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스타트업과 자선사업의 차이점

Posted on April 21, 2008

내가 Paul Graham 을 좋아하는 것은 아마 그가 글을 명료하고, 분석적이면서도 깔끔하게 (한 마디로 잘) 쓰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가끔씩 그의 글에는 그만의 번뜩이는 기지가 섬광처럼 보입니다. 예를 들어, 그가 최근에 쓴 Be good 이라는 글을 읽어 보면,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내가 강조하는 첫번째 원칙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만들라”는 것이다. 두 번째 원칙은 “스타트업 단계에서는 돈 문제는 크게 신경쓰지 마라.” 그런데, 이 두 문장을 더하면 놀라운 결과가 나온다. 이 두 원칙을 지키는 회사는 자선사업과 구분되지 않는 것이다… 이와 같이 예상치 못했던 결과를 낳게 되면, 이것은 버그이거나 아니면 새로운 발견이다 (“When you get an unexpected result like this, it could either be a bug or a new discovery. Either businesses aren’t supposed to be like charities, and we’ve proven by reductio ad absurdum that one or both of the principles we began with is false. Or we have a new idea.”) (요약)

과연 버그일까요, 콜럼버스의 발견과도 같은 새로운 발견일까요? 그 이후의 이야기는 (폴 그래이엄의 이야기 치고는 아쉽게도) 상당히 예상하는 대로 진행됩니다. 아래에 요약합니다.

이것은 새로운 발견임에 틀림 없다. 남을 돕는 일을 하면 성공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그렇게 하면, 어려운 상황에서도 해야 할 이유와 사명같은 것이 있기 때문이고, 다른 사람(투자자)의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고, 그리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해야 할 일에 대하여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글의 뒷부분은 마치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 및 요즘 유행하는 “The Secret” (저는 읽지 않았습니다)과 비슷하게 되어 갑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이런 사고의 문제는 표본의 오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점에 가서 아무 성공학(이게 학문이라니…) 책을 들고 열어 보십시오. 자기 방법을 따라 해서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감동적으로 펼쳐집니다. 자기 방법을 따라 했다가 실패한 사람 이야기는? 물론 없습니다. 그런 사람이 없어서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자로서는 그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일 것이고, 다른 사람 입장에서는 자기가 안하면 그만이지 남의 책에 대하여 굳이 모든 사례를 찾아다니며 소금뿌릴 이유가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추측건데, 아무렇게나 해서 성공한 사람이 전체의 5%라고 한다고 하면, 어떤 역경에도 불구하고 그 방법을 사용해서 성공한 사람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대충 많은 경우에도 1% 미만이 아닐까요?

폴 그레이엄 같은 사람이 “투자자의 편견”을 보이는 것은 아쉬운 일입니다.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그게 될 일이건 안될 일이건 일단 자기 돈을 타고 나면, 투자를 받은 사람이 가능한 한 열심히 일하기를 원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겠지요.

그렇지만, 앞에서 한 이야기에 집중해 보면, 뭔가 정말 열심히 생각해 볼 만한 것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질문은 한번 곰곰히 생각해 볼 가치가 있는 질문입니다. 제가 생각해 보기 좋은 형태로 한 번 살짝 바꾸어 봅니다.

대부분의 벤처 사업이 돈 문제는 크게 생각하지 않고, 사람들이 좋아하고 사용하는 물건을 만들면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이것은 과연 타당한 사업에 관한 접근법인가, 아니면 스타트업 회사의 버그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