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은 감

Posted on September 18, 2008

아무래도 금융위기 때문에 정신은 없지만, 그래도 마음을 추스리고 (마음을 추스리려고) 얼마전 사둔 코틀러의 마케팅 책을 펼쳐 들었습니다. 시카고대에서 경제학 석사, MIT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고, 하바드에서 수학, 시카고대에서 행동과학으로 포닥을 한 인물 이 이런 말을 합니다. 그것도 맨 처음에…

Good marketing is no accident, but a result of careful planning and execution. It is both an art and a science – there’s a constant tension between its formulated side and its creative side. It’s easier to learn the formulated side, which will occupy most of our attention in this book, but we will also describe how real creativity and passion operate in many companies… (p. 44)
좋은 마케팅은 우연이 아니고, 세심한 계획과 실행의 결과이다. 이것은 예술이자 과학이다. 마케팅의 도식화된 측면과 창조적 측면 사이에는 끊임 없는 긴장이 있다. 도식화된 측면을 배우기는 쉽고, 이 책의 대부분에서 우리는 여기에 집중할 것이다. 동시에 우리는 다양한 회사에서 어떻게 진정한 창조성과 열정이 작동하는지를 설명할 것이다.

배경으로 보면 별로 마케팅을 했을 것 같지 않은 사람이 그러니까 마케팅 이론은 누구나 배울 수 있지만, 그것은 단지 전체 이야기의 절반이라고 하는군요. 이렇게 이야기하면, 대체로 누구나 “그래? 그럼 나는 이론은 됐으니까, 다른쪽이나 가르쳐주지…”라고 말하고 싶어집니다.

진짜 돈이 되고, 진짜 가치를 창조하는 측면은 책으로는 가르칠 수 없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당장 책 반품하고 싶어집니다. 그래도 뭐 읽어 봐야죠… 그럼 마케터는?

Marketers are indeed skilled at stimulating demand for their company’s products, but that’s too limited a view of the tasks they perform. Just as production and logistics professionals are responsible for supply management, marketers are responsible for demand management. Marketing managers seek to influence the level, timing, and composition of demand to meet the organization’s objectives. (p. 48)
마케터는 회사 제품의 수요를 자극하는 솜씨가 뛰어나지만, 이 일은 이들이 하는 역할을 지나치게 제한하여 보는 것이다. 생산 및 물류 전문가들이 공급 관리의 책임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마케터는 수요 관리의 책임을 진다. 마케팅 관리자는 수요의 수준, 시기 및 구성이 조직의 목표에 부합하도록 영향을 미치려 한다.

조금 낫네요. 머리 한구석은 금융위기 생각으로 가득합니다. 상관 없는 책을 읽는게 평정심을 가져다주지 않네요. 다른 한구석으로는 그러니까 이론은 책에서 배울 수 있지만, 창조적 측면은 배울 수 없다는 말인데, 이게 아마도 MBA 수업같은 것 들으면 수업시간에 하는 것이겠지… 혹시 이걸 블로그로 해 볼 수는 없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냥 생각입니다.

블로그 에이전시라는 말

Posted on September 17, 2008

아래글로 금융위기에 대한 이야기를 끝내려 합니다. 총정리하자면,

끝을 내려는 이유는 대체로 두가지입니다. 첫째는 뭐 반응도 시원찮고, 둘째는 이걸 통해서 위기로 치닫는 금융시장의 문제를 언론 등에서 자세히 이야기해주지 않는 (그러니까 독자들이 이미 알고 있다고 가정하거나 또는 기자들도 잘 모르거나 또는 지면이 좁아서 차마 이야기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통해서 나름대로 상세한 설명을 해 보려 했는데요… 그러니까 엔진의 작동원리를 상세히 설명해 보려 했는데, 막상 하고 보니 반응이 시원찮은 이유가 자동차는 브레이크가 고장나서 벼랑으로 치닫고 있는데, 팔자 좋게 엔진의 구조에 관한 형이상학적인 이야기를 해 봤자라는 생각이…

그래서 이제 그만두고 코틀러의 마케팅 이야기나 하려 했는데, 몽양부활 님의 블로그 에이전시에 대한 이야기 를 읽고 한 번 떡밥을 물어 봅니다. 그 글에서 몽양부활님은 블로그가 연합뉴스나 AP와 비교하여 경쟁력이 있으려면 (!) (이렇게는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ㅎㅎ) 몇 가지 조건이 갖추어져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하면서 아래와 같이 말합니다.

  1. 저널리즘 목적의 블로그 확산
  2. 오리지널 리포팅에 대한 훈련
  3. 전문가들의 대대적인 블로그 개설
  4. 무료 서비스에 기반한 광고 공유 모델

그 전에,

연합뉴스의 이 같은 강력한 영향력은 ‘넓은 커버리지’와 속보, 폭넓은 국제뉴스 콘텐트, 깊은 신뢰도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아직 초보단계에 머물고 있는 ‘저널리즘 블로그’들과 비교하면 대단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셈이죠. 특히 오리지널 리포팅에 관한한 연합뉴스를 따라올 언론사나 블로그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죠. 당분간 연합뉴스를 대체할 만한 뉴스와이어 서비스는 등장하기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블로그를 이런 신디케이션 서비스에 비교해서 경쟁력이 어쩌고 하니 갑자기 영광이라는 생각이… 경쟁력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당장 비교가 된다는 것 자체가… 몽양부활님의 판단에 동의하는게 몇 가지 있는데요, 가장 큰게

다만 저널리즘 목적성이 분명한 블로그 에이전시와 결합하는 게 좋다는 판단입니다. 올블로그와 같은 메타블로그는 연합뉴스의 성격과 어울리지 않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네, 동의합니다. 그 이유를 좀 더 상세히 설명해 주시면? 제가 생각하는 이유를 먼저 말씀드릴께요.

  1. 올블이 만약 이런 모델로 해서 (그러니까 신디케이션 컨텐츠 공급모델) 성공한다면 오히려 자승자박이 될 수 있는게, 컨텐츠의 소유와 배포 권한에 대한 양쪽의 명확한 이해와 동의/합의가 없이 일단 밀어붙일 경우에는 장기적으로 공급할 가치가 있는 컨텐츠들이 오히려 성공의 순간에 상당부분 빠져나갈 수 있다는 거죠 (재주는 곰이 부리고…) 그러니까, 장기적으로는 올블로서는 이런 모델은 생각하지 않는게 남는 장사라는…
  2. 올블은 막장테크에 아주 취약하다는 거죠.
  3. 올블은 신디케이션 컨텐츠를 구별할 만한 필터링이 없죠.
  4. 그러니까 좀 더 자세히 위의 두가지를 이야기하자면, 올블에 글을 올리는 순간 순위놀이와 첫페이지 올리기에 주력하게 하는 아주 강한 인센티브가 있기 때문에 이 인센티브를 충족하려면 좀 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문체와 주제를 선택하게끔 유도하게 되죠
  5. 올블이 만약 막장테크를 막고 컨텐츠 필터링을 도입하면 오히려 상당한 수가 반발하거나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왜냐하면 이런 새로운 제도로 인해 이득을 보는 사람은 적은데 (아직 없죠) 오래된 제도로 인하여 이득을 보는 사람은 꽤 있으니까요)
  6. 컨텐츠 필터링이 신디케이션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소극적 필터링이 아니라 (스팸 방지 및 포르노 방지 등) 더 적극적인 필터링 (수준 높은 글)을 도입해야 하는데, 이게 기술적으로 얼마나 가능할지는 모르죠. 이거야 말로 사람이 직접 수동으로 필터링을 해야 할 수도…
  7. 이런 막장테크에 취약한 이유는 올블 자체가 과거의 BBS의 재판이기 때문이죠. 그러니까, 각자 자기 블로그에 글을 쓰는 BBS인 셈인거죠. 그러니까 올블의 첫페이지는 메인 화면에 올라오는 글이 20개라고 치고 (과거에는 더 많았던 것 같은데) 한 사람이 대충 열흘에 하나씩 올린다고 한다면 200개 이상의 블로그가 등록을 하는 순간 글을 쓴다고 해서 메인페이지에 올라갈 기회가 자동으로 부여되는 시스템이 아니게 되는거죠. 그러니까, 이 BBS 시스템은 소규모 커뮤니티를 지원하는 시스템이라는거죠. 따라서 막장테크와 첫페이지 올리기 경쟁은 어쩌면 자연스런 현상이구요… 그렇다고 해서 올블이 현재 추진해온 개인화 전략은 별로 안먹히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솔루션을 위해 사용자에게 행동 (로그인, 마우스 움직이기 등등)을 강요하기 때문이죠. 그러니까, 불편함의 원인이 사용자인 것처럼 느끼게 만들죠. 그게 사실이기도 하구요… 결국 사용자가 너무 많아진 게 문제니까요 그러니까 올블은 결국 소규모 커뮤니티의 직접민주주의가 갖는 장점과 단점을 모조리 가지고 있다는…

솔직이 별로 깊게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대충 이런 생각입니다. 올블을 씹으려는 게 아니라, 신디케이션 후보로서 올블이 적당하지 않다는 이야기에 대한 제 생각… 그 외의 다른 뜻은 없습니다. 그런데, 몽양부활님이 갑자기 블로그 에이전시 (또는 블로그 스튜디오?)라는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를 꺼내셨네요. 그 조건에 대해서 먼저 제가 아는 것부터 이야기해 보자면,

전문가 블로그의 부재

꼭 뭐 제가 전문가여서가 아니라, 가장 만만한 주제인 것 같아 보여서요… (저널리즘보다야) 흔히 전문가라고 하는데, 전문가라는 게 아주 넓은 범위의 개념이라서, 대충 다음과 같은 의미가 대충 섞여서 사용되는 것 같습니다. 전문가란

  1. 개인의 생명과 재산과 자유와 직결되는 일을 하는 사람
  2. 전문적인 지식으로 먹고 사는 사람 (그러니까 아는 것으로 돈을 버는 지식노동자)
  3. 남들보다 많이 아는 사람

역설적인 것은 위의 범주가 대충 겹치는 게 아니라 (그러니까, 두번째에 첫번째가 포함되는 식이 아니라) 약간은 상호배타적이라는 거죠. 전문가 블로그의 부재라고 이야기할 때, 만약 첫번째를 이야기하는 것이라면 이런 분들이 블로그를 시작하는 것은 꿈 깨는게 좋을 겁니다. 개인의 생명과 재산과 자유와 직결되는 일을 하는 사람(그러니까 의사나 변호사)의 특징은 이런 일의 결과라는게 어차피 복골복이라서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지 반드시 어떤 결론을 보장해 주지 못한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아무리 최선을 다해서 수술을 해도 죽을 사람은 죽고, 최선을 다해서 소송을 해도 감옥 갈 사람은 가는거죠. 그러니까, 이런 종류의 직종에 근무하는 사람이 하는 일은 어떤 결과를 약속하고 이걸 이행하는 게 아니라, 어차피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을 사람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해서 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이런 분들에게는 아주 높은 윤리의식이 요구됩니다. 왜냐하면, 윤리에 따르면 최선을 다하면 되니까요. 결과를 보장할 필요 없이… 이게 직업윤리의 핵심입니다. 그리고, 이런 직업윤리의 핵심이 바로 비밀보장입니다. 그러니까, 이런 분들이 블로그를 한다면, 그 자신이 업무에서 하는 일을 가지고 한다는 것은 그저 꿈 깨는 게 좋습니다. 그냥 취미로 하는 거죠. 그런 한에서는 이런 분들이 블로그를 한다고 하더라도 다른 분들과 (특히 세번째 부류의 사람과) 큰 차이가 없을 겁니다. 어차피 온라인에서는 계급장 떼고 붙는거죠…

만약 두 번째 부류의 전문가가 부재한 현상을 말하는 것이라면, 이런 분들이 온라인이 (오프라인과 연계하여) 돈이 된다는 사실을 알려 줘야 하는데, 이건 지금 있는 링크 경제학이니 광고비니 하는 애매한 걸로는 이야기가 되지 않죠. 차라리 오프라인에서 술 마시고 열심히 하는게 (그러니까 검증된 전통적인 방법을 쓰는게) ROI가 더 수지맞는거죠.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똑같은 지식으로 누군가에게는 돈을 받고 주고, 다른 사람에게는 공짜로 주면 결국은 아무도 돈을 안내려 하는 거고, 그러면 오프라인이 죽는거죠. 그러면 오로지 온라인에만 의존해야 하니까…

세번째 부류의 사람은 (만약 이런 부류를 열망하는 사람까지 포함하자면) 블로그에 절대로 부족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누구든 어차피 블로그에 들어오면 결국은 취미생활이 되는거죠…

저널리즘의 목적과 수준 및 교육이 분명한 블로그의 확산

첫번째와 두번째는 대충 비슷한 것 같아서 대충 합쳐서 이야기합니다. 이건 꽤 가능성이 높겠네요. 어차피 블로그계의 기자분들도 많으니, 기자들께서 야매로 글을 쓰시고 다른 블로거들에게 저널리즘에 대해서 교육하시면 대충 이런 비슷한 모델이 나올 수도…

여기에 대해서는 기자분들께서 더 잘 아시겠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주의할 점을 몇 가지 이야기하자면 (그렇지만, 아래는 이런 야매모델 내지는 에이전시 내지는 스튜디오를 생각할 때의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가 아닌 개인블로그라면야… 상관없죠),

  1. 블로그를 편집 데스크에서 짤린 이야기를 올리는 화풀이로 쓰지 않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건 왠지 윤리적인 문제도 있고, 편집데스크와의 힘싸움 같기도 하고, 왠지 싸움에서 지고 딴데와서 화풀이하는 느낌이…
  2. 블로그를 다른 곳에 올린 자기 글을 재활용하는 곳으로 쓰지 말라는 겁니다. 이것도 개인 블로그로는 의미 있지만 (그러니까 기념 앨범), 왠지 이건 야매 모델에는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
  3. 일관성 있고, 개성 있고 연속성 있는 주제와 문제의식과 문체를 유지하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가능하면 하나의 주제나 문제의식에 천착해서 이걸 심도 깊게 발전시키는 겁니다. 왠지 취재 뒷이야기같은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것은 한편으로는 블로그의 위치 정립에 도움이 되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이 속한 신문과의 역할분담 (내지는 공식적인 저널리즘과 야매의 구분)은 심리적으로 분명히 하는게 윤리적으로나 도의적으로나 영업 면에서나 더 낫겠네요.
  4. 어쩌면 위의 전문가 (느슨한 의미에서) 협업관계를 구축하는 것도 좋겠네요. 그러니까 야매와 직업적 저널리즘을 구분할 때 선을 긋는데 도움이 될 듯…

그러니까, 이건 대체로 이런 식의 모델을 생각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제가 잠깐 생각을 정리해 본 것이구요, 다른 이유로 블로그를 하시는 분 (그러니까 야매에 관심 없는 기자 블로거들)에게는 별로 상관 없는 얘기네요. 마지막으로,

무료 서비스에 기반한 광고 공유 모델

이건 나름대로 중요한 문제라서 따로 떼어 생각해 봅니다. 여기서는 제가 보기에 두어 가지 중요한 한계(경계)가 있습니다. 첫째는, 어차피 광고 모델이라는 게 자기 페이지를 보게 하는 거라서 결국은 클릭수가 궁극적으로는 편집 데스크가 될 위험이 있다는 겁니다. 갈수록 자극적이고 선정적이고 클릭에 유리한 글을 쓰게 되는거죠. 둘째는 광고 모델이라는 게 무료가 아니라는 겁니다. 특히 광고가 페이지의 중심으로 가면 갈 수록 사람들은 이게 공짜라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되죠. 마지막으로 충성의 문제인데 (특히 기사의 주제나 소재가 자신이 전문적으로 돈을 받고 하는 일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다면) 결국은 한쪽에서 돈을 받고 한 일을 가지고 야매를 해서 돈을 또 버는거죠. 이게 얼마나 옳을 것인지, 내지는 신문사의 방침이나 이런 것과 맞을 것인지 문제를 떠나서 이건 결국은 생길 문제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블로그로 돈을 벌지 않으면 몰라도 돈을 벌면 왠지 찜찜한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는거죠…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결국은 야매라는게 어차피 신문사에서 보면 참아 주는 거지 그 자체로 정당한 게 아니라면 이걸 하나의 사업 모델로 만들 때 가장 어려운 문제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 하는 것이 될 겁니다. 자기 사업 모델이 불법 (내지는 회색지대)라면 그건 좀 웃기지요. 결국은 각각이 자기를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어야 한다는 거죠. 그리고, 그렇게 하려면 결국은 경제적으로 신문사 내지는 언론사에 완전히 종속적인 (월급받는) 자리에서 빠져 나와야 한다는 건데, 이건 말처럼 쉽지는 않겠죠. 곧 우리나라에도 각각의 기자가 블로그를 통하여 자기를 하나의 브랜드로 정착시키려는 용기 있는 시도도 있겠고, 누군가는 성공하겠죠. 그리고, 이 때문에 신문사를 옮기는 경우도 생길 거구요. 그렇지만, 솔직이 제가 보기에는 갈 길이 좀 멀다는 생각입니다. 이런 어려운 문제를 다 해결해야 하는 거니까요. 따라서,

느슨한 전문가 모델

이게 대충 답이 되겠네요. 지금으로서는… 그렇지만, 조건은 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1. 저널리즘적인 태도와 목표가 있고,
  2. 전문적인 글쓰기의 소양이 필요하고,
  3. 지속성과 전문성이 있어야 하고,
  4. (근데 무료 서비스라는 것은 광고 모델을 이용해야 하고, 신디케이션 모델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건데 이건 잘 모르겠네요. 왜냐하면, 몽양부활님이 링크한 글에도 있는 것처럼 여기에도 나름대로의 윤리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이죠.) 아래에서처럼,

Step away from that ‘comment’ link. I am not seriously suggesting that bloggers should demand or accept payment for links. Indeed, that would be quite unethical — very PayPerPosty: selling out and devaluing our credibility. That’s why we don’t do it. Our link ethic would not allow it.
Still, there is value in our links and the AP, if it understood this new economy would understand that it is a gift economy and links are presents that can be given or earned but not bought. But the AP is still operating in the content economy, which values control instead. That age has passed. (The link economy v. the content economy)

나름대로 꽤 어려운 문제입니다. 그러니까, 그렇게 생각하진 않았지만, 블로그 때문에 전통적인 신디케이션 모델이 위협받고 있다고 느낀다면야, 블로그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블로그의 위상이 높아진 것이 좋긴 하고 고맙기도 하지만, 그럴려고 (AP나 연합통신과 경쟁하려고) 블로그를 한 것도 아니고, 솔직이 이런 것과 경쟁할 정도로까지 가려면 기술적인 장벽이 아니라 기술외적인 장벽이 높아서 쉽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그렇지만, 블로그 에이전시나 블로그 스튜디오, 잠깐 멈춰 서서 생각을 하게 만드는 개념이네요…

메릴린치, 리만, AIG 이걸로 끝이 아니라고?

Posted on September 16, 2008

오늘 난리났군요. 어느 정도는 예상했던 일이지만… 메릴린치 인수, 리만 파산신청, AIG 긴급 대출신청

오늘로 길었던 금융위기 이야기를 끝내려고 합니다. 지난번에 사 놓은 코틀러 마케팅 책도 읽어야 하고, 마케팅 책이나 읽으면서 현실과 무관한(!) 관념과 사색의 세계로 들어가야겠습니다. 좀 길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관심 없는 사람은 그냥 넘어가도…

오늘의 주제는 아무리 주판 굴려봐도 그림이 안나오는 사람을 위한 것입니다. 지난번에 말한게 미국 담보대출시장 12조 달러, 그런데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들어갈 돈 2천억 달러, 그 전에도 베어스턴즈로 한바탕 했고, 시티그룹이나 메릴린치도 작년에 상당한 부실채권을 손실로 처리했고, 컨트리와이드같은 서브프라임 전문회사도 여럿 말아먹었고, 그럼 미국 담보대출 시장의 부실이 엄청나다는 이야기인지… 그러니까 담보대출의 몇십 퍼센트 이상이 부실화된 것인지 궁금해할 사람들을 위한 글입니다. 그러니까, 미국 사람들 가운데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지금 대출을 갚지 못해서 다들 길거리로 나앉고 있는 것인지 궁금한 사람을 위한 글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베팅은 경마장에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경마장 옆과 앞과 뒤에 수없이 많은 사설 경마장이 있었다는 겁니다. 지난번 글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credit default swap이라는 것을 통해서 서로서로 보험 비슷하게 보증해주고, 담보해주고 하다가 망했다는 말인데, ... 이게 어떻게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수 있는지 궁금한 사람은 계속 읽어 보세요.

먼저 용어정리부터 합니다. 일찍 하지 않으면 나중에 너무 헷갈려 해서… 심지어 책을 읽어 봐도 용어를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더군요. 어떤 때는 저자가 알고 쓰는 것인지 궁금해지기도 하고… 예를 들어,

구조화 채권은 채권과 파생상품이 결합한 상품으로 채권의 원금과 이자가 금리, 주식, 통화 등의 기초자산에 연동돼 결정된다. 구조화 채권에는 대개 콜, 캡, 플로어 등 옵션 성격의 파생상품이 내재되는데 보통 투자자가 파생상품의 매도포지션, 발행자가 매수포지션에 놓인다. (금융시장을 지배하는 핵심키워드 83, 305-306페이지)

이런 말 믿지 마세요. 금융에서 대체로 구조화라고 하는 것은 “현금흐름의 일치”와 관련됩니다. 그러니까, 앞의 CLO나 CDO의 예를 들자면, 자산(담보대출이나 채권)으로부터 들어오는 돈과 발행한 채권과 관련하여 나가야 하는 돈을 일치시키는 기법을 구조화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담보대출자 가운데 적어도 몇명은 대출이자를 늦게 낼 수도 있고, 못낼 수도 있고, 그런 걸 다 감안해도 발행한 채권의 이자를 내야하기 때문에 수학이 좀 필요한거죠.

위의 설명은 구조화채권이라기보다는 소위 “결합채권” 내지는 파생상품 결합채권이라고 번역하는 것이 더 나은 “synthetic securities”를 말하는 겁니다. 만약 이런 상품이 나왔을 당시 제가 번역했더라면 아마 “가상채권”으로 번역했을 것 같지만요… 기본적인 아이디어는 이겁니다. 쉬운 예를 들자면, 내가 돈이 좀 생겨서 변동이자율 채권을 사고 싶은데, 그게 시장에 없다는거죠. 그러면, 고정금리 채권 따로 사고, 이자율 스왑 따로 사서 내가 정작 원하는 현금흐름을 “에뮬레이트”하는 채권을 구성하는거죠. 그러니까, 채권 없는 채권을 파생상품만 이용해서 만들 수 있다는 거죠.

이제 다시 본론으로 돌아갑니다. 앞에서 CDS를 이용해서 서로 보험처럼 대상의 파산 위험을 보증했다고 했었죠. 이 말을 좀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보험과 파생상품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그 차이는 뭐냐하면, 가장 중요한게 내가 피보험재산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파생상품은 할 수 있다는거죠. 그러니까, 차도 없는 주제에 옆집 아저씨 차를 가지고 자동차보험을 들어 놓으면, 옆집 아저씨가 사고나면 나도 돈을 버는 식이라든가, 옆집 할머니를 대상으로 생명보험을 들어 놓아서 옆집 할머니가 돌아가시면 나도 돈을 받는… 이런게 파생상품에서는 가능하다는거죠. 어차피 약속일 뿐이니까… 아까 구조화보다는 조금 더 복잡한 수학을 써야겠네요..

그래서, 사람들이 CDS를 가지고 장난을 치기 시작합니다. 그러니까 이걸로 할 것이라고 사람들이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일이 누군가가 예를 들어 CDO를 샀는데, 그 파산위험을 피하고자, CDS를 사 두고, 나중에 파산하면 보험금처럼 받는다는 건데, 정작 월 스트리트에서는 이런 상품을 가지고 앞에서 말한 파생상품 결합증권 (이라고 쓰고 가상증권이라고 읽습니다)을 구성한다는거죠. 이게 아주 유용한게, 내가 CDO를 파는 사람인데, CDO를 사겠다는 사람이 줄을 섰다고 하면, CDO는 문제가 누군가가 적어도 부동산담보대출을 받아야만 하고, 그걸 가지고 일단 누군가가 CMO를 발행해야 그걸 가지고 CDO를 발행해서 팔 수 있는데, 이렇게 가상채권이라는 멋진 신세계로 들어오고 나면 담보대출이 없어도 담보대출을 행동을 (그러니까 현금흐름을) “에뮬레이트”하는 증권을 파생상품을 적절히 조합해서 만들 수 있다는 거죠. 거짓말같죠? 위키 링크합니다. Synthetic CDO 가 보세요.

위의 이정환닷컴 링크에서 말하는 주식 파생결합상품이라는 게 바로 이런겁니다. 문제는 이렇게까지 해서 CDO에 투자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CDO 가운데에서도 (아래에서 CDO를 발행할 때, 순위를 정해서 선순위, 중순위, 후순위로 나눈다는 얘길 했었죠) 고위험 고수익의 후순위에 많이 투자를 한다는 거죠. 이게 바로 주택담보라는 경마장 (경마장 치고는 참 어울리지 않습니다만)을 중심으로 그 앞에서, 옆에서, 뒤에서 사이드베팅을 한 군상들의 양상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상품에 대해서 투자한 사람들이 어떻게 했는지 간단히 설명하고 끝냅니다. 헷지드 월드 언헷지드 블로그 에 따르면,

미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시나리오는 부동산이 터져서 이 모양인데 여기다 파생상품의 연결고리마저 터지면 게임끝이라는 판단일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되면 게임끝인 것은 미국만이 아니라 현행 자본주의 자체가 끝난다는 것이 문제.

헷지펀드 이야기를 해 봅시다. “The Trillion Dollar Meltdown”에 따르면 위에서처럼 CDS로 가지고 논 금액이 대충 18.2조 달러 정도 된답니다 (125 페이지). 그런데, 이런 헷지펀드들이 구성된 양상을 보면,

  1. 지분 또는 주식을 팔아서 돈을 모은다 (예를 들어 2천만달러)
  2. 그 돈의 5배에서 10배를 은행에서 빌린다 (예를 들어 5배의 경우 8천만달러)
  3. 이걸로 20억달러짜리 CDO에서 손실을 가장 먼저 흡수하는 5% 채권을 1억달러어치 산다
  4. 이 채권을 돈을 빌려준 은행에 담보로 제공한다
  5. 이 시점에서 5:1의 레버리지로 20:1의 채권을 샀으니 이미 레버리지는 100:1이 된다

이런 시나리오에서는 전체 CDO에서 1%가 돈을 갚지 못하면 이미 자기자본은 끝나는거죠. (The Trillion Dollar Meltdown, 113쪽) 그러니까, 이 파생상품이 들어오면서 이미 미국의 부동산담보대출 시장은 전광판의 경마장 점수표와 비슷한 기능만 하게 되는거죠. 그러니까, 앞에서 말한 부동산담보대출 시장에서 부실률이란 그 자체 어떤 의미가 있다기 보다는 누가 이기고 누가 졌는지 계산할 때 쓰는 점수 이상의 의미가 없게 되는거죠.

미국의 구제금융

Posted on September 15, 2008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지만, 여기서는 먼저 1997년 한국의 금융위기(외환위기)를 기억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1997년 외환위기를 통해 한국 사람들은 몇 가지를 배웠습니다. 첫째는 한 나라에 위기가 오는 것은 꼭 나라가 가난해서 그런 것은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에 우리는 유동성 위기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러니까, 한 마디로 돈은 많은데, 인천에 배만 들어오면 돈을 다 갚을 수 있고 남는 돈도 많은데, 지금 당장 돈이 없으면 나라 경제가 쪽팔릴 수 있다는 겁니다. 둘째는 그러면 누군가에게 돈을 빌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IMF 처럼 돈을 빌려준 애들이 치사하게 굴어도 참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늘은 아래 글에 이어 “미국에 돈을 빌려준 색히덜”이 누군지 알아 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서 한 가지 한국의 외환보유와 관련된 미스테리를 풀고자 합니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심지어는 작년까지만 해도) 외환보유고가 너무 많다고 걱정하더니 이제는 외환보유가 너무 적어서 9월에는 경제위기가 올지도 모른다고 했습니다. 보는 사람들은 “이게 뭥미?” 할 만 합니다.

미국의 금융위기 이야기는 적어도 2-3년은 된 이야기입니다. 도대체 누가 돈을 빌려 주었을까요? 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미국 금융위기의 핵심에 있는 기관은 정체불명의 헤지펀드가 아니라 미국의 주요 금융기관입니다. 그리고, 심각한 위기에 처한 주요 은행들 (그러니까 시티그룹과 메릴린치같은 곳)에 올해초 긴급 투자가 이루어집니다. 대략 210억 달러(대략 21조원)의 긴급 투자가 이루어집니다 (Economist). 그 중에는 자랑스러운 한국의 한국투자공사 도 20억 달러(대략 2조원 투자)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이정환닷컴 에서도 두어 차례 다뤘죠. 특히 다음을 읽어 보세요:

주목할 부분은 KIC가 운용하고 있는 200억 달러의 외환보유액이 국민들 세금으로 조성된 자금이라는 사실이다. 수출 대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한때 외환보유액을 늘려가며 환율을 끌어올리던 정부가 외환보유액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불어나자 무분별한 해외투자에 나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외환보유액을 털어 환율을 인위적으로 끌어내리는 위험천만한 도박을 시도하고 있기도 하다. (KIC의 메릴린치 투자손실)

이런 글을 읽으면 “한국에 이런 것도 있었어?” “이게 뭐야?”라고 물을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 공사는 2005년 설립되었으며, 투자자금은 한국은행의 외환보유고 170억달러 및 재정경제부의 외국환평형기금 30억달러라네요 (위키). 그러니까, 한국은 외환위기 이후 제대로 교훈을 배운거죠. 단기유동성이 국가적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교훈을 받고 나서, 외환보유를 상당히 늘이기 시작했는데, 이게 감당하지 못할 수준으로 넘어가자 이걸 독자적인 투자회사로 설립한 겁니다. 한국만 그런게 아닌게, 위키의 SWF 기사 (이건 플래시 파일을 뜻하는 swf가 아닙니다)에 따르면 한국의 KIC는 전체 SWF의 약 12위쯤 됩니다.

옆의 그림은 excessliquidity.org 에서 빌려 왔습니다. 이 그림은 이 SWF의 활동상을 보여 줍니다. 미국 SEC의장인 Christopher Cox는 이 SWF라는 새로운 친구들이 굴리는 돈의 규모가 2015년에는 12조달러에 달할 것이고, 그래서 전세계 헤지펀드 규모를 능가할 것이라고 봅니다.

Sovereign wealth funds, projected to reach $12 trillion by 2015, “are larger than all the world’s hedge funds combined” and are “significantly less transparent”, Mr. Cox noted. (NYT: Sovereign Wealth Fund: The New Hedge Fund? )

흥미로운 이야기는 이 SWF라는 이야기를 2005년 처음 한 Andrew Rosanov는 한국 이야기를 사례로 들어 설명하는데요 (Who holds the wealth of nations? pdf), 아래 인용문을 읽기 전에 먼저 이해할 것은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와 이 SWF를 구분짓는 가장 큰 차이는 중앙은행이 단기적인 유동성 관리에 집중할 수 밖에 없으므로 투자 전략도 단기적일 수 밖에 없는 반면, 이 SWF는 이보다 중장기적이고 (많은 사람들이 비판하듯이 특히 산유국의 경우에는) 다른 나라의 기간산업에 투자하는 것에 크게 관심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위 Rosanov 논문에서 보듯이 한국의 경우에는,

It also helped that an agreement was reached that the Bank of Korea would retain the option to recall these assets in case of an emergency, meaning that the funds would effectively be retained by the central bank as international reserves while being entrusted to the KIC for management. Retention of reserve status also meant diversification of assets would be limited to liquid public instruments, ruling out investment in real estate or private equities.

한국은행이 (단기유동성위기의 경우에) 콜옵션을 가지고 있는 듯 하며, 따라서 부동산이나 PE에는 투자할 수 없도록 하고 있는 듯 합니다. 그렇다면, 왜 단기유동성 위기 문제가 나왔을까요? 그리고, 이런 조건이 있었다면 1년간 청산할 수 없는 메릴린치 투자는 예외일까요?

이 글에서는 세계금융시장에서 New Kids on the Block이라 할 수 있는 SWF를 설명하려 했으므로, 여기에서 끝내겠습니다. 어쨋든 앞으로의 세계금융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SWF가 결코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아주 좋은 떡밥이겠군요. 더 궁금하신 분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세요.

참고자료:

구글 키스, 축하합니다

Posted on September 13, 2008
축하합니다. 구글의 키스를 받은 많은 개구리들이 뒷마당의 시체로 나뒹구는 신세가 되었지만, 태터만은 구글의 키스를 꿋꿋하게 버텨서 왕자로 변신하시기 바랍니다.

저한테도 이메일이 왔으니 (텍스트큐브는 베타신청한 기억도 없는데…), 온 블로그계가 다 알고 있겠네요. 갑자기 텍스트큐브가 궁금해지네요. 티스토리와 별로 다르지 않다고 들은 것 같은데… 갑자기 레진님 텍스트큐브로 옮기면 좋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

아직은 들은지도 얼마 안되고 해서, 어떤 평가를 내리기는 좀 그렇긴 하지만, 궁금하긴 하네요. 개인화 기술 (또는 개인?)에 관심이 있었다는 분석도 있고 (일리 있습니다), 결국 구글이 산 것은 스튜디오라는 라는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도 있습니다.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좀 과장하자면 태터는 구글의 키스를 받고 시체가 되기는 커녕 아예 온 몸이 녹아 해체되겠네요. 게다가 중요한 재산을 다 놔두고 가는 상황이니… (몸만 가는 데릴사위?)

좀 궁금하네요. 나름대로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산 것이 블로그 만드는 (블로그 만들던?) 회사라 흥미롭기도 하고… 미국에서도 웹 1.0의 현금화 전략이 상장이라면, 웹 2.0의 현금화 전략은 매각이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이런 현상이 심한데, 그때와 바뀐 상황을 생각해 보면 솔직이 매도인 입장에서의 동기는 좀 이해가 되는데, 매수인 입장에서의 동기는 뭔지 잘 모르겠네요. 축구처럼 정원이 정해져 있어서 그 이상이 있어야 뛸 수 있는 경기도 아니고, 옆의 차 앞지르고나서 굳히기하듯이 그 앞에 들어가는 전략도 아닐거고, 구글신도 이기지 못하는 지름신의 정체가 궁금하네요. 생각좀 해봐야겠네요.

옛날에 구글 정말 좋아했는데, 그 이유는 IPO 하면서 월 스트리트를 씹는다든지, 돈 벌자마자 요트 사거나 하는 짓 하지 않고 도서관 프로젝트같은 것을 하는 오덕만의 과감함과 무모함이 있었기 때문이었죠. 보는 사람 저절로 즐거워지는… 요즘도 구글 지메일 다음으로 좋아하는 구글 프로그램이 구글 도서관이라는… 다시 한번 그런 과감함과 무모함을 보고싶습니다.

대통령은 고스톱쳐서 된줄 알아?

Posted on September 12, 2008

제목을 쓰고 보니… 떡밥은 아닙니다. 한국 대통령 이야기가 아니고 미국 대통령 이야기입니다. 군대 있을 때 흔히 듣던 이야기였죠. “병장은 뭐 고스톱쳐서 딴 줄 알아?”

믿거나 말거나 고스톱쳐서 (한국에 있었으면 고스톱을 쳤을텐데, 미국에 있었기 때문에 포커를 쳐서) 대통령이 된 사람이 있습니다. 아래에서 이야기한 금태환을 포기한 닉슨 대통령 이야기입니다. 내가 이렇게 말하면 안믿을테니 인용합니다.

리처드 닉슨은 포커에서 딴 돈으로 최초 의회진출 선거비용을 충당했으며, 의원직을 기반으로 대통령직에 도전했고, 대통령이 되고 나서도 리스크가 큰 베팅을 계속하다가 결국 쪽박을 찼다. (아론 브라운, 월 스트리트의 포커페이스, 41쪽)

포커로 떼돈을 번 사람에는 닉슨 외에도 빌 게이츠, 존 클러지, 텍사스 석유재벌 클린트 머치슨 및 기업매수 전문가 칼 아이칸 등이 있답니다. 도스토예프스키나 마리오 푸조같은 인물들은 포커쳐서 쫄딱 망한 다음에 그 엄청난 상심을 책을 쓰기 위한 영감으로 승화시켰다구요…

웬만한 사람이 이 이야기를 했으면 안믿었을 겁니다. 이 이야기를 한 아론 브라운은 하버드에서 응용수학, 시카고대학에서 재정학 석사를 받았고, 지금은 모건스탠리에 근무한답니다. 감사의 글을 보면 스승들 이름이 현대금융의 인명사전입니다. 케네스 애로, 조지 스티글러, 밀턴 프리드먼, 유진 파마, 머튼 밀러, 피셔 블랙 등이 다 포함되어 있네요. 더욱 중요한 것은 그 많은 공부를 하는 비용을 다 포커쳐서 딴 인물이라는 거죠.

이 책을 읽으면서 리처드 닉슨보다 더 중요한 인물로 부각하는게 존 로 라는 아주 매력적인 인물입니다. 리처드 닉슨의 가장 중요한 스승이 아마 존 로가 아닐까 합니다. 요즘 금융투기와 거품 이야기를 하면 보통 튤립 사건을 이야기하는데, 사실 이보다 더 중요한 사건이 바로 미시시피 주식회사 투기사건이죠. 존 로는 바로 그 사건을 일으킨 사람입니다. 네, 튤립사건과는 달리 만든 (설계한) 사건 (작품)이죠.

그 전에 존 로는 더 재미있습니다. 1671년에 태어나서 1729년에 죽었는데, 직업은 전문 도박사였고 (파라오라는 카드게임 전문가), 도박을 위해 영국으로 건너갑니다. 그리고, 여성 편력도 심했는데, 당시 멋쟁이였던 에드워드 윌슨을 죽이고(영국왕의 애첩이었다는 소문이, 그리고 둘 다 남자라는) 사형선고를 받은 다음 평생을 도망다닙니다. 그러다가 베니스같은 곳에 가서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복권채권을 창안하고 발행합니다. 이게 뭐냐하면 보통 채권을 사면 이자 쿠폰을 주는데, 이자 쿠폰 대신 복권을 주는 겁니다. 군대 있을 때 자주 하던 한 놈에게 월급 몰아주기 도박의 선구자였죠. 나중에는 주식투기로 요즘 인터넷 붐과 비슷한 현상을 홀홀단신으로 성취합니다. 이 양반 덕분에 백만장자(millionaire)라는 말이 생겼죠. 당시가 프랑스혁명 직전이었음을 생각해 보면, 이 양반이 얼마나 천재였는지 알 수 있죠. 이 이야기는 나중에 하기로 하고… 혹시 궁금한 사람은 “거대한 도박”이라는 책을 읽어 보세요.

오늘의 주제는 이 양반이 태양왕 루이 14세가 죽고 나서, 오를레앙 공작과 함께 최초의(!) 지폐 발행을 이룩한 이야기입니다. 당시에는 금화나 은화 등의 주화밖에 없었죠. 당시에 은행에서 지폐 비슷한 것을 발행하긴 했었는데요 (그러니까 은행권으로 발행한 은행에 가지고 가면 주화로 바꿔 주는 통장 비슷한 것) 이 양반은 스코틀란드의 빈곤 문제가 주화가 너무 적어서 생기는 것이니까, 주화가 아니라 토지를 근거로 한 지폐를 발행하면 해결될 것이라고 하는 당시로서는 혁명적인 주장을 담은 책, Money and Trade Considered With a Proposal for Supplying the Nation with Money 을 1705년에 씁니다만 씹힙니다 (명작입니다. 읽어 보세요). 그러니까, 이 양반의 주장은 나라의 유동성은 그 나라의 부 전체와 일치해야 한다는 엄청난, 당시로서는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주장을 했던 거죠. 그러면 식민지에 가서 금광 은광을 캐지 않아도 되고…

나중에 오를레옹 공작과 함께 은행을 설립하고 어떤 것에도 근거하지 않은 (그러니까 나중에 어떤 것으로도 바꿔주지 않는) 지폐를 찍어 뿌립니다. 그래서, 홀홀단신으로 벤처 붐을 일으키기(약1720년) 몇 년 전에 홀홀단신으로 거의 역사상 최초의 인플레를 일으킵니다(1716년). 얼마전 제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을 바꿨습니다. ^^;;

인플레가 일어난 원인은 이 양반이 지폐를 찍는 은행을 만들고, 지폐를 찍어내는 기계를 사 들이고, 처음에는 통화량을 적정 선에서 (그러니까 지급준비같은 것을 잘 맞추면서) 유지했는데 (그 와중에도 루이 14세가 전쟁 때문에 진 빚을 다 갚았다는), 나중에는 오를레앙 공이 정신이 나가서 마구 돈을 찍어내는 바람에… 그래서 위의 “거대한 도박”에서는 지폐와 왕정은 맞지 않는다고 하죠.

여기서 이 이야기를 장황하게 한 이유는 첫째는 제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바뀌었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고, 둘째는 앞에서처럼 미국이 지난 몇십년간 엄청난 빚잔치를 했다는 이야기를 하면, “어떤 색휘가 미국에 돈 빌려줬어?”라고 물어 볼 사람들에게 대답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옆의 그림을 보세요.

존 로는 대략 시대를 2-300년 이상 앞서간 거죠. 그가 설계한(설계!) 벤처는 나중에 1990년대 말에 미국에서 재현되고, 그가 설계(자꾸 설계라고 하니…)한 순수지폐는 나중에 닉슨이 1970년대에 받아들였으니… 게다가 밀튼 프리드만은 이 양반이 아주 오래전에 실험까지 끝내고 (경제학이라고 해서 실험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네요) 결론을 내리고 나서야 인플레이션은 언제나 통화적인 현상이라고 이야기를 해서 아주 유명해졌죠.

위의 그림은 The Credit Crisis and the U.S. Dollar 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보다시피, 2003년에서 최근까지 미국의 통화량이 얼마나 증가했는지를 보여 줍니다. 옆에서 M1, M2, M3가 뭔지 모르는 분은 구체적인 것(그러니까 현금화가 쉬운 것)에 가까울 수록 1에 가깝고, 추상적인 것에 가까울 수록 3에 가깝다고 보면 됩니다. 그러니까, M1은 현금, 수표 등, M2는 저축과 MMDA, RP 등등, M3에는 기관 MMMF나 대규모 RP,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유로달러 등이 포함되네요. 그러니까, 3에 가까울수록 금액도 커지네요. M3 빨강이 갑자기 초록으로 가는 것은 2006년 3월부터 M3를 발표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위 링크에서는 이렇게 설명하네요.

The United States is facing an inflationary depression, and this trend will likely not ease any time soon. Independent studies have shown that the M3 money supply – the entire money within an economy, has been seeing annual increases of around 16-17%. The Fed stopped publishing M3 numbers in March 2006, around the time when the numbers began skyrocketing.

존 로와 오를레앙공의 경험이 주는 교훈은 이겁니다. 첫째는 빚진 놈이 돈 찍는 기계를 가지고 있으면, 돈 빌려준 놈은 망한다는 거죠. 인플레는 채무자에게는 희년이요, 해방의 날입니다. 이자를 고정이율로 내기만 한다면… 둘째는 앞의 “어떤 색휘”인지 하는 질문에 대답하자면 빚진 놈이 돈 찍을 권리를 가지고 있으면 더 이상 빌릴 필요도 없다는 거죠. 그러니까, 돈찍는 기계만 있으면 돈 빌려주는 사람 없이도 얼마든지 나홀로 빚잔치를 할 수 있다는거죠. 그러니까, 버냉키같은 양반이 왜 Bretton Woods II 같은 이야기를 했는지 이해가 되는거죠. 아무리 찍어 내도 대체로 걱정 없을 거라는… 왜냐하면 중국이나 인도같은 나라 애들은 달러에 환장해서 달러를 좋아하니까 가지고 있을 거라는거죠…

그렇다고, 나중에는 아무도 미국에 돈을 안빌려 줬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게 다음에 다룰 이야기입니다. 그래도 빌려준 놈이 누군지…

PS: 앞에서 댓글 달아주신 분들 감사드립니다. 힘빠져 있었는데… 댓글에 대답을 잘 안하는게 요즘은 가능하면 블로그 쓸 때 말고는 컴퓨터 앞에 잘 안앉으려고 합니다. 하루 정도 지나면 댓글 읽고 대답 달께요.

남이야 종교차별 하건말건

Posted on September 10, 2008

몇년 전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커피나 마시며 신문을 뒤적이고 있는데, 친구가 왔었죠.

친구: 무슨 특별한 일 있어?
나: 흠… 별 건 없고, 스토킹을 금지하는 법이 생긴대…
친구: 그래? 그럼 아직 그런 법이 없단 말야? 뭐하고 있어! 빨리 가자!

ㅎㅎ 지금은 꽤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그때 도대체 어떤 거짓말로 그 친구가 스토킹하러 가는 것을 말렸는지 잘 기억이 안납니다.

돌아오는 길에 라디오에서 뉴스를 듣는데, 앞으로는 공무원이 종교편향적인 짓을 못하도록 하는 공무원 복무규정을 만든다고 합니다. 이 뉴스를 듣고 제가 생각한 것을 대충 순서대로 정리하자면…

  1. 물론, 공무원이 종교에 대해서 편향적인 행동을 하면 안돼지… 잘하는 거야…
  2. 잠깐, 그럼 지금은 종교편향적인 행동을 해도 된다는 뜻? 어디 스님들 삥뜯으러 가 볼까?
  3. 잠깐, 나는 공무원이 아니지… 참자… 어디 공무원 친구 없나? 경찰이나 동사무소 방위나… 없을까?
  4. 그런데, 그러면, 그러니까 국민은 종교편향적인 행동을 하면 안되고, 공무원은 해도 된다는 뜻? 이런 1…8

잠깐 기억을 더듬어 보았습니다. 미국에서는 왜 종교차별을 못할까? 왜 학교에서 진화론이나 창조론을 가르치는 것을 가지고 그렇게 대법원까지 가고 난리를 칠까? 거기도 무슨 복무규정같은 게 있나?

아니오. 그건 바로 헌법위반이기 때문입니다. 치사하게 어디서 복무규정에 그런 게 없다는 이야기로 물타기나 하고 말야… 다음과 같이 이야기를 하면 어떻겠습니까?

A: 어떻게 그럴 수 있습니까? 어떻게 대통령이(경찰이, 공무원이 아무 거나) 종교차별 행위를 합니까?
B: 아 미안. 법을 고쳐서 앞으로는 그렇게 못하게 할께.

그러니까 지금까지는 법이 없어서, 내지는 복무규정에 명확한 규정이 없어서 그랬다는 거죠? 그것도 복무규정 고치려면 기독교 선교활동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미묘한 균형을 잡으면서… 이런…

아래에서 금융위기나 한 번 10회쯤 시리즈로 써 볼까 했는데, 아무도 호응이 없어서 안쓸려고 하다가 그래도 오기가 있지(이건 내 블로그잖아) 그래서 앞으로 2번만 더 쓰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아래에서 추천한 코틀러 마케팅 책을 사러 갔다가 다른 책도 사고 한 10만원 썼습니다. 안살려고 그러다가 (아래에도 말한 것처럼 저는 교과서 싫고 두꺼운 책 싫고 두꺼우면서도 표지가 두꺼운 책은 더 싫어합니다만, 교과서이고 두껍긴 하지만 표지가 얇아서) 샀습니다. 아무도 관심 없는 금융위기는 2번만 더 쓰고 (보나마나 금융위기보다 더 관심 없겠지만) 마케팅 이야기나 (그러니까, 마케팅 책 읽는 이야기나) 해 볼까 합니다. 혹시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표지 얇고 책 두꺼운 코틀러 마케팅 책 베고 자는 사람 보면 인사 부탁합니다. ^^;;

이게 단순한 금융위기가 아닐 수 있는게

Posted on September 09, 2008

아래 글에 이어서 씁니다. 이왕 내친 김에 아예 시리즈로? ㅎㅎ

아래 글처럼 이야기를 하고 나면, “니네가 다 그럴 줄 알았어, 짜식들 남의 돈으로 장난하다가 망하니 기분 좋냐?”하는 이야기를 하겠죠. 그리고, 이건 결국 신용평가기관이라는 미디어 이래 최대의 사적 권력과 (우리나라도 S&P나 무디스가 오면 어떻게 대접하는지 보세요) 국가의 무분별한 월 스트리트 지원 등이 문제라는 식으로 정리하고 넘어가려 할 것입니다. 문제는 문제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거죠. 기름값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게 꼬리가 개를 흔드는 (그러니까 금융경제가 실물경제를 좌지우지하는) 현상이라고 봅니다만 (그러니까, 이게 다 헤지펀드 때문이라는 거죠), 실제 문제는 더 복잡합니다. 헤지펀드는 무슨 문제만 생기면 책임을 쉽게 전가할 수 있는 보이지 않는 만만한 물건들인 모양입니다. 헤지펀드가 없었으면 누구 탓을 했을까요? 얘네가 문제가 없다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서민들 입장에서는 이게 단순히 금융위기가 아니고, 경제위기로 보이는 것, 미국의 위기가 아니고 우리 문제 그러니까 세계적인 문제로 보이는게 기름값 때문인데요… 기름값 문제는 역사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게 무슨 문제인지 잘 알 수 있습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The Trillion Dollar Meltdown”이라는 책에서 인용합니다.

The extent of the economic damage became clear only after Nixon had engineered his landslide. The OPEC oil price hikes, which helped trigger the Great Inflation of the 1970s, were a direct consequence of floating the dollar. By 1973, when the OPEC nations tripled the price of oil, the dollar had fallen to about $100 per ounce of gold, or about a third of its previous value. In 1979, when OPEC tripled price yet again, the dollar varied between $233 and $578 per ounce, so OPEC was still losing ground in gold terms. When the dollar plunged to $850 an ounce in 1980, the gold price of oil was as low as it had ever been. The real problem was that America had debased its currency. (pp. 10-11)

무슨 말인고 하면, 결국 기름값 문제는 달러 가격의 함수라는 거죠. 결국 문제는 닉슨이 금태환을 포기했을 때 시작됐던 거고, 1, 2차 오일 쇼크를 두루 거쳐서 사람들은 기름값의 직격 상승 때문에 고통을 받았지만, 그렇다고 기름을 파는 사람들이 떼돈을 번 것은 아니라는 거죠. 금값을 기준으로 하자면, OPEC은 제1차 오일쇼크때도, 제2차 오일쇼크때도 재미를 보기는 커녕, 결국은 손해를 봤다는 겁니다. 지금 상황은요 (물론 위 책에서 인용한 거라 정확한 수치는 좀 다르겠지만, 큰 그림을 볼 때는 이게 더 나은 것 같아요),

But as of late 2007, the relentless fall in the value of the dollar was playing havoc with such optimistic assumptions. Since late 2002, when the dollar was roughly at parity with the euro, it has fallen to the point where it takes $1.47 to buy one euro. Over that same period the dollar price of a British pound has risen from $1.56 to $2.08, while the Brazilian real doubled its value against the dollar. The Canadian dollar was worth only 64 cents in American money in 2002; now it’s worth $1.05. The Economist has called the dollar’s fall the “biggest default in history,” exceeding those of any emerging market catastrophe. (p. 92)

헤지펀드 탓 좋아합니다. 결국은 이 모든 문제의 근원은 지난 몇십년간 미국의 지나친 빚잔치 때문이라는 거죠. 앞에서 그린스펀 풋에 대해서 이야기했는데 (그러니까, 마치 그린스펀이 풋옵션이라도 행사하듯이, 위기만 생기면 이자율을 낮추는 행태) 요즘은 버냉키 풋이라는 말이 나온다고 하죠. 미국 연방준비은행은 태도를 전혀 바꾸지 않았을 뿐더러 앞으로도 바꾸지 않을 것 같은게, 버냉키라는 양반이 처음으로 유명세를 탄게 소위 말하는 Bretton Woods II 내지는 global savings glut 이야기 때문입니다. 한 마디로 하면 이제 조금씩 자본주의가 뭔지 배우고 있는 중국이나 인도나 브라질같은 나라에서 수출 주도정책을 펼 수 밖에 없을 것이고, 그러면 돈이 남을텐데 그걸 발달한 금융시스템이 있는 미국에 투자할 수 밖에 없을거라는 말이죠. 마치 제가 옛날에 인용했던, 러시아의 자본주의화가 미국 부동산가격 상승의 원인이므로 아무 걱정 없다는 그린스펀의 이야기가 생각나는군요.

2천억 달러 또는 2백조원

Posted on September 09, 2008

상상이 안가는 금액입니다. 이렇게 상상이 안가는 금액을 내고 미국 정부(Treasury)에서 패니매(Fannie Mae)와 프레디맥(Freddie Mac)을 사기로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다시 세계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해서, 위기는 끝났다고 생각해서 주식값도 오르고 환율도 안정되고 하는 모양입니다. (WSJBloomberg 보고)

지난 여름 동안, 아래에서 쓴 것처럼 온갖 것에 대해서 짜증을 부리면서 대체로 시간이 남을 때마다, 도대체 이 위기의 원인이 무엇인지 찾아서 읽었습니다. 이걸로 위기가 끝날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금융위기 이야기만 나오면 “이게 도대체 뭔일?” 하며 눈만 껌벅거릴 나보다 더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짧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현재의 위기에 대해 이해하는데 가장 큰 도움이 되었던 책은 Charles R. Morris의 “The Trillion Dollar Meltdown”이라는 책이었습니다.

얼마전 Economist지에는 Confessions of a Risk Manager 라는 글이 실렸었죠.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의 관점을 볼 수 있는 글입니다. 아래 부분을 읽어 보십시오.

Like most banks we owned a portfolio of different tranches of collateralised-debt obligations (CDOs), which are packages of asset-backed securities. Our business and risk strategy was to buy pools of assets, mainly bonds; warehouse them on our own balance-sheet and structure them into CDOs; and finally distribute them to end investors. We were most eager to sell the non-investment-grade tranches, and our risk approvals were conditional on reducing these to zero. We would allow positions of the top-rated AAA and super-senior (even better than AAA) tranches to be held on our own balance-sheet as the default risk was deemed to be well protected by all the lower tranches, which would have to absorb any prior losses.
In May 2005 we held AAA tranches, expecting them to rise in value, and sold non-investment-grade tranches, expecting them to go down. From a risk-management point of view, this was perfect: have a long position in the low-risk asset, and a short one in the higher-risk one. But the reverse happened of what we had expected: AAA tranches went down in price and non-investment-grade tranches went up, resulting in losses as we marked the positions to market.

요지는 이겁니다. 대체로 위기가 닥치면 은행에서는 신용평가가 낮은 채권을 팔고 신용이 좋은(AAA 급) 채권을 보유합니다. 그런데, 이번 위기는 정작 이런 AAA 급에서 생깁니다. 많은 사람들이 마치 마법에 걸린 좀비처럼 신용 내지는 금융 관련 위기만 생기면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이게 다 헤지펀드 때문이고 파생상품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번에는 정작 피를 본 것은 베어스턴이고 그 다음에는 메릴린치이고 그 다음에는 시티그룹이고 그 다음에는 이제 마지막 보루인 패니매와 프레디맥입니다.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미국 정부채 밖에 없네요… (미국 정부가 패니매와 프레디맥을 인수하면 다음에는 미국 정부채 가격은? 그건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상황입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1998년의 Long-Term Capital Management 건은 누가 봐도 헤지펀드에 의한, 헤지펀드를 위한, 헤지펀드의 금융위기였습니다. 지금은 좀 이야기가 다릅니다. 역사 이야기부터 하자면…

패니매나 프레디맥은 뉴딜의 산물입니다. 뉴딜의 일환으로 S&L(Savings and Loans: 우리나라로 치면 저축은행이나 금고와 비슷할까요?)이라는 것이 만들어져서 주택구입비용 담보 대출해 주었지요. 이게 담보 대출을 많이 해 주고 나면 담보대출을 모아서 팝니다. 이 때 사 주는 기관이 패니메(FNMA: Federal National Mortgage Association)이나 프레디맥(FHLMC: Federal Home Loan Mortgage Association)인 겁니다. 이들은 이렇게 담보대출을 사서, 이것을 기초로 증권을 발행했습니다. 한 가지 문제가 있었는데, 그건 바로 이자율이 변동하면(특히 이자율이 낮아지면) 담보대출을 받았던 사람들이 대출을 조기상환하고 더 싼 조건에 바꿔타기를 하는 겁니다. 이게 패니매나 프레디맥 채권을 사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피곤한게, 채권의 만기를 예측할 수가 없었던 겁니다.

그래서 개발한 게 CMO (collateralized mortgage obligation)이라는 건데, 아이디어는 이걸 통으로 파는게 아니라 쪼개는 겁니다. 그러니까, 여러 주택담보채권을 모아서 신탁을 한 다음, 이걸 몇 개의 그룹으로 나누는 겁니다. 대체로 상위 70% 정도는 순위가 높아서 상환에 대한 우선권을 갖기 때문에 신용평가도 아주 높게 나옵니다 (이게 채무불이행할 경우는 아래 30%가 다 망해야 하는거죠). 그리고, 두 번째 그룹은 20%, 맨 아래는 10%로 합니다. 아래로 내려갈 수록 고위험 고수익인거죠.

1987년에는 주식시장에 위기가 닥치고, 1994년 이 CMO 시장에 위기가 닥칩니다. 1997년에는 LTCM 위기가 옵니다. 이렇게 말하면 대체로 이 모든 위기의 근원에는 똑같은 이유가 있고, 똑같은 헤지펀드들이 똑같이 파생상품 가지고 장난하다가 나라 말아먹었다는 식으로 이야기하기 마련인데… 사실, 이번 문제의 원인은 파생상품이라기보다는 채권시장 자체에 있기 때문에 더 위험한 거고, 사고뭉치들도 헤지펀드가 아니라 앞에서 말한 주요은행들이라는 게 문제인 거죠.

여기에서 우리가 파생상품이라고 하면 흔히 헷갈려 하는데, 이건 LTCM 같은 전형적인 헤지펀드의 위험과는 다릅니다. LTCM은 소위 “무위험이익”이라고 하는 것을 추구하는 아비트라지 (arbitrage 재정거래라고 번역합니다)를 했던 거죠. 위키피디어의 간단한 예를 들면,

런던에서 환율이 £5 = $10 = ¥1000이고, 도쿄에서 환율이 ¥1000 = $12 = £6라고 하면, 도쿄에서 $12를 ¥1000로 바꾸고, 런던에서 $12를 ¥1200로 바꾸면, ¥200의 공돈이 생기는거죠.

이번 사태에서는 이런 식의 거래가 문제의 진원지가 아니었습니다. 문제는 채권시장이 움직이는 방식입니다. 굳이 설명하자면 (그러니까 위의 리스크 매니저의 고백을 이해하자면) 이건 위키피디어에 나오는 “regulatory arbitrage”가 문제입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도 지불준비금같은 것이 있는 것처럼, 그리고 은행이나 보험사가 투자할 수 있는 종목이 다른 것처럼 금융기관에는 다양한 규제가 존재합니다. 이런 규제를 피하기 위한 기법은 위의 아비트라지를 기본으로 하는 파생상품 전략과는 다른 일종의 “규제 아비트라지”를 하는데, 이것을 보통 “자산유동화”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위의 담보대출과 CMO 사이의 관계를 예로 들면 담보대출은 대출금으로 처리가 되고, 반대로 누군가 이것을 신탁하여 CMO 같은 채권으로 발행하면 이걸 인수하는 회사 입장에서는 이게 대출이 아니고 증권이 되는거죠. 그런데, 이걸 한 번만 하는게 아니라 여러 차례에 걸쳐서 할 수 있습니다. 그럴 때에는 CMO라고 하지 않고 CDO (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이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채권을 담보하는게 이제는 주택담보(mortgage)가 아니라 채권(debt)이기 때문이죠. 이걸 한 판 더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CDO^2 (CDO 스퀘어라고 읽습니다)가 됩니다.

그러니까, 은행 A가 고객에게 주택담보대출을 합니다. 은행 A는 은행 B에게 대출을 팝니다. 은행 B는 이걸 산 다음, 이걸 기초로 해서 CMO를 발행합니다. 은행 C는 이걸 산 다음, 이걸 기초로 해서 CDO를 발행합니다. 은행 D는 이걸 산 다음 CDO 스퀘어를 발행합니다.

마치 어릴 때 들었던 아이스크림 가게를 연 두 바보 이야기가 생각나죠. 둘이서 100원으로 서로 주고 아이스크림 사 먹고, 주고 받고 했는데 나중에 보니 남는 돈은 100원 밖에 없더라는…

이런 짓을 하는 이유는 앞에서 말한 것처럼, 원래는 이런 종류에 투자할 수 없는 기관(연기금이나 보험 같은)에 주택담보 관련 채권(이게 준정부기관에서 보증하므로 안전하면서도 결국은 소비자가 내는 이자에 근거하므로 수익성은 더 높다는)을 팔기 위해서이고, 두번째로는 이렇게 하면 채권을 매입한 은행은 지급준비나 기타 회계 및 투자 관련 규정을 피하면서 (그러니까 돈을 대출해 준게 아니고 투자한 거죠) 고수익의 기회를 갖는다는 거죠. 그리고, 무시할 수 없는 게 각 단계에서 채권발행 관련 수수료를 받는거죠.

그리고, 앞에서 CMO라는 것을 발행할 때 여러 그룹(tranche)으로 나누어 선순위, 후순위 하면서 선순위의 신용평가결과를 아주 크게 높일 수 있다고 했는데 (왜냐하면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의 10-30%가 파산할 가능성은 거의 없고, 그 위험은 후순위가 다 흡수하니까요), 이런 조작을 한 번만 하는 게 아니고, CMO 단계에서 한 번, CDO 단계에서 한 번, CDO 스퀘어 단계에서 한 번 이렇게 계속 하는거죠…

은행 입장에서는 당할 수 밖에 없는게, 앞의 리스크 매니저의 고백에 나오는 것처럼, 대출부서와 증권부서는 다른 리스크 관리 기준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건 사실은 대출인데, 증권에 들어가 있는 거죠. 그리고, 이렇게 몇 차례 복잡한 컴퓨터 모델링을 통한 “세탁”을 거치고 나면, 도대체 뭐가 뭔지 아무도 모르게 됩니다. 그러니, 신용평가기관의 평가만 믿는 거죠. 게다가 각자 자기가 관리하는 채권들의 집합에 대해서만 챙기는데 그 앞 단계에서 이런 채권을 발행하는 사람이 자기 채권집합의 가격이 얼마나 변동했는지 하는 것을 따로 공시하지 않으니 정보의 심각한 공백이 생기는 거죠. 그래서 이번 사건은 주요은행부터 당하고, 신용도가 높은 채권부터 당한 겁니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요? 가장 큰 이유는 결국 미국이 계속 무역적자를 보이면서 다른 나라에서 계속 돈을 끌어다 썼다는 것이구요, 둘째는 이렇게 은행들이 사고를 칠 때마다 연방준비은행에서 계속 이자율을 낮춰서 확실하게 챙겨줬다는 겁니다 (그린스펀 풋 이라고 합니다. 요즘은 버냉키 풋이라는 말도 자주 등장합니다).

그러면, 이 파장이 어디까지 갈까요? 아무도 모릅니다. 아이스크림 100원으로 따지자면, 미국 담보대출시장의 총액은 대충 약 12조 달러 정도 됩니다. 그런데, 이게 문제가 아니라 CDS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모른다는 겁니다 (이건 위의 CDO 시리즈하고는 다른 것인데, 이건 credit default swap이라고 해서 위에서 말한 파생상품이고, 이건 헤지펀드도 깊게 관련이 됩니다. 한 마디로 한 쪽에서는 은행들이 계속 포장과 재포장 작업을 하는 동안, 그 옆에서 헤지펀드들은 누가 망할 것인지 아닌지에 대해서 따로 도박을 했다는 겁니다. 이건 은행과 헤지펀드, 헤지펀드와 헤지펀드 등이 누군가가 파산하면 보험처럼 돈을 줄 것을 약속하고 그 대신 일정 금액을 계속 받는거죠. 근데, 이건 진짜로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수 있는 것이라서, 그리고 헤지펀드들이 도대체 무슨 짓을 하는지 알 수가 없기 때문에 (헤지펀드는 규정상 공시의무가 없습니다) 사고가 터져야 알 수 있다는거죠.

제가 보기에 더 심각할 수 있는 문제(그러니까 결국 미국 정부가 나설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그건 바로 앞에서 말한 것처럼 이런 식의 증권화를 통해서 금융기관들이 거래의 본질을 숨기고 재무제표에서 숨길 수 있었기 때문에 금융기관들이 가지고 있는 부실채권의 규모가 상당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런 금융기관에는 패니매나 프레디맥이나 기타 채권지급을 보증해 주는 금융기관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는 겁니다. 이게 진짜로 심각할 수 있는게, 예를 들어서 위의 A 은행이 10개의 채권을 발행했다고 치고, 이 가운데 5개를 B 은행에 팔았고, B 은행은 이 가운데 2개를 C은행에 팔았고, A 은행의 지급을 D 은행이 보증했고, B 은행의 지급을 E 은행이 보증했다고 한다면, A 은행이 10개의 채권 가운데 단 하나만 제대로 지급을 못할 경우 이 모든 은행들이 연쇄적으로 문제를 겪게 되고, 결국 이 모든 은행들이 연쇄적으로 신용등급이 하락하게 되고, 이런 식으로 연쇄작용이 일어난다면 결국 채권시장 자체가 제대로 기능을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거죠. 물론, 그렇게까지 심하게 가지야 않겠지만… 아직도 많이 우울합니다. 잠도 안오고 정리 차원에서 올립니다.

마케팅에 도전 2

Posted on September 08, 2008

아래 글 에서 마케팅 잘 아시는 분은 좋은 마케팅 책좀 소개시켜 달라고 했는데, 아무 답도 없는 걸로 봐서 제 블로그를 읽는 사람 중에는 마케팅 잘 아는 분이 없거나, 마케터로 먹고 사는 분이 없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좀 더 마음 편하게 마케터를 씹을 수 있겠네요. 그렇지만, 제가 마케팅에 관심이 있는 것은 씹으려는 것 보다는 이 세상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중요한 경제적 활동에 대해서 더 잘 이해하고 싶어서입니다.

일단 삐딱선을 타면 대체로 모든게 삐딱하게 보이지요. 아래 글에서도 말한 것처럼, 마케터들은 가치를 창조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모든 것을 자기네들이 한다고 정의합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데에야 같이 일하는 사람 가운데 기분 나쁜 사람 여럿 있겠죠. 그래서 따지기 시작할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마케터들이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은 대체로 몇 가지 전형적인 경우가 있을텐데, 그 가운데 가장 손 쉽게 쓸 수 있는 방법이 바로 “가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던짐으로써 “아, 내가 이야기하는 가치라는게 그런게 아니고…” 하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일 것입니다. 그래서 마케터가 이야기하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찾아 보기 위해서 다시 앞의 글에서 말한 “경영학 별거 아니야”라는 책을 찾아 보았습니다. 아무도 마케팅에 관한 좋은 책을 추천하지 않았으니까, 일단 가지고 있는 책으로 시작하는거죠. 혹시 추천하고 싶은 분은 가능하면 페이퍼백으로(저는 두꺼운 책도 싫어하지만, 더 싫어하는 것이 두꺼우면서 표지도 단단한 책입니다), 교과서가 아닌 책으로 부탁합니다. ^^;; 위 책에는 이런 공식이 있습니다 (18페이지).

가치 = 효용 – 비용

이게 무슨 말일까요? 대체로 이런 공식은 공식을 이리저리 뒤집어보면 무슨 뜻인지 알텐데…

비용 = 효용 – 가치

무슨 말인지 잘 느낌이 안옵니다.

효용 = 가치 + 비용

더 모르겠습니다. 위 책의 조금 더 아래로 내려가서 21페이지에 가면 “가치 = (고객이) 기꺼이 지불하는 것 (willingness to pay)”라는 말이 나옵니다. 앞의 18페이지에 보면 “마케팅에서 말하는 가치란, 효용에서 그 효용을 얻기 위해 지불하는 비용인 가격을 뺀 것을 말한다”는 말도 나옵니다만… 그러면, 맨 위의 공식은 고객이 어떤 물건에서 얻는 효용에서 그 물건의 가격을 뺀 것이 바로 고객이 지불할 용의가 있는 금액이라는 말?? 그러면 두번째와 세번째 공식은??

원래 좀 삐딱선을 타려고 하긴 했었지만, 이건 정말 대책없이 모르겠습니다. 혹시나 위에서 “효용”이라는 말이 로그효용이나 기하평균이나 한계효용학파나 한계혁명이나 이런 말과 관련이 있을려나 모르겠네요… 혹시 이 쪽으로 찾아봐야 하나… 이 부분은 내일 생각해 봐야겠네요…

다른 이야기이지만, Purple Cow를 쓴 Seth Godin, 스탠포드 MBA 답게 정말 글 잘 씁니다. 내용은 대체로 제가 아래에서 정리한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겠지만, 잘쓴 글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 읽어볼 만한 글입니다. 그는 마케팅에 대해서 이렇게 말합니다.

It used to be that Engineering invented, Manufacturing built, Marketing marketed, and Sales sold. There was a clear division of labor, and the president managed the whole shebang. The marketer got a budget and she bought ads with it.
Marketing was really better called “advertising.” Marketing was about communicating the values of a product after it had been developed and manufactured. (96 페이지)

물론, “used to be”나 “got”이나 “was”같은 동사로 알겠지만, 이건 “Purple Cow” 이전시대(그러니까 현재시대)까지에만 적용되는 말입니다. 그가 규정하는 마케팅은 매스 마케팅, 그러니까 TV를 통한 마케팅입니다. 그 예산이 어디에서 왔는지가 중요할텐데, Purple Cow 이전 시대가 바로 TV-산업 시대라면(TV와 산업의 공생시대), 그 이전시대는 아마 보부상 발품파는 시대였겠죠. 제법 장사 크게 하려면 발품을 많이 팔아야 했던 시대와 비교하면, 발품파는 시간과 노력(돈은 어차피 적어도 비슷하게 들었을테니)을 TV에 쏟으면 훨씬 편하게 판매를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게 더 이상은 안먹힌다는 이야기는 현재로서는 지금까지 어땠는지가 더 관심이 큰 저로서는 지금은 별 상관 없는 이야기인 것 같구요… 그러면 Seth Godin의 이야기에 따르면, 마케팅이란 매스미디어와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는 이야기네요. 이게 도대체 위의 가치, 효용, 비용의 공식과 어떻게 관련이 되는지 생각좀 해봐야겠네요… 누구 설명해 주실 수 있는 분?

흠, 참고로 제가 왜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궁금하신 분도 있을텐데, 그냥 블로그에서 뉴스나 이야기하고 온라인 가십이나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오프라인에서 읽은 책 이야기도 가끔은 하는 것도 정신건강에 좋을 것 같아, 요즘 관심 있고 읽고 있는 책 이야기를 하려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케팅에 대해서 좀 삐딱선을 타긴 했지만, 솔직이 정말 잘 모릅니다. 공부해 본 적도 없고, 옛날에는 관심이 있었던 적도 없습니다.

Purple Cow

Posted on September 06, 2008

어제 말한 것처럼, Seth GodinPurple Cow 라는 책을 읽고 있습니다. 책은 쉽게 읽힙니다. 책을 읽으면서 이 사람이 책과 관련된 일을 한 적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그렇군요. 사실 이 Purple Cow라는 책 자체가 자기가 주창하는 방법으로 팔렸네요. 이 책을 쓰기 전에 그는 “Unleashing the Idea Virus”라는 책을 썼는데, 이 책은 인터넷에서 무료로 배포했습니다. 요즘도 pdf로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습니다. 말콤 글래드웰의 Tipping Point와 비슷한 시기에 출간되었고, 주제도 비슷합니다. 그 후속편이라 할 수 있는 Purple Cow의 첫판은 자기가 출판해서 우유곽에 넣어서 배송료만 받고 보내 주었다고 하는군요. 그게 이 책이 성공한 비결이라구요… 적어도 책 파는 기술에 대해서는 뭔가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책의 주제는 간단합니다. 옆의 그림은 Everett Rogersdiffusions of innovations 이론이라고 하는데, 신기술과 관련된 사람들의 태도는 종형으로 분포되는데, 왼쪽부터 혁신가 (2.5%), 얼리 어답터(13.5%), 초기 다수(34%), 후기 다수(34%) 그리고 막둥이(16%)와 같이 나뉜다는 거죠. 이 이야기는 무어 도 Crossing the Chasm에서 채택하였고, 그게 보라빛 소의 이론적 기반이 됩니다.

본론으로 가자면, Seth Godin의 주장은 매스미디어 광고는 양쪽을 잘라내고 (우등생과 열등생은 버리고) 가운데에만 집중하는 전략이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지극히 평범한(누구도 싫어하지 않는) 제품을 만들고, TV 광고로 시장을 녹여버리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TV에서 본 것을 사고, 그러면 본전을 뽑고도 남는다는 겁니다. 이게 남는 장사라는 것은 TV가 나오기 전과 비교해 보면, 그 전에는 물건을 만들고 나면 사람들이 쓰게 하기 위해서 발품을 팔면서 돌아다녀서 채널과 네트워크를 구성해야 하는데, 여기 드는 돈을 TV 광고에 쓰면 훨씬 쉽게 더 나은 결과를 낳는다는 겁니다.

문제는 이 전략이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는 겁니다. 왜냐하면, 시장에는 이미 표준적인 물건들이 넘쳐나고(요즘 소비자는 필요한 게 없습니다), 더 이상 사람들이 광고에 귀를 기울이지 않기 때문이라는 거죠. 그래서, 저자는 주장합니다. 듣지도 않는 평균에 대한 환상을 접고, 왼쪽 부분에 집중하자구요. 그러니까, 혁신가와 얼리 어답터를 포섭하면, 이 사람들은 성격상 자기만 쓰고 가만히 있지 못하는 사람들이라서 입소문 마케팅을 하게 되어 있다구요. 그렇게 하려면 오덕들을 포섭해야 한다구요.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 떠들지 않고 가만히 있지를 못하는 사람이요. 그렇게 하려면 오덕들이 좋아하는 물건을 만들어야죠. 그러니까, 옛날에 광고에 쓰던 돈을 돌려서 오덕들이 좋아할 만한 좋은 물건을 만들어 내는데 쓰자구요.

믿거나 말거나, 이게 답니다.

한 가지 문제가 있네요. 뭔고 하면, 뭔가 그렇게 계속 실험하고, 혁신하고 새로운 방식을 찾다보면 그걸 꼭 오덕들이 좋아할지는 아무도 모른다는거죠. 그러니까, 가능한 싼 값에 가능한 많은 것을 실험해 봐야겠네요. 실패한다고 해서 너무 다그치지도 말고… 그러니까 TV 광고 하나 찍는 값에 오덕들이 좋아할 만한 취향으로 조금씩 다른 물건 100개 내지는 1000개를 만들어보고 실험해 보는거죠. 안되면 어떻게 하느냐구요? 비밀의 주문, 마케터들의 만트라(mantra)가 있죠. 안되면 될 때까지.

이게 문젭니다. 옛날에 한국에서는 시장이 작아서 롱테일이 아마 안먹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귀찮아서 링크는 생략합니다), 비슷한 논리가 여기서도 먹히는 거죠. 그러니까, 어차피 이건 확률 게임이고, 도박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도박에서 베팅할 수 있는 금액의 크기는 땄을 때 벌 수 있는 (이론적) 금액의 일정 부분이 되는거죠. 예를 들자면, 100만원을 벌 수 있는 확률이 10%인 도박에는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10만원까지 걸 수 있지만, 10만원을 벌 수 있는 확률이 10%인 도박에는 합리적인 사람이 걸 수 있는 금액의 한계는 만원인거죠.

어차피 혁신의 대부분은 실패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저자도 말하듯이 가능한 넓고 다양한 실험을 해 보는 수 밖에 없는데 (오덕들이 어떤 것을 좋아하게 될지는 오덕들도 모르는 거라서요) 그 실험에 들이는 비용은 결국은 잭팟이 터졌을 때 벌 수 있는 돈의 액수에 크게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한국에서는 이대로 하다가는 망할 수도 있죠. 가능성이 훨씬 더 높죠. 일단 판돈이 적으니까요.

티스토리, 니네가 잘못했네

Posted on September 05, 2008

어제 오랫만에 글을 쓰고, 오늘 어제 이야기한 것처럼 Purple Cow를 읽다가, 갑자기 그동안 밀린 RSS나 읽어야 겠다는 생각에 들어갔다가, 그리 오래되지 않은 레진님 블로그 폭파사건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야이 티스토리 개새끼들아 한 번 읽어 보세요). 레진님 블로그 좋아하는데…

첫느낌은 capcold님이 말한 것처럼 중국에서 아무리 쿨한 블로그툴이 나와도 나는 바꾸지 않을 거라는 겁니다. 왜냐하면, 그자식들이 언제 어떻게 머리가 돌아서 어떤 짓을 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레진님 블로그에 최근에 올라온 글 을 보니, 누군가 “약관에 다 적혀 있는데, 네가 파워블로거면 다냐?”라는 식으로 남의 다리 긁는 소리를 하는 모양입니다. 이게 얼마나 생뚱맞은 이야기인고 하면:

A: 야, 니네가 어떻게 그럴 수 있어?

B: 여기 약관 봐,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나와 있잖아.

물론 할 수 있으니 했겠지요. 누구도 할 수 없는 것은 할 수 없는 것이니까요. 정작 물어보는 것은 그렇게 해도 되느냐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대고 약관에 보면 내 권리의 일부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왜 그 권리를 행사했냐고 묻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 아닙니다.

약관에 이런 내용이 있는 것은 포탈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지요. 여러가지 용도로 쓰입니다.

  • 최상의 경우 (이런 경우가 있을지 모르겠찌만): 모든 사람이 다 삭제해 마땅하다고 동의하는 글을 삭제하는 것. 권리의 정당한 행사지요
  • 차선의 경우 (거의 이런 경우를 염두에 두고 만들었겠지요): 누구는 좋다고 (내지는 괜찮다고) 그러고, 누구는 싫다고 그러는데, 싫다고 그러는 녀석이 힘이 더 센 경우. 그러니까, 정부같은 곳에서 협박을 하면 지우고나서 말하는 겁니다. “약관에 다 나와 있잖아.”
  • 최악의 경우: 누구는 좋다고 (내지는 괜찮다고) 그러고, 누구는 싫다고 그러는데, 누가 더 센지도 확인해 보지 않고 아무 생각 없이 지우는 것. 아무리 생각이 없는 블로그라도…
  • 최악보다 더 나쁜 경우: 아무도 신경 안쓰는데, 자기가 보기에 기분 나빠서 그냥 지우는 것.

레진님은 어떤게 포르노이고 어떤게 포르노가 아닌지에 대한 기준이 없어서 생긴 문제라고 합니다. 저는 생각이 좀 다릅니다. 제가 보기에 이 문제는 어떤게 포르노이고 어떤게 포르노가 아닌지에 대해서 누가 최종 결정권을 갖느냐 하는 겁니다. 위의 차선의 경우에는 당하는 사람은 진짜 서럽고 기분 나쁘지만 티스토리보다 센 놈(그러니까 정부)가 그랬다고 하면, 뭐 어쩔 수 없지요… 티스토리도 살아야 하니까. 그래도 욕은 하겠지만, 뭐 이해는 할겁니다.

레진님 사건의 문제는 그걸 결정한게 정부도 아니고, 소비자단체도 아니고, 청소년단체도 아니고, 종교단체도 아니고, 저작권단체도 아니고, 다음이라는 겁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다음의 공식적인 결정인지도 잘 모른다는 겁니다. 지운 직원이 다음의 외부로는 공개가 되지 않은 공식적인 지침이라도 있어서 그걸 따랐다면, 그건 다음의 소행이겠지요. 그런데, 그게 아닌 것 같다는 게 문젭니다. 그러면 나머지 블로거들은 도대체 기준이 뭐야라고 말하게 됩니다. 그 때, 미국 대법원의 누구처럼 “내가 보면 다 알아” (I know it when I see it )라는 식으로 대답하면 곤란합니다.

약관이라는 거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해서, 그 권리의 행사가 정당해지는 것은 아니지요. 그런 이야기하는 분들은 약관같은 것 읽을 때 끝까지 다 읽기 바랍니다 (예를 들어, “할 수 있다”로 끝나는지 “해야 한다”로 끝나는지). 대체로 문제는 문장을 중간쯤까지 읽고 나서 다 알았다고 생각하고 그만 읽을 때 생기지요.

물론 다음은 약관에 따르면 그런 짓을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블로그 서비스는 블로거를 위한 것 아닌가요? 그럼, 과연 그렇게 했어야 했나요?

요즘 위기관리에 대해서 이야기 많이들 하는 것 같습니다. 내가 아는 한 인류 역사상 먹히는 게 입증된 위기관리 전략은 딱 하나 밖에 없습니다. 그것은 바로, 솔직하게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겁니다. 빼지 말고, 돌리지 말고, 어떤 유보도 달지 말고… 모두 다 중국 블로그로 옮기기 전에…

PS: 레진님 블로그 좋아해서 팔은 안으로 굽을까봐 그게 포르논지 아닌지는 말 안하려고 했는데, 이 말을 해야겠네요. 레진님 블로그가 포르노면 괴테의 파우스트는 귀신 이야기인가요? 소재와 주제는 구분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마케팅에 도전

Posted on September 04, 2008

오랫만에 글을 씁니다.

여름동안 너무 덥고, 너무 짜증나고, 너무 불안하고, 너무 우울해서 블로그 근처에도 안왔습니다. 물론, 더웠던 것도 짜증났던 것도 불안했던 것도 우울했던 것도 어떤 것도 블로그 때문은 아니지만, 어딘가에 화풀이는 해야겠고, 세계경제나 한국정치나 지구온난화에 대해서 심통부려봤자 나만 손해고, 그냥 만만하고 애꿎은 블로그에 대고 복수했습니다.

원래 활자중독이 좀 있는지라 그동안 블로그만 읽지 않고 쓰지 않았을 뿐이지, 다른 것은(주로 책) 읽었습니다. 몇년 전에는 그래도 다빈치코드를 쓴 댄 브라운도 있었고, 4의 규칙도, 단테의 신곡에 근거한 추리물도 있었고, 꽤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올해에는 별로 흥미로운 것이 없더군요. 그래서 언젠가 친구가 극찬했던 본 아이덴티티 시리즈를 다 구해서 읽었습니다. 그리고…

읽다 읽다 더 이상 읽을 것이 없어서 경영학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재무나 회계나 뭐 그런 것을 읽기 시작했는데, 이게 원래 답이 없는 이야기라 슬슬 지겨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돈을 버는 방법을 잘 알면 나가서 벌지 왜 책이나 쓰고 앉아 있겠습니까? 누군가가 이야기한 것처럼 돈을 버는 것에 대한(경영이라는게 원래 돈을 버는 것에 대한 것이니까요) “검증된” “최신 이론”이라는 게 그 자체로 형용모순 아니겠습니까? 어떻게 최신 이론이 검증된 이론일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슬슬 이것도 지겨워지고 해서, 이제는 마케팅 쪽으로 읽어 보려고 눈을 돌렸습니다. 솔직이 저는 마케팅에 대해서 편견이 있습니다. 내가 싫어하는 마케터가 있어서도 아니고, 땅을 산 사촌 중에 마케터가 있는 것도 아닌데, 왠지 마케팅이라고 하면, 가만히 앉아 있다가 남이 열심히 만들어 놓은 것 가져다가 누군가 아무도 모르는 짓을 해 놓고는(나가서 팔지도 않습니다. 이것은 세일즈라고 합니다) 그게 다 자기 공이라고 우기는 사람들이 마케팅을 공부한 사람이라는 아주 강한 편견이 있지요. 도대체 이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냥 블랙박스일 뿐이고, 자본주의가 커다란 실험실이 아닌 바에야 이들의 성공 또는 실패를 재생산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그래서 아마 경영학이 아무리 수학을 쓰건 어쨌건 별로 과학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그래서 남의 공이나 가로채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지요.

이런 편견을 가지고 그래도 읽기 시작했습니다.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책은 아니지만, 역시 비슷한 이야기가 첫머리에 올라 오더군요. 다음 이야기는 마케팅 책에서 읽은 책은 아니지만, 마케팅의 귀재가 쓴 것입니다.

One of the oldest truisms of business is “Nothing happens until somebody sells something.” Accountants won’t count, manufacturers won’t make, and managers won’t manage … until and unless someone sells something. Very few products sell themselves. Most have to be sold. Someone has to get the order, get the product on the shelf, get the customer to spend money. Selling is key to the enterprise. (Jeffrey J. Fox, How to become a CEO, p. 144)

사업에서 가장 오래된 격언은 “누군가 팔지 않으면 아무 일도 생기지 않는다”이다. 회계사는 계산을 하지 않을 것이고, 제조업자는 만들지 않을 것이고, 관리자는 관리하지 않을 것이다… 누군가가 무엇인가를 팔 때까지는. 스스로 팔리는 상품은 아주 적다. 대부분의 상품은 팔아야 한다. 누군가가 주문을 받고, 제품을 매대에 올려 놓고, 고객이 돈을 쓰도록 해야 한다. 파는 것이야말로 회사의 핵심이다.

이 글을 쓴 사람은 Fox & Co. 라는 회사를 경영하는 Jeffrey J. Fox입니다. 그 자신 마케팅 전문가로 알려져 있는 사람입니다. 왠지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좀 치사해 보입니다. 다른 사람이 만들고, 다른 사람이 도와 주고, 다른 사람이 관리를 했는데, 이 모든 게 다 내 덕이라고 주장하는 이야기를 듣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마케팅의 귀재라고 해도, 이 사람이 한 이야기를 마케팅에 대한 바른 정의라고 믿을 수 없다고 주장할지도 몰라, 이와 비슷한 이야기로 미국 마케팅 학회(American Marketing Association)에서 규정한 마케팅 규정을 읽어 보겠습니다.

Marketing is an organizational function and a set of processes for creating, communicating, and delivering a value to customers and for managing customer relationships in ways that benefit the organization and its stakeholders.

마케팅이란 가치를 창조하고, 전달하며, 조직과 그 이해관계자들에게 유익하게끔 고객과의 관계를 관리하는 조직 기능과 일련의 과정이다 (이은종 , 경영학 거 별거 아니야, 15페이지에서)

아예 다 한다고 그러지 그럽니까… 심지어는 가치를 창조하는 것까지 포함해서(그럼 제조업에서는 무엇을 한답니까), 모든 것을 다 자기네들이 한답니다. 이런 이야기가 마케팅이 어째야 한다는 Mission Statement로 들리지 않고, 회사의 다른 부서에 대한 자랑과 떠벌리기로 보이는 것은 저 뿐일까요?

그래도 누군가를 미워하지는 않아야 할 것 같아서, 마케팅을 제대로 공부해 보기로 했습니다. 일단 Seth Godin 의 “보랏빛 소(Purple Cow)”부터 읽을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management”라는 카테고리를 신설했습니다. 독서는 좋은 것이니까, 그리고 가을니까, 나도 책에 대한 블로그를 하면 좋은 블로거가 되겠지요? 혹시 마케팅 잘 아시는 분은 읽을 만한 책 추천 부탁합니다.

PS. 그냥 블로그를 다시 시작하고자 하는 핑계일 것입니다. 너무 부담스럽지 않게요… 조금 지나면 다시 옛날처럼 활발하게 쓸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세계 경제도 좀 안정되고, 한국정치도 좀 정상궤도로 돌아가고, 지구온난화 문제도 없어지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