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2.0의 시장 규모

Posted on April 23, 2008

역시 돈 이야기는 재미있습니다. 그게 내가 벌 돈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어제 ReadWriteWeb 에서 2013년이 되면 엔터프라이즈 2.0의 시장 규모는 대략 46억 달러(대략 5조원)가 될 것이라는 Forrester Research의 보고서 이야기 를 읽었습니다. 그리고, 그냥 무시했습니다. 그 이유는 위 링크된 보고서는 따로 돈을 주고 사야하는 듯 해 보였고, 보고서 전체를 읽지 못할 바에는 그 돈이 나온 근거가 도대체 뭔지도 알 수가 없는 바에야 그런 이야기를 왜 읽고 있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BBC 기사 를 읽으면서 조금 더 자세한 배경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위의 글을 따라가 읽어 보았습니다. BBC 기사에 따르면, 그 이야기는 출처는 대충 회사 설문조사나 뭐 그런 것으로 보이는군요.

The report found that consumer giants such as General Motors, McDonald’s, Northwestern Mutual Life Insurance and Wells Fargo Bank will drive much of this growth and have already embraced tools like blogs, RSS feeds, podcasting and social networking. Analyst Oliver Young estimates that another 56% of North American and European companies regard Web 2.0 to be a priority in 2008. (Web 2.0 is set for spending boom)

그 이야기는 그러니까 추측컨대 대부분의 소비자와 직접 상대해야 하는 회사들이 결국은 웹 2.0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것을 위해 엄청난 비용을 지불할 용의가 있다는 이야기로 보이는군요. 결국 가장 중요한 점은 기존의 조직구도에서라면 마케팅 비용의 상당 부분이 웹으로 전환되어 올 것이라는 이야기로 보이기도 하고, 누군가 소비자와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상호작용하는 기술을 만들어 내면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이야기로 보입니다.

이제 그 숫자의 출처가 분명해졌으니, 다시 위의 ReadWriteWeb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Well, what it doesn’t include is consumer services like Blogger, Facebook, Netvibes, and Twitter, says Forrester. These types of services are aimed at consumers and are often supported by ads, so they do not qualify as Enterprise 2.0 tools. Instead, collaboration and productivity tools based on the concepts of web 2.0, but designed for the enterprise worker will count as being Enterprise 2.0. In addition, for-pay services, like those from BEA Systems, IBM, Microsoft, Awareness, NewsGator Technologies, and Six Apart will factor in. (Enterprise 2.0 to become a $4.6 billion industry by 2013)

이건 마치 이제 돈을 봤으니 누가 그 돈을 먹을 것인지 가늠해 보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가장 큰 장벽이 역설적이게도 해당 회사의 IT 부서일 것이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상품에 경계심을 보이기 때문이고 오래된 레거시 프로그램과의 통합 문제 등의 어려운 문제를 다루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 자체로 읽으면 꽤 말이 되는 것 같지만, 위의 자료의 근거와 비교해 보면, 확신할 수가 없습니다. 일단 이 예측의 출발점에는 대규모 소비재 기업들이 있는데, 이들이 모두 웹 2.0 엔터프라이즈 2.0을 심각하게 취급하고 있다는 것은 이것을 위의 ReadWriteWeb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인트라넷 내지는 내부적인 협력 모델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소비자와 직접 대화할 수 있는 창구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위의 그림에서도 보듯이 소셜 네트워킹 분야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는 점도 그렇구요.

내부 협력 모델이라면, 대부분 회사에 다녀 본 사람은 알겠지만, 솔직이 위키나 블로그가 이메일을 대신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결국 중요한 것은 사용자들의 태도인데, 이메일이 조금 불편하긴 하지만 뭐 그렇게 치명적인 수준은 아니고, 위키나 블로그에 대한 거부감을 갖는 경우도 많거든요. 계약서나 제안서를 위키로 작업한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누가 얼마나 기여했는지가 분명히 나올까요? 이것을 알기 위해서는 단지 누가 읽고 누가 편집했고 얼마나 바꾸었는지를 “diff”를 통해서 알 수 있는 것 이상 알 수 있어야 합니다. 회사 임원 가운데 부하들의 업무 기여도를 보기 위해서 diff를 활용하라고 하면, 머리 하얘질 사람 많을 것입니다. 또는 사장이 사내 블로그를 썼을 때 여기에 댓글을 어떻게 달까요? 도대체 누가 읽었는지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식당이나 흡연실 등에서 하는 이야기들을 누가 자기 이름을 걸고 블로그에 올릴까요?

또 위에서 예로 든 은행이나 보험사 등의 금융기관의 경우에는 컴퓨터 시스템에 대한 엄격한 법적 요구사항이 많습니다. 보안 문제도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하구요. 웹 2.0이 재미있는 장난감이기는 하지만 (BBC에서는 웹 2.0 대회를 “웹에 광분한 어른들을 위한 5일간의 디즈니랜드 휴가(five-day retreat to the Disneyland for grown-up web nerds)”라고 하는군요) 내부적으로 협력을 위해서 사용하기에는 아직도 무리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저는 이런 놀이를 좋아하지만, 주변에서 싫어하는 사람을 아주 많이 봤습니다.

위의 레거시 프로그램이나 컴퓨터와의 통합 작업도 인트라넷으로 활용하려 할 때 생기는 문제입니다. 회사만큼 관성을 깨기 싫어하는 조직이 없다는 점까지 함께 생각해 보면, 제가 보기에는 웹 2.0 (또는 엔터프라이즈 2.0)은 거의 대부분 홍보, 고객상담 등등에 집중될 가능성이 아주 높아 보입니다. 멀리 나간다면 협업과 혁신의 가능성과 방법을 회사 외부에까지 확장하는 모델 정도까지는 갈 수도 있겠죠. 누군가 거기서 크게 성공한다면…

전체적으로 BBC의 이야기와 ReadWriteWeb의 이야기가 서로 잘 맞지 않는다는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