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에 이어서 씁니다. 이왕 내친 김에 아예 시리즈로? ㅎㅎ
아래 글처럼 이야기를 하고 나면, “니네가 다 그럴 줄 알았어, 짜식들 남의 돈으로 장난하다가 망하니 기분 좋냐?”하는 이야기를 하겠죠. 그리고, 이건 결국 신용평가기관이라는 미디어 이래 최대의 사적 권력과 (우리나라도 S&P나 무디스가 오면 어떻게 대접하는지 보세요) 국가의 무분별한 월 스트리트 지원 등이 문제라는 식으로 정리하고 넘어가려 할 것입니다. 문제는 문제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거죠. 기름값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게 꼬리가 개를 흔드는 (그러니까 금융경제가 실물경제를 좌지우지하는) 현상이라고 봅니다만 (그러니까, 이게 다 헤지펀드 때문이라는 거죠), 실제 문제는 더 복잡합니다. 헤지펀드는 무슨 문제만 생기면 책임을 쉽게 전가할 수 있는 보이지 않는 만만한 물건들인 모양입니다. 헤지펀드가 없었으면 누구 탓을 했을까요? 얘네가 문제가 없다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서민들 입장에서는 이게 단순히 금융위기가 아니고, 경제위기로 보이는 것, 미국의 위기가 아니고 우리 문제 그러니까 세계적인 문제로 보이는게 기름값 때문인데요… 기름값 문제는 역사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게 무슨 문제인지 잘 알 수 있습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The Trillion Dollar Meltdown”이라는 책에서 인용합니다.
The extent of the economic damage became clear only after Nixon had engineered his landslide. The OPEC oil price hikes, which helped trigger the Great Inflation of the 1970s, were a direct consequence of floating the dollar. By 1973, when the OPEC nations tripled the price of oil, the dollar had fallen to about $100 per ounce of gold, or about a third of its previous value. In 1979, when OPEC tripled price yet again, the dollar varied between $233 and $578 per ounce, so OPEC was still losing ground in gold terms. When the dollar plunged to $850 an ounce in 1980, the gold price of oil was as low as it had ever been. The real problem was that America had debased its currency. (pp. 10-11)
무슨 말인고 하면, 결국 기름값 문제는 달러 가격의 함수라는 거죠. 결국 문제는 닉슨이 금태환을 포기했을 때 시작됐던 거고, 1, 2차 오일 쇼크를 두루 거쳐서 사람들은 기름값의 직격 상승 때문에 고통을 받았지만, 그렇다고 기름을 파는 사람들이 떼돈을 번 것은 아니라는 거죠. 금값을 기준으로 하자면, OPEC은 제1차 오일쇼크때도, 제2차 오일쇼크때도 재미를 보기는 커녕, 결국은 손해를 봤다는 겁니다. 지금 상황은요 (물론 위 책에서 인용한 거라 정확한 수치는 좀 다르겠지만, 큰 그림을 볼 때는 이게 더 나은 것 같아요),
But as of late 2007, the relentless fall in the value of the dollar was playing havoc with such optimistic assumptions. Since late 2002, when the dollar was roughly at parity with the euro, it has fallen to the point where it takes $1.47 to buy one euro. Over that same period the dollar price of a British pound has risen from $1.56 to $2.08, while the Brazilian real doubled its value against the dollar. The Canadian dollar was worth only 64 cents in American money in 2002; now it’s worth $1.05. The Economist has called the dollar’s fall the “biggest default in history,” exceeding those of any emerging market catastrophe. (p. 92)
헤지펀드 탓 좋아합니다. 결국은 이 모든 문제의 근원은 지난 몇십년간 미국의 지나친 빚잔치 때문이라는 거죠. 앞에서 그린스펀 풋에 대해서 이야기했는데 (그러니까, 마치 그린스펀이 풋옵션이라도 행사하듯이, 위기만 생기면 이자율을 낮추는 행태) 요즘은 버냉키 풋이라는 말이 나온다고 하죠. 미국 연방준비은행은 태도를 전혀 바꾸지 않았을 뿐더러 앞으로도 바꾸지 않을 것 같은게, 버냉키라는 양반이 처음으로 유명세를 탄게 소위 말하는 Bretton Woods II 내지는 global savings glut 이야기 때문입니다. 한 마디로 하면 이제 조금씩 자본주의가 뭔지 배우고 있는 중국이나 인도나 브라질같은 나라에서 수출 주도정책을 펼 수 밖에 없을 것이고, 그러면 돈이 남을텐데 그걸 발달한 금융시스템이 있는 미국에 투자할 수 밖에 없을거라는 말이죠. 마치 제가 옛날에 인용했던, 러시아의 자본주의화가 미국 부동산가격 상승의 원인이므로 아무 걱정 없다는 그린스펀의 이야기가 생각나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