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노트: 배당투자

Posted on March 06, 2010

어떤 책은 읽고 나서 뿌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솔직히 어떤 책이나 다 그런 것은 아닙니다. 좀 실망스런 책도 있죠. 기대에 못미친달까요… 이럴 경우, 블로그에 적을지 말지 고민도 됩니다.

마크 스쿠젠의 주식투자 레슨 (마크 스쿠젠 지음, 김기근 옮김, 팩컴북스)도 저자의 이력 (위키피디어 ) 이나 책의 목차 등으로 봤을 때와는 좀 다른 느낌이라 좀 …

저자가 주장하는 것은 딱 하나, “배당금을 주는 회사에 투자하라”는 것입니다. 제10장에 다 나옵니다. 그 이유는,

  1. 배당이 경영 상태를 대변한다: 현금배당은 조작할 수 없다는 거죠
  2. 정기적으로 배당금을 지급하면 기업의 자금 운용이 엄격해진다: 돈이 없으니 낭비하지 않는다는 거죠
  3. 배당 지급 주식은 시장의 변동에 흔들리지 않는다
  4. 배당 지급 주식은 위험 부담이 적다
  5. 배당 지급주는 투자자를 바른 선택의 길로 안내한다

여기에 대한 반론과 재반론도 있습니다.

  1. 좋은 투자 기회를 놓칠 수 있다: 물론 대박의 가능성은 없어지지만, 장밋빛 전망만 늘어 놓는 성장주로 헛물 켤 일도 없다
  2. 부실한 운영: 성장 가능성이 없으므로 사내에 현금을 유보하지 않는 것이다. 앞의 두번째 장점과 연결되는 이야기인데, 저자는 시스코 시스템즈가 1990년대 말 배당 대신 현금을 엄청나게 쌓아두고 있다가 인수전에 뛰어들어서 돈만 낭비했다는 주장
  3. 이중과세: 다 하는데?
  4. 워렌 버핏은 배당을 믿지 않는다: 버크셔 해서웨이도 ‘수확체감의 법칙’의 적용을 받게 될걸?
  5. 기업들은 배당금 지급을 줄이거나 미룬다: 떨어질 수는 있어도 폭락은 안할걸?
  6. 효율적 시장 이론: 이걸 믿니?

위의 이중과세 문제 및 성장의 한계 문제 등 때문에 배당 대신 자사주 매입을 하는 회사도 있죠. 저자는 자사주 매입은 “표면상” 투자자에게 유리할 뿐이라고 합니다.

코네티컷 주 웨스트포트에 있는 투자 연구 회사 비리니 어소시에이츠(Birinyi Associates)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자사주를 매입한 회사와 그렇지 않은 회사의 투자 수익률 차이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사주를 매입한 회사들 중 상당수가 임직원에 대한 보상을 위해, 매입한 것보다도 더 많은 수의 주식을 재발행했기 때문이다.
자사주 매입은 임원들이 옵션을 행사할 때 나타나는 주식 가치의 하락을 상쇄시키기 위한 방편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결국 다수의 주식은 가격 변동 없이 그대로 남게 된다. (170-171)

흠… 그럴 수도… 저자는 나아가 배당금을 지급하는 회사 주식을 사면서 그보다 높은 가격에 콜 옵션을 매도하는 전략도 소개합니다. 즉, 한 주식을 100달러에 사고, 배당 수익률이 1.2퍼센트, 금액으로 1.20달러를 받는다고 치고, 다음 달에 110달러 콜 옵션을 판다는거죠. 그러면, 주가가 옵션 행사일 당시 110달러가 되지 않는다면, 배당금 더하기 콜 옵션 프리미엄이 되는거죠(배당 수익률 1.2퍼센트를 3.2퍼센트로 올리는 것). 주가가 110달러가 넘어서면, 수익은 배당금 더하기 콜 옵션 프리미엄 더하기 10달러의 차익이겠죠. 그 이상으로 많이 올랐을 경우, 추가 수익의 가능성은 포기하는거죠. (192 – 193쪽)

좀 실망스러웠던 이유는 이 책의 맨 앞에는 이 책의 이야기가 “행동경제학”에서 도출된 것이라고 나오는데, 뭐 전혀 그래 보이지 않습니다. 약간 속은 기분… 그나마 여기에 조금 가까워 보이는 것이 제레미 J. 시겔의 “투자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한 8장 “성장의 덫”과 (이보다는 좀 더 멀게) 9장 “역투자” 밖에는 없어 보이네요.

나름 흥미를 느끼는 사람이라면,

이 외에도 사이트를 아주 많이 가지고 있네요… 아주 성실한 사람인 듯… 더 많은 것은 위의 소개 페이지에서… 오스트레일리아 학파 출신의 투자자라, 좀 궁금하긴 하네요… 그리고, 배당투자가 궁금하다면,

도 가 보면… 뭐, 그래도 책은 좀 실망입니다. 적어도 빨리는 읽을 수 있네요. 마지막으로 …

딕 페이비언(Dick Fabian)의 말처럼 “투자보다 더 중요한 것은 투자자다.” 투자 전략이 너무 어려워 투자자가 실행에 옮길 수 없다면 그 전략은 무용지물일 뿐이다. 단순해야 실용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 (149쪽)

그리고, 생각해 볼 만한 이야기로는…

다우존스는 과거 78년 동안 DJIA의 소속 업체를 50차례나 변경했고 가끔 예상 밖의 선정 결과로 모두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예를 들면 IBM은 대공황의 여파가 극심했던 1932년에 DJIA에 편입되었다. 그러다가 실적이 매우 저조했던 1939년에 갑자기 탈락되더니 40년 뒤인 1979년 말 회사의 실적이 호전되면서 겨우 복귀할 수 있었다. 코카콜라 역시 1932년에 편입되었다가 1935년에 탈락한 뒤 1987년에서야 재진입했다. 만약 IBM과 코카콜라의 잠재력을 인정해 실적이 다소 나쁘더라도 곧바로 탈락시키지 않고 꾸준히 DJIA에 남겨두었더라면 아마 DJIA의 규모는 지금의 두 배로 성장했을 것이다. 어떤 면에서 DJIA는 최우량 종목만 보유하려는 생각 때문에 일반 투자자들과 같은 행보를 보였다고 할 수 있다. 즉, 패자로 인식되면 곧바로 갈아치우고 승자가 될 것 같으면 곧장 편입시키는 행태를 보인 것이다.
이 점을 강조하기 위해 퍼모나 칼리지의 게리 스미스 교수와 그의 동료 교수들은 두 그룹의 수익을 비교해 보았다. 수년간 DJIA에 새로이 편입된 종목을 한 그룹으로 하고 탈락된 종목들을 다른 그룹으로 구분한 다음 250일이 지난 뒤 각 그룹의 수익률을 살펴 보았다. 그 결과 놀랍게도 탈락된 종목들의 연간 수익률은 15.8퍼센트인 데 반해 편입된 종목들의 수익률은 이보다 낮은 11.4퍼센트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119-120쪽)

이까지는 아주 흥미로운데, 이게 “평균으로의 회귀” 때문이라구요? 흠…

S&P 500처럼 수백 종목의 주식을 종합 평가한 지수에 따라 투자하는 것은 수익률을 극대화시키는 데 있어 가장 일반적으로 이용되는 방식이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인덱스 투자에서도 과잉투자를 하게 된다. S&P 500은 가장 전형적인 ‘시가총액’ 지수로 각 기업의 시가총액에 따라 순위가 정해진다. 이 지표는 활황장세에서는 투자에 큰 도움이 되지만 약세장에서는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시가총액 지수의 문제점은 고평가된 주식의 비중이 지나치게 크고, 반대로 저평가된 주식의 비중이 지나치게 적다는 데 있다…
실질 가치에 비해 시가총액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주식이라 하여 지수에 반영될 때 실질 가치에 따라 재평가되는 일은 없다. 모두가 수익을 올리는 활황세의 상황에서는 시가총액 지수가 유리하게 작용한다. 하지만 시장은 반드시 하락세가 있게 마련이다. 이때 시가총액에 따른 투자는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1995년부터 1999년까지 주식시장이 큰 호황을 누릴 당시 수익률 부문 상위 20퍼센트 이내에 올라 있던 뱅가드 500 인덱스 펀드(Vanguard 500 Index Fund)가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시장이 침체기에 빠져들자 수익률 순위 하위 20퍼센트까지 밀리고 말았던 것은 이를 입증하는 좋은 사례다. (122-123쪽)

이런 비슷한 이야기를 어디선가 다른 곳에서도 읽은 것 같은데, 어딘지…

독서 노트: 초간단 대출 - 더치페이 금융

Posted on March 05, 2010

철수는 모임에 자주 나갑니다. 이런저런 모임으로 일주일에 2-3번은 저녁마다 바쁩니다. 다행히 모임은 모두 다 더치페이입니다. 철수는 만날 때마다 모임 비용을 n분의 1하여 돈을 걷습니다. 그리고, 신용카드로 식대를 결제합니다. 이렇게 해서 돌리는 돈이 쏠쏠합니다.

즉 더치페이의 계산을 신용카드로 하게 되면 현금이 한 푼도 빠져나가지(cash out) 않는 대신 현금이 오히려 들어오는(cash in) 상황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캐시 플로우의 사고방식이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현금’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것이다. 똑같이 술자리에 참석했는데도 (철수 친구들은) 50만원이나 차이가 난다.
더치페이에서 계산하는 역을 맡음으로써 캐시 플로우가 훨씬 좋아졌다는 것을 여러분도 한 눈에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카드지불의 이점을 십분 발휘하여 돈을 버는 ‘더치페이 금융’이라는 게 있다…
이렇게 하면, 빠져나간 돈과 더치페이를 통해 번 돈이 상쇄되어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가 된다. 이 작업을 만복해 나가면, 이론상으로 최초의 더치페에이서 번 돈(앞서 소개한 경우라면 45만원)을 계속해서 ‘무이자’로 빌리는 시스템을 만든 셈이 된다.(야마다 신야 지음, 하연수 옮김, 동네 철물점은 왜 망하지 않을까? 121-122쪽)

각자 5만원씩 내는 사람 10명이 모인 경우라고 가정한거죠.

흔히 우리가 재무제표라고 부르는 것에는 대차대조표, 이익계산서, 현금흐름표가 있습니다. 그냥 평범한 직장인이 재무제표 개선을 통해 재무 상황을 개선하는 방법에는 대차대조표 개선(주택이나 주식과 같은 자산과 대출과 같은 부채의 비율 등을 조절하기), 이익계산서 개선(연봉 높여 받기 또는 비용 절약하기)도 있을 수 있지만, 위의 경우처럼 현금흐름표 개선 방법도 있습니다.

저자는 덤으로 개인의 가계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는 연봉도 아니고, 이익도 아니고, 현금잔고도 하니고, 바로 ‘프리 캐시 플로우(Free Cash Flow)’ 즉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돈의 액수’라고 단언합니다 (128쪽). 그런 점에서 보자면 철수는 연봉을 높이지도 않고, 주택이나 주식을 사지도 않았으면서 개인의 재정 상황을 아주 좋게 한거죠. 간단한 기술로… 게다가 이렇게 쌓이는 인맥도 만만찮다는… 솔직히 웬만한 제1 또는 제2금융권에서 돈 빌린 것 보다 훨씬 낫다는거죠. 계속 돌릴 수도 있고, 따지고 보면 카드깡보다도 훨씬 낫겠죠. 대출이라는 인식만 분명하다면요…

회사와 개인에서 프리 캐시 플로우를 계산하는 공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회사의 프리 캐시 플로우 = 영업활동에 의한 캐시 플로우 + 투자에 의한 캐시 플로우
개인의 프리 캐시 플로우 = 일상적인 현금의 입출금 + 장래를 위한 현금의 입출금 (상동)

이외에도 나름 재미 있는 이야기들이 몇 가지 숨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항공사에서 “50명 중에 1명이 무료”라는 캠페인을 한다고 해 보죠. 이렇게 하면, 사람들은 좋아 하겠죠. 나름 확률이 높으니까요. 그런데, 회사 입장에서 보면, 솔직히 5% 정도 디스카운트를 해도 표시도 나지 않는 세상에서 이렇게 겨우 2% 디스카운트 하고도 생색은 생색대로 낼 수 있는거죠. 복권이 나름대로 소비자나 회사 모두에게 윈윈이 될 수 있는 상황인거죠 (138쪽).

그리고, 지난번에도 전수조사와 구별되는 가설검증법 이야기 를 했는데, 회계사들이 사용하는 감사에도 이와 비슷한 방법을 쓰기도 하네요. 저자의 말로는 “나무를 꼼꼼히 살펴서 숲의 전체적인 상황을 파악하는 접근법” 내지는 리스크 어프로치라고 하기도 하구요, 또

유명한 예술품을 감상할 때도, 전체적으로 뭐가 대단한지 잘 모를 경우에는 특정 부분을 집중해서 살펴 보기 바란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라면, 우선 그녀의 손을 꼼꼼히 살펴 보면 이 작품이 얼마나 대단한 작품인지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111쪽).

이와 비슷한 방법으로 “외상 매출품 회전기간(외상매출금/매상)”같은 간단한 기술로 어느 나무를 가장 먼저 살펴 봐야 하는지, 즉 어느 달에 가장 특이한 현상이 많은지를 잡아 내서 그걸 집중적으로 탐문하는 전술같은 걸 쓸 수 있다는거죠.

날도 나름 따뜻해졌는데, 책 한권 들고 나가서 햇볕 쐬면서 독서나 하고 싶다면, 나름 추천할 만한 책입니다. 두어시간이면 대충 읽어 볼 수 있고, 다음번 회의때는 회계에 대해서도 나름 한 두마디 아는 척 끼어 들 수도 있겠죠.

부동산 거품은 빌 클린턴의 작품?

Posted on December 20, 2008

뭐, 꼭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더 중요한 요인(예를 들면 낮은 이자율)도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1996년 대선 기간 동안 밥 돌은 자본소득세를 감세하겠다고 했죠. 그래서, 클린턴 대통령은 어쩔 수 없이(!) 부동산에 관한 자본소득세 면세정책을 제안하고, 이것은 1997년 Taxpayer Relief Act로 실현됩니다.

The provision — part of a sprawling bill called the Taxpayer Relief Act of 1997 — exempted most home sales from capital-gains taxes. The first $500,000 in gains from any home sale was exempt from taxes for a married couple, as long as they had lived in the home for at least two of the previous five years. (For singles, the first $250,000 was exempt.) (NYT, Tax break may have helped cause housing bubble )

그러니까, 5십만불까지는(미혼인 경우에는 25만부까지는) 부동산과 관련된 자본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건데, 이 금액을 넘는 자본소득을 얻는 부동산은 전국적으로 5% 미만이었다는거군요. 조세 전문가들은 다른 이유에서 이 법을 지지했구요… 예를 들어, 자본소득에서는 지출을 빼야 하는데 집을 개선하기 위해서 쓰는 돈을 몇십 년 동안 얼마나 썼는지 기록을 유지해야 한다면 이건 완전히 악몽이라는거죠… 더 큰 이유도 있겠지만(낮은 이자율과 개선된 금융공학) 이 법은 적어도 사람들이 뻔질나게 이사다니게 만들었고, 그 결과 요즘 터진 부동산 거품을 만든 출발점 내지는 적어도 큰 기여를 했다는거죠. NYT에서는 이 말을 한 사람이 노벨경제학을 받은 버논 스미스와 Federal Reserve의 Hui Shan의 이야기를 인용합니다. 먼저 뒷사람부터…

Perhaps the most detailed analysis of the provision has been the study by a Federal Reserve economist, Hui Shan, who did the analysis while at M.I.T. Ms. Shan looked at homeowners with significant equity gains, before and after 1997, and compared the likelihood of their selling their house. Her study covered 16 towns around Boston and took into account a host of other factors, like the general rise in home prices at the time.
Among homes that had appreciated less than $500,000, she concluded that the change caused a 17 percent increase in sales in the decade after 1997. Before the law changed, many people apparently avoided paying the tax by simply staying in their homes.
Ms. Shan also found that sales actually declined among homes with more than $500,000 of gains after the law passed. (Under the new law, couples have to pay taxes on gains above $500,000, even if they roll all those gains into a new house.) Nationwide, however, less than 5 percent of home sales over the last decade had gains of more than $500,000, according to Moody’s Economy.com. (NYT, 상동)

그리고, 버논 스미스도 비슷한 주장인데, 다음과 같은 문장이 눈에 띄는군요.

Unlike the latest housing bubble, the stock market “excesses” of the 1990s financed thousands of new ventures, some of which found innovative ways to manage the proliferation of new technologies. The result: astonishing, long-term increases in productivity still evident in the most recent quarter.
Adam Smith in his “The Theory of Moral Sentiments” (1759) saw the subtle truth that consumption by the rich has little effect on the welfare of the poor. That’s because the income of the rich is largely invested in the tools and knowledge of production, which provide future long-term value for everyone: “The rich only select from the heap what is most precious and agreeable . . . though they mean only their own conveniency . . . [and] . . . the gratification of their own vain and insatiable desires, they divide with the poor the produce of all their improvements.”
Expenditures on housing construction are not “improvements” yielding increased productivity and future new wealth to be divided with the poor. They are more akin to satisfying government-subsidized vanity. (The Clinton housing bubble )

그러니까 주식시장 거품은 적어도 기술혁신과 경제발전을 가져오는 한에서는 부동산거품보다는 낫다는거죠. 아담 스미스가 “도덕감정론”이라는 책에서 했다는 말이 눈에 띄네요. 부자가 돈을 써봐야 가난한 사람들은 별로 도움이 안된다는거죠. 왜냐하면 부자의 소득은 도구와 생산수단에 투자가 되기 때문인데, 이것은 장기적으로 만민에게 도움이 되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라구요… 왠지 보이지 않는 손처럼 특정한 행위의 의도된 결과와 의도되지 않은 결과를 나누어서 살펴 보려는 태도의 단초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왠지 요즘 상황에는 잘 맞지 않는 것 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적어도 돈이 많은 사람이 적어도 뭔가 조금 더 생산적인 곳에 돈을 쓰도록 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귀기울여 들을 필요가 있기도 하고, 그러네요…

탐욕 때문이 아니면 집단적 멍청함 때문?

Posted on December 18, 2008

한 동안(한 2주) 글을 안썼더니 RSS 가입자 수가 900을 넘어섰네요… 역시 입닥치고 있으라는 뜻인지… 그냥 내친 김에 올해 말까지 하나도 안쓰면 1,000명을 넘길지도…

금융위기와 관련해서 내가 가장 듣기 싫어하는 이야기가 바로 이게 다 “투자자의(또는 월스트리트의, 은행의, 신용평가기관의, 모든 인간의) 탐욕때문이라는거죠. 내가 아는 한은 지난 몇만 년간 이 탐욕은 변함이 없었죠. 지난 몇십년 새에 탐욕이 결정적으로 늘어났다는 증거가 없는 한은 “탐욕”은 어떤 위기의 원인도 아니죠.

이 부분까지는 똑같이 이야기를 하는 이 하나 올라와서 짧게 인용해 봅니다. 그 까지는 좋은데, 그는 대신 이게 다 컴퓨터때문이라고 주장하는군요.

It is when we examine the combined impact of all of this innovation on our financial markets over the last decade that we see the result was massive collective stupidity. (For those of you who would like to suggest that greed is the culprit – I will assert that that function has been constant since the beginning of time and is irrelevant in explaining the source of this crisis) (Computer and the Internet made the markets historically stupid )

무슨 말인고 하면, 복잡한 금융모델을 사용하면서 그게 뭔지 아는 사람이 아주 적어져서 마치 월스트리트의 비밀결사처럼 되었다는 것 하구요(그러니까 알아야 되는 보스들은 마치 영화 친구에 나오는 명대사처럼 “쪽팔려서” 모른다는 말은 안하고 차라리 죽는 것을 선택한다는거죠), 그리고 값싼 인터넷 주식거래 때문에 중개인들이 다 죽어서 암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시장에서 활개를 치게 됐다는거죠. 이 부분은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쪽팔리는” 것이 세계적 금융위기의 원인이라는 이야기도 좀 웃기고, 공짜 인터넷 주식거래 이전에는 진짜로 똑똑했던 중개인들이 멍청한 짓을 못하도록 막았다는 “아 옛날이여” 식의 판단도 경험적 증거도 부족할 뿐더러 지금 경제위기에서 주식은 논욉니다. 주식시장도 타격을 입었지만, 주식시장이 지금의 위기를 야기한 원인은 절대로 아니라는거죠. 아무리 개인들이 주식시장에서 멍청하게 놀았다고 하더라도, CDO, CDO 스퀘어같은 채권시장이나 CDS 같은 파생상품 시장은 여전히 그들만의 리그였고, 여기서 문제가 시작됐죠.

그냥 개인의 탐욕은 원인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는 데까지 동의해서 인용해 봤습니다. 만약 그렇게 생각한다면 자본주의 때려쳐야죠. 아담 스미스는 바로 이 탐욕(이기심) 때문에 자본주의는 다 잘 될거라고 했으니까요…

부분적으로는 동의하지만 결론적으로는 동의할 수 없는 이야기 또 하나. 금융위기 때문에 미국이 금융 초강대국이 되었다는 이야기 소개합니다.

Contrary to popular opinion, the current crisis has very little to do with the Armageddon that Nouriel Roubini, professor of economics at New York University, predicted over the past few years. In his mind, the widening US current account deficit would eventually top the willingness of the rest of the world to fund it, causing the US dollar to crash while long term interest rates on US Treasury bonds would soar.
That has little to do with this crisis: the US has become the only remaining super-borrower, able to issue thousands of billions of dollars in debt at record low rates while the dollar strengthens. People are unwilling to lend to almost anybody except for the US Treasury. This has allowed the US to provide – at record low cost – about $5,000bn (£3,325bn, €3,700bn) to bail out its financial system and organise a Keynesian reflation of its economy.
At the same time, fairly well behaved countries such as Brazil, Colombia, Mexico, Peru, South Africa and Turkey have essentially lost access to external finance. (The crisis gives US new financial power )

옛날에, 아주 옛날에 부패(정경유착)에 대해서 잠깐 고민해본 적이 있었죠. 박정희 정권이 사라진 이후 한동안 한국의 부패 규모가 증가했었죠(부패를 어떻게 측정하는지 하는 것은 좀 어려운 문제죠. 그냥 그렇다치고…) 그 이유에 대해서 저는 정치권과 경제권 사이의 부패(정경유착)을 하나의 생태계라고 보면, 박정희 정권 당시에는 안정적인 생태계가 있었는데(정치권과 경제권 사이에 오고가는 것이 안정되어 있었는데), 이 시스템이 붕괴할 때는 양방향 채널이 동시에 붕괴하지 않았다는 식으로 해석했습니다. 그러니까, 이를 테면 경제권에서 정치권으로 흘러가는 채널은 유지가 됐는데, 역으로 정치권에서 경제권으로 흘러가는 채널은 막혀 버린거죠. 뭐, 확정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제법 그럴 듯한 생각이었죠. 당시에는 꽤 그럴듯해 보였습니다. 이 가설을 어떻게 검증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하다가 OTL하긴 했었지만… 지금도 비슷한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미국달러만 찾고, 모두가 미국국채만 찾는 이유는 그 이외의 안전자산이 사라졌기 때문이라기보다는(물론 이 이유도 있겠지만) 과거에도 그랬기 때문이죠. 그러니까 “관성의 법칙” 때문이라는거죠. 과거의 시스템 하에서는 중국과 같은 나라에서 미국에 수출해서 돈을 벌면 이걸로 안전한 미국에 투자하고, 그러면 미국에서는 다시 중국과 같은 소위 말하는 “이머징 마켓”으로 재투자하는… 하나의 순환계가 만들어져 있었던 것이고, 여기에서 미국은 “세계의 금융허브” 역할을 했었던거죠. 만약 이런 시스템이 망가진다면, 당장 양방향 채널이 막혀버리지는 않겠죠. 대신 다른 대책이 없으니까 결국 중국 등과 같은 이머징 마켓에서는 다른 대안을 찾을 때까지는 당분간 미국으로 계속 유입이 되겠죠. 그런데, 문제는 과거에는 “이머징 마켓 투자” 등의 형태로 다시 이머징 마켓으로 나가는 채널이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되는(왜냐하면 당장 미국 내의 유동성 문제를 잡아야 하니까) 현상이 생기는 것이고, 그러면 한동안은 순환계의 한쪽고리만 작동하는 형태가 유지되겠죠… 만약 그렇다면, 미국의 제로금리와 quantitative easing과 헬리콥터 벤의 효과는 시간이 좀 지나서 나타나겠죠.

마지막으로 quantitative easing이 과연 제대로 효과를 나타낼지에 대한 글 인용 하나…

It is a matter of debate whether or not quantitative easing had much impact on the Japanese economy, even though it coincided with the longest expansion in Japan’s post world war two history (2002-2007). But, I think not.
Quantitative easing was nearly irrelevant to the expansion of real economic activity that began in 2002. The expansion was largely self-financed by corporations’ free cash flow and therefore not constrained by an absence of banks’ lending.
Neither were there big liquidity problems in Japan to be solved by quantitative easing. Capital injections and guarantees to the banks had largely cured them well before the process began.
Money market rates were already low and their spreads were tight to the policy rate. High oil and other input prices ended headline consumer price index deflation, but the CPI less food and energy continue to be nearly flat even now.
This makes it hard to argue that quantitative easing ended deflation; high oil prices did that. Meanwhile, the economy cured on its own most of the structural problems such as excess capacity and too much debt associated with the deflationary environment.
However, the bond market during quantitative easing was anything but smooth. The process ignited a bond bubble, whose eventual collapse destabilised financial markets, even threatening Japan’s hard-earned economic recovery. Long- term interest rates began to plummet in the spring 2002, with 10s reaching 0.48 per cent in June 2003, down 120 basis points over the year.
The yield curve experienced a rolling flattening in which successively longer maturities tightened down on the zero policy rate.
When the bond-bubble burst in June 2003, rates soared and the curve steepened sharply. This created what in Japan is still known as the Var-shock because of the sudden rise in yields and the accompanying jump in volatility triggered when banks, which were using similar risk management models, tried to dump Japanese government bonds at the same time.
The effects on banks’ earnings were so severe that it raised concerns that the economy would be plunged back into another 1990s-style period of economic stagnation.
About all quantitative easing did on the positive side for Japan was to help the BoJ keep its independence from the politicians by giving the appearance of action. (Quantitative easing: lessons from Japan )

일본의 예를 들어 quantitative easing으로는 디플레이션을 잡을 수 없다는 주장입니다. 꼼꼼히 읽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역시 올해말까지는 한동안 글을 올리지 말아서 구독자 수 1,000명을 넘기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할지도…

우리 아이들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살게 될까?

Posted on December 06, 2008

경제 위기와 관련하여 사실상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제가 생각하는 문제)인 중국과 미국의 관계에 대해서 조금씩 이야기가 나오고 있군요. 이 기사들을 읽으면서 “과연 우리 아이들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살게 될까?”하는 우려인지 걱정인지 호기심인지가 들었습니다.

미국은 중국화폐를 평가절상해야 한다고 하는데, 중국은 오히려 평가절하를 하면서 이건 우리 문제가 아니라 너희들 문제라고, 그러니까 지금 문제는 중국화의 평가절상 문제가 아니고, 오히려 미국이 이자율을 높여야 한다고…

It is hardly going to please Washington, yet some degree of yuan depreciation looks probable, as Chinese leaders scramble to stem mounting layoffs in the country’s primary manufacturing belt. Falling commodity prices act as a safeguard, ensuring that a sliding yuan will not significantly erode domestic Chinese consumer spending power. The yuan’s long-term trend of appreciation is unlikely to be seriously interrupted, though, even as Beijing aims to convert the economy from export reliant to domestic demand driven.
The yuan’s ebb against the dollar this week sparked speculation that Beijing wants give exporters a boost to counter the country’s sharper than expected slowdown. The development worried those on the opposite side of the Pacific eager to narrow the U.S. trade deficit, just as Treasury Secretary Henry Paulson wrapped up annual cabinet-level economic talks Friday with Beijing. The timing of the move may signal a warning to President-elect Barack Obama, who said during his campaign that China manipulates its currency. (See “Reading Obama’s Trade Tea Leaves.”) ...
Though Paulson extracted no commitments on the yuan from Chinese officials, the two countries agreed to have their export-import banks inject $20.0 billion into trade financing since exporters are facing difficulties obtaining short-term financing. China also pledged that foreign banks will be able to trade bonds on the same terms as Chinese banks. (Yuan’s Ebb Prompts U.S. Anxiety )

The US urged China on Friday not to “roll back” the appreciation of its currency that has taken place over the last two years to prevent an even sharper economic slowdown.
Hank Paulson, Treasury secretary, said that the main reason for job losses among Chinese exporters was slowing global demand, not currency appreciation.
“Some people in China, looking at the slowing global economy and seeing what is happening to exports, might blame it on currency appreciation and seek to roll that back,” he said in Beijing. “China understands, as do we, how important currency reform is to rebalancing growth in China…
The two governments warned against the danger of increased protectionism and pledged to boost co-operation to deal with the global financial crisis, promising to make $20bn of trade finance credit available to developing countries struggling to pay for US and Chinese exports.
Mr Paulson said the fiscal stimulus package announced by the Chinese government was “very welcome”. “The Chinese leadership is very focused on what is happening here and will do whatever it takes to maintain growth,” he said.
Chinese officials restated concerns about their heavy exposure to US public debt. Asked about China’s plans for future purchases of US Treasury bonds, Zhu Guangyao, China’s assistant finance minister, said: “We hope the US side will seriously consider China’s concerns and protect the interests of Chinese investors.”
Mr Paulson played down the risks of foreign governments selling out their holdings. ”It is a fact that China is an investor in US securities,” he said. “I do not see any countries with holdings so large that I view it as a threat.” (Paulson urges China not to curb currency )

결국 따지고 보면, 이 문제는 미국과 중국의 관계 문제로 귀결되는 것 같은데… 채권자 중국과 채무자 미국, 지금까지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던 자유와 진보와 민주주의의 국가 미국과 야만과 인권탄압과 공산주의의 나라 중국의 이미지와 어떻게 연결될지… 왜 앞으로 보게 될 세상은 지금까지 알고 있던 세상과는 완전히 다를 것이라는 느낌이 들죠?

추가:

“We hope the US side will take the necessary measures to stabilise the economy and financial markets as well as guarantee the safety of China’s assets and investments in the US,” he said.
The dialogue was dominated by the global crisis. Zhou Xiaochuan, governor of the Chinese central bank, urged the US to rebalance its economy. “Over-consumption and a high reliance on credit is the cause of the US financial crisis,” he said. “As the largest and most important economy in the world, the US should take the initiative to adjust its policies, raise its savings ratio appropriately and reduce its trade and fiscal deficits.” (China lectures US on economy )

[사고실험] 돈의 속도가 갑자기 줄어들면...

Posted on December 01, 2008

며칠간 시간이 날 때마다 생각하던 문제입니다. 요즘 계속해서 스태그플레이션(질나쁜 인플레이션)으로 갈지 아니면 디플레이션으로 갈지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죠. 며칠째 그 이야기만 쓰는 것 같은데, 인플레이션 압력이 너무 강해서 결국은 우리나라같이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나라는 망가질 거라는 주장의 전형적인 예는 아마 다음과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금융위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올 7월부터의 달러강세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미국은 전세계의 달러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여 일부는 증발시키고 있고 또 일부는 은행에 차곡차곡 쟁여놓고 있다 … 특히 ‘버락 오바마’가 취임하게 되면 그 가속도는 무서울 것이다. 말 그대로 헬리콥터에서 달러를 뿌리는 형상이 될 것이며 이것은 결국 달러의 홍수로 인해 유동성 함정의 거대한 둑을 일시에 터뜨려버릴 것이다 … 특히, 한국에게는 그 생사를 가늠할 수 있을만큼 중요하다. 오스트리아학파의 이론대로 화폐증가란 바로 인플레이션이다. 현재 전세계가 공통적으로 앓고 있는 고통은 디플레이션 형태로 나타나고 있지만, 그 현상은 얼마 지나지 않으면 반드시 반전할 것이다. 어떤 논리를 내세워도 엄청나게 늘어난 유동성은 그 둑이 터지는 순간 인플레이션이란 형태로 분출하기 마련이라는 사실을 뒤집을 수가 없다. (왜 지금 일차상품 시장에 주목해야 하는가? )

그럴까요? 뭐, 굳이 반대한다는 뜻이 아니라, 제가 며칠간 생각하던 것을 그냥 일종의 사고실험처럼 같이 한 번 생각해 보자는거죠. 다음과 같습니다.

두 사람이 회사에 다닙니다. 둘 다 100만원의 보수를 받습니다. 그런데, 한 사람은 매달 100만원을 받고, 한 사람은 매주 100만원을 받습니다. 이 두 사람의 수입은 같을까요? 그러니까, 돈의 속도에 따라 같은 돈도 엄청나게 다른 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거죠. 요즘 경제학에서 말하는 돈의 수량 이론 이나 교환등식 에서도 돈의 속도 이야기를 하죠. 다음과 같은 공식과 함께…

MV = PQ

대충 이야기하자면 인플레를 결정하는 것은 통화량 뿐 아니라 돈의 속도도 있다는거죠. 근데, Fed를 비롯하여 어떤 중앙은행도 화폐의 공급량만 통제했지 화폐의 유통속도는 통제하지 못했었죠. 이 화폐의 유통속도를 아주 높여 놓은 것이 자산유동화라는 금융기법이라는 이야기가 분명히 가능하죠. 자산유동화라는 것이 따지고 보면 한 마디로 하자면, 당장 현금화(유동화)할 수 없는 자산의 유동성을 높여 현금처럼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니까요. 그렇다면, 자산유동화 시장(대표적인 MBS 시장과 CDO 시장과 좀 더 멀리 나가자면 스왑과 CDS 시장까지)이 망가진 게 경제를 망가뜨릴 수 있는거죠. 예를 들어서, 친구들끼리 모여서 도박을 하는데, 처음에는 고스톱 같이 화폐의 유통속도가 느린 게임을 하다가, 몇 명이 나가 떨어지고 끝낼 시간이 다가오면 도리짓고땡이나 섯다처럼(심지어는 그냥 뒤집기처럼) 유통속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게임으로 바꾸면 그 자체로 판돈은 커지는 효과가 생기는거죠. 그리고, 서로 빌리고, 빌려주고 하다가 나중에 한 사람이 “돈 없다”고 나가떨어지면 모두들 황되는거죠. 그런게 아닌가라는…

만약 이렇게 보자면, 결국은 TARP니 뭐니 하는 식의 구제금융이 하는 일은 결국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가다가 멈춰 버리는 경제에 윤활유를 뿌리기 위해서 중앙은행으로서는 화폐의 유통속도는 통제하지 못하니, 엄청난 화폐 발행으로 거의 급브레이크를 밟고 멈춰버리는 경제에 윤활유를 뿌리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거죠. 그러니까, 엄청난 규모의 통화량 증대(폭발)이 갖는 효과는 실제로는 인플레를 통해서 디플레를 잡아 보자는 이야기라기보다는 결국 따지고 보면 디플레를 방지하는 정도밖에는 못되는거죠. 앞의 예를 다시 들자면 1주일에 보수를 100만원씩 받던 사람이 앞으로는 한 달에 한 번만 보수를 받으면서 과거의 월금 수준을 유지하려면 받는 돈을 4배로 늘이는 수 밖에 없게 된다는거죠.

여기까지 생각하고 나서, 이렇게 훌륭한 생각을 내가 처음으로 생각해냈을 리가 없다고 생각이 들어 바로 구글에서 찾아 봤죠.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찾았습니다. 먼저 보너스로…

“When money is disembodied – that is, removed from any material basis such as paper or metal – it speeds up. It travels farther, faster. Circulating money faster has an effect similar to circulating more money. Satellit technology now near-the-speed-of-light, round the clock world stock trading, expanding the amount of global money by 5%. Once digital cash goes global, it will further accelerate the velocity of money. Electronic money is as malleable as digitised information…therefore .. you can now ‘hack’ finance.” (A different cost of securitization의 댓글 )
돈이 추상화되면 – 즉, 종이나 금속과 같은 물질적 기반에서 떨어지면 – 그 속도가 높아진다. 돈은 더 빨리 움직인다. 돈을 빨리 돌리는 효과는 더 많은 돈을 돌리는 것과 유사하다. 위성 기술이 이제 거의 빛의 속도를 제공하고, 24시간 주식 거래가 가능한데, 이로 인해서 세계의 화폐의 양을 5% 가량 팽창시킨다. 디지털 현금이 세계화되면 돈의 속도를 더욱 가속화시킨다. 전자 화폐는 디지털 정보와 거의 비슷해지고, 따라서 이제는 “금융”을 해킹할 수 있게 된다.

뭐, 그렇다는거구요… 정작 하고싶은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The growing risk of falling prices raises a challenge for one of the conventional wisdoms of the modern economics profession, and indeed modern central banking: the belief that it is impossible to have deflation in a fiat paper-money system. Yet U.S. core CPI fell by 0.1% month-on-month in October, the first such decline since December 1982.
The origins of the modern conventional wisdom lies in the simplistic monetarist interpretation of the Great Depression popularized by Milton Friedman and taught to generations of economics students ever since. This argued that the Great Depression could have been avoided if the Federal Reserve had been more proactive about printing money. Yet the Japanese experience of the 1990s — persistent deflationary malaise unresponsive to near zero-percent interest rates — shows that it is not so easy to inflate one’s way out of a debt bust.
In the U.S., the Fed can only control the supply of money; it cannot control the velocity of money or the rate at which it turns over. The dramatic collapse in securitization over the past 18 months reflects the continuing collapse in velocity as financial engineering goes into reverse.
True, this will change one day. But for now, the issuance of nonagency mortgage-backed securities (MBS) in America has plunged by 98% year-on-year to a monthly average of $0.82 billion in the past four months, down from a peak of $136 billion in June 2006. There has been no new issuance in commercial MBS since July. This collapse in securitization is intensely deflationary.
It is also true that under Chairman Ben Bernanke, the Federal Reserve balance sheet continues to expand at a frantic rate, as do commercial-bank total reserves in an effort to counter credit contraction. Thus, the Federal Reserve banks’ total assets have increased by $1.28 trillion since early September to $2.19 trillion on Nov. 19. Likewise, the aggregate reserves of U.S. depository institutions have surged nearly 14-fold in the past two months to $653 billion in the week ended Nov. 19 from $47 billion at the beginning of September.
But the growth of excess reserves also reflects bank disinterest in lending the money. This suggests the banks only want to finance existing positions, such as where they have already made credit-line commitments. (The Fed is Out of Ammunition )

그러니까 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통화주의에서는 fiat money system 하에서는 통화량 공급을 통해서 인플레를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통화량을 통해서 역으로 인플레를 유발할 수도 있고, 이것이야말로 디플레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이라고 생각하는데, 과연 그럴까라는거죠. MBS 발행액이 98%가 줄어들었는데, 이것은 결국은 화폐의 유통 속도를 엄청나게 떨어뜨리고 있다는거죠.

따지고 보면, 결국 구제금융이 하는 역할이라는게 결국은 가능한 적은 사람이 망하게 하면서 지금의 판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고, 통화남발이라는 것은 결국은 거의 멈춰 버린 유동화시장의 화폐의 유통속도를 보충하는 것이 아닌가라는거죠. 그리고, 앞으로 미국의 과제는 결국은 가능한 적은 사람이 망하게 하면서 지금 엄청난 규모로 팽창되어 있는 신용 시장을 스케일-다운하는 것이라면, 그게 (케인즈주의적) 재정정책이 됐건 (통화주의적) 통화정책이 됐건 간에 디플레이션의 압력을 저지하고, 다시 인플레이션을 일으킬 수준으로 가기에는 뭔가가 부족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거죠. 그리고, 지금 팽창하는 통화도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실제로 시장으로 흘러 들어오기보다는 결국 지금까지 있었던 포지션을 유지하고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쌓아 놓은 데에만 사용되는 차원을 넘어서지 못한다면야…

결론은 앞에서 인용한 글처럼 통화 팽창이라는 엄청난 인플레 압력이 있으므로 앞으로는 엄청난 인플레가 있을 것이라는 결론으로 성급하게 뛰어들기 전에 자산유동화와 화폐의 유통속도라는 관점에서 다시 한 번 곰곰히 생각해 봐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거죠. 정확하게 생각하고 계산기 두드려본 것은 아니지만, 왠지 지금 수준의 통화 팽창은 지금까지의 기조를 유지하기에도 벅찰 것 같다는… 그리고 통화팽창 만으로는 자산유동화라는 금융공학의 쾌거가 만들어 낸 화폐의 가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을 것 같다는 느낌이…

스태그디플레이션?

Posted on November 28, 2008

아래 글 에서 한국이 D(디플레이션)으로 갈지 S(스태그플레이션)으로 갈지에 대해서 입장이 나뉘어있는 것 같다고 말했었는데, 굳이 한국 이야기는 아니지만, 루비니 교수는 스태그-디플레이션 이라는 말을 사용했군요.

The U.S. economy is confronting a toxic mixture: deflation, a liquidity trap and debt deflation, as well as rising household and corporate defaults. Put plainly, the signs of a “stag-deflation” — a deadly combination of stagnation/recession and deflation — are now clear. (Forbes )

별다른 이야기는 아닌 것 같구요, 대체로 유동성의 덫 이야기나 채무의 디플레이션(자산이 디플레이션으로 가면 당연한 것 아닌지), 그리고 이에 따른 기업과 가계의 파산의 증가(이것도 채무가 D로 가면 당연한 것 아닌지…) 현상을 “스태그-디플레이션”이라고 이름지었는데, 결국 “스태그”라는 말을 추가함으로써 D 더하기 실업과 파산의 증가(그리고 성장의 정체)를 말하려고 한 듯 한데 그렇지 않은 D가 있나 싶긴 하네요.

D라는 건 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물가와 자산가치가 하락하는거죠. 그래서 여기에 대한 최선의 대응은 그저 현금을 쥐고 있는거죠. 반대로 S가 되면 (스태그플레이션은 악질 인플레이션이니까) 자산가치와 물가가 올라갈 것이니 최선의 대응은 (미네르바가 말하는 것처럼) 무조건 라면이나 쌀 같은 물건을 쌓아놓는거죠. 그러면, 스태그-디플레이션으로 가면 자산가치는 하락하고(여기에 대해서는 아무도 이견이 없죠) 물가는 상승한다는 뜻? 그러니까, 집이나 주식이나 그런 것들의 가격은 하락하고, 물가는 상승한다는 과연 이런 현상이 가능할까요? PER이니 PBR이니 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회사를 그 회사가 가지고 있는 (부동산 같은) 자산과 재고물품의 창고로 보자는 말인데… 구성품의 가격은 상승하고, 그 총합의 가격은 떨어지는 일이 과연 생길까요? 아니면, 루비니 교수가 스태그-디플레이션이라고 해서 이야기하려는게 정상적인 상황이라면(그러니까 지금 같이 미친 상황이 아니라) 성장이 가능하고, 회사와 개인의 파산은 없고, 실업도 없고, 그러면서 자산가치만 하락하는 디플레이션이 가능하다는 뜻? 잘 모르겠네요.

그 글의 나머지 이야기는 저도 앞에서 간단히 읽어 본 2002년 버냉키 연설 의 요약입니다. 그러니까, 거기에 D로 갈 때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정책이 다 들어 있는 FM 매뉴얼이라는 뜻… 마지막으로 그가 내 놓은 해법은 큰 차이는 없습니다. 요즘같은 때에는 누구도 대안 이야기를 하면 별 대책이 없는 듯 합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그래서 어쩌라구?”라는 질문인데…

Thus, dealing with this deadly combination of deflation, liquidity traps, debt deflation and defaults that I termed a global stag-deflation may be the biggest challenge that U.S. and global policy makers have to face in 2009.
It will not be easy to prevent this toxic vicious circle unless (1) the process of recapitalizing financial institutions via temporary partial nationalization is accelerated and performed in a consistent and credible way; (2) such actions are combined with massive fiscal stimulus to prop up aggregate demand while private demand is in free fall; (3) the debt burden of insolvent households is sharply reduced via outright large debt reduction (not cosmetic and ineffective “loan modifications”); and (4) even more unorthodox and radical monetary policy actions are undertaken to prevent pervasive deflation from setting in.

요약하자면, (1) 지속적이고 신뢰를 주는 금융기관의 잠정적, 부분적 국유화, (2) 총수요 진작을 위한 대규모 재정지출, (3) 가계채무의 감소, (4) 기타 지금까지 생각해보지 못한 다양한 정책들… 이런 정도는 뭐…

한편으로는 이론물리학의 경제학, 특히 고전경제학, 특히 그 가운데에서도 평형이론에 대한 공격이 더 거세지는군요.

Well, part of the reason is that economists still try to understand markets by using ideas from traditional economics, especially so-called equilibrium theory. This theory views markets as reflecting a balance of forces, and says that market values change only in response to new information — the sudden revelation of problems about a company, for example, or a real change in the housing supply. Markets are otherwise supposed to have no real internal dynamics of their own. Too bad for the theory, things don’t seem to work that way.
Nearly two decades ago, a classic economic study found that of the 50 largest single-day price movements since World War II, most happened on days when there was no significant news, and that news in general seemed to account for only about a third of the overall variance in stock returns. A recent study by some physicists found much the same thing — financial news lacked any clear link with the larger movements of stock values.
Certainly, markets have internal dynamics. They’re self-propelling systems driven in large part by what investors believe other investors believe; participants trade on rumors and gossip, on fears and expectations, and traders speak for good reason of the market’s optimism or pessimism. It’s these internal dynamics that make it possible for billions to evaporate from portfolios in a few short months just because people suddenly begin remembering that housing values do not always go up.
Really understanding what’s going on means going beyond equilibrium thinking and getting some insight into the underlying ecology of beliefs and expectations, perceptions and misperceptions, that drive market swings. (The Economy Does Not Compute )

요약하자면, 지금까지 평형이론에 따르면 시장이란 외부 자극이 없으면 가만히 균형상태에 있다가, 외부에서 자극(뉴스같은 것)이 들어오면 비로소 움직이고, 다시 평형상태를 되찾는 수동적이고 멍청한 존재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시장은 그 자신의 동력과 힘이 있는 살아있는 유기체라는거죠.

금융위기에서 수학과 과학의 역할

Posted on November 27, 2008

금융 위기는 누구의 잘못으로 일어났을까요?

물론, 이익이 나면 크게 보너스를 받고 손해가 나면 회사 그만두면 되는(그리고 딴데 가면 되는) 은행의 욕심꾸러기들이겠죠. 그리고, 이들을 그냥 풀어 놓은 규제당국의 문제죠. 오히려 이들을 부추긴 정치인들도 있구요… 그런데, 과학과 수학과 통계학은 아무 문제가 없었을까요?

오래전부터 스스로 물어 보고 있었던 질문인데, 오늘 Scientific American에 실린 글 을 읽고 정리하는 차원에서 한 자 적어 놓습니다. 사실, 이것은 계속 마음 속으로 생각하고 있던 질문인데, 뭐 아직은 아무 답도 없고 해서 그냥 생각만 하고 있었죠. Scientific American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The software models in question estimate the level of financial risk of a portfolio for a set period at a certain confidence level. As Benoit Mandelbrot, the fractal pioneer who is a longtime critic of mainstream financial theory, wrote in Scientific American in 1999, established modeling techniques presume falsely that radically large market shifts are unlikely and that all price changes are statistically independent; today’s fluctuations have nothing to do with tomorrow’s—and one bank’s portfolio is unrelated to the next’s. Here is where reality and rocket science diverge. Try Googling “financial meltdown,” “contagion” and “2008,” a search that reveals just how wrongheaded these assumptions were. (After the Crash: How Software Models Have Doomed the Markets )

그러니까, 소프트웨어 모델(엄밀하게 말하자면 리스크를 계산하는 데 사용되는 통계 모델)의 가장 큰 문제가 (1) 급진적인 시장의 변동은 불가능하다는 가정과 (2) 가격의 변동은 통계적으로 독립적이라는(그러니까 되먹임이 불가능하다는) 두 가지 크게 틀린 가정이 있기 때문에 결국 금융 위기는 금융공학에서 사용하는 모델의 속성상 생길 수 밖에 없고, 계속해서 앞으로도 생길 수 밖에 없다는 말이죠.

위의 글에서는 프랙탈의 선구자 Benoit Mandelbrot가 1999년에 한 이야기라고 하는데(구글에서 찾아도 그 기사는 나오지 않네요), 저는 이 이야기를 진지하게 주장한 것은 2007년 Richard Bookstaber가 쓴 A Demon of Our Own Design 이라는 책에서 본 적이 있었습니다.

Just look at the environment that has precipitated these major meltdowns. For the crash of 1987, it was hard to see anything out of the ordinary. There were a few negative statements coming out of Washington and some difficulties with merger arbitrage transactions—traders who play the market by guessing about future corporate takeovers. What else is new? The trigger for the LTCM crisis was something as remote as a Russian default, a default we all saw coming at that. Compare these with the market reaction to events that shook the nation. After 9/11, the stock market closed for a week and reopened to a drop of about 10 percent. This was a sizable decline, but three weeks later the Dow had retraced its steps to the pre-9/11 level. Or go back to the assassination of President John F. Kennedy in 1963 or the bombing of Pearl Harbor in 1941. Given the scope of the tumult, the market reactions to each event amounted to little more than a hiccup …
This is not the way it is supposed to work. Consider the progress of other products and services over the past century. From the structural design of buildings and bridges, to the operation of oil refineries or power plants, to the safety of automobiles and airplanes, we learned our lessons. In contrast, financial markets have seen a tremendous amount of engineering in the past 30 years but the result has been more frequent and severe breakdowns.
These breakdowns come about not in spite of our efforts at improving market design, but because of them. The structural risk in the financial markets is a direct result of our attempts to improve the state of the financial markets; its origins are in what we would generally chalk up as progress. The steps that we have taken to make the markets more attuned to our investment desires—the ability to trade quickly, the integration of the financial markets into a global whole, ubiquitous and timely market information, the array of options and other derivative instruments—have exaggerated the pace of activity and the complexity of financial instruments that makes crises inevitable. Complexity cloaks catastrophe.

이 책의 제1장은 Seeking Alpha 에서 읽거나 pdf 다운로드 받을 수 있습니다. 대충 요약하자면,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서 다양한 금융기법과 모델을 개발했는데, 결국 심각한 금융위기는 바로 그 모델 때문이라는거죠. 그래서 책 제목도 “A Demon of Our Own Design” 그러니까 우리가 만들어낸 악마라는거죠.

이 글을 쓴 Richard Bookstaber는 MIT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은 다음 주로 투자은행과 헤지펀드에서 리스크 관리 관련 업무를 한 소위 말하는 quant죠. 그는 1987년의 금융위기는 결국 포트폴리오 보험(portfolio insurance) 때문에 생겼다고 주장하죠. 포트폴리오 보험이라는게, 결국은 자기가 가진 주식의 가치를 파생상품으로 헷지하는 건데, 1987년의 경우 파생상품시장이 선물시장보다 빠르기 때문에 (첫째는 이건 뉴욕과 시카고의 지리상의 차이이고, 둘째는 이건 선물이 속성상 현물보다 빠를 수 밖에 없다는거죠), 그 마찰에 인해서 생겼다는거죠. 그리고, 그 마찰이 자기되먹임 과정을 통해서 결국 아주 사소한 오류 내지는 가격차이를 시장이 감당할 수 없는 위기로 끌고갔다는거죠. 그리고, 그 이유는 결국 따지고 보면 금융공학에서 사용하는 모델이 연속성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그 모델을 모든 사람이 사용한다고 하면, 불연속성이 발생하면(1987년의 경우에는 금융위기가 생긴 것은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에 지난 주말과의 사소한 가격 차이가 출발점이었다는거죠), 그 불연속성이 증폭되고, 강화되는 과정으로 갈 수 밖에 없다는거죠.

그가 말하는 1987년의 금융위기가 결국 카오스 이론에서 말하는 싱귤레러티와 자기되먹임과 프랙탈 때문에 발생했다는 이야기는 이견의 여지가 많고, 그렇게 동의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래도 그가 주장하는 1987년의 금융위기와 포트폴리오보험이라는 상품 사이에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이야기는 아주 많은 사람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수긍하는 이야기입니다.

이번 금융위기의 원인은 파생상품이라기보다는 구조화금융이라고 볼 수 있겠는데, 여기에도 결국은 똑같은 금융공학의 모델의 오류가 포함된 것일까요? 아니면 전혀 다른 종류의 구조화금융 자체의 모델의 오류, 또는 그 둘의 결합과 카오스?

나중에 이 금융 위기가 지나고 나면 한 번 곰곰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입니다. 또 앞에서도 말한 블랙 스완 이야기와도 어떻게든 관련이 될거구요. 그나저나 만델브로트가 여기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했다는 것은… 전혀 뜻밖이네요.

디플레이션 하에서 통화정책의 한계와 재정지출

Posted on November 24, 2008

금융에서 가장 특이한 (그리고 가장 중요한) 현상은 바로 비대칭성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앞에서도 공매도 이야기할 때 한 이야기지만, 주가는 마이너스가 될 수 없다든지, 아니면 마이너스 이자율은 불가능하다든지… 이 점이 이자율 조절을 통한 통화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에 아주 큰 장벽이죠. 특히 (지금까지는) 아주 드문 현상인 디플레이션, 그러니까 D(왜 이런걸 약자로 쓰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가 이야기되기 시작할 때는요.

오늘 오바마는 재정지출을 확대하겠다 고 발표했죠. 케인즈주의자이건 아니건 신자유주의자이건 통화주의자이건 세계화주의자이건 시카고학파건 결국 D가 되면 답은 똑같아진다는거죠. 이걸 이해하려면 먼저 D가 뭔지를 이해해야 하는데, 이건 말 그대로 인플레이션의 반대죠. 인플레이션이 물가와 자산 가격의 상승이라면, 디플레이션은 물가와 자산 가격의 하락이라는… 근데, 앞에서 말한 비대칭성 때문에 정책 대응은 인플레에 대한 정책적 대응의 반대가 될 수는 없죠.

FRB의 통화정책이라는게 간단히 말해서 인플레가 우려되면 (그러니까 돈이 많아지면 인플레가 생기니까) 돈의 공급량을 줄여야되고, 그래서 이자율을 높이는거죠. 그러면 시중의 돈이 높은 이자율을 바라고 들어오니까요… 반대로 디플레가 우려되면 (그러니까 돈이 적어지면 디플레가 생기니까) 돈의 공급량을 늘여야되고, 그래서 이자율을 낮춤으로써 시중에 돈이 돌게 하는거죠. 이런 맥락에서 보자면 그린스펀이 맨날 이자율만 낮춰서 그린스펀 풋 이라는 말도 생길 정도였고, 이게 버냉키에게까지 이어져서 요즘은 버냉키 풋이라는 말이 생긴다는 것도 결국은 디플레에 대한 우려가 지난 몇십년간 미국 전체에 걸쳐서 있었다는 뜻? 그리고 그린스펀 풋이라는 것도 단순한 금융권의 장난에 따른 대응과 거품에 대한 대응이라면 오히려 반대로 이자율을 높여서 거품이 터지도록 해야지 계속 거품이 확대재생산되도록 하면 어찌하느냐는 쟁점이 있었던거구요.

문제는 이자율을 낮추고 낮춰도 결국 마이너스 이자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즉 이자율이 0에 도달하고 나면 더 이상은 연준은 총알도 떨어지고 대책이 없어지기 때문에) 그 다음에는 어찌할지에 대해서 심각한 고민이 생기겠죠. 지금은 그 고민이 현실이 됐지만, 몇 년 전인 2002년에는 상당한 정도 이론적인 고민이었죠. 여기에 대해서 2002년 벤 버냉키는 연설 을 통해, 어차피 금본위제도 아닌 바에야 인쇄술이라는 구텐베르그의 경이적인 발견의 결과, 그냥 돈을 마구 찍어내서 헬리콥터에서 뿌리면 디플레 문제는 없는 문제나 마찬가지라고 이야기를 했죠. 그리고, 그 때문에 벤 버냉키의 별명이 바로 “헬리콥터 벤”이 됐구요. 디플레이션의 문제에 대해서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The sources of deflation are not a mystery. Deflation is in almost all cases a side effect of a collapse of aggregate demand — a drop in spending so severe that producers must cut prices on an ongoing basis in order to find buyers.1 Likewise, the economic effects of a deflationary episode, for the most part, are similar to those of any other sharp decline in aggregate spending — namely, recession, rising unemployment, and financial stress.
However, a deflationary recession may differ in one respect from “normal” recessions in which the inflation rate is at least modestly positive: Deflation of sufficient magnitude may result in the nominal interest rate declining to zero or very close to zero.2 Once the nominal interest rate is at zero, no further downward adjustment in the rate can occur, since lenders generally will not accept a negative nominal interest rate when it is possible instead to hold cash. At this point, the nominal interest rate is said to have hit the “zero bound.” (2002년 11월 21일 연설 )

그리고, 금본위제도 아닌바에야 정부에서 원하기만 한다면 인플레이션은 얼마든지 만들 수 있는건데 디플레이션 문제를 왜 걱정하냐는…

As I have mentioned, some observers have concluded that when the central bank’s policy rate falls to zero — its practical minimum — monetary policy loses its ability to further stimulate aggregate demand and the economy. At a broad conceptual level, and in my view in practice as well, this conclusion is clearly mistaken. Indeed, under a fiat (that is, paper) money system, a government (in practice, the central bank in cooperation with other agencies) should always be able to generate increased nominal spending and inflation, even when the short-term nominal interest rate is at zero.

또 유명한 헬리콥터 이야기도 읽어 볼만 하죠.

Each of the policy options I have discussed so far involves the Fed’s acting on its own. In practice, the effectiveness of anti-deflation policy could be significantly enhanced by cooperation between the monetary and fiscal authorities. A broad-based tax cut, for example, accommodated by a program of open-market purchases to alleviate any tendency for interest rates to increase, would almost certainly be an effective stimulant to consumption and hence to prices. Even if households decided not to increase consumption but instead re-balanced their portfolios by using their extra cash to acquire real and financial assets, the resulting increase in asset values would lower the cost of capital and improve the balance sheet positions of potential borrowers. A money-financed tax cut is essentially equivalent to Milton Friedman’s famous “helicopter drop” of money.

그럼, 이 문제가 이렇게 쉬운데 왜 일본은 10년도 넘게 이 문제를 풀지 못했냐는 문제에 대해서 벤 버냉키는 첫째, 일본은 미국만큼 효율적인 금융시장이 없었기 때문이고 (이 이야기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죠), 둘째는 이런 정책은 정치적으로 인기가 없는 정책이기 때문이라는거죠. 왜냐하면 이런 정책을 쓰면 실업과 파산이 급격하게 증가하기 때문에요. 그리고 이 두 가지 문제는 미국에는 없을 거라는… 그리고 강력한 재정지출까지 함께하면 그 효과는 아주 좋기 때문에 미국에는 D의 문제는 없을거라는거죠. 요즘 같아서는 이 두 가지 때문에 미국이 일본보다 앞서 있다는 결론을 그렇게 성급하게 내리지는 못할 것 같죠. 이게 2002년에 발표한 이야기라는 것은 잊지 말아야겠네요. 순전히 이론적인 관심 때문에…

요즘 주목받고 있는 로렌스 서머스도 재정지출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그 이유는

There are a number of reasons why monetary policy is unlikely to provide stimulus going forwards: (i) It would be difficult to lower interest rates further without putting the US dollar and commodity markets at risk. (ii) In an environment where banks and other firms are constrained by lack of capital, it is not clear that lowering interest rates will have a substantial effect on lending and borrowing. (iii) There are long lags between monetary policy changes and changes in the performance of the economy. As the recent takeover of Fannie Mae and Freddie Mac illustrates, financial authorities will face important challenges simply maintaining adequate liquidity in financial markets in the coming months. (2008년 9월 9일 발표요약 )

이자율을 낮추면 달러가치와 원자재시장이 악영향을 받고, 둘째로는 (이 부분은 우리나라에서도 염두에 두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들지만) 금융기관이 자본금이 없어서 쩔쩔 맬 때 이자율을 낮춰 봤자 돈을 빌려주지는 않을 거라는 거구요, 셋째로는 통화정책의 효과는 꽤 장기적이라는거죠.

결론은, 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거죠. 이제는 진짜로 미국이 일본의 전철을 밞게 되는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겠다는…

참고로 여기서 별로 쓰고싶진 않은 이야기인데, 한국 문제는 좀 더 복잡하죠. 대체로 한국도 D로 갈거라는 이야기(약자 쓰는거 생각보다 편하네요)도 있지만, 미네르바처럼 한국은 결국은 환율이 미치는 영향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S(스태그플레이션, 이건 뭐랄까 성장이 동반되지 않는 질나쁜 인플레이션이죠)로 간다는 이야기도 있고… 이 이야기는 다음에…

워렌 버펫의 굴욕

Posted on November 22, 2008

나: 은행은 그렇게 쉽게 도와주더니 GM은 도와주지 않는게 낫다는 쪽으로 이야기가 기우는 듯…
친구: 그럼 GM도 은행 하면 되겠네?

... 뭐 안될 건 또 없겠죠. 어차피 골드만이나 지니매 나 보험사나 웬만한 회사는 모조리 다 은행을 인수하거나 아니면 은행지주회사를 설립하느라 난린데, 뭐 GM만 은행 안되란 법은 없겠죠. 게다가 선례도 있죠.

포르셰가 헷지펀드들 그렇게 깔끔하게 물먹였을 때 (ugly chart link하얀까마귀 포스팅 ) 누가 그랬었죠. 포르셰는 자동차 전시실이 붙어 있는 투자은행이라고… ㅎㅎ

Porsche, though, has become, in the words of Thorsten Jacobs, a car industry analyst, “an investment bank with a car showroom attached”.

진작부터 은행이었던 시티만 망한거죠.

이 이야기하려던 것은 아니고… 얼마전 한달쯤 전에 워렌 버펫이 뉴욕 타임즈 기사 에서 미국 주식을 사라고 이상한 이야기를 했었죠. 다들 드디어 오마하의 현인도 맛이 갔나보다고 이야기할 때, NakedShorts 에서는 이게 말 그대로 미국 주식을 사라는 뜻이 아니고 미국정부채를 팔라는, 또는 미국정부채를 공매도하라는 뜻이라고 이야기했고,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죠.

Nobody seemed to notice the other side of the memo: sell Treasuries. Which, thanks to the flight-to-safety trade, are perhaps the last bubble intact amidst the financial smeltage. With new supply aplenty assured.

근데, 워렌 버펫 올해 1월경인가 앰백이나 MBIA같은 모노라인들이 맛이 가면서 이 시장에(그러니까 채권보증시장에) 들어간다고 하지 않았었나요? (The Big Picture 기사 및 Bloomberg 기사) 드디어 오늘은 파생상품으로 크게 손실을 봤다는…

Berkshire’s profits fell 77% in the third quarter, to $1 billion, on catastrophe insurance claims and weak equity markets. One thing that tripped it up was exposure to derivatives, for which it had to take a $1.26 billion pre-tax loss.
A big bet on four major stock indexes may be behind the wacky trading in the credit default swap market. Berkshire sold options contracts based on the value of four equity market indexes over the next decade. If the indexes – including the Standard & Poor’s 500 -are below the level they were at when the contracts were written, Berkshire will have to pay out billions. (Betting against Buffett )

게다가, 얼마전 골드만삭스에 투자한 돈이 사실은 투자금이 아니라 현금 담보제공이었다는 흉흉한 소문까지…

Because of its solid-gold credit rating, Berkshire Hathaway was not required to put up collateral to make this trade. But now rumors are flying on Wall Street that the owners of the contracts have demanded that broker Goldman Sachs put up collateral for the rest of the amount due. Since the value of the trade could be enormous, the collateral demands are said to be very large, and fears that Goldman will struggle to make good on its obligation has panicked shareholders.
Indeed one theory making the rounds this week is that Buffett put $5 billion into Goldman at around $125 per share in September not as an investment but to help provide funds for the collateral. (Buffett’s huge derivatives bet proves costly )

이 양반이 정말로 옛날에 파생상품은 대량살상무기(weapons of mass financial destruction)이라는 이야기를 했던 그 사람이 맞나 모르겠네요… 뭐 그냥 그런 소문일수도?

통화스왑의 의미는?

Posted on November 19, 2008

지금까지 통설로 통화스왑은 달러의 기축통화로서의 역할이 약화되고, 여기에서 중국이나 러시아나 산유국의 이탈이 예상됨에 따라 이에 대하여 미국이 달러우산을 제공하여 이런 이탈을 방지하고, (지금은 거의 가능성이 없어 보이지만) 브레튼우즈II를 통한 달러 지위의 유지를 위해 궁극의 대출자로서의 역할을 자임한 착한 일이라는거였죠. 그래서, 한국은행과 미국 Federal Reserve 사이의 통화스왑이 금융외교의 쾌거라는…

그런데, 진실은 뭘까요? 뭔가 이상한 구석이 있다고 생각을 했었죠. 요즘같은 때에는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야 한다는… 오늘 FT Economists’ Forum에 올라온 글 이 꽤 흥미로운 해석을 제시합니다. 이 글을 쓴 콜럼비아대 경제학 교수 페리 멜링의 주장을 요약합니다.

The Fed stepped in to take over AIG, the ailing insurer, on September 16. The next day the Treasury announced what it called its “Supplementary Financing Program” and the day after that the Fed announced the establishment of currency swap lines with other central banks. I think these latter two announcements are related. (Understanding the Fed’s Swap Line )

무슨 말인고 하면 이것은 9월 16일 Fed가 맛이 간 AIG를 인수한 것과 9월 17일 재무성(Treasury)의 스왑라인 개설이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거죠. 한 번 이야기를 따라가 봅시다. 따지고 보면, 이것도 마찬가지로 미국의 맛이 간 부동산담보 모기지 시장과 관련이 있다는 말씀인데…

일반적인 MBS와 CDO 구조는 이 블로그에서 여러번 이야기했으니, 익숙하겠지만, 다시 한 번만 더 따라가 봅시다. 은행에서 모기지대출을 해 줍니다. 그리고, 이 모기지대출을 다른 은행에 팔면 그 은행은 이걸 사서 이것을 기초로 MBS를 발행한다고 했었죠. 그 과정에서 SIV를 설립하죠. 무슨 말인고하면, 크게는 자기네 재무제표에서 누락시키고 채권을 당장 현금화할 목적으로(이게 바로 자산유동화와 구조화금융의 이유죠) 특수투자회사라고 하는 소위 말하는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하는거죠. SIV는 다른 영업활동은 전혀 하지 않고 오로지 모기지채권을 보유하고, 이것을 기초로 MBS (또는 CDO)를 발행하고 이자를 지급하고 상환하는 일만 전담해서 하는거죠.

그게 일반적인 이야기이고, 특별히 여기에서 문제가 된 것은 ABCP (Asset-backed Commercial Paper: 자산담보부기업어음)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다른 채권과 다른 것은 이게 자본시장(capital market)이 아니라 머니마켓(money market)에서 현금을 조달하는 수단으로 활용되었다는거죠. 자본시장과 머니마켓의 차이는 가장 큰게 자본시장은 장기인데 반하여 머니마켓은 단기(보통 13개월)라는 거구요. 그렇다면, 그 효과는 당연히 장기로 부동산담보대출을 받은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고, 그 자금은 단기자금시장에서 조달하는거죠. 그러니까, 이 ABCP와 SIV와 이를 활용한 은행은 당연히 LIBOR 등의 단기적인 자금시장의 변동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 밖에 없는거구요.

그러면, 이걸 통화스왑으로 어떻게 지탱할 수 있다는건지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이번 통화 스왑과 관련하여 사람들이 통화 스왑외환스왑 이 어떻게 다른지를 잘 이야기하지 않는 것 같은데, 통화 스왑은 한 마디로 대차대조표에 잡히지 않는 쌍방대출이죠.

Currency swaps can be negotiated for a variety of maturities of up to 30 years. Unlike a back-to-back loan, a currency swap is not considered to be a loan by United States accounting laws and thus it is not reflected on a company’s balance sheet. A swap is considered to be a foreign exchange transaction (short leg) plus an obligation to close the swap (far leg) being a forward contract.
Unlike interest rate swaps, currency swaps involve the exchange of the principal amount. Interest payments are not netted (as they are in interest rate swaps) because they are denominated in different currencies. Further, many currency swaps are traded on organized exchanges – lowering counter-party risk, as evidenced by the bid-ask spread on most listings. See also John Hull. heo map (Wikipedia currency swap )

왜 이런 짓을 할까요? 콜럼비아대 경제학과 교수님도 같은 이야기를 합니다.

The Treasury is involved because of the exchange rate risk-even though in this case the Fed is long the Euro and so gains when the dollar falls, and loses when the dollar rises-but also because it might be unseemly for the Fed to carry on its books a $558bn debt to European central banks. So it creates money to the credit of the Treasury, and the Treasury lends the money on to the ECB, which lends it to European banks.
For lack of a world central bank, this is the form that international lender of last resort intervention is taking. The world money market is moving onto the balance sheets of the world central banks. (Understanding the Fed’s Swap Line )

그러니까, 한마디로 이건 전세계의 머니마켓이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로 올라오고 있는 것이라는… 그리고, 이것도 따지고 보면 미국의 모기지 시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그러니까 결국은 따지고 보면 이건 자기네가 싼 똥 자기네가 치우는… 좀 더 엄밀하게 말하자면 미국의 은행들이 저지른 문제를 미국의 중앙은행과 정부가 나서서 치워주고 있는 것이라는거죠.

자유시장경제, 위기, 그리고 사유화

Posted on November 14, 2008

뉴올리언즈에는 123개의 공립학교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단 3개 밖에 없습니다. 이게 다 태풍 카트리나 때문이죠. 태풍 카트리나가 뉴올리언즈를 집어삼키자마자, 93세의 노경제학자 밀튼 프리드만은 월스트리트저널에 이렇게 기고합니다.

Most New Orleans schools are in ruins, as are the homes of the children who have attended them. The children are now scattered all over the country. This is a tragedy. It is also an opportunity to radically reform the educational system. (Naomi Klein, The Shock Doctrine, p. 5에서 재인용)
뉴올리언즈의 학교는 대부분 망가졌고, 그 학교에 다니던 아이들의 집도 망가졌다. 아이들은 전국에 흩어져 있다. 이것은 비극이다. 또한 이것은 교육 시스템을 급직적으로 개혁할 기회이기도 하다.

나머지 120개의 학교는 어떻게 되었느냐구요? (정부가 아닌) 민간기업이 운영하는 차터 스쿨이 원래 7개 있었는데 이제는 31개가 있습니다. 뉴올리언즈 선생들은 강력한 노조를 가지고 있었는데, 4,700명에 달하던 노조가입 선생들이 해고되었습니다. 소수의 젊은 선생들은 차터 스쿨에서 재고용되었지만, 월급은 깎였습니다. 그리고, 이게 모두 프리드만과 그 밑에서 자유시장경제를 배운 부시정부 내의 시카고학파 사유화주의자들이 스승의 조언을 듣고 발빠르게 움직였기 때문이라고 The Shock Doctrine의 저자인 Naomi Klein은 말합니다. 이 책의 부제는 The Rise of Disaster Capitalism입니다.

이들이 만든 것을 군산복합체와 구분하여 저자는 disaster capitalism complex(재해자본주의복합체)라고 합니다. 다른 예를 들자면, 이라크 전쟁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군대의 사유화라고 해야 할까요.

To kick-start the disaster capitalism complex, the Bush administration outsourced, with no public debate, many of the most sensitive and core functions of government – from providing health care to soldiers, to interrogating prisoners, to gathering and “data mining” information on all of us. The role of the government in this unending war is not that of an administrator managing a network of contracts but of a deep-pocketed venture capitalist, both providing its seed money for the complex’s creation and becoming the biggest customer for its new services. To cite just three statistics that show the scope of the transformation, in 2003, the U.S. government handed out 3,512 contracts to companies to perform security functions; in the twenty-two-month period ending in August 2006, the Department of Homeland Security had issued more than 115,000 such contracts. The global “homeland security industry” – economically insignificant before 2001 – is now a $200 billion sector. In 2006, U.S. government spending on homeland security averaged $545 per household. (위의 책 15페이지)

이런 현상을 보고 어느 시장 애널리스트는 “이라크 전쟁은 기대했던 것보다 (효과가) 좋았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또 다른 사람은 이것은 “장기적인 다변화 전략”이라고 하구요, 또 닷컴 거품보다 훨씬 더 낫다고도 합니다. 핵심은 사람들이 위기나 재해를 맞아 정신이 없을 때 재빨리 후다닥 해치우는 겁니다.

며칠전 책을 집어 들었는데, 요즘은 인터넷이랑 볼게 많아서 거의 못읽고 있습니다. 오늘 부시가 G20에서 “그래도 자유시장경제가 대빵”이라는 연설을 했다는 것을 보니 불현듯 생각이 났습니다.

“While reforms in the financial sector are essential, the long-term solution to today’s problems is sustained economic growth,” he told an audience in New York. “And the surest path to that growth is free markets and free people.” (FT )

그리고, 며칠 전에 읽었던 폴슨의 선물 이라는 제목의 시카고대 교수들의 논문이 생각나는군요.

We calculate the costs and benefits of the largest ever U.S. Government intervention in the financial system. We estimate that the revised Paulson plan increased the value of banks’ financial claims by $109 billion at a taxpayers’ cost of $112 -135 billions, creating no value in the banking sector. We compare the cost of Paulson’s plan with the costs of alternative solutions that would have achieved the same objective in term of solvency of the banking system. We find that the revised Paulson plan is the most expensive for the taxpayers, second only to the original Paulson plan. The biggest beneficiaries of this massive redistribution were the debtholders of financial institutions, especially those of the three former investment banks and of Citigroup. The equity holders just broke even.

그러니까, 폴슨의 TARP로 인해서 은행들은 1천9십억달러의 이익을 보고, 세금을 내는 국민들은 1천1백2십억에서 1천3백5십억의 손해를 본다고 하네요. 어제 이야기한 차라리 그 돈으로 모든 모기지 채무자(국민)을 대신해서 매달 250달러씩 5년간 대신 갚아주는게 훨씬 더 쌀 것이라는 이야기도 이런 맥락에서 읽어 보면 참 감회가 새롭습니다. 나중에 (아마 이 위기가 지나고 나면) 위의 책은 다시 읽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실리콘 밸리의 거품

Posted on November 14, 2008

요즘은 완전히 거품 사냥꾼처럼 느껴지네요… 원래는 TARP를 비판하는 뉴욕타임즈 기사 에 대해서 쓰려 했었는데, 이건 다음에 하기로 하고, 그냥 간단히 내용만 요약하자면…

Mr. Peterffy, who runs Interactive Brokers, which bills itself as the largest independent financial broker in the United States, may have a brilliant idea and may have a completely nutty one. But his plan, first noted by my colleague Joe Nocera, is clearly the simplest and almost certainly the only proposed solution to the mortgage mess that average people might have felt good about. Mr. Peterffy’s plan calls for the Treasury to pay the first $250 of every American’s primary residential mortgage each month for five years. That’s it.

그러니까, 7천5백억불이 얼마나 되는지 감이 안올 때 생각해 보면 좋겠네요. 대안으로 나온 이야기 가운데 하나를 NYT에서 소개했는데요, 그걸로 은행들 땜빵해주고, 부실자산 매입하는 것보다는 미국의 모든 모기지 채무자들을 대신해서 매달 250달러를 5년동안 대신 내 주는게 더 싼 해법이라는… 그리고, 그의 주장에 따르면 더 효율적이고 더 공정하기도 한… 이 이야기는 내일 다시 하죠.

슬라이드 하나가 실리콘밸리를 배회하고 있습니다. The Funded 라는 사이트의 운영자인 Adeo Ressi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한 프리젠테이션에서 사용된 슬라이드인데요… 대충 벤처 투자는 끝났다. 뭐 이런 말입니다. 이제 더 이상 남는 장사가 아니라는 건데, 다음 슬라이드를 보면 알 수 있죠.

벤처 캐피탈이 벌어들이는 돈보다 쓰는 돈이 더 많다는 이야기인데요… 주의할 것은 스타트업 회사가 아니라 벤처의 투자대비수익같은 거라는 거죠. 18페이지짜리 슬라이드의 13페이지에 나오는 건데요, 나름대로는 그의 분석도 의미가 있겠지만, 저는 그 앞의 8페이지에 그 해답의 일부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아래의 글: Will you buy my other company, please … with a premium?
내가 갖고 있는 회사 프리미엄 주고 사 줄래?

이 그림이 보여주는 것은 벤처의 매도거래(M&A)의 숫자는 비슷한데, 금액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커졌죠. 마치 우리나라 부동산이 잘 나갈 때의 분양권 매매의 그림을 그려도 대충 이렇게 나오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비슷한 양상의 폭탄돌리기와 비슷한 게 있지 않았나 추측할 수 있죠. 서로서로 P를 붙여서 몇 바퀴 돌리는것 같죠. 뭐 꼭 그렇다는 것만은 아닙니다. 이 표만 봐서야 뭐…

그러고보니, 이 외에도 벤처 투자와 부동산의 공통점이 또 있네요. 유동성이 엄청나게 떨어지기 때문에 이런 위기시에는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참고로 슬라이드 전체를 보려면 여기 로 가 보세요.

웹 2.0 스타일로 경제위기 극복하기

Posted on November 08, 2008

흠흠… 제목은 약간 오바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무도 어떻게 극복할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고, 한국 문제를 정확히 진단하기 보다는 자기네들이 어쨌든 원하던 것에 미국식 처방을 뒤섞어서 약이라고 주고 있으니… 그냥 문제제기 차원에서…

제목 이야기부터 하자면, 오늘 NBER에서 Rcecssion의 결정적인 증거가 있다 고 했죠. 그러니, 이제는 이건 금융위기가 아니라 이미 실물경제의 위기인거죠. 위기의 출발점은 금융위기였습니다. 이것은 신용의 고갈, 유동성의 고갈, 달러의 고갈 등등 한 마디로 우리가 지금까지 돈이라고 생각했던게 그냥 모조리 사라져 버린거죠. 그러니까, 뚜껑을 열고 보니 아무도 돈을 가진 놈이 없는거죠. 이게 문제인데요… 그래서 중국이나 러시아나 중동은 결국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쓰고, 그래서 미국은 가능한 많은 나라를 달러우산 속에 두려 하는건데요…

이야기를 좀 더 진행하기 전에 우리가 알고 있는 웹 2.0에 대해서 좀 더 깊게 들어가기 위해 인용 몇 가지 합니다. 좀 길어도 참아주시길… 먼저, 폴 그레이엄부터:

부란 근본적인 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이다. 음식, 옷, 집, 자동차, 도구들, 재미있는 곳으로의 여행, 등등. 설령 돈이 없어도 부는 가질 수 있다. 만약 자동차를 만들어 주거나 음식을 요리해 주는, 혹은 당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만들어주는 마술 상자가 있다고 하자. 그렇다면 돈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당신이 아무 것도 구입할 수 없는 남극 대륙에 있다면 얼마나 많은 돈을 가지고 있는지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해커와 화가, 142페이지)
내가 어렸을 때 만약 소수의 부자가 세상의 돈을 모두 가져가 버린다면 다른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돈은 조금만 남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일이 기억난다… 돈은 부가 아니다. 돈은 단지 부를 움직이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교환할 수 있는 화폐 양이 어느 일정한 순간에는 일정한 분량으로 정해져 있다고 해도, 세상에 존재하는 부의 크기는 일정한 값으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당신은 더 많은 부를 만들 수 있다. 부는 인류의 역사 속에서 창조되고, (적당한 균형과 함께) 파괴되어 왔다 (상동, 144페이지)

그 다음에는 앨빈 토플러로 (영어 밖에 없어 대충 번역합니다):

BusinessWeek magazine briefly summarized our words as follows: “Alvin and Heidi Toffler argue that ‘prosuming,’ or creating what we consume, is restructuring the economy by funneling free money from the hidden economy back into the mainstream one that economists track.” (Revolutionary Wealth, xiii)
비즈니스위크에서는 우리의 책을 다음과 같이 짧게 요약하였다. “앨빈과 하이디 토플러는 프로슈밍 또는 우리가 소비하는 것을 창조하는 것이 숨은 경제의 공짜돈을 경제학자들이 추적하는 주류경제로 유도함으로써 경제를 재구성하고 있다.

고백하자면, 제가 몇년전 웹 2.0을 “집단지성 삥뜯기”라고 했을 때 사실 이것때문인데요. 설명하자면, 거시경제학에서는 경제주체를 가정, 국가, 기업으로 나누는데, 여기에서 가정은 주류경제에 편입되지 않은 공돈의 블랙박스라고 여기는거죠. 그러니까 과장하자면 가정은 집이 있고 가족이 있는 그런 주체가 아니라(사회학도 인류학도 아니니까요), 주류경제학에서 설명이 안되는 것을 숨기는 개념이었죠. 근데, 앨빈 토플러의 가장 큰 기여는 이 블랙박스에 엄청난 공돈이 숨어있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구요, 이것을 혁명적인 부라고 명명한거죠. 좀 더 읽어 봅니다.

While almost all of us live in a money economy, wealth, in these pages, refers not just to money. We also live in a fascinating, largely unexplored, parallel economy. In it, we fulfill many vital needs or wants without pay. It is the combination of these two – the money and the non-money economies – that together form what we will call in these pages the “wealth system.” (p. xviii)
우리 대부분은 화폐 경제에 살고 있지만, 이 책에서 부는 돈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동시에 아주 매력적이면서도 개발되지 않은 병렬 경제에 살고 있다. 이 세계에서 우리는 수많은 원초적인 필요와 욕구를 돈을 지불하지 않고 충족한다. 이 둘 – 돈과 돈 이외의 경제 – 의 조합이 우리가 이 책에 “부의 체계”라고 하는 것을 구성한다.

그러니까 제가 말했던 집단지성 삥뜯기나 내지는 누가 말한 “이익의 사유화, 노동의 사회화”같은 것은 웹 2.0의 한 현상인 이런 경제의 미개척지역을 주류경제학에서 식민지화하겠다는 의도로도 이해할 수 있는 건데(구글 페이지랭크를 생각해 보시면 이렇게 공짜노동을 남들이 원하는 가치로 바꾼 대표적인 사례가 보이죠), 결국 따지고 보면 이런 것들은 이 두 개의 병렬경제를 어떻게 하나로 엮느냐 하는 문제라는거죠. 좀 지겹지만, 마지막으로

“In a few years,” says Reich, “a company may be best defined by who has access to what data and who gets what portion of a particular stream of revenues over what period of time. There may be no ‘employees’ at all, strictly speaking.” (p. 8)
라이시는 말한다. “몇 년내에 회사는 누가 어떤 자료에 접근할 수 있으며, 누가 어느 기간 동안 특정한 수입의 흐름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것이라고 규정될 수도 있다. 엄밀하게 말하면 “직원”이란 없을 수도 있다.

위의 인용이 대체로 모두들 친숙하게 들릴 텐데요, 제가 궁금했던 것은 그렇다면 혹시 이런 유동성의 위기, 달러의 위기가 결국은 이런 사람들의 화려한 수사를 현실로 만드는 과정을 혹시 가속화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질문이죠. 오늘 Harvard Business Publishing 에 나오는 두 인도 회사 이야기처럼요. 요약입니다.

TCS의 수입의 약 40%가 금융에서 나왔습니다. 망했죠. 그래서 다른 회사들처럼 R&D 지출을 늘이고 하는 대신, 그 회사는 대안적인 선택을 합니다.

TCSís corporate R&D unit is India’s oldest. Yet, instead of relying exclusively on in-house R&D capabilities, TCS is striving to comprehensively meet clients’ business innovation needs by tapping external innovation capabilities. How? By brokering clients’ access to the cutting-edge invention and transformation services available in TCS’ newly formed Co-Innovation Network (COIN)—global innovation ecosystems composed of academic labs, startups, business process experts, VC firms, large ISVs, and lead users. The COIN program is overseen by TCSís CTO Ananth Krishnan.
For instance, to effectively meet its aircraft manufacturing clients’ need to build fuel-efficient high-tech jets, TCS has partnered with aircraft design firm Hindustan Aeronautics Limited (HAL) to coinvent and cotransform environmentally friendly engineering solutions that use lightweight yet resilient nanomaterials. Coincidentally, HAL recently cut a deal with Boeing to bring $1 billion of aerospace manufacturing work to India, capitalizing on the burgeoning US-Indian science and technology partnerships.
To address cost-conscious clients’ urge to compress the time-to-value of IT engagements, Krishnan told me that he is now taking his collaborative innovation model to the next-level by customizing the COIN to meet individual user needs. For instance, TCS has partnered with a large US consumer goods company to overlay its Innovation Network on top of a client’s own network, so that both companies can cross-broker access to each otherís technology partners—swelling the talent pool and capital accessible to both firms as they co-develop breakthrough solutions.

COIN (Co-Innovation Network), 느슨한 외부 조직(글로벌 이노베이션 에코시스템 또는 협력 혁신 모델) 등의 말이 눈에 띄네요. 경젱사인 Satyam의 경우는요,

Satyam’s grassroots “intrapreneurship” initiative is part of a larger corporate experiment to promote distributed leadership, by empowering Satyamís business units and support functions to operate as independent enterprises. As such, Satyam today boasts a loosely-coupled federation of 2,000 intrapreneurs – ranging from alliance managers to client engagement teams to HR execs. These intrepreneurs are called “full life cycle leaders” (FLCLs) as they are in charge of managing the growth of their “businesses” through their entire maturity curve. Rao’s group trains these FLCLs on how to effectively facilitate innovation within their autonomous teams. These teams are encouraged to seek and adopt best practices from other business units within Satyam as well as from outside industries. They are also trained on how to drive business model as well as process innovation, in addition to creating new products and services. Having instilled an innovation culture at the grassroots level, backed by distributed leadership, Satyam has begun to engage its partners and customers into its innovation ecosystem to drive value co-creation.

이 회사는 grassroot intrapreneurship, FLCLs (full life cycle leaders) 등의 이야기가 눈에 띄죠. 마치 돈이 아니라 지식노동을 가지고 하는 계나 그런 비슷한 것으로 보이죠. 이런 걸로 보잉사와 비행기 만드는 일로 10억달러 계약을 한다는게 좀 경이롭죠.

뭐 꼭 그렇게 해야한다는게 아니라(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이건 그냥 생각입니다), 금융위기가 본질적으로 지갑에 돈 떨어진 문제라면 이제는 몸으로 때워야죠. 국가 차원에서는 한 가지 방법이 더 있겠네요. 떨어진 돈 말고 다른 돈 쓰는 것… 그렇지만, 이건 뭐 여기서 할 얘기는 아니고…

요즘 보름달이 떴는지, 밤만 되면 괴이한 생각들이 …

애들은 가라: 헷지펀드 저널리즘

Posted on November 04, 2008

이 세상에 돈을 버는 방법은 단 하나 있죠.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거죠.

정정합니다. 그건 정파의 주장이고, 실제로 이 세상에 돈을 버는 방법은 한 가지가 더 있죠. 그것은 바로, 비싸게 팔고 싸게 사는거죠.

네, 공매도 이야기 다시 하렵니다. 제가 공매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 그리고 요즘 일부 언론의 미네르바에 대한 마녀재판에 대해서 그토록 싫어하는 이유를 설명드릴께요. 적어도 옛날 동네에 다니던 뱀장사들은 애들을 상대로는 사기를 치지 않겠다는 직업 윤리가 있었죠. 똑같은 수준의 윤리기준을 시장에서도 찾을 수 있을까요? 이야기 하나 해 드릴께요.

데이빗 아인혼(David Einhorn)은 헤지펀드 매니저입니다. 헤지펀드가 실제로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려면 그의 책, “Fooling Some of the People All of the Time”이라는 책을 읽어 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그는 2002년 Tomorrows Children’s Fund라는 자선단체에서 연설을 합니다. 이 단체는 투자 업계에서 유명한 사람들을 불러 연설을 하게 하고, 참가자들에게 돈을 받아 그걸로 암에 걸린 아이들을 치료하는 돈을 지원하는 단체입니다.

2002년에는 11명의 연사가 초청되었는데, 그는 Allied Capital이라는 회사가 실제로는 폰지 사기에 다름 없는 사기이므로, 자기는 그 회사 주식을 공매하기로 하고, 공매하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 연설문은 책 홈페이지 에서 볼 수 있습니다. 나름대로 흥미로운 이야기입니다. Allied Capital이라는 회사에 대해서는 아무도 관심이 없을 것이므로, 간략하게 이야기하자면, 이 회사는 투자자금을 모아 회사의 중순위 채권(mezzanine bond)에 투자하는 회사입니다. 솔직이 이 중순위 채권이라는 것은 투자자들의 기피 대상입니다. 왜냐하면, 선순위 채권(senior bond)는 언제나(요즘 상황을 생각해 보면 거의 대부분의 경우에) 다른 채권에 대해서 상환 순위가 높기 때문에 원리금이 (거의) 보장되는거죠. 반대로 후순위 채권(junior debt)는 원리금 손실이 날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험이 큰 만큼 높은 소득을 기대할 수 있죠. 그래서 이걸 “equity issue”라고도 합니다. 중순위는 아무도 안삽니다. 왜냐하면, 원리금의 보장에는 오로지 후순위만 보장을 해 주는데, 결국 후순위는 더 나빠질 가능성 밖에 없죠.

예를 들어서 요즘 유행하는 모기지 채권을 가지고 CDO를 구성해 보죠. 선순위는 중순위와 후순위가 모두 망가져야만 원리금 손실이 납니다. 그러니 안전하죠. 후순위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모기지 채무자들 가운데 파산하는 사람이 적으면 돈을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에는 손실이 나겠지만, 이익이 날 가능성도 있죠. 중순위는 이익이 날 가능성은 거의 없죠. 그리고 파산하는 사람이 생기면 아래쪽 버퍼가 적어지니 결국은 채권의 신용등급도 낮아지게 되겠죠. 반대쪽 움직임, 그러니까 이 중순위 채권의 신용등급이 높아질 가능성은 실질적으로 “0”이라고 봐도 됩니다.

그러니, 중순위 채권에만 투자하는 회사는 수익성이 좋을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Allied Capital은 수익을 많이 내서 투자자들에게 높은 배당을 주죠. 왜 그럴지 데이빗 아인혼이 알아 보니, 이 회사의 수익의 근원은 계속해서 신주를 발행하고, 그 돈으로 새로운 중순위 채권을 계속 사 들이는 거였네요. 그리고 남는 돈은 수익금으로 나눠주고… 그리고 중순위 채권은 결국 악화될 수 밖에 없는데, 그리고 실제로도 망가진 채권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재무제표에서는 “현가반영(mark to market)”을 안했네요.

뭐, 이보다는 좀 더 복잡하지만, 대체로 이런 식의 분식회계 기술을 여러가지 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한 다음, 그는 이 주식을 공매합니다. 그리고, 자기 포트폴리오에 대해서 그 회의에서 이야기해 줍니다. 그리고, 그의 펀드(그린라이트)가 얼라이드와 관련하여 버는 돈의 절반을 기부하겠다고 선언합니다. 그 다음날, 이 주식이 폭락합니다. 대체로 이 과정에 대한 이야기가 이 책의 주제입니다.

대부분의 공매도 이야기는 이런 식입니다. 공매도를 하는 헤지펀드 사람들은 무책임하지 않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보듯이, 남들이 보지 못하는 자료를 보려고 아주 노력하며, 재무제표를 아주 철저히 분석합니다. 결국, 이들이 벌이는 것은 (그들이 보기에는 분식회계를 하고 있다고 믿는) 회사의 경영진과의 힘겨루기죠. 그러니, 모두들 이런 사람을 싫어합니다. 얼마나 짜증이 났던지, 그는 결국 이 책을 씁니다.

회계의 기원은 중세의 고해성사라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었습니다. 요즘도 그럴까요?

``I’ve always regarded it as a bit of a magic trick,’’ Pauline Wallace, a partner at PriceWaterhouseCoopers LLP and team leader in London for financial instruments, said of off-balance- sheet accounting. ``Magicians come to parties, and they make things seem to disappear. The risk is somewhere, but you never knew where.’’ (Bloomberg, Greenspan slept as off-books debt escaped scrutiny )
PWC의 파트너이자 런던의 금융상품팀장인 폴린 월러스는 말한다. “나는 언제나 이것이 약간은 마술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마술사는 파티에 와서 물건이 사라지게 만든다. 분명히 위험은 어딘가에는 있다. 그렇지만, 어디에 있는지는 아무도 알 수가 없다.

FASB (파즈비라고 읽습니다)는 GAAP (갭이라고 읽습니다)을 발행하죠. 이 규칙에 따르면, 요즘 많이 나오는 SIVSPECDO나 이런 것들은 그 규칙의 하나인 FIN 46 의 규제를 받는 VIE 라는 겁니다. 복잡한 이야기 할 것 없이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런 장난 하다가 쫄딱 망한게 바로 엔론 이죠. 그 이후 파즈비에서는 재무제표에서 뺄 수 있는 특수목적회사를 규정하는 규칙을 만들었죠.

그런데, 여기에 가장 크게 반발한 회사들이 바로 은행들입니다. 결국 2003년 12월 파즈비는 물러섰죠.

In December 2003, FASB published FIN 46R, a revision that gave the banks more flexibility to keep off the books investment vehicles they managed for a fee. (상동)

혹시 궁금한 사람은 FIN 46R pdf 다운로드 받아서 읽어 보세요. 그리고, Citigroup 혼자만 해도 대차대조표에 나타나지 않는 자산이 1조1천8백억달러랍니다. 상상이 안가는 금액이죠. 그런데, 이 금액은 적어도 2009년 말까지는 거기 그대로 있을 수 있게 됐네요. (상동The Big Picture 글Bloomberg 2/26FT 2/27 참고). 스티글리츠의 말입니다.

``We exported our toxic mortgages abroad,’’ Joseph Stiglitz, a professor of economics at Columbia University and a Nobel Prize winner, said at the Oct. 21 House hearing. ``Had we not, the problems here at home would have been even worse.’’
콜럼비아대의 경제학 교수이자 노벨상 수상자인 조셉 스티글리츠가 10월 21일 하원 청문회에서 한 말이다. “우리는 독성 모기지를 해외로 수출하였다. 그러지 않았더라면, 미국의 문제는 더 악화되었을 것이다.”

한국에서도 훨씬 작은 규모지만 KIKO와 관련하여 비슷한 시도가 있죠. KIKO 소송이 어떻게 될지 대충 예언해 볼까요? 가처분 신청은 받아들여지겠죠. 당장 대차대조표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요, 그리고 상장폐지되지 않도록요… 그리고, 회계규칙이 바뀌겠죠. 그리고, 합의하겠죠. 은행 입장에서도 중소기업 입장에서도 아주 어려운 문제니까요. 은행 입장에서는 운용위험의 규모를 세계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으로 높여 놓는 것일구요. 그리고,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흘러가겠죠. 그리고, 가치투자를 하는 사람이나 아니면 나쁜 경영자와 대결하는 헤지펀드로서는 눈여겨 봐야 하는 목록에 관련 항목이 하나 더 더해지겠죠. 적어도 뱀장사의 양심이라도 지켜야하는 것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