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상품이라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Posted on February 09, 2011

작년인가, 금융위기 관련해서 이런저런 책을 읽다가,

아름다운 거짓말이란 우리가 믿고 싶어 하는 거짓말을 의미한다. 사실이 아닌 줄 알면서도 온갖 이유에서 진실이라고 믿고 싶은 것. 바로 그 때문에 이들은 아름다운 것이다. 파생상품 산업에는 ‘아름다운 거짓말’이 난무한다. (p. 73)

과거에 나는 연수생들에게 트레이딩 플로어를 보여주는 일을 담당했었다. 트레이딩 플로어의 계급구조를 설명하면서 나는 이렇게 말했다.
“봐, 아주 간단해. 세일즈맨들이 있어. 이 사람들은 고객에게 거짓말을 하지. 트레이더들은 세일즈맨과 리스크 매니저에게 거짓말을 하지. 리스크 매니저들은 누구에게 거짓말을 하느냐고? 이들은 회사를 책임지는 사람들, 아니 좀더 정확히는 자기가 회사를 책임지고 있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하지. 회사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은 주주와 규제당국에 거짓말을 하지. 아, 금융시장 분석가들을 까먹었군. 끝내주는 로켓 사이언티스트들이지! 내가 마지막으로 들었을 때 이들은 거짓말하는 모델을 개발하고 있었어.”
연수생 한 명이 슬쩍 물었다. “고객들은요?” 나는 몇 초간 이 질문에 대해서 생각했다. “고객이라, 그들은 보통 자기에게 거짓말을 하지!” 파생상품 트레이딩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는 것은 아름다운 거짓말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는 것이다. (pp. 76 – 77)

그러니까, 그래서, 번역을 안할 수가 없었습니다.

파생상품: 드라마틱한 수익률의 세계

원제는 “Traders, Guns & Money”

저자는 Satyajit Das. 파생상품 공부를 해 본 사람이라면 피할 수 없었을 이름이죠.

사실 번역을 하면서 더 큰 재미라면, 출판 이전의 저자의 원고를 읽을 수 있었는데, 그야말로 흥미진진… 파생상품 책이 무삭제본이 그렇게 재미있었다면 아마 … 믿을 수 있으시겠어요?

탐욕 때문이 아니면 집단적 멍청함 때문?

Posted on December 18, 2008

한 동안(한 2주) 글을 안썼더니 RSS 가입자 수가 900을 넘어섰네요… 역시 입닥치고 있으라는 뜻인지… 그냥 내친 김에 올해 말까지 하나도 안쓰면 1,000명을 넘길지도…

금융위기와 관련해서 내가 가장 듣기 싫어하는 이야기가 바로 이게 다 “투자자의(또는 월스트리트의, 은행의, 신용평가기관의, 모든 인간의) 탐욕때문이라는거죠. 내가 아는 한은 지난 몇만 년간 이 탐욕은 변함이 없었죠. 지난 몇십년 새에 탐욕이 결정적으로 늘어났다는 증거가 없는 한은 “탐욕”은 어떤 위기의 원인도 아니죠.

이 부분까지는 똑같이 이야기를 하는 이 하나 올라와서 짧게 인용해 봅니다. 그 까지는 좋은데, 그는 대신 이게 다 컴퓨터때문이라고 주장하는군요.

It is when we examine the combined impact of all of this innovation on our financial markets over the last decade that we see the result was massive collective stupidity. (For those of you who would like to suggest that greed is the culprit – I will assert that that function has been constant since the beginning of time and is irrelevant in explaining the source of this crisis) (Computer and the Internet made the markets historically stupid )

무슨 말인고 하면, 복잡한 금융모델을 사용하면서 그게 뭔지 아는 사람이 아주 적어져서 마치 월스트리트의 비밀결사처럼 되었다는 것 하구요(그러니까 알아야 되는 보스들은 마치 영화 친구에 나오는 명대사처럼 “쪽팔려서” 모른다는 말은 안하고 차라리 죽는 것을 선택한다는거죠), 그리고 값싼 인터넷 주식거래 때문에 중개인들이 다 죽어서 암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시장에서 활개를 치게 됐다는거죠. 이 부분은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쪽팔리는” 것이 세계적 금융위기의 원인이라는 이야기도 좀 웃기고, 공짜 인터넷 주식거래 이전에는 진짜로 똑똑했던 중개인들이 멍청한 짓을 못하도록 막았다는 “아 옛날이여” 식의 판단도 경험적 증거도 부족할 뿐더러 지금 경제위기에서 주식은 논욉니다. 주식시장도 타격을 입었지만, 주식시장이 지금의 위기를 야기한 원인은 절대로 아니라는거죠. 아무리 개인들이 주식시장에서 멍청하게 놀았다고 하더라도, CDO, CDO 스퀘어같은 채권시장이나 CDS 같은 파생상품 시장은 여전히 그들만의 리그였고, 여기서 문제가 시작됐죠.

그냥 개인의 탐욕은 원인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는 데까지 동의해서 인용해 봤습니다. 만약 그렇게 생각한다면 자본주의 때려쳐야죠. 아담 스미스는 바로 이 탐욕(이기심) 때문에 자본주의는 다 잘 될거라고 했으니까요…

부분적으로는 동의하지만 결론적으로는 동의할 수 없는 이야기 또 하나. 금융위기 때문에 미국이 금융 초강대국이 되었다는 이야기 소개합니다.

Contrary to popular opinion, the current crisis has very little to do with the Armageddon that Nouriel Roubini, professor of economics at New York University, predicted over the past few years. In his mind, the widening US current account deficit would eventually top the willingness of the rest of the world to fund it, causing the US dollar to crash while long term interest rates on US Treasury bonds would soar.
That has little to do with this crisis: the US has become the only remaining super-borrower, able to issue thousands of billions of dollars in debt at record low rates while the dollar strengthens. People are unwilling to lend to almost anybody except for the US Treasury. This has allowed the US to provide – at record low cost – about $5,000bn (£3,325bn, €3,700bn) to bail out its financial system and organise a Keynesian reflation of its economy.
At the same time, fairly well behaved countries such as Brazil, Colombia, Mexico, Peru, South Africa and Turkey have essentially lost access to external finance. (The crisis gives US new financial power )

옛날에, 아주 옛날에 부패(정경유착)에 대해서 잠깐 고민해본 적이 있었죠. 박정희 정권이 사라진 이후 한동안 한국의 부패 규모가 증가했었죠(부패를 어떻게 측정하는지 하는 것은 좀 어려운 문제죠. 그냥 그렇다치고…) 그 이유에 대해서 저는 정치권과 경제권 사이의 부패(정경유착)을 하나의 생태계라고 보면, 박정희 정권 당시에는 안정적인 생태계가 있었는데(정치권과 경제권 사이에 오고가는 것이 안정되어 있었는데), 이 시스템이 붕괴할 때는 양방향 채널이 동시에 붕괴하지 않았다는 식으로 해석했습니다. 그러니까, 이를 테면 경제권에서 정치권으로 흘러가는 채널은 유지가 됐는데, 역으로 정치권에서 경제권으로 흘러가는 채널은 막혀 버린거죠. 뭐, 확정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제법 그럴 듯한 생각이었죠. 당시에는 꽤 그럴듯해 보였습니다. 이 가설을 어떻게 검증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하다가 OTL하긴 했었지만… 지금도 비슷한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미국달러만 찾고, 모두가 미국국채만 찾는 이유는 그 이외의 안전자산이 사라졌기 때문이라기보다는(물론 이 이유도 있겠지만) 과거에도 그랬기 때문이죠. 그러니까 “관성의 법칙” 때문이라는거죠. 과거의 시스템 하에서는 중국과 같은 나라에서 미국에 수출해서 돈을 벌면 이걸로 안전한 미국에 투자하고, 그러면 미국에서는 다시 중국과 같은 소위 말하는 “이머징 마켓”으로 재투자하는… 하나의 순환계가 만들어져 있었던 것이고, 여기에서 미국은 “세계의 금융허브” 역할을 했었던거죠. 만약 이런 시스템이 망가진다면, 당장 양방향 채널이 막혀버리지는 않겠죠. 대신 다른 대책이 없으니까 결국 중국 등과 같은 이머징 마켓에서는 다른 대안을 찾을 때까지는 당분간 미국으로 계속 유입이 되겠죠. 그런데, 문제는 과거에는 “이머징 마켓 투자” 등의 형태로 다시 이머징 마켓으로 나가는 채널이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되는(왜냐하면 당장 미국 내의 유동성 문제를 잡아야 하니까) 현상이 생기는 것이고, 그러면 한동안은 순환계의 한쪽고리만 작동하는 형태가 유지되겠죠… 만약 그렇다면, 미국의 제로금리와 quantitative easing과 헬리콥터 벤의 효과는 시간이 좀 지나서 나타나겠죠.

마지막으로 quantitative easing이 과연 제대로 효과를 나타낼지에 대한 글 인용 하나…

It is a matter of debate whether or not quantitative easing had much impact on the Japanese economy, even though it coincided with the longest expansion in Japan’s post world war two history (2002-2007). But, I think not.
Quantitative easing was nearly irrelevant to the expansion of real economic activity that began in 2002. The expansion was largely self-financed by corporations’ free cash flow and therefore not constrained by an absence of banks’ lending.
Neither were there big liquidity problems in Japan to be solved by quantitative easing. Capital injections and guarantees to the banks had largely cured them well before the process began.
Money market rates were already low and their spreads were tight to the policy rate. High oil and other input prices ended headline consumer price index deflation, but the CPI less food and energy continue to be nearly flat even now.
This makes it hard to argue that quantitative easing ended deflation; high oil prices did that. Meanwhile, the economy cured on its own most of the structural problems such as excess capacity and too much debt associated with the deflationary environment.
However, the bond market during quantitative easing was anything but smooth. The process ignited a bond bubble, whose eventual collapse destabilised financial markets, even threatening Japan’s hard-earned economic recovery. Long- term interest rates began to plummet in the spring 2002, with 10s reaching 0.48 per cent in June 2003, down 120 basis points over the year.
The yield curve experienced a rolling flattening in which successively longer maturities tightened down on the zero policy rate.
When the bond-bubble burst in June 2003, rates soared and the curve steepened sharply. This created what in Japan is still known as the Var-shock because of the sudden rise in yields and the accompanying jump in volatility triggered when banks, which were using similar risk management models, tried to dump Japanese government bonds at the same time.
The effects on banks’ earnings were so severe that it raised concerns that the economy would be plunged back into another 1990s-style period of economic stagnation.
About all quantitative easing did on the positive side for Japan was to help the BoJ keep its independence from the politicians by giving the appearance of action. (Quantitative easing: lessons from Japan )

일본의 예를 들어 quantitative easing으로는 디플레이션을 잡을 수 없다는 주장입니다. 꼼꼼히 읽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역시 올해말까지는 한동안 글을 올리지 말아서 구독자 수 1,000명을 넘기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할지도…

우리 아이들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살게 될까?

Posted on December 06, 2008

경제 위기와 관련하여 사실상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제가 생각하는 문제)인 중국과 미국의 관계에 대해서 조금씩 이야기가 나오고 있군요. 이 기사들을 읽으면서 “과연 우리 아이들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살게 될까?”하는 우려인지 걱정인지 호기심인지가 들었습니다.

미국은 중국화폐를 평가절상해야 한다고 하는데, 중국은 오히려 평가절하를 하면서 이건 우리 문제가 아니라 너희들 문제라고, 그러니까 지금 문제는 중국화의 평가절상 문제가 아니고, 오히려 미국이 이자율을 높여야 한다고…

It is hardly going to please Washington, yet some degree of yuan depreciation looks probable, as Chinese leaders scramble to stem mounting layoffs in the country’s primary manufacturing belt. Falling commodity prices act as a safeguard, ensuring that a sliding yuan will not significantly erode domestic Chinese consumer spending power. The yuan’s long-term trend of appreciation is unlikely to be seriously interrupted, though, even as Beijing aims to convert the economy from export reliant to domestic demand driven.
The yuan’s ebb against the dollar this week sparked speculation that Beijing wants give exporters a boost to counter the country’s sharper than expected slowdown. The development worried those on the opposite side of the Pacific eager to narrow the U.S. trade deficit, just as Treasury Secretary Henry Paulson wrapped up annual cabinet-level economic talks Friday with Beijing. The timing of the move may signal a warning to President-elect Barack Obama, who said during his campaign that China manipulates its currency. (See “Reading Obama’s Trade Tea Leaves.”) ...
Though Paulson extracted no commitments on the yuan from Chinese officials, the two countries agreed to have their export-import banks inject $20.0 billion into trade financing since exporters are facing difficulties obtaining short-term financing. China also pledged that foreign banks will be able to trade bonds on the same terms as Chinese banks. (Yuan’s Ebb Prompts U.S. Anxiety )

The US urged China on Friday not to “roll back” the appreciation of its currency that has taken place over the last two years to prevent an even sharper economic slowdown.
Hank Paulson, Treasury secretary, said that the main reason for job losses among Chinese exporters was slowing global demand, not currency appreciation.
“Some people in China, looking at the slowing global economy and seeing what is happening to exports, might blame it on currency appreciation and seek to roll that back,” he said in Beijing. “China understands, as do we, how important currency reform is to rebalancing growth in China…
The two governments warned against the danger of increased protectionism and pledged to boost co-operation to deal with the global financial crisis, promising to make $20bn of trade finance credit available to developing countries struggling to pay for US and Chinese exports.
Mr Paulson said the fiscal stimulus package announced by the Chinese government was “very welcome”. “The Chinese leadership is very focused on what is happening here and will do whatever it takes to maintain growth,” he said.
Chinese officials restated concerns about their heavy exposure to US public debt. Asked about China’s plans for future purchases of US Treasury bonds, Zhu Guangyao, China’s assistant finance minister, said: “We hope the US side will seriously consider China’s concerns and protect the interests of Chinese investors.”
Mr Paulson played down the risks of foreign governments selling out their holdings. ”It is a fact that China is an investor in US securities,” he said. “I do not see any countries with holdings so large that I view it as a threat.” (Paulson urges China not to curb currency )

결국 따지고 보면, 이 문제는 미국과 중국의 관계 문제로 귀결되는 것 같은데… 채권자 중국과 채무자 미국, 지금까지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던 자유와 진보와 민주주의의 국가 미국과 야만과 인권탄압과 공산주의의 나라 중국의 이미지와 어떻게 연결될지… 왜 앞으로 보게 될 세상은 지금까지 알고 있던 세상과는 완전히 다를 것이라는 느낌이 들죠?

추가:

“We hope the US side will take the necessary measures to stabilise the economy and financial markets as well as guarantee the safety of China’s assets and investments in the US,” he said.
The dialogue was dominated by the global crisis. Zhou Xiaochuan, governor of the Chinese central bank, urged the US to rebalance its economy. “Over-consumption and a high reliance on credit is the cause of the US financial crisis,” he said. “As the largest and most important economy in the world, the US should take the initiative to adjust its policies, raise its savings ratio appropriately and reduce its trade and fiscal deficits.” (China lectures US on economy )

[사고실험] 돈의 속도가 갑자기 줄어들면...

Posted on December 01, 2008

며칠간 시간이 날 때마다 생각하던 문제입니다. 요즘 계속해서 스태그플레이션(질나쁜 인플레이션)으로 갈지 아니면 디플레이션으로 갈지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죠. 며칠째 그 이야기만 쓰는 것 같은데, 인플레이션 압력이 너무 강해서 결국은 우리나라같이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나라는 망가질 거라는 주장의 전형적인 예는 아마 다음과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금융위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올 7월부터의 달러강세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미국은 전세계의 달러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여 일부는 증발시키고 있고 또 일부는 은행에 차곡차곡 쟁여놓고 있다 … 특히 ‘버락 오바마’가 취임하게 되면 그 가속도는 무서울 것이다. 말 그대로 헬리콥터에서 달러를 뿌리는 형상이 될 것이며 이것은 결국 달러의 홍수로 인해 유동성 함정의 거대한 둑을 일시에 터뜨려버릴 것이다 … 특히, 한국에게는 그 생사를 가늠할 수 있을만큼 중요하다. 오스트리아학파의 이론대로 화폐증가란 바로 인플레이션이다. 현재 전세계가 공통적으로 앓고 있는 고통은 디플레이션 형태로 나타나고 있지만, 그 현상은 얼마 지나지 않으면 반드시 반전할 것이다. 어떤 논리를 내세워도 엄청나게 늘어난 유동성은 그 둑이 터지는 순간 인플레이션이란 형태로 분출하기 마련이라는 사실을 뒤집을 수가 없다. (왜 지금 일차상품 시장에 주목해야 하는가? )

그럴까요? 뭐, 굳이 반대한다는 뜻이 아니라, 제가 며칠간 생각하던 것을 그냥 일종의 사고실험처럼 같이 한 번 생각해 보자는거죠. 다음과 같습니다.

두 사람이 회사에 다닙니다. 둘 다 100만원의 보수를 받습니다. 그런데, 한 사람은 매달 100만원을 받고, 한 사람은 매주 100만원을 받습니다. 이 두 사람의 수입은 같을까요? 그러니까, 돈의 속도에 따라 같은 돈도 엄청나게 다른 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거죠. 요즘 경제학에서 말하는 돈의 수량 이론 이나 교환등식 에서도 돈의 속도 이야기를 하죠. 다음과 같은 공식과 함께…

MV = PQ

대충 이야기하자면 인플레를 결정하는 것은 통화량 뿐 아니라 돈의 속도도 있다는거죠. 근데, Fed를 비롯하여 어떤 중앙은행도 화폐의 공급량만 통제했지 화폐의 유통속도는 통제하지 못했었죠. 이 화폐의 유통속도를 아주 높여 놓은 것이 자산유동화라는 금융기법이라는 이야기가 분명히 가능하죠. 자산유동화라는 것이 따지고 보면 한 마디로 하자면, 당장 현금화(유동화)할 수 없는 자산의 유동성을 높여 현금처럼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니까요. 그렇다면, 자산유동화 시장(대표적인 MBS 시장과 CDO 시장과 좀 더 멀리 나가자면 스왑과 CDS 시장까지)이 망가진 게 경제를 망가뜨릴 수 있는거죠. 예를 들어서, 친구들끼리 모여서 도박을 하는데, 처음에는 고스톱 같이 화폐의 유통속도가 느린 게임을 하다가, 몇 명이 나가 떨어지고 끝낼 시간이 다가오면 도리짓고땡이나 섯다처럼(심지어는 그냥 뒤집기처럼) 유통속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게임으로 바꾸면 그 자체로 판돈은 커지는 효과가 생기는거죠. 그리고, 서로 빌리고, 빌려주고 하다가 나중에 한 사람이 “돈 없다”고 나가떨어지면 모두들 황되는거죠. 그런게 아닌가라는…

만약 이렇게 보자면, 결국은 TARP니 뭐니 하는 식의 구제금융이 하는 일은 결국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가다가 멈춰 버리는 경제에 윤활유를 뿌리기 위해서 중앙은행으로서는 화폐의 유통속도는 통제하지 못하니, 엄청난 화폐 발행으로 거의 급브레이크를 밟고 멈춰버리는 경제에 윤활유를 뿌리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거죠. 그러니까, 엄청난 규모의 통화량 증대(폭발)이 갖는 효과는 실제로는 인플레를 통해서 디플레를 잡아 보자는 이야기라기보다는 결국 따지고 보면 디플레를 방지하는 정도밖에는 못되는거죠. 앞의 예를 다시 들자면 1주일에 보수를 100만원씩 받던 사람이 앞으로는 한 달에 한 번만 보수를 받으면서 과거의 월금 수준을 유지하려면 받는 돈을 4배로 늘이는 수 밖에 없게 된다는거죠.

여기까지 생각하고 나서, 이렇게 훌륭한 생각을 내가 처음으로 생각해냈을 리가 없다고 생각이 들어 바로 구글에서 찾아 봤죠.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찾았습니다. 먼저 보너스로…

“When money is disembodied – that is, removed from any material basis such as paper or metal – it speeds up. It travels farther, faster. Circulating money faster has an effect similar to circulating more money. Satellit technology now near-the-speed-of-light, round the clock world stock trading, expanding the amount of global money by 5%. Once digital cash goes global, it will further accelerate the velocity of money. Electronic money is as malleable as digitised information…therefore .. you can now ‘hack’ finance.” (A different cost of securitization의 댓글 )
돈이 추상화되면 – 즉, 종이나 금속과 같은 물질적 기반에서 떨어지면 – 그 속도가 높아진다. 돈은 더 빨리 움직인다. 돈을 빨리 돌리는 효과는 더 많은 돈을 돌리는 것과 유사하다. 위성 기술이 이제 거의 빛의 속도를 제공하고, 24시간 주식 거래가 가능한데, 이로 인해서 세계의 화폐의 양을 5% 가량 팽창시킨다. 디지털 현금이 세계화되면 돈의 속도를 더욱 가속화시킨다. 전자 화폐는 디지털 정보와 거의 비슷해지고, 따라서 이제는 “금융”을 해킹할 수 있게 된다.

뭐, 그렇다는거구요… 정작 하고싶은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The growing risk of falling prices raises a challenge for one of the conventional wisdoms of the modern economics profession, and indeed modern central banking: the belief that it is impossible to have deflation in a fiat paper-money system. Yet U.S. core CPI fell by 0.1% month-on-month in October, the first such decline since December 1982.
The origins of the modern conventional wisdom lies in the simplistic monetarist interpretation of the Great Depression popularized by Milton Friedman and taught to generations of economics students ever since. This argued that the Great Depression could have been avoided if the Federal Reserve had been more proactive about printing money. Yet the Japanese experience of the 1990s — persistent deflationary malaise unresponsive to near zero-percent interest rates — shows that it is not so easy to inflate one’s way out of a debt bust.
In the U.S., the Fed can only control the supply of money; it cannot control the velocity of money or the rate at which it turns over. The dramatic collapse in securitization over the past 18 months reflects the continuing collapse in velocity as financial engineering goes into reverse.
True, this will change one day. But for now, the issuance of nonagency mortgage-backed securities (MBS) in America has plunged by 98% year-on-year to a monthly average of $0.82 billion in the past four months, down from a peak of $136 billion in June 2006. There has been no new issuance in commercial MBS since July. This collapse in securitization is intensely deflationary.
It is also true that under Chairman Ben Bernanke, the Federal Reserve balance sheet continues to expand at a frantic rate, as do commercial-bank total reserves in an effort to counter credit contraction. Thus, the Federal Reserve banks’ total assets have increased by $1.28 trillion since early September to $2.19 trillion on Nov. 19. Likewise, the aggregate reserves of U.S. depository institutions have surged nearly 14-fold in the past two months to $653 billion in the week ended Nov. 19 from $47 billion at the beginning of September.
But the growth of excess reserves also reflects bank disinterest in lending the money. This suggests the banks only want to finance existing positions, such as where they have already made credit-line commitments. (The Fed is Out of Ammunition )

그러니까 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통화주의에서는 fiat money system 하에서는 통화량 공급을 통해서 인플레를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통화량을 통해서 역으로 인플레를 유발할 수도 있고, 이것이야말로 디플레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이라고 생각하는데, 과연 그럴까라는거죠. MBS 발행액이 98%가 줄어들었는데, 이것은 결국은 화폐의 유통 속도를 엄청나게 떨어뜨리고 있다는거죠.

따지고 보면, 결국 구제금융이 하는 역할이라는게 결국은 가능한 적은 사람이 망하게 하면서 지금의 판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고, 통화남발이라는 것은 결국은 거의 멈춰 버린 유동화시장의 화폐의 유통속도를 보충하는 것이 아닌가라는거죠. 그리고, 앞으로 미국의 과제는 결국은 가능한 적은 사람이 망하게 하면서 지금 엄청난 규모로 팽창되어 있는 신용 시장을 스케일-다운하는 것이라면, 그게 (케인즈주의적) 재정정책이 됐건 (통화주의적) 통화정책이 됐건 간에 디플레이션의 압력을 저지하고, 다시 인플레이션을 일으킬 수준으로 가기에는 뭔가가 부족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거죠. 그리고, 지금 팽창하는 통화도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실제로 시장으로 흘러 들어오기보다는 결국 지금까지 있었던 포지션을 유지하고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쌓아 놓은 데에만 사용되는 차원을 넘어서지 못한다면야…

결론은 앞에서 인용한 글처럼 통화 팽창이라는 엄청난 인플레 압력이 있으므로 앞으로는 엄청난 인플레가 있을 것이라는 결론으로 성급하게 뛰어들기 전에 자산유동화와 화폐의 유통속도라는 관점에서 다시 한 번 곰곰히 생각해 봐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거죠. 정확하게 생각하고 계산기 두드려본 것은 아니지만, 왠지 지금 수준의 통화 팽창은 지금까지의 기조를 유지하기에도 벅찰 것 같다는… 그리고 통화팽창 만으로는 자산유동화라는 금융공학의 쾌거가 만들어 낸 화폐의 가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을 것 같다는 느낌이…

스태그디플레이션?

Posted on November 28, 2008

아래 글 에서 한국이 D(디플레이션)으로 갈지 S(스태그플레이션)으로 갈지에 대해서 입장이 나뉘어있는 것 같다고 말했었는데, 굳이 한국 이야기는 아니지만, 루비니 교수는 스태그-디플레이션 이라는 말을 사용했군요.

The U.S. economy is confronting a toxic mixture: deflation, a liquidity trap and debt deflation, as well as rising household and corporate defaults. Put plainly, the signs of a “stag-deflation” — a deadly combination of stagnation/recession and deflation — are now clear. (Forbes )

별다른 이야기는 아닌 것 같구요, 대체로 유동성의 덫 이야기나 채무의 디플레이션(자산이 디플레이션으로 가면 당연한 것 아닌지), 그리고 이에 따른 기업과 가계의 파산의 증가(이것도 채무가 D로 가면 당연한 것 아닌지…) 현상을 “스태그-디플레이션”이라고 이름지었는데, 결국 “스태그”라는 말을 추가함으로써 D 더하기 실업과 파산의 증가(그리고 성장의 정체)를 말하려고 한 듯 한데 그렇지 않은 D가 있나 싶긴 하네요.

D라는 건 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물가와 자산가치가 하락하는거죠. 그래서 여기에 대한 최선의 대응은 그저 현금을 쥐고 있는거죠. 반대로 S가 되면 (스태그플레이션은 악질 인플레이션이니까) 자산가치와 물가가 올라갈 것이니 최선의 대응은 (미네르바가 말하는 것처럼) 무조건 라면이나 쌀 같은 물건을 쌓아놓는거죠. 그러면, 스태그-디플레이션으로 가면 자산가치는 하락하고(여기에 대해서는 아무도 이견이 없죠) 물가는 상승한다는 뜻? 그러니까, 집이나 주식이나 그런 것들의 가격은 하락하고, 물가는 상승한다는 과연 이런 현상이 가능할까요? PER이니 PBR이니 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회사를 그 회사가 가지고 있는 (부동산 같은) 자산과 재고물품의 창고로 보자는 말인데… 구성품의 가격은 상승하고, 그 총합의 가격은 떨어지는 일이 과연 생길까요? 아니면, 루비니 교수가 스태그-디플레이션이라고 해서 이야기하려는게 정상적인 상황이라면(그러니까 지금 같이 미친 상황이 아니라) 성장이 가능하고, 회사와 개인의 파산은 없고, 실업도 없고, 그러면서 자산가치만 하락하는 디플레이션이 가능하다는 뜻? 잘 모르겠네요.

그 글의 나머지 이야기는 저도 앞에서 간단히 읽어 본 2002년 버냉키 연설 의 요약입니다. 그러니까, 거기에 D로 갈 때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정책이 다 들어 있는 FM 매뉴얼이라는 뜻… 마지막으로 그가 내 놓은 해법은 큰 차이는 없습니다. 요즘같은 때에는 누구도 대안 이야기를 하면 별 대책이 없는 듯 합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그래서 어쩌라구?”라는 질문인데…

Thus, dealing with this deadly combination of deflation, liquidity traps, debt deflation and defaults that I termed a global stag-deflation may be the biggest challenge that U.S. and global policy makers have to face in 2009.
It will not be easy to prevent this toxic vicious circle unless (1) the process of recapitalizing financial institutions via temporary partial nationalization is accelerated and performed in a consistent and credible way; (2) such actions are combined with massive fiscal stimulus to prop up aggregate demand while private demand is in free fall; (3) the debt burden of insolvent households is sharply reduced via outright large debt reduction (not cosmetic and ineffective “loan modifications”); and (4) even more unorthodox and radical monetary policy actions are undertaken to prevent pervasive deflation from setting in.

요약하자면, (1) 지속적이고 신뢰를 주는 금융기관의 잠정적, 부분적 국유화, (2) 총수요 진작을 위한 대규모 재정지출, (3) 가계채무의 감소, (4) 기타 지금까지 생각해보지 못한 다양한 정책들… 이런 정도는 뭐…

한편으로는 이론물리학의 경제학, 특히 고전경제학, 특히 그 가운데에서도 평형이론에 대한 공격이 더 거세지는군요.

Well, part of the reason is that economists still try to understand markets by using ideas from traditional economics, especially so-called equilibrium theory. This theory views markets as reflecting a balance of forces, and says that market values change only in response to new information — the sudden revelation of problems about a company, for example, or a real change in the housing supply. Markets are otherwise supposed to have no real internal dynamics of their own. Too bad for the theory, things don’t seem to work that way.
Nearly two decades ago, a classic economic study found that of the 50 largest single-day price movements since World War II, most happened on days when there was no significant news, and that news in general seemed to account for only about a third of the overall variance in stock returns. A recent study by some physicists found much the same thing — financial news lacked any clear link with the larger movements of stock values.
Certainly, markets have internal dynamics. They’re self-propelling systems driven in large part by what investors believe other investors believe; participants trade on rumors and gossip, on fears and expectations, and traders speak for good reason of the market’s optimism or pessimism. It’s these internal dynamics that make it possible for billions to evaporate from portfolios in a few short months just because people suddenly begin remembering that housing values do not always go up.
Really understanding what’s going on means going beyond equilibrium thinking and getting some insight into the underlying ecology of beliefs and expectations, perceptions and misperceptions, that drive market swings. (The Economy Does Not Compute )

요약하자면, 지금까지 평형이론에 따르면 시장이란 외부 자극이 없으면 가만히 균형상태에 있다가, 외부에서 자극(뉴스같은 것)이 들어오면 비로소 움직이고, 다시 평형상태를 되찾는 수동적이고 멍청한 존재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시장은 그 자신의 동력과 힘이 있는 살아있는 유기체라는거죠.

디플레이션 하에서 통화정책의 한계와 재정지출

Posted on November 24, 2008

금융에서 가장 특이한 (그리고 가장 중요한) 현상은 바로 비대칭성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앞에서도 공매도 이야기할 때 한 이야기지만, 주가는 마이너스가 될 수 없다든지, 아니면 마이너스 이자율은 불가능하다든지… 이 점이 이자율 조절을 통한 통화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에 아주 큰 장벽이죠. 특히 (지금까지는) 아주 드문 현상인 디플레이션, 그러니까 D(왜 이런걸 약자로 쓰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가 이야기되기 시작할 때는요.

오늘 오바마는 재정지출을 확대하겠다 고 발표했죠. 케인즈주의자이건 아니건 신자유주의자이건 통화주의자이건 세계화주의자이건 시카고학파건 결국 D가 되면 답은 똑같아진다는거죠. 이걸 이해하려면 먼저 D가 뭔지를 이해해야 하는데, 이건 말 그대로 인플레이션의 반대죠. 인플레이션이 물가와 자산 가격의 상승이라면, 디플레이션은 물가와 자산 가격의 하락이라는… 근데, 앞에서 말한 비대칭성 때문에 정책 대응은 인플레에 대한 정책적 대응의 반대가 될 수는 없죠.

FRB의 통화정책이라는게 간단히 말해서 인플레가 우려되면 (그러니까 돈이 많아지면 인플레가 생기니까) 돈의 공급량을 줄여야되고, 그래서 이자율을 높이는거죠. 그러면 시중의 돈이 높은 이자율을 바라고 들어오니까요… 반대로 디플레가 우려되면 (그러니까 돈이 적어지면 디플레가 생기니까) 돈의 공급량을 늘여야되고, 그래서 이자율을 낮춤으로써 시중에 돈이 돌게 하는거죠. 이런 맥락에서 보자면 그린스펀이 맨날 이자율만 낮춰서 그린스펀 풋 이라는 말도 생길 정도였고, 이게 버냉키에게까지 이어져서 요즘은 버냉키 풋이라는 말이 생긴다는 것도 결국은 디플레에 대한 우려가 지난 몇십년간 미국 전체에 걸쳐서 있었다는 뜻? 그리고 그린스펀 풋이라는 것도 단순한 금융권의 장난에 따른 대응과 거품에 대한 대응이라면 오히려 반대로 이자율을 높여서 거품이 터지도록 해야지 계속 거품이 확대재생산되도록 하면 어찌하느냐는 쟁점이 있었던거구요.

문제는 이자율을 낮추고 낮춰도 결국 마이너스 이자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즉 이자율이 0에 도달하고 나면 더 이상은 연준은 총알도 떨어지고 대책이 없어지기 때문에) 그 다음에는 어찌할지에 대해서 심각한 고민이 생기겠죠. 지금은 그 고민이 현실이 됐지만, 몇 년 전인 2002년에는 상당한 정도 이론적인 고민이었죠. 여기에 대해서 2002년 벤 버냉키는 연설 을 통해, 어차피 금본위제도 아닌 바에야 인쇄술이라는 구텐베르그의 경이적인 발견의 결과, 그냥 돈을 마구 찍어내서 헬리콥터에서 뿌리면 디플레 문제는 없는 문제나 마찬가지라고 이야기를 했죠. 그리고, 그 때문에 벤 버냉키의 별명이 바로 “헬리콥터 벤”이 됐구요. 디플레이션의 문제에 대해서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The sources of deflation are not a mystery. Deflation is in almost all cases a side effect of a collapse of aggregate demand — a drop in spending so severe that producers must cut prices on an ongoing basis in order to find buyers.1 Likewise, the economic effects of a deflationary episode, for the most part, are similar to those of any other sharp decline in aggregate spending — namely, recession, rising unemployment, and financial stress.
However, a deflationary recession may differ in one respect from “normal” recessions in which the inflation rate is at least modestly positive: Deflation of sufficient magnitude may result in the nominal interest rate declining to zero or very close to zero.2 Once the nominal interest rate is at zero, no further downward adjustment in the rate can occur, since lenders generally will not accept a negative nominal interest rate when it is possible instead to hold cash. At this point, the nominal interest rate is said to have hit the “zero bound.” (2002년 11월 21일 연설 )

그리고, 금본위제도 아닌바에야 정부에서 원하기만 한다면 인플레이션은 얼마든지 만들 수 있는건데 디플레이션 문제를 왜 걱정하냐는…

As I have mentioned, some observers have concluded that when the central bank’s policy rate falls to zero — its practical minimum — monetary policy loses its ability to further stimulate aggregate demand and the economy. At a broad conceptual level, and in my view in practice as well, this conclusion is clearly mistaken. Indeed, under a fiat (that is, paper) money system, a government (in practice, the central bank in cooperation with other agencies) should always be able to generate increased nominal spending and inflation, even when the short-term nominal interest rate is at zero.

또 유명한 헬리콥터 이야기도 읽어 볼만 하죠.

Each of the policy options I have discussed so far involves the Fed’s acting on its own. In practice, the effectiveness of anti-deflation policy could be significantly enhanced by cooperation between the monetary and fiscal authorities. A broad-based tax cut, for example, accommodated by a program of open-market purchases to alleviate any tendency for interest rates to increase, would almost certainly be an effective stimulant to consumption and hence to prices. Even if households decided not to increase consumption but instead re-balanced their portfolios by using their extra cash to acquire real and financial assets, the resulting increase in asset values would lower the cost of capital and improve the balance sheet positions of potential borrowers. A money-financed tax cut is essentially equivalent to Milton Friedman’s famous “helicopter drop” of money.

그럼, 이 문제가 이렇게 쉬운데 왜 일본은 10년도 넘게 이 문제를 풀지 못했냐는 문제에 대해서 벤 버냉키는 첫째, 일본은 미국만큼 효율적인 금융시장이 없었기 때문이고 (이 이야기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죠), 둘째는 이런 정책은 정치적으로 인기가 없는 정책이기 때문이라는거죠. 왜냐하면 이런 정책을 쓰면 실업과 파산이 급격하게 증가하기 때문에요. 그리고 이 두 가지 문제는 미국에는 없을 거라는… 그리고 강력한 재정지출까지 함께하면 그 효과는 아주 좋기 때문에 미국에는 D의 문제는 없을거라는거죠. 요즘 같아서는 이 두 가지 때문에 미국이 일본보다 앞서 있다는 결론을 그렇게 성급하게 내리지는 못할 것 같죠. 이게 2002년에 발표한 이야기라는 것은 잊지 말아야겠네요. 순전히 이론적인 관심 때문에…

요즘 주목받고 있는 로렌스 서머스도 재정지출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그 이유는

There are a number of reasons why monetary policy is unlikely to provide stimulus going forwards: (i) It would be difficult to lower interest rates further without putting the US dollar and commodity markets at risk. (ii) In an environment where banks and other firms are constrained by lack of capital, it is not clear that lowering interest rates will have a substantial effect on lending and borrowing. (iii) There are long lags between monetary policy changes and changes in the performance of the economy. As the recent takeover of Fannie Mae and Freddie Mac illustrates, financial authorities will face important challenges simply maintaining adequate liquidity in financial markets in the coming months. (2008년 9월 9일 발표요약 )

이자율을 낮추면 달러가치와 원자재시장이 악영향을 받고, 둘째로는 (이 부분은 우리나라에서도 염두에 두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들지만) 금융기관이 자본금이 없어서 쩔쩔 맬 때 이자율을 낮춰 봤자 돈을 빌려주지는 않을 거라는 거구요, 셋째로는 통화정책의 효과는 꽤 장기적이라는거죠.

결론은, 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거죠. 이제는 진짜로 미국이 일본의 전철을 밞게 되는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겠다는…

참고로 여기서 별로 쓰고싶진 않은 이야기인데, 한국 문제는 좀 더 복잡하죠. 대체로 한국도 D로 갈거라는 이야기(약자 쓰는거 생각보다 편하네요)도 있지만, 미네르바처럼 한국은 결국은 환율이 미치는 영향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S(스태그플레이션, 이건 뭐랄까 성장이 동반되지 않는 질나쁜 인플레이션이죠)로 간다는 이야기도 있고… 이 이야기는 다음에…

워렌 버펫의 굴욕

Posted on November 22, 2008

나: 은행은 그렇게 쉽게 도와주더니 GM은 도와주지 않는게 낫다는 쪽으로 이야기가 기우는 듯…
친구: 그럼 GM도 은행 하면 되겠네?

... 뭐 안될 건 또 없겠죠. 어차피 골드만이나 지니매 나 보험사나 웬만한 회사는 모조리 다 은행을 인수하거나 아니면 은행지주회사를 설립하느라 난린데, 뭐 GM만 은행 안되란 법은 없겠죠. 게다가 선례도 있죠.

포르셰가 헷지펀드들 그렇게 깔끔하게 물먹였을 때 (ugly chart link하얀까마귀 포스팅 ) 누가 그랬었죠. 포르셰는 자동차 전시실이 붙어 있는 투자은행이라고… ㅎㅎ

Porsche, though, has become, in the words of Thorsten Jacobs, a car industry analyst, “an investment bank with a car showroom attached”.

진작부터 은행이었던 시티만 망한거죠.

이 이야기하려던 것은 아니고… 얼마전 한달쯤 전에 워렌 버펫이 뉴욕 타임즈 기사 에서 미국 주식을 사라고 이상한 이야기를 했었죠. 다들 드디어 오마하의 현인도 맛이 갔나보다고 이야기할 때, NakedShorts 에서는 이게 말 그대로 미국 주식을 사라는 뜻이 아니고 미국정부채를 팔라는, 또는 미국정부채를 공매도하라는 뜻이라고 이야기했고,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죠.

Nobody seemed to notice the other side of the memo: sell Treasuries. Which, thanks to the flight-to-safety trade, are perhaps the last bubble intact amidst the financial smeltage. With new supply aplenty assured.

근데, 워렌 버펫 올해 1월경인가 앰백이나 MBIA같은 모노라인들이 맛이 가면서 이 시장에(그러니까 채권보증시장에) 들어간다고 하지 않았었나요? (The Big Picture 기사 및 Bloomberg 기사) 드디어 오늘은 파생상품으로 크게 손실을 봤다는…

Berkshire’s profits fell 77% in the third quarter, to $1 billion, on catastrophe insurance claims and weak equity markets. One thing that tripped it up was exposure to derivatives, for which it had to take a $1.26 billion pre-tax loss.
A big bet on four major stock indexes may be behind the wacky trading in the credit default swap market. Berkshire sold options contracts based on the value of four equity market indexes over the next decade. If the indexes – including the Standard & Poor’s 500 -are below the level they were at when the contracts were written, Berkshire will have to pay out billions. (Betting against Buffett )

게다가, 얼마전 골드만삭스에 투자한 돈이 사실은 투자금이 아니라 현금 담보제공이었다는 흉흉한 소문까지…

Because of its solid-gold credit rating, Berkshire Hathaway was not required to put up collateral to make this trade. But now rumors are flying on Wall Street that the owners of the contracts have demanded that broker Goldman Sachs put up collateral for the rest of the amount due. Since the value of the trade could be enormous, the collateral demands are said to be very large, and fears that Goldman will struggle to make good on its obligation has panicked shareholders.
Indeed one theory making the rounds this week is that Buffett put $5 billion into Goldman at around $125 per share in September not as an investment but to help provide funds for the collateral. (Buffett’s huge derivatives bet proves costly )

이 양반이 정말로 옛날에 파생상품은 대량살상무기(weapons of mass financial destruction)이라는 이야기를 했던 그 사람이 맞나 모르겠네요… 뭐 그냥 그런 소문일수도?

통화스왑의 의미는?

Posted on November 19, 2008

지금까지 통설로 통화스왑은 달러의 기축통화로서의 역할이 약화되고, 여기에서 중국이나 러시아나 산유국의 이탈이 예상됨에 따라 이에 대하여 미국이 달러우산을 제공하여 이런 이탈을 방지하고, (지금은 거의 가능성이 없어 보이지만) 브레튼우즈II를 통한 달러 지위의 유지를 위해 궁극의 대출자로서의 역할을 자임한 착한 일이라는거였죠. 그래서, 한국은행과 미국 Federal Reserve 사이의 통화스왑이 금융외교의 쾌거라는…

그런데, 진실은 뭘까요? 뭔가 이상한 구석이 있다고 생각을 했었죠. 요즘같은 때에는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야 한다는… 오늘 FT Economists’ Forum에 올라온 글 이 꽤 흥미로운 해석을 제시합니다. 이 글을 쓴 콜럼비아대 경제학 교수 페리 멜링의 주장을 요약합니다.

The Fed stepped in to take over AIG, the ailing insurer, on September 16. The next day the Treasury announced what it called its “Supplementary Financing Program” and the day after that the Fed announced the establishment of currency swap lines with other central banks. I think these latter two announcements are related. (Understanding the Fed’s Swap Line )

무슨 말인고 하면 이것은 9월 16일 Fed가 맛이 간 AIG를 인수한 것과 9월 17일 재무성(Treasury)의 스왑라인 개설이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거죠. 한 번 이야기를 따라가 봅시다. 따지고 보면, 이것도 마찬가지로 미국의 맛이 간 부동산담보 모기지 시장과 관련이 있다는 말씀인데…

일반적인 MBS와 CDO 구조는 이 블로그에서 여러번 이야기했으니, 익숙하겠지만, 다시 한 번만 더 따라가 봅시다. 은행에서 모기지대출을 해 줍니다. 그리고, 이 모기지대출을 다른 은행에 팔면 그 은행은 이걸 사서 이것을 기초로 MBS를 발행한다고 했었죠. 그 과정에서 SIV를 설립하죠. 무슨 말인고하면, 크게는 자기네 재무제표에서 누락시키고 채권을 당장 현금화할 목적으로(이게 바로 자산유동화와 구조화금융의 이유죠) 특수투자회사라고 하는 소위 말하는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하는거죠. SIV는 다른 영업활동은 전혀 하지 않고 오로지 모기지채권을 보유하고, 이것을 기초로 MBS (또는 CDO)를 발행하고 이자를 지급하고 상환하는 일만 전담해서 하는거죠.

그게 일반적인 이야기이고, 특별히 여기에서 문제가 된 것은 ABCP (Asset-backed Commercial Paper: 자산담보부기업어음)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다른 채권과 다른 것은 이게 자본시장(capital market)이 아니라 머니마켓(money market)에서 현금을 조달하는 수단으로 활용되었다는거죠. 자본시장과 머니마켓의 차이는 가장 큰게 자본시장은 장기인데 반하여 머니마켓은 단기(보통 13개월)라는 거구요. 그렇다면, 그 효과는 당연히 장기로 부동산담보대출을 받은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고, 그 자금은 단기자금시장에서 조달하는거죠. 그러니까, 이 ABCP와 SIV와 이를 활용한 은행은 당연히 LIBOR 등의 단기적인 자금시장의 변동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 밖에 없는거구요.

그러면, 이걸 통화스왑으로 어떻게 지탱할 수 있다는건지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이번 통화 스왑과 관련하여 사람들이 통화 스왑외환스왑 이 어떻게 다른지를 잘 이야기하지 않는 것 같은데, 통화 스왑은 한 마디로 대차대조표에 잡히지 않는 쌍방대출이죠.

Currency swaps can be negotiated for a variety of maturities of up to 30 years. Unlike a back-to-back loan, a currency swap is not considered to be a loan by United States accounting laws and thus it is not reflected on a company’s balance sheet. A swap is considered to be a foreign exchange transaction (short leg) plus an obligation to close the swap (far leg) being a forward contract.
Unlike interest rate swaps, currency swaps involve the exchange of the principal amount. Interest payments are not netted (as they are in interest rate swaps) because they are denominated in different currencies. Further, many currency swaps are traded on organized exchanges – lowering counter-party risk, as evidenced by the bid-ask spread on most listings. See also John Hull. heo map (Wikipedia currency swap )

왜 이런 짓을 할까요? 콜럼비아대 경제학과 교수님도 같은 이야기를 합니다.

The Treasury is involved because of the exchange rate risk-even though in this case the Fed is long the Euro and so gains when the dollar falls, and loses when the dollar rises-but also because it might be unseemly for the Fed to carry on its books a $558bn debt to European central banks. So it creates money to the credit of the Treasury, and the Treasury lends the money on to the ECB, which lends it to European banks.
For lack of a world central bank, this is the form that international lender of last resort intervention is taking. The world money market is moving onto the balance sheets of the world central banks. (Understanding the Fed’s Swap Line )

그러니까, 한마디로 이건 전세계의 머니마켓이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로 올라오고 있는 것이라는… 그리고, 이것도 따지고 보면 미국의 모기지 시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그러니까 결국은 따지고 보면 이건 자기네가 싼 똥 자기네가 치우는… 좀 더 엄밀하게 말하자면 미국의 은행들이 저지른 문제를 미국의 중앙은행과 정부가 나서서 치워주고 있는 것이라는거죠.

애들은 가라: 헷지펀드 저널리즘

Posted on November 04, 2008

이 세상에 돈을 버는 방법은 단 하나 있죠.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거죠.

정정합니다. 그건 정파의 주장이고, 실제로 이 세상에 돈을 버는 방법은 한 가지가 더 있죠. 그것은 바로, 비싸게 팔고 싸게 사는거죠.

네, 공매도 이야기 다시 하렵니다. 제가 공매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 그리고 요즘 일부 언론의 미네르바에 대한 마녀재판에 대해서 그토록 싫어하는 이유를 설명드릴께요. 적어도 옛날 동네에 다니던 뱀장사들은 애들을 상대로는 사기를 치지 않겠다는 직업 윤리가 있었죠. 똑같은 수준의 윤리기준을 시장에서도 찾을 수 있을까요? 이야기 하나 해 드릴께요.

데이빗 아인혼(David Einhorn)은 헤지펀드 매니저입니다. 헤지펀드가 실제로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려면 그의 책, “Fooling Some of the People All of the Time”이라는 책을 읽어 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그는 2002년 Tomorrows Children’s Fund라는 자선단체에서 연설을 합니다. 이 단체는 투자 업계에서 유명한 사람들을 불러 연설을 하게 하고, 참가자들에게 돈을 받아 그걸로 암에 걸린 아이들을 치료하는 돈을 지원하는 단체입니다.

2002년에는 11명의 연사가 초청되었는데, 그는 Allied Capital이라는 회사가 실제로는 폰지 사기에 다름 없는 사기이므로, 자기는 그 회사 주식을 공매하기로 하고, 공매하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 연설문은 책 홈페이지 에서 볼 수 있습니다. 나름대로 흥미로운 이야기입니다. Allied Capital이라는 회사에 대해서는 아무도 관심이 없을 것이므로, 간략하게 이야기하자면, 이 회사는 투자자금을 모아 회사의 중순위 채권(mezzanine bond)에 투자하는 회사입니다. 솔직이 이 중순위 채권이라는 것은 투자자들의 기피 대상입니다. 왜냐하면, 선순위 채권(senior bond)는 언제나(요즘 상황을 생각해 보면 거의 대부분의 경우에) 다른 채권에 대해서 상환 순위가 높기 때문에 원리금이 (거의) 보장되는거죠. 반대로 후순위 채권(junior debt)는 원리금 손실이 날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험이 큰 만큼 높은 소득을 기대할 수 있죠. 그래서 이걸 “equity issue”라고도 합니다. 중순위는 아무도 안삽니다. 왜냐하면, 원리금의 보장에는 오로지 후순위만 보장을 해 주는데, 결국 후순위는 더 나빠질 가능성 밖에 없죠.

예를 들어서 요즘 유행하는 모기지 채권을 가지고 CDO를 구성해 보죠. 선순위는 중순위와 후순위가 모두 망가져야만 원리금 손실이 납니다. 그러니 안전하죠. 후순위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모기지 채무자들 가운데 파산하는 사람이 적으면 돈을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에는 손실이 나겠지만, 이익이 날 가능성도 있죠. 중순위는 이익이 날 가능성은 거의 없죠. 그리고 파산하는 사람이 생기면 아래쪽 버퍼가 적어지니 결국은 채권의 신용등급도 낮아지게 되겠죠. 반대쪽 움직임, 그러니까 이 중순위 채권의 신용등급이 높아질 가능성은 실질적으로 “0”이라고 봐도 됩니다.

그러니, 중순위 채권에만 투자하는 회사는 수익성이 좋을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Allied Capital은 수익을 많이 내서 투자자들에게 높은 배당을 주죠. 왜 그럴지 데이빗 아인혼이 알아 보니, 이 회사의 수익의 근원은 계속해서 신주를 발행하고, 그 돈으로 새로운 중순위 채권을 계속 사 들이는 거였네요. 그리고 남는 돈은 수익금으로 나눠주고… 그리고 중순위 채권은 결국 악화될 수 밖에 없는데, 그리고 실제로도 망가진 채권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재무제표에서는 “현가반영(mark to market)”을 안했네요.

뭐, 이보다는 좀 더 복잡하지만, 대체로 이런 식의 분식회계 기술을 여러가지 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한 다음, 그는 이 주식을 공매합니다. 그리고, 자기 포트폴리오에 대해서 그 회의에서 이야기해 줍니다. 그리고, 그의 펀드(그린라이트)가 얼라이드와 관련하여 버는 돈의 절반을 기부하겠다고 선언합니다. 그 다음날, 이 주식이 폭락합니다. 대체로 이 과정에 대한 이야기가 이 책의 주제입니다.

대부분의 공매도 이야기는 이런 식입니다. 공매도를 하는 헤지펀드 사람들은 무책임하지 않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보듯이, 남들이 보지 못하는 자료를 보려고 아주 노력하며, 재무제표를 아주 철저히 분석합니다. 결국, 이들이 벌이는 것은 (그들이 보기에는 분식회계를 하고 있다고 믿는) 회사의 경영진과의 힘겨루기죠. 그러니, 모두들 이런 사람을 싫어합니다. 얼마나 짜증이 났던지, 그는 결국 이 책을 씁니다.

회계의 기원은 중세의 고해성사라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었습니다. 요즘도 그럴까요?

``I’ve always regarded it as a bit of a magic trick,’’ Pauline Wallace, a partner at PriceWaterhouseCoopers LLP and team leader in London for financial instruments, said of off-balance- sheet accounting. ``Magicians come to parties, and they make things seem to disappear. The risk is somewhere, but you never knew where.’’ (Bloomberg, Greenspan slept as off-books debt escaped scrutiny )
PWC의 파트너이자 런던의 금융상품팀장인 폴린 월러스는 말한다. “나는 언제나 이것이 약간은 마술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마술사는 파티에 와서 물건이 사라지게 만든다. 분명히 위험은 어딘가에는 있다. 그렇지만, 어디에 있는지는 아무도 알 수가 없다.

FASB (파즈비라고 읽습니다)는 GAAP (갭이라고 읽습니다)을 발행하죠. 이 규칙에 따르면, 요즘 많이 나오는 SIVSPECDO나 이런 것들은 그 규칙의 하나인 FIN 46 의 규제를 받는 VIE 라는 겁니다. 복잡한 이야기 할 것 없이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런 장난 하다가 쫄딱 망한게 바로 엔론 이죠. 그 이후 파즈비에서는 재무제표에서 뺄 수 있는 특수목적회사를 규정하는 규칙을 만들었죠.

그런데, 여기에 가장 크게 반발한 회사들이 바로 은행들입니다. 결국 2003년 12월 파즈비는 물러섰죠.

In December 2003, FASB published FIN 46R, a revision that gave the banks more flexibility to keep off the books investment vehicles they managed for a fee. (상동)

혹시 궁금한 사람은 FIN 46R pdf 다운로드 받아서 읽어 보세요. 그리고, Citigroup 혼자만 해도 대차대조표에 나타나지 않는 자산이 1조1천8백억달러랍니다. 상상이 안가는 금액이죠. 그런데, 이 금액은 적어도 2009년 말까지는 거기 그대로 있을 수 있게 됐네요. (상동The Big Picture 글Bloomberg 2/26FT 2/27 참고). 스티글리츠의 말입니다.

``We exported our toxic mortgages abroad,’’ Joseph Stiglitz, a professor of economics at Columbia University and a Nobel Prize winner, said at the Oct. 21 House hearing. ``Had we not, the problems here at home would have been even worse.’’
콜럼비아대의 경제학 교수이자 노벨상 수상자인 조셉 스티글리츠가 10월 21일 하원 청문회에서 한 말이다. “우리는 독성 모기지를 해외로 수출하였다. 그러지 않았더라면, 미국의 문제는 더 악화되었을 것이다.”

한국에서도 훨씬 작은 규모지만 KIKO와 관련하여 비슷한 시도가 있죠. KIKO 소송이 어떻게 될지 대충 예언해 볼까요? 가처분 신청은 받아들여지겠죠. 당장 대차대조표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요, 그리고 상장폐지되지 않도록요… 그리고, 회계규칙이 바뀌겠죠. 그리고, 합의하겠죠. 은행 입장에서도 중소기업 입장에서도 아주 어려운 문제니까요. 은행 입장에서는 운용위험의 규모를 세계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으로 높여 놓는 것일구요. 그리고,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흘러가겠죠. 그리고, 가치투자를 하는 사람이나 아니면 나쁜 경영자와 대결하는 헤지펀드로서는 눈여겨 봐야 하는 목록에 관련 항목이 하나 더 더해지겠죠. 적어도 뱀장사의 양심이라도 지켜야하는 것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마이크 타이슨, 주둥이 한대 맞을 때까지는 누구나 계획이 있지

Posted on October 29, 2008

제목은 마이크 타이슨의 명언이죠…

Everyone has a plan ‘till they get punched in the mouth.
주둥이 한 대 맞을 때까지는 누구나 계획이 있다. (타이슨 )

정작 계획이 필요한 때는 한 대 맞고 나서죠. 최근 David Einhorn 은 Global Association of Risk Professionals Review라는 잡지에 기고한 이익의 사유화와 위험의 사회화 라는 글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합니다. VaR 또는 Value at risk 는 “언제나 잘 되다가 막상 차사고가 날 때는 고장나는 에어백(an airbag that works all the time, except when you have a car accident)”이라고 하는군요.

VaR이라는 것은 금융기관의 위험관리를 위한 통계 모델입니다. 한 마디로 어떤 포트폴리오가 하루에 돈을 벌거나 잃을 가능성 95%인 금액과 99%인 금액(통계학을 들어 본 사람이라면 95%와 99%라는 숫자가 익숙하겠죠)을 계산해서 이걸 가지고 위험을 관리하는거죠. 위 저자는 이렇게 묘사합니다.

Consider an investment in a coin-flip. If you bet $100 on tails at even money, your VaR to a 99% threshold is $100, as you will lose that amount 50% of the time, which obviously is within the threshold. In this case, the VaR will equal the maximum loss.
Compare that to a bet where you offer 127 to 1 odds on $100 that heads won’t come up seven times in a row. You will win more than 99.2% of the time, which exceeds the 99% threshold. As a result, your 99% VaR is zero, even though you are exposed to a possible $12,700 loss. In other words, an investment bank wouldn’t have to put up any capital to make this bet. The math whizzes will say that it is more complicated than that, but this is the basic idea. (“Private Profits and Socialized Risk, 12 페이지)

설명하자면, 동전 던지기 게임을 하는데 뒷면이 나올 것이라는 데 십만원을 걸 경우, 99%의 경우 VaR(잃을 가능성이 있는 금액)은 십만원이죠. 왜냐하면 50%의 경우 그 돈을 잃을 것이니까요. 그러니까 VaR 규제에 따르면, 이 도박을 하려면 십만원이 필요한거죠. 근데, 같은 동전 던지기를 하는데 127:1의 확률/배당으로 앞면이 연속해서 7번이나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십만원을 걸 경우(2^7 = 128), 이길 확률이 99.2%가 되니까 99%에서 VaR은 0이죠. 근데, 사실 0.8%의 경우에 잃을 돈의 액수는 자그마치 천이백칠십만원(12,700,000원)이죠. 그런데, 이 위험은 VaR 모델에서는 무시되는 거기 때문에, 사실상 이런 도박을 하기 위해서는 자본금이 필요가 없어지는거죠. 약간 사족이지만, 동전은 기억력이 나쁜 정도가 아니라 아예 없기로 유명하지만, VaR에서는 과거 자료를 가지고 이걸 분석하긴 하죠.

일반적으로 자본적정성에 대한 요건은 “국제청산은행(BIS )의 바젤 협약 에서 규정했었죠. 파생상품 등을 적절히 처리하지 못하는 문제 등등을 해결하기 위해 BIS에서는 2004년 바젤II 를 발간합니다. 여기에서는 금융기관의 위험을 신용위험, 운용위험 및 시장위험으로 나누는데, 여기에서 시장위험을 계산할 때 VaR과 아주 유사한 모델을 사용하죠. 유럽에서는 이미 이 모델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15년까지는 95개국에서 채택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또 아래 글 에서 말한 2004년의 SEC 규정인 “Alternative Net Capital Requirements for Broker-Dealers That Are Part of Consolidated Supervised Entities”에서도 VaR로 자본적정성을 계산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구요.

이 모델의 타당성에 대해서 의문이 제기된 적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나심 탈렙검은 백조(Black Swan) 라는 책도 사실은 이 VaR이라고 하는 단순한 확률 분산 모델에 대한 문제제기가 출발점이 되었던거죠. 그리고, 사실 이런 모델의 문제가 처음으로 심각하게 제기되었던 것은 1987년의 주식시장의 몰락이었죠. 위키피디어 VaR 에서 인용합니다. 이 문제는 꽤 흥미로운 문제이니 나중에 상세히 다루기로…

The crash was so unlikely given standard statistical models, that it called the entire basis of quant finance into question. A reconsideration of history led some quants to decide there were recurring crises, about one or two per decade, that overwhelmed the statistical assumptions embedded in models used for trading, investment management and derivative pricing. These affected many markets at once, including ones that were usually not correlated, and seldom had discernable economic cause or warning (although after-the-fact explanations were plentiful).[15] Much later, they were named Black Swans by Nassim Taleb and the concept extended far beyond finance.[18]

여기에서 조금만 더 이야기를 밀고 나가 봅시다. 이것은 과연 통계학의 결함(내지는 통계학을 수용한 금융 모델의 실패)일까요, 아니면 경제학 자체의 문제일까요? 탈렙이나 (아래 글에서 인용한 최고의 도박사 존 로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쓸 때 참고한 저자인) 아론 브라운같은 대부분의 금융 관련 전문가가 VaR이라는 것은 금융이론으로서는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경제학이 틀렸다”고 주장할 이유가 될까요?

Inuit님이 쓴 부의 기원에 대한 글 을 며칠 전 읽었는데, 저도 사실 이 책에 대해서 할 말이 많았죠. 그렇지만, 조금 읽었는데 이런 위기가 터졌고, 잠시 뒤로 미뤄 두고 있습니다. 언제 기회가 되면 자세히 이 책 이야기를 해 보기로 하고, 경제학의 기본 전제는 다음과 같죠.

  1. 인간은 합리적이다: 요즘 행동주의 경제학에서 심각하게 비판하고 있죠
  2. 인간은 이기적이다: 이것도 비슷…
  3. 사람들이 이기적이고 합리적으로 행동하면 최선의 결과가 나올 것이다: 글쎄요, 복잡계 경제학에서는 아니라고 하겠죠
  4. 그리고 그 최선의 결과는 바로 뉴톤식의 평형이 될 것이다: 이것도 위와 같을 것이구요.

결국, 이렇게 해서 경제학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바로 평형 이론인데요, 금융 이론에서는 특히 파생상품을 많이 사용함으로써 시장의 변동성이 더 감소되고, 시장이 더 쉽게 평형을 찾을 수 있다는 주장을 합니다. 파생상품의 순기능이 시장의 평형을 쉽게 찾아줄 수 있다는 주장이죠. 대표적인 버냉키의 2004년의 연설, The Great Moderation 에서 인용합니다.

My view is that improvements in monetary policy, though certainly not the only factor, have probably been an important source of the Great Moderation. In particular, I am not convinced that the decline in macroeconomic volatility of the past two decades was primarily the result of good luck, as some have argued, though I am sure good luck had its part to play as well. In the remainder of my remarks, I will provide some support for the “improved-monetary-policy” explanation for the Great Moderation.

이게 도대체 무슨 뜻이냐구요? 아직도 버냉키의 주장을 믿는 사람들은 여전히 이렇게 가격이 싼데도 사람들이 주식/채권/부동산을 사지 않는 것은 사람들이 “미쳤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좀 더 고상하게 사람들이 “비합리적(irrational)”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무슨 뜻이냐하면, 너같이 정신 나간 놈들 때문에 경제학 모델이 맨날 틀린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은 “시장이 신뢰를 회복하면” 모든 게 다시 다 잘 될 것이라고 합니다.

반대로, 혹시 이 “Great Moderation Theory”나 (혹은 나아가서 경제학의 접근법, 특히 평형에 대한 믿음) 자체가 결함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조심스럽게 이 VaR이라는 바보같은 통계 모델을 적어도 정부의 규제와 위험관리 수단으로는 쓰지 않아야 하는 것은 아니냐는 이야기를 합니다. FT의 Volatility returns with a vengeance 라는 글에서 인용합니다.

It is hard to see how policymakers can halt this spiral quickly. In recent days, some senior policymakers have been quietly talking to the banks, and encouraging them to “think about the wider system” before they cut credit lines to hedge funds. But policymakers are reluctant to order banks to stop selling assets or squeezing hedge funds, let alone directly bail out any hedge funds. Instead, they appear to hope – if not pray – that injections of capital will lessen the need for banks to readjust themselves to their VAR models in such a violent manner.
It is to be hoped such prayers will be met. If so, this deleveraging storm should gradually blow itself out in the coming months. But it remains a delicate war of investor psychology and computer models. What is crystal clear is that it was sheer madness for financiers ever to have relied so heavily on these VAR models during the first seven years of this decade – particularly when they were so badly distorted by a false belief that the Great Moderation would always last.

위의 이야기는 이렇게 투매가 심할 때 정부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첫째는 지금 정부가 하는 것처럼 자본금을 투입해서 VaR 기준을 맞추는 것이 있을 수 있구요, 둘째는 VaR라는 모델이 바보 멍청이들을 위한 것이라고 과감히 폐기하는 것이 있겠죠.

결론은, 누구나 주둥이 한 대 맞을 때까지는 다 계획이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