중요한 문제에 닥쳤을 때에는 탈진하게 만든다는 겁니다. 정치와 기업경영의 가장 큰 차이는 정치에서는 자기와 의견이 다른 사람이 있을 때, 그걸 직위를 이용해서 무시해서는 안된다는 것이고, 특히 그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와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해서 해고할 수 없다는 거죠. 이런 차이를 모르는 사람을 우리는 기업인이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독재자라고 하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