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블로그 쓰기보다는 읽기를 더 많이 하네요. 시절이 하수상하니 어디 암시라도 하는 이야기가 없나… 떡밥이나 한 번 물어 볼까요? 여름하늘님이 쓴 태터미디어와 쓰레기 블로그들 이라는 글에 글을 남겼는데, 민노씨 왈 “괜히 내가 남긴 댓글때문에 열씨미 봤는데, 뭐 별거 없네…” 떡밥 물어 봅니다.
민노씨가 하는 말은, 뭔가 재밌는 싸움인줄 알고 들어왔더니, 뭐 이래, 싸우려면 서로 민증 까고 싸웁시다는 취지로 보입니다만 ( :) ),
제가 공감한 것은 사실 (아마 기억하시는 분도 있으시겠지만) 심리적으로 제가 이곳으로 옮기기 전에 느꼈던 압박감같은 것들이 뭔가 관계가 많아지고 끈적거리게 될 수록 입에 자갈이 물려진 것 같은 거북함 같은 것 때문이었죠. 부담이 좀 강해져서 이곳으로 옮긴거고… 뭐 그런데 문득 여름하늘님의 거리낌없는 태도를 보니까 뭔가 좀 부럽기도 하고, 그 침묵의 카르텔같은 것이 다른 맥락에서이지만 새삼스럽게 느껴져서, 그래서 그런 댓글을 썼죠.
여름하늘님이 비판하시는 것은 삐끼 블로거에 대한 비판과 태터미디어에 대한 비판의 두 개로 대충 나눠진 것으로 저는 읽었습니다. 저는 삐끼 블로그는 별로 관심 없습니다. 아쉽게도 여름하늘님이 비판하는 그 글도 못읽었네요. 그냥 대충 상상할 수 있습니다. 푼돈에 자기 의견을 파는 삐끼야 뭐 블로그에만 있겠습니까?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직업이 창녀라면, 당연히 포주와 삐끼도 가장 오래된 직업이겠죠… :) 자기 의견을 푼돈에 팔면 조금 지나면 모든 사람이 그 사람의 의견이 얼마짜리인지 알게 되고, 디스카운트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그건 그사람 문제죠. 블로그계에서는 디스카운트에 시간이 좀 걸립니다. 대체로 검색이나 포탈이 평가를 점증적으로 하기 때문이고, 그러니까 뭐 오래된 블로그일수록 프리미엄을 주지만 돈받고 썼다고 해서 점수를 깎지는 않아서 그런 이유도 있겠죠.; 그렇지만, 그건 검색엔진이나 포탈의 문제죠. 이런 문제는 대체로 “협찬 받고 씁니다”라는 한 줄만 맨 처음에(또는 맨 뒤에) 추가해 주면 없어지는 문제죠.
제가 이 떡밥을 문 이유는 조금 다른 것입니다만, 얼마전에 한동안 신문에서 “웹 2.0이 찻잔속의 태풍”이냐는 식의 이야기를 했었죠. 얼마 안되는 웹 2.0 회사들이 여럿 망해가기도 했고… 좀 아쉽기도 했고, 약간 안타깝기도 했기 때문에 이 이야기를 쓰긴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죠.
옛날에는 남의 사이트가 업데이트됐는지 보고 내용을 통째로 가져오려면 lynx나 (나중에는 wget)같은 것을 이용한 스크립트를 써서 cronjob에 앉히곤 했었죠. 윈도에서는 돈을 주고 남의 내용을 통째로 업어오는 프로그램을 사서 쓰고… 그러다가 RSS같은게 나오니 이제 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어졌죠. 이게 대충 제가 느끼는 웹 2.0이 달라진 점입니다. 그러니까, 저는 작은 것이 아름답다거나 아니면 분산, 공유와 같은 웹 2.0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묘하게 유닉스 철학 이야기가 떠오르곤 했었죠. 그리고 여기에 웹 2.0 회사의 고민이 있겠죠. 그러니까, 아무도 lynx나 wget이나 심지어는 bash나 cronjob같은 프로그램을 하나씩 하나씩 가장 맘에 드는 것을 골라서 각자 돈을 주고 사서 자기 바쁜 일정과 브라우징 습관에 맞추어 프로그래밍하려 하지 않는다는 거죠. OS를 공항에 빗대어 옛날에 회자되던 농담처럼 “유닉스 공항에 가면 아주 멋진 비행기 부품이 많은데, 한 가지 문제는 모든 승객이 자기 비행기를 직접 조립해야 한다는 사소한 문제가…”
그래서 웹 2.0 회사는 탈출 전략(exit strategy: 그러니까 창업자의 관점에서 현금화해서 빠져나가는 전략인데, 이걸 어떻게 한국어로 바꿀지에 대한 합의도 없다는 게 좀 의미심장하다고 느낍니다)이 아주 중요하죠. 여기에는 대체로 세가지가 있을 겁니다.
첫째는, 자기가 어쩌다보니 그렇게 하나로는 별 쓸모도 없고 어떻게 써야할지도 모르겠지만, 나름대로 쿨하고 다른 서비스와도 궁합이 잘 맞을 수 있는 것을 하나 만들었다면, 그냥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팔고 나가는거죠. 인수합병이랄까요… 딜리셔스가 머리에 떠오르네요.
둘째는, 그 자체가 너무 괜찮아서 사람들이 돈을 주고서라도 쓸 용의가 있고, 그렇게 돈을 주고서라도 쓰는 프로그램이라면야 물론 문제가 다르죠. 어쨌든 자기만의 현금흐름이 있으니까요. 플리커가 떠오르네요.
셋째는, 그 프로그램으로 인해서 누군가 다른 수많은 사람들이 돈을 벌 수 있게 된다면, 그야 뭐 더할나위없이 좋겠죠. 요즘 말하는 에코시스템이나 플랫폼(경제)같은 것을 저는 이렇게 이해합니다만… 구글이 떠오르네요.
이런 이야기는 위에서 말한 것과는 좀 다른 이유에서(어차피 망해도 내돈 잃는 것은 아니니까) 말하기가 꺼려지는 이야기입니다만, 왠지 요즘은 망한 많은 웹 2.0 회사들을 보면서 고개를 갸우뚱하게 됐던 이유였습니다. 이런 것도 왠지 말하기가 꺼려지는 주제죠. 어차피 구경군의 입장에서 돈과 경력과 모든 것을 걸고 하는 사람에게 소금뿌리는 것 같기도 하고… 그냥 고개를 갸우뚱하고 나서는 그냥 자기 갈 길로 계속 가는거죠.
근데 어쩌면 제가 오랫동안 블로그를 해 왔기 때문인지 몰라도 그런 사업 모델이 블로그와 관련된다면 약간 다른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서 왠지 한 마디 해도 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두 가지만 말할께요. 첫째는 무슨 임진왜란도 아닌데 블로그 관련 수익사업의 모델이 “10만삐끼양병”같은 것이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갱단이 자기 블로그 만들고, 자바스크립트로 떡칠을 해도 그건 웹 2.0 갱단이지 웹 2.0 사업은 아니죠. 블로그 수익모델은 블로그 생태계의 생리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 출발이라고 생각합니다.
둘째는 (이건 잘 모르긴 해도 아마도 태터미디어와도 직접 관련이 되는 것이겠지만), 이런 비판을 받지 않으려면 분명하고, 투명하고, 공정하고, 객관적인 포스팅과 스폰서와 뭐 이런 것들에 대한 방침을 마련하고 구성원 블로거들에게 명시적으로 강제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네요. 블로거 윤리강령같은 것은 좀 뜬금없어 보이지만, 블로거들끼리 모여서 뭔가 폼나는 일을 한다면 이런 것은 하나쯤 명시적으로 대문에 내걸어 놓는게 좋아 보이네요. 파워블로거라는게 자기가 원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죠. 파워 블로거가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주변의 인정과 존중과 존경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거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