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노트: 편집자란 무엇인가

Posted on February 02, 2010

편집자란 책에 목숨 거는 사람들입니다. 김학원 지음, 편집자란 무엇인가 (휴머니스트, 2009)에 따르면요… 영어로는 “bookworm”내지는 “book nerd” 되겠네요…

그보다 더 궁금할게, 나는 왜 이런 책을 읽을까? 새삼스럽게 편집 일을 할 것도 아닌데… 읽을 책을 고를 때 이런 책을 고르는 이유는 내가 대체로 테이블의 맞은편 또는 옆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이 궁금해서입니다.

책의 구성은 각 장의 앞에 지겨운 이야기가 나오고, 맨 뒤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월말 수금을 위해 가능하면 15일 이전에 신간을 내달라는 마케팅 담당자의 부탁을 싸늘하게 무시하는 편집자는 기획, 편집의 현장을 잠시 떠나 일주일쯤 반품 창고에서 재생 근무를 시키는 게 좋다. 그토록 수많은 의미를 부여하며 거품을 물고 칭송했던 책이 출고보다 반품이 더 많다는 사실은 마케팅 담당자가 훨씬 정확히 알고 있다. 그래도 침묵하는 것은 편집자의 자존심을 배려했기 때문이다.
난 아직도 영업부 차장과 떠난 1992년의 지방 도매상과 서점 출장을 잊지 못한다. 전국 서점의 현장을 알고 싶어 졸라서 간 첫 출장이었다. 대구에서 경주로, 다시 포항으로 식사 때를 놓치며 쉼 없이 이동했다. 몇심만 원, 때로는 몇만 원을 위해 가는 곳마다 실랑이를 벌였다. 어음 수금을 위해 수십 명의 영엽 부장들이 줄을 섰다. 매출과 수금액에 따라 희비와 대우가 엇갈렸다. 책이 잘 팔린 출판사의 영업자에게는 커피를 대접했고 반대의 경우에는 핀잔을 안겼다. 그렇게 부산, 마산, 군산, 광주, 청주를 다녔다.
부끄러웠다. 그리고 결심했다. ‘함께 일하는 영업부 직원이 서점의 현장에서 내가 펴낸 책으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 일주일 동안의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며 나는 이 말을 속으로 수없이 다짐했다. 매일 보는 그들이었지만 그들의 현장은 편집자와 달랐다. 같은 서점이라도 나는 고상하게 둘러보지만 그들에게는 생존을 건 전장이었다. 그 이후로 난 그들에게 ‘지혜가 드는 창’ 교양서 시리즈를 매달 두 종씩 선사했다. “미학 오디세이’, “철학과 굴뚝 청소부”, “상식 밖의 세계사”는 모두 그때 선보인 책들이다. (144-5쪽)

이 책의 실제 제목은 “만나고 싶은 편집자” 내지는 “저자가 고대하는 편집자”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뭐, 그렇다구요… 그동안 팔에 깁스하고 읽은 책 정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