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실험] 돈의 속도가 갑자기 줄어들면...

Posted on December 01, 2008

며칠간 시간이 날 때마다 생각하던 문제입니다. 요즘 계속해서 스태그플레이션(질나쁜 인플레이션)으로 갈지 아니면 디플레이션으로 갈지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죠. 며칠째 그 이야기만 쓰는 것 같은데, 인플레이션 압력이 너무 강해서 결국은 우리나라같이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나라는 망가질 거라는 주장의 전형적인 예는 아마 다음과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금융위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올 7월부터의 달러강세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미국은 전세계의 달러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여 일부는 증발시키고 있고 또 일부는 은행에 차곡차곡 쟁여놓고 있다 … 특히 ‘버락 오바마’가 취임하게 되면 그 가속도는 무서울 것이다. 말 그대로 헬리콥터에서 달러를 뿌리는 형상이 될 것이며 이것은 결국 달러의 홍수로 인해 유동성 함정의 거대한 둑을 일시에 터뜨려버릴 것이다 … 특히, 한국에게는 그 생사를 가늠할 수 있을만큼 중요하다. 오스트리아학파의 이론대로 화폐증가란 바로 인플레이션이다. 현재 전세계가 공통적으로 앓고 있는 고통은 디플레이션 형태로 나타나고 있지만, 그 현상은 얼마 지나지 않으면 반드시 반전할 것이다. 어떤 논리를 내세워도 엄청나게 늘어난 유동성은 그 둑이 터지는 순간 인플레이션이란 형태로 분출하기 마련이라는 사실을 뒤집을 수가 없다. (왜 지금 일차상품 시장에 주목해야 하는가? )

그럴까요? 뭐, 굳이 반대한다는 뜻이 아니라, 제가 며칠간 생각하던 것을 그냥 일종의 사고실험처럼 같이 한 번 생각해 보자는거죠. 다음과 같습니다.

두 사람이 회사에 다닙니다. 둘 다 100만원의 보수를 받습니다. 그런데, 한 사람은 매달 100만원을 받고, 한 사람은 매주 100만원을 받습니다. 이 두 사람의 수입은 같을까요? 그러니까, 돈의 속도에 따라 같은 돈도 엄청나게 다른 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거죠. 요즘 경제학에서 말하는 돈의 수량 이론 이나 교환등식 에서도 돈의 속도 이야기를 하죠. 다음과 같은 공식과 함께…

MV = PQ

대충 이야기하자면 인플레를 결정하는 것은 통화량 뿐 아니라 돈의 속도도 있다는거죠. 근데, Fed를 비롯하여 어떤 중앙은행도 화폐의 공급량만 통제했지 화폐의 유통속도는 통제하지 못했었죠. 이 화폐의 유통속도를 아주 높여 놓은 것이 자산유동화라는 금융기법이라는 이야기가 분명히 가능하죠. 자산유동화라는 것이 따지고 보면 한 마디로 하자면, 당장 현금화(유동화)할 수 없는 자산의 유동성을 높여 현금처럼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니까요. 그렇다면, 자산유동화 시장(대표적인 MBS 시장과 CDO 시장과 좀 더 멀리 나가자면 스왑과 CDS 시장까지)이 망가진 게 경제를 망가뜨릴 수 있는거죠. 예를 들어서, 친구들끼리 모여서 도박을 하는데, 처음에는 고스톱 같이 화폐의 유통속도가 느린 게임을 하다가, 몇 명이 나가 떨어지고 끝낼 시간이 다가오면 도리짓고땡이나 섯다처럼(심지어는 그냥 뒤집기처럼) 유통속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게임으로 바꾸면 그 자체로 판돈은 커지는 효과가 생기는거죠. 그리고, 서로 빌리고, 빌려주고 하다가 나중에 한 사람이 “돈 없다”고 나가떨어지면 모두들 황되는거죠. 그런게 아닌가라는…

만약 이렇게 보자면, 결국은 TARP니 뭐니 하는 식의 구제금융이 하는 일은 결국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가다가 멈춰 버리는 경제에 윤활유를 뿌리기 위해서 중앙은행으로서는 화폐의 유통속도는 통제하지 못하니, 엄청난 화폐 발행으로 거의 급브레이크를 밟고 멈춰버리는 경제에 윤활유를 뿌리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거죠. 그러니까, 엄청난 규모의 통화량 증대(폭발)이 갖는 효과는 실제로는 인플레를 통해서 디플레를 잡아 보자는 이야기라기보다는 결국 따지고 보면 디플레를 방지하는 정도밖에는 못되는거죠. 앞의 예를 다시 들자면 1주일에 보수를 100만원씩 받던 사람이 앞으로는 한 달에 한 번만 보수를 받으면서 과거의 월금 수준을 유지하려면 받는 돈을 4배로 늘이는 수 밖에 없게 된다는거죠.

여기까지 생각하고 나서, 이렇게 훌륭한 생각을 내가 처음으로 생각해냈을 리가 없다고 생각이 들어 바로 구글에서 찾아 봤죠.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찾았습니다. 먼저 보너스로…

“When money is disembodied – that is, removed from any material basis such as paper or metal – it speeds up. It travels farther, faster. Circulating money faster has an effect similar to circulating more money. Satellit technology now near-the-speed-of-light, round the clock world stock trading, expanding the amount of global money by 5%. Once digital cash goes global, it will further accelerate the velocity of money. Electronic money is as malleable as digitised information…therefore .. you can now ‘hack’ finance.” (A different cost of securitization의 댓글 )
돈이 추상화되면 – 즉, 종이나 금속과 같은 물질적 기반에서 떨어지면 – 그 속도가 높아진다. 돈은 더 빨리 움직인다. 돈을 빨리 돌리는 효과는 더 많은 돈을 돌리는 것과 유사하다. 위성 기술이 이제 거의 빛의 속도를 제공하고, 24시간 주식 거래가 가능한데, 이로 인해서 세계의 화폐의 양을 5% 가량 팽창시킨다. 디지털 현금이 세계화되면 돈의 속도를 더욱 가속화시킨다. 전자 화폐는 디지털 정보와 거의 비슷해지고, 따라서 이제는 “금융”을 해킹할 수 있게 된다.

뭐, 그렇다는거구요… 정작 하고싶은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The growing risk of falling prices raises a challenge for one of the conventional wisdoms of the modern economics profession, and indeed modern central banking: the belief that it is impossible to have deflation in a fiat paper-money system. Yet U.S. core CPI fell by 0.1% month-on-month in October, the first such decline since December 1982.
The origins of the modern conventional wisdom lies in the simplistic monetarist interpretation of the Great Depression popularized by Milton Friedman and taught to generations of economics students ever since. This argued that the Great Depression could have been avoided if the Federal Reserve had been more proactive about printing money. Yet the Japanese experience of the 1990s — persistent deflationary malaise unresponsive to near zero-percent interest rates — shows that it is not so easy to inflate one’s way out of a debt bust.
In the U.S., the Fed can only control the supply of money; it cannot control the velocity of money or the rate at which it turns over. The dramatic collapse in securitization over the past 18 months reflects the continuing collapse in velocity as financial engineering goes into reverse.
True, this will change one day. But for now, the issuance of nonagency mortgage-backed securities (MBS) in America has plunged by 98% year-on-year to a monthly average of $0.82 billion in the past four months, down from a peak of $136 billion in June 2006. There has been no new issuance in commercial MBS since July. This collapse in securitization is intensely deflationary.
It is also true that under Chairman Ben Bernanke, the Federal Reserve balance sheet continues to expand at a frantic rate, as do commercial-bank total reserves in an effort to counter credit contraction. Thus, the Federal Reserve banks’ total assets have increased by $1.28 trillion since early September to $2.19 trillion on Nov. 19. Likewise, the aggregate reserves of U.S. depository institutions have surged nearly 14-fold in the past two months to $653 billion in the week ended Nov. 19 from $47 billion at the beginning of September.
But the growth of excess reserves also reflects bank disinterest in lending the money. This suggests the banks only want to finance existing positions, such as where they have already made credit-line commitments. (The Fed is Out of Ammunition )

그러니까 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통화주의에서는 fiat money system 하에서는 통화량 공급을 통해서 인플레를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통화량을 통해서 역으로 인플레를 유발할 수도 있고, 이것이야말로 디플레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이라고 생각하는데, 과연 그럴까라는거죠. MBS 발행액이 98%가 줄어들었는데, 이것은 결국은 화폐의 유통 속도를 엄청나게 떨어뜨리고 있다는거죠.

따지고 보면, 결국 구제금융이 하는 역할이라는게 결국은 가능한 적은 사람이 망하게 하면서 지금의 판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고, 통화남발이라는 것은 결국은 거의 멈춰 버린 유동화시장의 화폐의 유통속도를 보충하는 것이 아닌가라는거죠. 그리고, 앞으로 미국의 과제는 결국은 가능한 적은 사람이 망하게 하면서 지금 엄청난 규모로 팽창되어 있는 신용 시장을 스케일-다운하는 것이라면, 그게 (케인즈주의적) 재정정책이 됐건 (통화주의적) 통화정책이 됐건 간에 디플레이션의 압력을 저지하고, 다시 인플레이션을 일으킬 수준으로 가기에는 뭔가가 부족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거죠. 그리고, 지금 팽창하는 통화도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실제로 시장으로 흘러 들어오기보다는 결국 지금까지 있었던 포지션을 유지하고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쌓아 놓은 데에만 사용되는 차원을 넘어서지 못한다면야…

결론은 앞에서 인용한 글처럼 통화 팽창이라는 엄청난 인플레 압력이 있으므로 앞으로는 엄청난 인플레가 있을 것이라는 결론으로 성급하게 뛰어들기 전에 자산유동화와 화폐의 유통속도라는 관점에서 다시 한 번 곰곰히 생각해 봐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거죠. 정확하게 생각하고 계산기 두드려본 것은 아니지만, 왠지 지금 수준의 통화 팽창은 지금까지의 기조를 유지하기에도 벅찰 것 같다는… 그리고 통화팽창 만으로는 자산유동화라는 금융공학의 쾌거가 만들어 낸 화폐의 가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을 것 같다는 느낌이…

스태그디플레이션?

Posted on November 28, 2008

아래 글 에서 한국이 D(디플레이션)으로 갈지 S(스태그플레이션)으로 갈지에 대해서 입장이 나뉘어있는 것 같다고 말했었는데, 굳이 한국 이야기는 아니지만, 루비니 교수는 스태그-디플레이션 이라는 말을 사용했군요.

The U.S. economy is confronting a toxic mixture: deflation, a liquidity trap and debt deflation, as well as rising household and corporate defaults. Put plainly, the signs of a “stag-deflation” — a deadly combination of stagnation/recession and deflation — are now clear. (Forbes )

별다른 이야기는 아닌 것 같구요, 대체로 유동성의 덫 이야기나 채무의 디플레이션(자산이 디플레이션으로 가면 당연한 것 아닌지), 그리고 이에 따른 기업과 가계의 파산의 증가(이것도 채무가 D로 가면 당연한 것 아닌지…) 현상을 “스태그-디플레이션”이라고 이름지었는데, 결국 “스태그”라는 말을 추가함으로써 D 더하기 실업과 파산의 증가(그리고 성장의 정체)를 말하려고 한 듯 한데 그렇지 않은 D가 있나 싶긴 하네요.

D라는 건 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물가와 자산가치가 하락하는거죠. 그래서 여기에 대한 최선의 대응은 그저 현금을 쥐고 있는거죠. 반대로 S가 되면 (스태그플레이션은 악질 인플레이션이니까) 자산가치와 물가가 올라갈 것이니 최선의 대응은 (미네르바가 말하는 것처럼) 무조건 라면이나 쌀 같은 물건을 쌓아놓는거죠. 그러면, 스태그-디플레이션으로 가면 자산가치는 하락하고(여기에 대해서는 아무도 이견이 없죠) 물가는 상승한다는 뜻? 그러니까, 집이나 주식이나 그런 것들의 가격은 하락하고, 물가는 상승한다는 과연 이런 현상이 가능할까요? PER이니 PBR이니 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회사를 그 회사가 가지고 있는 (부동산 같은) 자산과 재고물품의 창고로 보자는 말인데… 구성품의 가격은 상승하고, 그 총합의 가격은 떨어지는 일이 과연 생길까요? 아니면, 루비니 교수가 스태그-디플레이션이라고 해서 이야기하려는게 정상적인 상황이라면(그러니까 지금 같이 미친 상황이 아니라) 성장이 가능하고, 회사와 개인의 파산은 없고, 실업도 없고, 그러면서 자산가치만 하락하는 디플레이션이 가능하다는 뜻? 잘 모르겠네요.

그 글의 나머지 이야기는 저도 앞에서 간단히 읽어 본 2002년 버냉키 연설 의 요약입니다. 그러니까, 거기에 D로 갈 때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정책이 다 들어 있는 FM 매뉴얼이라는 뜻… 마지막으로 그가 내 놓은 해법은 큰 차이는 없습니다. 요즘같은 때에는 누구도 대안 이야기를 하면 별 대책이 없는 듯 합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그래서 어쩌라구?”라는 질문인데…

Thus, dealing with this deadly combination of deflation, liquidity traps, debt deflation and defaults that I termed a global stag-deflation may be the biggest challenge that U.S. and global policy makers have to face in 2009.
It will not be easy to prevent this toxic vicious circle unless (1) the process of recapitalizing financial institutions via temporary partial nationalization is accelerated and performed in a consistent and credible way; (2) such actions are combined with massive fiscal stimulus to prop up aggregate demand while private demand is in free fall; (3) the debt burden of insolvent households is sharply reduced via outright large debt reduction (not cosmetic and ineffective “loan modifications”); and (4) even more unorthodox and radical monetary policy actions are undertaken to prevent pervasive deflation from setting in.

요약하자면, (1) 지속적이고 신뢰를 주는 금융기관의 잠정적, 부분적 국유화, (2) 총수요 진작을 위한 대규모 재정지출, (3) 가계채무의 감소, (4) 기타 지금까지 생각해보지 못한 다양한 정책들… 이런 정도는 뭐…

한편으로는 이론물리학의 경제학, 특히 고전경제학, 특히 그 가운데에서도 평형이론에 대한 공격이 더 거세지는군요.

Well, part of the reason is that economists still try to understand markets by using ideas from traditional economics, especially so-called equilibrium theory. This theory views markets as reflecting a balance of forces, and says that market values change only in response to new information — the sudden revelation of problems about a company, for example, or a real change in the housing supply. Markets are otherwise supposed to have no real internal dynamics of their own. Too bad for the theory, things don’t seem to work that way.
Nearly two decades ago, a classic economic study found that of the 50 largest single-day price movements since World War II, most happened on days when there was no significant news, and that news in general seemed to account for only about a third of the overall variance in stock returns. A recent study by some physicists found much the same thing — financial news lacked any clear link with the larger movements of stock values.
Certainly, markets have internal dynamics. They’re self-propelling systems driven in large part by what investors believe other investors believe; participants trade on rumors and gossip, on fears and expectations, and traders speak for good reason of the market’s optimism or pessimism. It’s these internal dynamics that make it possible for billions to evaporate from portfolios in a few short months just because people suddenly begin remembering that housing values do not always go up.
Really understanding what’s going on means going beyond equilibrium thinking and getting some insight into the underlying ecology of beliefs and expectations, perceptions and misperceptions, that drive market swings. (The Economy Does Not Compute )

요약하자면, 지금까지 평형이론에 따르면 시장이란 외부 자극이 없으면 가만히 균형상태에 있다가, 외부에서 자극(뉴스같은 것)이 들어오면 비로소 움직이고, 다시 평형상태를 되찾는 수동적이고 멍청한 존재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시장은 그 자신의 동력과 힘이 있는 살아있는 유기체라는거죠.

금융위기에서 수학과 과학의 역할

Posted on November 27, 2008

금융 위기는 누구의 잘못으로 일어났을까요?

물론, 이익이 나면 크게 보너스를 받고 손해가 나면 회사 그만두면 되는(그리고 딴데 가면 되는) 은행의 욕심꾸러기들이겠죠. 그리고, 이들을 그냥 풀어 놓은 규제당국의 문제죠. 오히려 이들을 부추긴 정치인들도 있구요… 그런데, 과학과 수학과 통계학은 아무 문제가 없었을까요?

오래전부터 스스로 물어 보고 있었던 질문인데, 오늘 Scientific American에 실린 글 을 읽고 정리하는 차원에서 한 자 적어 놓습니다. 사실, 이것은 계속 마음 속으로 생각하고 있던 질문인데, 뭐 아직은 아무 답도 없고 해서 그냥 생각만 하고 있었죠. Scientific American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The software models in question estimate the level of financial risk of a portfolio for a set period at a certain confidence level. As Benoit Mandelbrot, the fractal pioneer who is a longtime critic of mainstream financial theory, wrote in Scientific American in 1999, established modeling techniques presume falsely that radically large market shifts are unlikely and that all price changes are statistically independent; today’s fluctuations have nothing to do with tomorrow’s—and one bank’s portfolio is unrelated to the next’s. Here is where reality and rocket science diverge. Try Googling “financial meltdown,” “contagion” and “2008,” a search that reveals just how wrongheaded these assumptions were. (After the Crash: How Software Models Have Doomed the Markets )

그러니까, 소프트웨어 모델(엄밀하게 말하자면 리스크를 계산하는 데 사용되는 통계 모델)의 가장 큰 문제가 (1) 급진적인 시장의 변동은 불가능하다는 가정과 (2) 가격의 변동은 통계적으로 독립적이라는(그러니까 되먹임이 불가능하다는) 두 가지 크게 틀린 가정이 있기 때문에 결국 금융 위기는 금융공학에서 사용하는 모델의 속성상 생길 수 밖에 없고, 계속해서 앞으로도 생길 수 밖에 없다는 말이죠.

위의 글에서는 프랙탈의 선구자 Benoit Mandelbrot가 1999년에 한 이야기라고 하는데(구글에서 찾아도 그 기사는 나오지 않네요), 저는 이 이야기를 진지하게 주장한 것은 2007년 Richard Bookstaber가 쓴 A Demon of Our Own Design 이라는 책에서 본 적이 있었습니다.

Just look at the environment that has precipitated these major meltdowns. For the crash of 1987, it was hard to see anything out of the ordinary. There were a few negative statements coming out of Washington and some difficulties with merger arbitrage transactions—traders who play the market by guessing about future corporate takeovers. What else is new? The trigger for the LTCM crisis was something as remote as a Russian default, a default we all saw coming at that. Compare these with the market reaction to events that shook the nation. After 9/11, the stock market closed for a week and reopened to a drop of about 10 percent. This was a sizable decline, but three weeks later the Dow had retraced its steps to the pre-9/11 level. Or go back to the assassination of President John F. Kennedy in 1963 or the bombing of Pearl Harbor in 1941. Given the scope of the tumult, the market reactions to each event amounted to little more than a hiccup …
This is not the way it is supposed to work. Consider the progress of other products and services over the past century. From the structural design of buildings and bridges, to the operation of oil refineries or power plants, to the safety of automobiles and airplanes, we learned our lessons. In contrast, financial markets have seen a tremendous amount of engineering in the past 30 years but the result has been more frequent and severe breakdowns.
These breakdowns come about not in spite of our efforts at improving market design, but because of them. The structural risk in the financial markets is a direct result of our attempts to improve the state of the financial markets; its origins are in what we would generally chalk up as progress. The steps that we have taken to make the markets more attuned to our investment desires—the ability to trade quickly, the integration of the financial markets into a global whole, ubiquitous and timely market information, the array of options and other derivative instruments—have exaggerated the pace of activity and the complexity of financial instruments that makes crises inevitable. Complexity cloaks catastrophe.

이 책의 제1장은 Seeking Alpha 에서 읽거나 pdf 다운로드 받을 수 있습니다. 대충 요약하자면,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서 다양한 금융기법과 모델을 개발했는데, 결국 심각한 금융위기는 바로 그 모델 때문이라는거죠. 그래서 책 제목도 “A Demon of Our Own Design” 그러니까 우리가 만들어낸 악마라는거죠.

이 글을 쓴 Richard Bookstaber는 MIT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은 다음 주로 투자은행과 헤지펀드에서 리스크 관리 관련 업무를 한 소위 말하는 quant죠. 그는 1987년의 금융위기는 결국 포트폴리오 보험(portfolio insurance) 때문에 생겼다고 주장하죠. 포트폴리오 보험이라는게, 결국은 자기가 가진 주식의 가치를 파생상품으로 헷지하는 건데, 1987년의 경우 파생상품시장이 선물시장보다 빠르기 때문에 (첫째는 이건 뉴욕과 시카고의 지리상의 차이이고, 둘째는 이건 선물이 속성상 현물보다 빠를 수 밖에 없다는거죠), 그 마찰에 인해서 생겼다는거죠. 그리고, 그 마찰이 자기되먹임 과정을 통해서 결국 아주 사소한 오류 내지는 가격차이를 시장이 감당할 수 없는 위기로 끌고갔다는거죠. 그리고, 그 이유는 결국 따지고 보면 금융공학에서 사용하는 모델이 연속성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그 모델을 모든 사람이 사용한다고 하면, 불연속성이 발생하면(1987년의 경우에는 금융위기가 생긴 것은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에 지난 주말과의 사소한 가격 차이가 출발점이었다는거죠), 그 불연속성이 증폭되고, 강화되는 과정으로 갈 수 밖에 없다는거죠.

그가 말하는 1987년의 금융위기가 결국 카오스 이론에서 말하는 싱귤레러티와 자기되먹임과 프랙탈 때문에 발생했다는 이야기는 이견의 여지가 많고, 그렇게 동의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래도 그가 주장하는 1987년의 금융위기와 포트폴리오보험이라는 상품 사이에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이야기는 아주 많은 사람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수긍하는 이야기입니다.

이번 금융위기의 원인은 파생상품이라기보다는 구조화금융이라고 볼 수 있겠는데, 여기에도 결국은 똑같은 금융공학의 모델의 오류가 포함된 것일까요? 아니면 전혀 다른 종류의 구조화금융 자체의 모델의 오류, 또는 그 둘의 결합과 카오스?

나중에 이 금융 위기가 지나고 나면 한 번 곰곰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입니다. 또 앞에서도 말한 블랙 스완 이야기와도 어떻게든 관련이 될거구요. 그나저나 만델브로트가 여기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했다는 것은… 전혀 뜻밖이네요.

똑똑하고 게으른 사람이 되려면...

Posted on November 26, 2008

이렇게 생각한 적은 없었는데, 이바닥님의 OTL English 리뷰 를 보니 불현듯 생각이 났습니다 (이바닥님 이바닥에서 유명한 옛날의 e * * * * 님 맞죠? 그렇게 추측은 되는데, 저와 비슷한 이유에서 옮기셨다면 왠지 공개하면 안될 것 같아서… 저만 모르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 흔히 하는 말 중에 이런 말이 있죠.

멍청하면서 부지런한 사람은 사회의(조직의, 회사의) 암적 존재로써 가능한 빨리 헤어져야 된다. 부지런하게 다니면서 사고만 치기 때문이다. 멍청하면서 게으른 사람은 사회의(조직의, 회사의) 평직원 내지는 바닥을 깔아주는 사람들이다. 부지런하면서 똑똑한 사람은 참모감으로는 딱이지만, 그 이상은 무리다. 똑똑하면서 게으른 사람은 보스감이다.

저는 이게 플루타르크 영웅전에 나오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꼭 그렇지는 않은 모양이더라구요.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Jerry Pournelle이라는 사람이 한 말이라는군요. 출전이 좀 궁금하긴 하지만 더 잘 아시는 분은 댓글 부탁합니다.

The active and stupid were to be eliminated. That combination is very dangerous, so obviously it doesn’t really need to be explained. Lazy and stupid are the heart of the army, the kind who work their way up from the bottom. Smart and active make good staff officers, but aren’t to be promoted, and they are never to be given supreme command. To my surprise, the highest command goes to the smart and lazy. (On being smart and lazy )

이바닥님은 OTL English가 똑똑하고 게으른 사람을 위한 책이라고 하는군요.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굳이 영어책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똑똑하고 게으른 사람이 되는 법을 배운다고 생각하고 읽으라는… 제가 바로 이해한 것 맞죠? 이거 칭찬 맞겠죠? ^^ 영광입니다. e * * * * 님이 이런 칭찬을 다…

그러고보니, 어디선가 들었던 “똑게”에 대한 또 다른 말도 생각나네요. “어려운 문제는 똑똑하고 게으른 사람에게 시켜라. 그러면 그 문제를 아주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준다.” 이 말은 또 누가 한 말인지… 왜 그렇게 똑게에 대한 이야기는 다들 출처불명인지…

PS: 책 받기로 하신 분들은 지금쯤이면 다 받으셨겠죠? 혹시 아직 받지 못하신 분 있으시면 이메일 부탁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제가 책을 드렸던 가장 큰 이유가 계속 말했듯이 블로거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였습니다. 저는 이 책을 블로그 포스트의 연장으로 생각했다는… 그러니, 혹 번거로우시더라도 감상을 제게 이메일로 또는 블로그 포스트로 해 주시고, 혹시 블로그 포스트로 했을 경우에는 제 블로그는 트랙백이 안되니까… 참 디스커스에서 인바운드 트랙백은 지원하는 것 같더라구요… 해 본 적은 없지만… 그러니까 트랙백이나 아니면 댓글이나 아니면 이메일 등등으로 핑해 주세요…

OTL English 발송완료

Posted on November 25, 2008

어제 출판사에 갔습니다. 책이 나왔기에 제가 보내드리기로 한 분들께 보내드리기 위해 갔죠. 드리기로 한 분들께 제가 서명도 하고 폼도 좀 잡고 하려고 사인펜도 하나 사서 가져갔는데, 부지런한 출판사에서 이미 포장을 끝내 놓으셨더라구요. 그리고 가자마자 곧바로 택배회사에서 도착… 그래서 미처 서명은 하지 못했습니다. 혹시 책 받으시는 분들 오프라인에서 만나게 되면 언제라도 기꺼이 서명해 드리겠습니다. 영광이죠… ^^

책은 약 260여페이지라 그래도 제법 두꺼울 줄 알았더니 막상 인쇄된 걸 보니 생각보다 얇더라구요. 그래도 뭐…

아마 오늘은 모두들 받으시리라 생각합니다. 혹시 이거 받고 뭐 해야하는 것 아닌가 생각하시는 분이 혹시 계실까봐 노파심에서 말씀드립니다만, 절대 그런 것 없습니다. 오랫동안 저와 블로그로 함께 대화하고, 싸우고, 토론하고 성장한 동료 블로거들께 제가 드리는 선물이라고 생각해 주십시오. 그래서 받는 사람 명단같은 것 절대로 공개하지 않습니다. 혹시 부담느끼실까봐… 그래도 사람인지라 혹시 선물을 받고 즐거우셨다든지 아니면 도움이 되었다든지 하는 분들께서는 블로그를 통해서나 그게 좀 부담스러우시면 이메일을 통해서 감상과 가차없는 비판을 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드디어 온라인 서점에도 모두 입접했습니다. 선물을 많이 드리지 못해 죄송하지만, 혹시 궁금하신 분은 다음 링크를 따라가 보십시오. 순서는 제 책이 먼저 올라온 순서입니다 (네, 저 속 좁습니다 :).

오프라인 서점에서는 내일이나 모레쯤에는 볼 수 있을거라고 하는군요.

디플레이션 하에서 통화정책의 한계와 재정지출

Posted on November 24, 2008

금융에서 가장 특이한 (그리고 가장 중요한) 현상은 바로 비대칭성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앞에서도 공매도 이야기할 때 한 이야기지만, 주가는 마이너스가 될 수 없다든지, 아니면 마이너스 이자율은 불가능하다든지… 이 점이 이자율 조절을 통한 통화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에 아주 큰 장벽이죠. 특히 (지금까지는) 아주 드문 현상인 디플레이션, 그러니까 D(왜 이런걸 약자로 쓰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가 이야기되기 시작할 때는요.

오늘 오바마는 재정지출을 확대하겠다 고 발표했죠. 케인즈주의자이건 아니건 신자유주의자이건 통화주의자이건 세계화주의자이건 시카고학파건 결국 D가 되면 답은 똑같아진다는거죠. 이걸 이해하려면 먼저 D가 뭔지를 이해해야 하는데, 이건 말 그대로 인플레이션의 반대죠. 인플레이션이 물가와 자산 가격의 상승이라면, 디플레이션은 물가와 자산 가격의 하락이라는… 근데, 앞에서 말한 비대칭성 때문에 정책 대응은 인플레에 대한 정책적 대응의 반대가 될 수는 없죠.

FRB의 통화정책이라는게 간단히 말해서 인플레가 우려되면 (그러니까 돈이 많아지면 인플레가 생기니까) 돈의 공급량을 줄여야되고, 그래서 이자율을 높이는거죠. 그러면 시중의 돈이 높은 이자율을 바라고 들어오니까요… 반대로 디플레가 우려되면 (그러니까 돈이 적어지면 디플레가 생기니까) 돈의 공급량을 늘여야되고, 그래서 이자율을 낮춤으로써 시중에 돈이 돌게 하는거죠. 이런 맥락에서 보자면 그린스펀이 맨날 이자율만 낮춰서 그린스펀 풋 이라는 말도 생길 정도였고, 이게 버냉키에게까지 이어져서 요즘은 버냉키 풋이라는 말이 생긴다는 것도 결국은 디플레에 대한 우려가 지난 몇십년간 미국 전체에 걸쳐서 있었다는 뜻? 그리고 그린스펀 풋이라는 것도 단순한 금융권의 장난에 따른 대응과 거품에 대한 대응이라면 오히려 반대로 이자율을 높여서 거품이 터지도록 해야지 계속 거품이 확대재생산되도록 하면 어찌하느냐는 쟁점이 있었던거구요.

문제는 이자율을 낮추고 낮춰도 결국 마이너스 이자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즉 이자율이 0에 도달하고 나면 더 이상은 연준은 총알도 떨어지고 대책이 없어지기 때문에) 그 다음에는 어찌할지에 대해서 심각한 고민이 생기겠죠. 지금은 그 고민이 현실이 됐지만, 몇 년 전인 2002년에는 상당한 정도 이론적인 고민이었죠. 여기에 대해서 2002년 벤 버냉키는 연설 을 통해, 어차피 금본위제도 아닌 바에야 인쇄술이라는 구텐베르그의 경이적인 발견의 결과, 그냥 돈을 마구 찍어내서 헬리콥터에서 뿌리면 디플레 문제는 없는 문제나 마찬가지라고 이야기를 했죠. 그리고, 그 때문에 벤 버냉키의 별명이 바로 “헬리콥터 벤”이 됐구요. 디플레이션의 문제에 대해서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The sources of deflation are not a mystery. Deflation is in almost all cases a side effect of a collapse of aggregate demand — a drop in spending so severe that producers must cut prices on an ongoing basis in order to find buyers.1 Likewise, the economic effects of a deflationary episode, for the most part, are similar to those of any other sharp decline in aggregate spending — namely, recession, rising unemployment, and financial stress.
However, a deflationary recession may differ in one respect from “normal” recessions in which the inflation rate is at least modestly positive: Deflation of sufficient magnitude may result in the nominal interest rate declining to zero or very close to zero.2 Once the nominal interest rate is at zero, no further downward adjustment in the rate can occur, since lenders generally will not accept a negative nominal interest rate when it is possible instead to hold cash. At this point, the nominal interest rate is said to have hit the “zero bound.” (2002년 11월 21일 연설 )

그리고, 금본위제도 아닌바에야 정부에서 원하기만 한다면 인플레이션은 얼마든지 만들 수 있는건데 디플레이션 문제를 왜 걱정하냐는…

As I have mentioned, some observers have concluded that when the central bank’s policy rate falls to zero — its practical minimum — monetary policy loses its ability to further stimulate aggregate demand and the economy. At a broad conceptual level, and in my view in practice as well, this conclusion is clearly mistaken. Indeed, under a fiat (that is, paper) money system, a government (in practice, the central bank in cooperation with other agencies) should always be able to generate increased nominal spending and inflation, even when the short-term nominal interest rate is at zero.

또 유명한 헬리콥터 이야기도 읽어 볼만 하죠.

Each of the policy options I have discussed so far involves the Fed’s acting on its own. In practice, the effectiveness of anti-deflation policy could be significantly enhanced by cooperation between the monetary and fiscal authorities. A broad-based tax cut, for example, accommodated by a program of open-market purchases to alleviate any tendency for interest rates to increase, would almost certainly be an effective stimulant to consumption and hence to prices. Even if households decided not to increase consumption but instead re-balanced their portfolios by using their extra cash to acquire real and financial assets, the resulting increase in asset values would lower the cost of capital and improve the balance sheet positions of potential borrowers. A money-financed tax cut is essentially equivalent to Milton Friedman’s famous “helicopter drop” of money.

그럼, 이 문제가 이렇게 쉬운데 왜 일본은 10년도 넘게 이 문제를 풀지 못했냐는 문제에 대해서 벤 버냉키는 첫째, 일본은 미국만큼 효율적인 금융시장이 없었기 때문이고 (이 이야기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죠), 둘째는 이런 정책은 정치적으로 인기가 없는 정책이기 때문이라는거죠. 왜냐하면 이런 정책을 쓰면 실업과 파산이 급격하게 증가하기 때문에요. 그리고 이 두 가지 문제는 미국에는 없을 거라는… 그리고 강력한 재정지출까지 함께하면 그 효과는 아주 좋기 때문에 미국에는 D의 문제는 없을거라는거죠. 요즘 같아서는 이 두 가지 때문에 미국이 일본보다 앞서 있다는 결론을 그렇게 성급하게 내리지는 못할 것 같죠. 이게 2002년에 발표한 이야기라는 것은 잊지 말아야겠네요. 순전히 이론적인 관심 때문에…

요즘 주목받고 있는 로렌스 서머스도 재정지출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그 이유는

There are a number of reasons why monetary policy is unlikely to provide stimulus going forwards: (i) It would be difficult to lower interest rates further without putting the US dollar and commodity markets at risk. (ii) In an environment where banks and other firms are constrained by lack of capital, it is not clear that lowering interest rates will have a substantial effect on lending and borrowing. (iii) There are long lags between monetary policy changes and changes in the performance of the economy. As the recent takeover of Fannie Mae and Freddie Mac illustrates, financial authorities will face important challenges simply maintaining adequate liquidity in financial markets in the coming months. (2008년 9월 9일 발표요약 )

이자율을 낮추면 달러가치와 원자재시장이 악영향을 받고, 둘째로는 (이 부분은 우리나라에서도 염두에 두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들지만) 금융기관이 자본금이 없어서 쩔쩔 맬 때 이자율을 낮춰 봤자 돈을 빌려주지는 않을 거라는 거구요, 셋째로는 통화정책의 효과는 꽤 장기적이라는거죠.

결론은, 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거죠. 이제는 진짜로 미국이 일본의 전철을 밞게 되는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겠다는…

참고로 여기서 별로 쓰고싶진 않은 이야기인데, 한국 문제는 좀 더 복잡하죠. 대체로 한국도 D로 갈거라는 이야기(약자 쓰는거 생각보다 편하네요)도 있지만, 미네르바처럼 한국은 결국은 환율이 미치는 영향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S(스태그플레이션, 이건 뭐랄까 성장이 동반되지 않는 질나쁜 인플레이션이죠)로 간다는 이야기도 있고… 이 이야기는 다음에…

워렌 버펫의 굴욕

Posted on November 22, 2008

나: 은행은 그렇게 쉽게 도와주더니 GM은 도와주지 않는게 낫다는 쪽으로 이야기가 기우는 듯…
친구: 그럼 GM도 은행 하면 되겠네?

... 뭐 안될 건 또 없겠죠. 어차피 골드만이나 지니매 나 보험사나 웬만한 회사는 모조리 다 은행을 인수하거나 아니면 은행지주회사를 설립하느라 난린데, 뭐 GM만 은행 안되란 법은 없겠죠. 게다가 선례도 있죠.

포르셰가 헷지펀드들 그렇게 깔끔하게 물먹였을 때 (ugly chart link하얀까마귀 포스팅 ) 누가 그랬었죠. 포르셰는 자동차 전시실이 붙어 있는 투자은행이라고… ㅎㅎ

Porsche, though, has become, in the words of Thorsten Jacobs, a car industry analyst, “an investment bank with a car showroom attached”.

진작부터 은행이었던 시티만 망한거죠.

이 이야기하려던 것은 아니고… 얼마전 한달쯤 전에 워렌 버펫이 뉴욕 타임즈 기사 에서 미국 주식을 사라고 이상한 이야기를 했었죠. 다들 드디어 오마하의 현인도 맛이 갔나보다고 이야기할 때, NakedShorts 에서는 이게 말 그대로 미국 주식을 사라는 뜻이 아니고 미국정부채를 팔라는, 또는 미국정부채를 공매도하라는 뜻이라고 이야기했고,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죠.

Nobody seemed to notice the other side of the memo: sell Treasuries. Which, thanks to the flight-to-safety trade, are perhaps the last bubble intact amidst the financial smeltage. With new supply aplenty assured.

근데, 워렌 버펫 올해 1월경인가 앰백이나 MBIA같은 모노라인들이 맛이 가면서 이 시장에(그러니까 채권보증시장에) 들어간다고 하지 않았었나요? (The Big Picture 기사 및 Bloomberg 기사) 드디어 오늘은 파생상품으로 크게 손실을 봤다는…

Berkshire’s profits fell 77% in the third quarter, to $1 billion, on catastrophe insurance claims and weak equity markets. One thing that tripped it up was exposure to derivatives, for which it had to take a $1.26 billion pre-tax loss.
A big bet on four major stock indexes may be behind the wacky trading in the credit default swap market. Berkshire sold options contracts based on the value of four equity market indexes over the next decade. If the indexes – including the Standard & Poor’s 500 -are below the level they were at when the contracts were written, Berkshire will have to pay out billions. (Betting against Buffett )

게다가, 얼마전 골드만삭스에 투자한 돈이 사실은 투자금이 아니라 현금 담보제공이었다는 흉흉한 소문까지…

Because of its solid-gold credit rating, Berkshire Hathaway was not required to put up collateral to make this trade. But now rumors are flying on Wall Street that the owners of the contracts have demanded that broker Goldman Sachs put up collateral for the rest of the amount due. Since the value of the trade could be enormous, the collateral demands are said to be very large, and fears that Goldman will struggle to make good on its obligation has panicked shareholders.
Indeed one theory making the rounds this week is that Buffett put $5 billion into Goldman at around $125 per share in September not as an investment but to help provide funds for the collateral. (Buffett’s huge derivatives bet proves costly )

이 양반이 정말로 옛날에 파생상품은 대량살상무기(weapons of mass financial destruction)이라는 이야기를 했던 그 사람이 맞나 모르겠네요… 뭐 그냥 그런 소문일수도?

OTL English

Posted on November 21, 2008

[일단 공지: 출판사에서 빠르면 다음주 월요일 정도에는 책을 발송해 드릴 수 있다고 합니다. 근데 택배 발송시에는 전화번호가 필요하다고… 혹시 제게 전화번호 보내지 않으셨거나, 제가 전화번호를 모를 것 같으신 분은 제가 전화번호를 요청하는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확인해 보시고 연락 부탁합니다. :) ]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고 일단 기꺼이 받아보기로 하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대체로 이 책은 영어 공부에 대한 책입니다. 제 그동안의 노하우를 모아 :)

곧 받아보시면 아시겠지만, 혹시 진짜로 궁금하실 분들을 위해 책 소개의 글과 차례를 베껴옵니다. 교보문고 에서 가져왔습니다.

영어 좌절금지, 『OTL English』는 초등ㆍ중등ㆍ고등학교에서 10년 넘게 영어를 접해 오면서도 <영어 고수>의 단계로 뛰어넘지 못해 영어공부에 좌절을 겪은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이 책에는 고수로 진입하기 위해 겪은 저자의 경험이 고스란히 배어 있으면서도, 영어 학습의 모든 영역을 해박하고 유머러스하게 담아내었다. 너무도 자신만만하고 더러는 농담처럼 설명하는 그의 영업 학습 방법론은 쉽게 읽혀지면서도, 영어 공부에 관한 잘못된 생각(myth)과 진실(fact) 그리고 효과적인 학습법 등 가볍게 넘길 수만은 없는 중요한 요점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저는 입문서라고 썼습니다만…

저자는 미국 세 살짜리 어린이가 알고 있는 영어에 대한 기본 문법과 구조를 우리 머릿속의 도청장치처럼 장착하고 있다면, 한국인이 가장 어려워하는 영어 듣기와 영어 말하기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한다. 또 저자는 영어공부와 관련된 수많은 조언 속에서, 그리고 영어로 전달되는 수많은 말 가운데에서 어떤 것을 무시해도 안전한지, 그리고 어떤 것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지 구분해 준다. 한마디로 이 책은 영어공부의 “요령”에 대한 책이다. 그렇지만, 저자는 영어단어 암기와 같이 실제로는 공부를 하지 않으면서 공부를 하는 것 같은 환상을 주는 접근법을 경계하라고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저자는 영어공부에 사로잡혀서 인생의 큰 그림을 보지 못하는 실수를 범하지 말고, 나중에 영어만 잘하는 바보가 되지 않는 방법을 알려준다.

애초에 제가 정했던 책 제목은 (과거의 기억도 떠올리며) “영어 해킹”으로 했습니다만, 가볍게 무시당했습니다 ㅠㅠ

또한 그는 모든 분야에 대해 탐구하고 끊임없이 노력해온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각별한 통찰력의 시선으로 당연시해오던 영어공부에 대한 잘못된 환상과 방법에 대해 거침없이 문제 제기를 하고, 영역을 넘나들며 한 붓 그리기를 하듯 막힌 생각을 통쾌하게 열어준다.
공부 못하는 사람의 첫 번째 특징으로 그는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고 꼬집는다. 따라서 목표로서 영어를 잘하고 싶다는 것이 얼마나 막연하고 포괄적인가? 도대체 영어를 잘하는 것이 무엇인가?

내용은 이보다 좀 더 적나라했지만 … 몇몇 거친 표현들(!) 은 언어순화 차원에서 검열당했습니다. 예를 들어, 변태, 삥뜯기 등등같은 말들은 가차없이 검열당했습니다… ㅠㅠ 역시 블로그와 책은 다르다는… 그러니까 원래 제목에서는 제23장은 “강박증 퇴치법”이 아니라 “변태 퇴치법”이었다는… 다만, 내 주장의 핵심인 내 머리속의 도청장치 이야기는 사수했습니다.

일견 기본적인 듯한 질문을 농담처럼 던지며 유쾌하게 분석하고 명쾌하게 길을 제시한다.
즉, 목표를 달성하는 첫걸음은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세우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스스로 목표라고 생각했던 상태(즉, 미국사람처럼 영어 잘하기)를 잘게 쪼개는 것이다. 예를 들면, 미국사람처럼 말하기, 미국사람처럼 듣기, 미국사람처럼 글쓰기 등등과 같이 나누고, 이들 각각을 공략하는 것이다. 또는 토플 시험이나 토익 시험에서 몇 점 받기 등도 이와 비슷한 목표가 될 수 있겠다. 그리고 그것도 너무 뜬구름 잡는 이야기처럼 느껴지거나,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면 (예를 들어, 나는 미국사람과 똑같이 발음하겠다), 이걸 더 잘게 쪼개거나 아니면 적당히 수정하는 것이다.

제가 책 제목을 영어해킹으로 정했을 때 제가 염두에 두었던 방법론이 바로 “탑다운(top-down)” 어프로치와 구분되는 “바틈업(bottom-up)” 접근법이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이것이야말로 해킹적인 접근법을 다른 접근법과 구분해 주는 핵심이라고 보았거든요. 여기에 대해서는 본문에서 나름대로 공들여 설명했습니다. 그 이유는, 가볍게 무시당하긴 했지만, 그래도 역시 저자로서의 자존심으로 “영어해킹”이라는 제목을 사수하고 싶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최초 원고에는 빠져있던 부분을 추가했습니다. 차례를 보시면, 6장 제목이 “영어 해킹이라고?”라는 제목인 이유입니다. 아시다시피 그래서 제목이 가볍게 씹힌 이유는 바로 오프라인에서는 컴퓨터 오덕후들의 영향력이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너무 아주아주 적다는 이유였습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저자의 풍부한 독서와 간명하게 정리해 내는 달변에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게 된다. 언뜻 보면 진지함이란 전혀 없어 보이지만 그 속에 담긴 예리한 통찰은 오랜 시간의 숙고와 진지한 탐색 끝에 얻어진, 마구 쏟아내기엔 참 아까웠을 법도 한 보석 같은 발견임을 공감하게 된다. 보석을 신문지에 싸서 주는 저자의 넉넉한 마음은 아마도 영어의 바다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이 시대 모든 사람들에게 보내는 따스한 위로가 아닐까?

이런 평가는 그저 고맙죠. “보석을 신문지에 싸서 주는…” ㅎ 교보문고알라딘 에는 올라왔습니다.

사실 이 책을 쓰게 된 야심만만한 동기는 내 블로그에 와서 어렵다는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바로 절대로 내가 어려워서가 아니라, 영어를 잘 몰라서였다는 준열한 자기반성과 함께 이 문제는 내가 바뀌는 게 아니라 내 블로그 독자들이 바뀌어야 한다는 냉혹한 현실인식과 장한 결심이었습니다. 그리고, 사실 책을 쓸때까지만 해도 뭔가 영어와 관련되고 블로그와 관련된 뭔가 쿨한 블로그를 만들어 보거나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죠. 근데, 지금은 잘 모르겠습니다. 구체적인 전략이 떠오르질 않네요. 이걸 어떻게 할지는 좀 더 두고 고민해볼 생각입니다.

내용이 42 장으로 구성된 것은 진짜로 우연의 일치입니다.

  1. 내기
  2. 믿거나 말거나
  3. 장풍은 가능한가?
  4. 넌 누구니?
  5. 한 달 만에 토플(IBT) 100점 받기
  6. 영어 해킹이라고?
  7. 영어시험의 80/20의 법칙
  8. 부록: 요즘 토플에도 먹히는 80/20 법칙
  9. 미국 애들은 영어를 잘한다는 전설
  10. 내 머릿속에는 도청장치가 있다!
  11. 잘난 척 제2탄: LSAT
  12. 영어듣기 귀신처럼 하기
  13. 제2차 세계대전의 원인은 단어 문제가 아니다
  14. 마피아식 영어: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어떻게 하지?
  15. 오뤤쥐의 굴욕
  16. 후기산업사회가 아니고 정보화사회도 아닌, 자본주의 시대의 영어회화
  17. 가장 어려운 영어: Yes와 No
  18. 파블로프 전술이 먹히는 이유
  19. 미국 애들처럼 영어하기: 상대방 무시
  20. 내 머릿속의 도청장치는 내 머리에서 무슨 일을 할까?
  21. 발음 귀신의 자뻑
  22. 총정리: 이 모든 것의 우주적 의미
  23. 강박증 퇴치법
  24. 영어듣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액센트, 그리고?
  25. 공부한 표시가 팍팍 나는 공부법
  26. 단어는 감?
  27. 내가 단어공부 책을 싫어하는 진짜 이유
  28. 여자의 변신은 무죄?
  29. 영어로 꿈꾸기! 어쩌라구?
  30. 영어라고? 무슨 영어?
  31. 무기고 1: American Heritage Dictionary
  32. 내 머릿속 도청장치 두 번째
  33. Writing 시험의 모든 것
  34. 무기고 2: 영어공부의 악당이 되지 않는 방법
  35. 악당이 아닌 사람은 여가시간을 어떻게 보내는가?
  36. 영어가 한국어가 아닌 진짜 이유
  37. 영어는 선빵
  38. 영어의 핵심은 뻔뻔함
  39. 무기고 3: 구글 사전
  40. 영어듣기 다시 생각해 보기
  41. 무기고 4: 무엇을 읽고 무엇을 들을 것인가?
  42. 따분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는 요령

혹시 받아보시는 분들은 냉정한 비판과 감상 부탁드립니다.

민노씨를 위해 쓴 책, 11분께 드립니다

Posted on November 19, 2008

[11분 신청은 끝났습니다. 감사 ^^ ]

지난 7월이었나요? 책을 써야겠다고 결심했죠. 그리고, 책 마케팅의 귀재 쎄스 고딘이 쓴 How to sell a book 이라는 문서를 다운로드받아봤습니다. 첫 페이지에 나오는 말이 내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Sell one.
딱 한 권만 팔아라.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인 “주유소 습격사건”식으로 이야기하자면, 싸움에서 이기려면 딱 한 놈만 패는거죠. 그리고 그 순간 그 책이 무슨 책이 될지가 감이 잡혔습니다. 원래 블로그에 올렸던 글과 관련된 것을 쓸까 고민했었는데, 왠지 재활용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그 글을 보는 순간 한동안 제 블로그에 와서 영어 난독증을 호소하던(제 잘못이죠. 영어로 자주 올렸으니까요) 민노씨가 좋아할 만한 영어책을 하나 써 보자는 생각이 들었죠.

원고를 쓰고, 옛날에 제가 잘 알던(옛날에 책을 한 권 내 주셨던) 출판사에 찾아갔죠. 그리고 한 4개월이 지났습니다. 출판사에서는 빠르면 다음주 초가 되면 책이 나올거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아마 서점에는 그로부터 약 1주일 후에?

이 책은 영어에 대한 책입니다. 그렇지만 그 한 권은 못팔 것 같습니다. 민노씨 및 저와 자주 교류하던 블로거들에게는 나눠드리기로 했습니다. 그 한 권은 다른 곳에서 팔죠 뭐. 대충 대학생 또는 직장인 가운데 영어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을 대상으로 팔려 합니다. 한 권만 팔면 되니까요.

이 글을 읽은 분 가운데 11분께 책을 드리겠습니다. 왜 11분이냐하면, ... 원래 10명으로 하려 했었는데… 제 맘입니다 (10명에게만 주면 11번째 사람은 억울할거라는 생각이 들었죠).

방법은 단순무식하게 먼저 신청하는 분 11분께 드립니다. 이 블로그에는 비밀댓글이 안되니까, 블로그 오른쪽 옆에 있는 제 이메일로 신청하시면 됩니다. 필요한 사람이나, 설득력 있는 사람이나 블로그 운영하는 사람이나 뭐 그런 기준을 세우려고도 해 봤는데, 머리도 잘 안돌고 가장 단순한 방법을 씁니다. 이메일 내용에는 아무 것도 없어도 됩니다. 그냥 제목에 “OTL English 신청” 내지는 “OTL English 주세요”하는 식으로 적으시면 됩니다. 그러니까 댓글로 신청하는 것은 안칩니다. 단순무식한 기준인 선착순의 정신에 위배되니까요… 요즘 가능하면 인터넷을 사용하는 시간을 제한하려 합니다만, 오늘과 내일 (그리고 진짜로 인기가 없으면 한 1주일이나 열흘도 각오하고 있습니다) 정도는 이메일을 대충 2-3시간 단위로 확인하려 합니다. 11분이 차고 나면 제목을 수정하거나 맨 위에 마감되었다는 글을 추가하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드리기로 한 분들께는 따로 이메일과 포스팅을 통해서 알려드릴테니 그때 우편물 받으실 주소를 알려주시면 됩니다.

아무 조건도 없습니다만, 받으신 분께서는 가능하면 솔직한 감상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블로그 포스팅도 좋고, 그게 싫으면 이메일도 좋구요, 어떤 점이 좋았는지 그리고 특히 어떤 점이 싫었는지를 알려 주셨으면 합니다. 무슨 이유에서건 읽기 싫어서 안읽으셨다면 그렇게 알려주시면 됩니다. 안한다고 해도 뭐… 할 수 없죠.

책 제목은 “OTL Enlgish”이고, 부제는 “영어 좌절금지”입니다. 솔직이 지금까지 블로그 하면서 책 써서 이벤트하고 하는 분들 보면서 내심 부러웠던 적도 많았습니다. 그러니까, 어떤 의미에서는 이 블로그 포스트 올리려고 쓴 책입니다.

통화스왑의 의미는?

Posted on November 19, 2008

지금까지 통설로 통화스왑은 달러의 기축통화로서의 역할이 약화되고, 여기에서 중국이나 러시아나 산유국의 이탈이 예상됨에 따라 이에 대하여 미국이 달러우산을 제공하여 이런 이탈을 방지하고, (지금은 거의 가능성이 없어 보이지만) 브레튼우즈II를 통한 달러 지위의 유지를 위해 궁극의 대출자로서의 역할을 자임한 착한 일이라는거였죠. 그래서, 한국은행과 미국 Federal Reserve 사이의 통화스왑이 금융외교의 쾌거라는…

그런데, 진실은 뭘까요? 뭔가 이상한 구석이 있다고 생각을 했었죠. 요즘같은 때에는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야 한다는… 오늘 FT Economists’ Forum에 올라온 글 이 꽤 흥미로운 해석을 제시합니다. 이 글을 쓴 콜럼비아대 경제학 교수 페리 멜링의 주장을 요약합니다.

The Fed stepped in to take over AIG, the ailing insurer, on September 16. The next day the Treasury announced what it called its “Supplementary Financing Program” and the day after that the Fed announced the establishment of currency swap lines with other central banks. I think these latter two announcements are related. (Understanding the Fed’s Swap Line )

무슨 말인고 하면 이것은 9월 16일 Fed가 맛이 간 AIG를 인수한 것과 9월 17일 재무성(Treasury)의 스왑라인 개설이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거죠. 한 번 이야기를 따라가 봅시다. 따지고 보면, 이것도 마찬가지로 미국의 맛이 간 부동산담보 모기지 시장과 관련이 있다는 말씀인데…

일반적인 MBS와 CDO 구조는 이 블로그에서 여러번 이야기했으니, 익숙하겠지만, 다시 한 번만 더 따라가 봅시다. 은행에서 모기지대출을 해 줍니다. 그리고, 이 모기지대출을 다른 은행에 팔면 그 은행은 이걸 사서 이것을 기초로 MBS를 발행한다고 했었죠. 그 과정에서 SIV를 설립하죠. 무슨 말인고하면, 크게는 자기네 재무제표에서 누락시키고 채권을 당장 현금화할 목적으로(이게 바로 자산유동화와 구조화금융의 이유죠) 특수투자회사라고 하는 소위 말하는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하는거죠. SIV는 다른 영업활동은 전혀 하지 않고 오로지 모기지채권을 보유하고, 이것을 기초로 MBS (또는 CDO)를 발행하고 이자를 지급하고 상환하는 일만 전담해서 하는거죠.

그게 일반적인 이야기이고, 특별히 여기에서 문제가 된 것은 ABCP (Asset-backed Commercial Paper: 자산담보부기업어음)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다른 채권과 다른 것은 이게 자본시장(capital market)이 아니라 머니마켓(money market)에서 현금을 조달하는 수단으로 활용되었다는거죠. 자본시장과 머니마켓의 차이는 가장 큰게 자본시장은 장기인데 반하여 머니마켓은 단기(보통 13개월)라는 거구요. 그렇다면, 그 효과는 당연히 장기로 부동산담보대출을 받은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고, 그 자금은 단기자금시장에서 조달하는거죠. 그러니까, 이 ABCP와 SIV와 이를 활용한 은행은 당연히 LIBOR 등의 단기적인 자금시장의 변동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 밖에 없는거구요.

그러면, 이걸 통화스왑으로 어떻게 지탱할 수 있다는건지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이번 통화 스왑과 관련하여 사람들이 통화 스왑외환스왑 이 어떻게 다른지를 잘 이야기하지 않는 것 같은데, 통화 스왑은 한 마디로 대차대조표에 잡히지 않는 쌍방대출이죠.

Currency swaps can be negotiated for a variety of maturities of up to 30 years. Unlike a back-to-back loan, a currency swap is not considered to be a loan by United States accounting laws and thus it is not reflected on a company’s balance sheet. A swap is considered to be a foreign exchange transaction (short leg) plus an obligation to close the swap (far leg) being a forward contract.
Unlike interest rate swaps, currency swaps involve the exchange of the principal amount. Interest payments are not netted (as they are in interest rate swaps) because they are denominated in different currencies. Further, many currency swaps are traded on organized exchanges – lowering counter-party risk, as evidenced by the bid-ask spread on most listings. See also John Hull. heo map (Wikipedia currency swap )

왜 이런 짓을 할까요? 콜럼비아대 경제학과 교수님도 같은 이야기를 합니다.

The Treasury is involved because of the exchange rate risk-even though in this case the Fed is long the Euro and so gains when the dollar falls, and loses when the dollar rises-but also because it might be unseemly for the Fed to carry on its books a $558bn debt to European central banks. So it creates money to the credit of the Treasury, and the Treasury lends the money on to the ECB, which lends it to European banks.
For lack of a world central bank, this is the form that international lender of last resort intervention is taking. The world money market is moving onto the balance sheets of the world central banks. (Understanding the Fed’s Swap Line )

그러니까, 한마디로 이건 전세계의 머니마켓이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로 올라오고 있는 것이라는… 그리고, 이것도 따지고 보면 미국의 모기지 시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그러니까 결국은 따지고 보면 이건 자기네가 싼 똥 자기네가 치우는… 좀 더 엄밀하게 말하자면 미국의 은행들이 저지른 문제를 미국의 중앙은행과 정부가 나서서 치워주고 있는 것이라는거죠.

[서평] 전략이란 무엇인가

Posted on November 18, 2008

새로 카테고리를 만들었습니다(books). 책 이야기를 올리려 합니다. 제가 서평을 잘 올리지 않는 이유는 책이 포스팅 또는 글 또는 정보의 하나의 단위의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체로 좋은 책은 하나의 책에 대해서 수십번에 걸쳐서 이야기해도 별로 부족함이 없죠. 반대로 나쁜 책은 한번 글을 올려도 아깝죠. 그래도 요즘처럼 골치아픈 때에 책 이야기나 해 보려고 만들었습니다.

지난 주말에 전략 프로페셔널 (사에구사 다다시 지음, 현창혁 옮김, 선돌, 2007)을 읽었습니다. 금융이나 경제위기 이야기는 읽기 싫고 그냥 그와 관련 없는 아무거나 책꽂이에서 꺼내다보니 걸려들었습니다. 한 3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이 글을 쓴 사람은 보스턴컨설팅그륩에서 일하다가 스탠퍼드로 MBA 유학을 갔다 와서 적자에 허덕이는 회사들과 벤처 등의 대표이사를 역임하면서 경영컨설턴트로 잔뼈가 굵은 사람입니다. 이 책은 (거의) 실화입니다. 그가 유학갔다 와서, 최초로 한 회사의 자회사에 상무로 부임해서 3년간 겪은 이야기, 그러니까 부제에서 말하듯이 3%의 시장점유율을 3년만에 85%로 끌어올린 이야기를 소설 형식을 빌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한 사람의 3년간의 이야기가 한 권의 책으로 써지고, 그걸 3시간만에 읽을 수 있다는게 좀 특별한 느낌을 주죠.

이 책에서 핵심적으로 이야기하는 전략과 관련된 개념은 제품수명주기시장세분화의 두 가지입니다. MBA라고 하면 마치 친구들이 옛날에 언론고시나 방송사같은 곳에 취직하려 할 때 상식 외우던 것처럼 수많은 용어와 약어 사전을 들고 다니면서 외울 것처럼 생각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개념을 아느냐가 아니라, 단 하나의 개념이라도 얼마나 정확하고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느냐 하는거죠. 그런 점에서 단지 몇 개의 개념에 초점을 맞추어 어떻게 이것을 실제로 활용하느냐를 묘사한 책으로 아주 좋았습니다. 결국 맨 마지막에서 중요한 것은 개념이 아니라 방법이죠. 제품의 수명주기나 시장세분화가 어떻게 실제 상황에서 활용되는지는 직접 읽어 보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곁다리로 이런 핵심 개념과 직접 관련은 없지만, 몇 가지 흥미로운 관찰이 드문드문 눈에 띄어 이것을 정리하려 합니다.

성장 기업은 조직이 불균형 상태에 있다. 개발 측면이나 생산 기술 등 회사 내 어딘가에 ‘특출’난 부분을 가지고 있으며, 그 부분이 견인차 역할을 하고 다른 부문이 뒤에서 억척을 부리며 따라간다. (80페이지)

미국의 기업 전략이론에서는 ‘조직’이 ‘전략’에 따르는 것으로 되어 있으나, 일본에서 주목받고 있는 전략이론에 따르면 성공하는 일본의 대기업은 ‘전략’보다 ‘조직’이 앞에 있다고 한다. 그리고 조직의 모든 계층이 참여하여 전략을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고 한다.
히토츠바시대학의 노나카 이쿠지로 교수에 따르면, 조직 내에 ‘혼돈’이 일어나고, 그 혼돈이 내부에서 증폭되어 일정한 크리티컬 포인트(critical point)를 넘어서면 거기서 ‘자기 초월’ 현상이 일어나서 ‘조직의 진화’가 이루어진다고 한다. 예를 들면 ‘리더십’이나 ‘도전적인 목표의 설정’ 등이 자기 초월을 위한 하나의 방법이고 이를 통하여 조직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변화해 간다는 것이다 (노나카 이쿠지로, 조직진화론) (175페이지)

위의 둘은 대체로 조직 운영과 관련된 부분이구요, 아래 둘은…

히로는 사업 전략의 문제점을 찾아갈 때 처음부터 큰 문제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뭔가 한 가지 이상하다고 생각되는 문제점부터 시작해서 왜, 왜, 왜를 반복하면서 범위를 넓혀 가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 가격 문제는 그런 실마리로서 최적이었다. 가격에는 판매자, 구매자, 경쟁자 등 3자의 생각이 정직하게 응집되어 나타난다. (85페이지)

필자의 경험으로 보아 좋은 전략은 지극히 단순 명쾌하다. 반대로 시간을 들여서 설명을 복잡하게 해야만 다른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전략은 대개 나쁜 전략이다. 여기서 나쁘다는 말의 의미는 그걸 실행해도 효과가 없다는 말이다.
좋은 전략은 아버지가 집에서 저녁을 먹으며 아이에게 설명해도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하다. 나쁜 전략은 역전의 비즈니스맨에게 하루 종일 설명해도 여전히 안개 속에 있다. (181페이지)

이건 문제에 대한 접근법이죠. 그리고, 이 책의 핵심 주제인 상품수명주기와 시장세분화에 대해서는 직접 읽어 보세요. 그게 무슨 뜻인지를 아는 것보다 그걸 어떻게 사용하느냐를 아는게 더 중요한 개념이니까요. 주말에 방에 배깔고 누워서 읽으면 좋을것 같은 책입니다.

적자생존의 개념

Posted on November 17, 2008

제가 아래에 쓴 글 에 대해 intellectual wunderlust의 새로운 글 이 빨리 올라왔네요. 그래서 자기 전에 하나 더 써 봅니다.

적자생존이 항진명제(tautology)인지 하는 것은 제가 생각해낸 것이 아니라(그랬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칼 포퍼가 한 말이죠.

When speaking here of Darwinism, I shall speak always of today’s theory—that is Darwin’s own theory of natural selection supported by the Mendelian theory of heredity, by the theory of the mutation and recombination of genes in a gene pool, and the decoded genetic code. This is an immensely impressive and powerful theory. The claim that it completely explains evolution is of course a bold claim, and very far from being established. All scientific theories are conjectures, even those that have successfully passed many and varied tests. The Mendelian underpinning of modern Darwinism has been well tested, and so has the theory of evolution which says that all terrestrial life has evolved from a few primitive unicellular organisms, possibly even from one single organism…
The fact that the theory of natural selection is difficult to test has led some people, anti-Darwinists and even some great Darwinists, to claim that it is a tautology. A tautology like “All tables are tables” is not, of course, testable; nor has it any explanatory power. It is therefore most surprising to hear that some of the greatest contemporary Darwinists themselves formulate the theory in such a way that it amounts to the tautology that those organisms that leave the most offspring leave the most offspring. And C.H. Waddington even says somewhere (and he defends this view in other places) that “Natural selection … turns out … to be a tautology”. However, he attributes at the same place to the theory an “enormous power … of explanation”. Since the explanatory power of a tautology is obviously zero, something must be wrong here. (Karl Popper on the scientific status of Darwin’s theory of evolution)

위키피디어의 칼 포퍼 항목에도 다윈주의 논쟁에 대한 것이 있습니다.

아래 글에서 한 말도 제가 그렇게 생각한다기보다는 다윈주의가 tautology로 이해될 수 있는 방식으로 구성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 많고, 그렇게 구성하는 사람도 실제로 많았다는 것이구요, 그리고 다윈주의가 애국주의의 근거라기보다는 애국주의의 근거로 이용된 사례가 많다는 이야기였죠. 리처드 도킨스도 비슷한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니까 두 개의 포인트에서 intellectual wanderlust에서 하는 말이나 제가 하는 말이나 그닥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만, 실제로 그렇게 이용된 경우가 많았었다는 이야기인거죠. (이론적으로) 그럴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하는 것은 (실제로) 그렇게 이해한 사람이 있었다는 이야기에 대한 답은 아니죠. ^^ 리처드 도킨스 인용해 봅니다.

Evolution works by natural selection, and natural selection means the differential survival of the ‘fittest.’ But are we talking about the fittest individuals, the fittest races, the fittest species, or what? For some purposes this does not greatly matter, but when we are talking about altruism it is obviously crucial. If it is species that are competing in what Darwin called the struggle for existence, the individual seems best regarded as a pawn in the game, to be sacrificed when the greater interest of the species as a whole requires it. To put it in a slightly more respectable way, a group, such as a species or a population within a species, whose individual members are prepared to sacrifice themselves for the welfare of the group, may be less likely to go extinct than a rival group whose individual members place their own selfish interests first. Therefore the world becomes populated mainly by groups consisting of self-sacrificing individuals. This is the theory of ‘group selection,’ long assumed to be true by biologists not familiar with the details of evolutionary theory, brought out into the open in a famous book by V.C. Wynne-Edwards, and popularized by Robert Ardrey in The Social Contract. The orthodox alternative is normally called ‘individual selection,’ although I personally prefer to speak of gene selection. (The Selfish Gene, p. 7)

그리고,

Although the group-selection theory now commands little support within the ranks of those professional biologists who understand evolution, it does have great intuitive appeal. Successive generations of zoology students are surprised, when they come up from school, to find that it is not the orthodox point of view. For this they are hardly blamed, for in the Nuffield Biology Teachers’ Guide, written for advanced level biology schoolteachers in Britain, we find the following: ‘In higher animals, behavior may take the form of individual suicide to ensure the survival of the species.’ The anonymous author of this guide is blissfully ignorant of the fact that he has said something controversial. In this respect he is in Nobel Prize-winning company. Konrad Lorenz, in On Aggression, speaks of the ‘species preserving’ functions of aggressive behavior, one of these functions being to make sure that only the fittest individuals are allowed to breed. This is a gem of a circular argument, but the point I am making here is that the group selection idea is so deeply ingrained that Lorenz, like the author of the Nuffield Guide, evidently did not realize that his statements contravened orthodox Darwinian theory. (p. 8)

손 아파서 번역은 못하겠네요. 그러니까 핵심은 집단 수준에서의 적자생존이라는 이야기는 아주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이야기인 셈이구요, 지금은 주류가 아니지만, 꽤 많이 받아들여졌던 이야기인거구요… 나치즘과 사회진화론의 관계도 꽤나 많이 알려진 이야기죠.

노망난 시인과 진화론이라는 떡밥

Posted on November 16, 2008

주말이라 이제 경제관련 뉴스도 좀 그만보고 좀 놀려고 그러다가 블로그에 올릴 것도 마땅찮고 좀 쉬려다가 intellectual wanderlust의 진화론 떡밥 을 보고 한 번 물어 봅니다. 원래 프레시안에 올라온 김지하의 글 을 읽고 언젠가는 한 번 써 보려고 했었죠. 옛날에 김지하시인을 (쪼끔) 좋아했었기 때문에, 위 글을 읽고는 드디어 노망났구나 생각하고 그냥 넘어갔는데, 일단 그 이야기부터 합니다. 김지하시인의 주장을 한 마디로 하자면,

내가 원효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원효가 쓴 통섭이라는 말을 어떻게 싸가지 없는 사회진화론자(라고 읽고 국가사회주의자 내지는 나찌라고 읽습니다)인 에드워드 윌슨이 쓴 말을 번역하는 데 쓰냐? 증말 싸가지 없게. 두고 보겠어.

사실 진화론이 인문학(요즘은 이런 말을 많이 쓰더군요)에서 인기가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인문학자들이 자연과학을 공부하지 않기 때문도 아니고, 자연과학자들이 인문학을 공부하지 않기 때문도 아니죠. 인문학자들 중에서 앞장서서 다윈주의를 수용하였던 사람들이 남들이 싫어하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대표적으로 맑스주의자와 나치주의자) 인문학에서 자연도태된거죠. 그리고, 요즘도 다윈주의를 이야기하면 약간 색안경을 끼고 보구요. 대표적인 예가 intellectual wunderlust에서 인용한 적자생존에 대한 오해죠.

적자생존(survival of the fittest) 개념에 따르면 기득권 세력은 경쟁에서 살아남은 적자이기 때문에 잘 사는 것이다. 억울하면 너희도 경쟁에서 살아남던가.

여기에 대해서 적자생존이 당위명제가 아니라 존재명제라는 그러니까 자연주의적 오류라는 이야기도 약간 진화가 덜된 인문학의 주장을 반론으로 제시하는거죠… 제가 보기에는…

실제로 적자생존의 문제는 두가지가 있는데요, 첫째는 이게 순환논법으로 보인다는거죠. 그러니까 앞에 생략된 말을 추가하자면 이 말은 “(생존에 적합한) 존재가 생존한다”는 이야기로써, 마치 “결혼을 안한 사람은 총각이다”는 말처럼 논리적으로 옳은 말이지만, 우리에게 어떤 추가정보도 제공하지 않는 (그러니까 틀릴 수가 없는) 연역명제라는 비판이죠.

둘째 비판은 나찌들이 이야기한 것처럼 아리아족이 우월하니까 유태인은 그냥 까버려도 된다는 식의 이야기인건데요…

이런 주장에 대해서 좀 더 세련된(그러니까 좀 더 진화한) 논리는 바로 리처드 도킨스가 “이기적 유전자(The Selfish Gene)”에서 이야기한 주장이죠. 그것은 바로, 이렇게 생존에 적합해서 생존하는 주체가 누구냐는 질문에 대해서 (인간에 국한해서 이야기하자면) 개인이냐, 인종이나 종족이냐 또는 인류 전체냐 하는 부분에 대해서 다윈이 적절한 대답을 해 주지 않고 그냥 생존하지 못했다는거죠. 그리고 리처드 도킨스는 이런 생존의 주체가 바로 유전자라고 합니다.

We have now arrived back at the point we left at the end of Chapter 1. There we saw that selfishness is to be expected in any entity that deserves the title of a basic unit of natural selection. We saw that some people regard the species as the unit of natural selection, others the population or group within the species, and yet others the individual. I said that I preferred to think of the gene as the fundamental unit of natural selection, and therefore the fundamental unit of self-interest. What I have now done is to define the gene in such a way that I cannot really help being right! (The Selfish Gene, p. 33)

이게 두번째 비판에 대해서 어떻게 답이 되는지는 너무 당연하죠. 그러니까 소위 말하는 사회진화론은 자연선택의 기본 단위가 종족 또는 인종이라고 생각한거죠. 그래서 이게 그런 애매한 애국주의의 근거가 되는거구요. 그러니까, 자연선택의 단위는 국가, 민종, 인종이니 개인은 그런 더 큰 단위를 위해서 희생해야 한다는거죠.

이게 첫번째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답이 되는지는 좀 더 까다로운데요… 이 말에 대답하자면, 생존을 규정해야 합니다. 이 말에 대답할 목적이 아니더라도 도대체 “유전자가 생존한다”는게 도대체 무슨 뜻인지 쪼금 궁금하긴 하죠. 리처드 도킨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Darwin’s ‘survival of the fittest’ is really a special case of a more general law of survival of the stable. The universe is populated by stable things. A stable thing is a collection of atoms that is permanent enough or common enough to deserve a name. (p. 12)

그러니까, 이렇게 말하면 진화론이나 적자생존이나 그런 이야기는 결국은 앞에서도 말했던 엔트로피의 특수한(생물학적인) 경우가 되는건가요?

어차피 머리 열나게 RPM 굴려봐야 뚜렷한 대답도 없는 골치아픈 경제 문제는 좀 접어두고 좀 즐거운 지적 유희에는 진화론만한 떡밥이 없는 것 같습니다. ^^

추: 그러니까 결론은 위에 링크된 유시민의 비디오는 보지도 않았지만(시간의 압박) 다윈주의적 애국주의는 (진화가 덜된) 19세기 다윈주의의 산물이라는 거죠.

자유시장경제, 위기, 그리고 사유화

Posted on November 14, 2008

뉴올리언즈에는 123개의 공립학교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단 3개 밖에 없습니다. 이게 다 태풍 카트리나 때문이죠. 태풍 카트리나가 뉴올리언즈를 집어삼키자마자, 93세의 노경제학자 밀튼 프리드만은 월스트리트저널에 이렇게 기고합니다.

Most New Orleans schools are in ruins, as are the homes of the children who have attended them. The children are now scattered all over the country. This is a tragedy. It is also an opportunity to radically reform the educational system. (Naomi Klein, The Shock Doctrine, p. 5에서 재인용)
뉴올리언즈의 학교는 대부분 망가졌고, 그 학교에 다니던 아이들의 집도 망가졌다. 아이들은 전국에 흩어져 있다. 이것은 비극이다. 또한 이것은 교육 시스템을 급직적으로 개혁할 기회이기도 하다.

나머지 120개의 학교는 어떻게 되었느냐구요? (정부가 아닌) 민간기업이 운영하는 차터 스쿨이 원래 7개 있었는데 이제는 31개가 있습니다. 뉴올리언즈 선생들은 강력한 노조를 가지고 있었는데, 4,700명에 달하던 노조가입 선생들이 해고되었습니다. 소수의 젊은 선생들은 차터 스쿨에서 재고용되었지만, 월급은 깎였습니다. 그리고, 이게 모두 프리드만과 그 밑에서 자유시장경제를 배운 부시정부 내의 시카고학파 사유화주의자들이 스승의 조언을 듣고 발빠르게 움직였기 때문이라고 The Shock Doctrine의 저자인 Naomi Klein은 말합니다. 이 책의 부제는 The Rise of Disaster Capitalism입니다.

이들이 만든 것을 군산복합체와 구분하여 저자는 disaster capitalism complex(재해자본주의복합체)라고 합니다. 다른 예를 들자면, 이라크 전쟁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군대의 사유화라고 해야 할까요.

To kick-start the disaster capitalism complex, the Bush administration outsourced, with no public debate, many of the most sensitive and core functions of government – from providing health care to soldiers, to interrogating prisoners, to gathering and “data mining” information on all of us. The role of the government in this unending war is not that of an administrator managing a network of contracts but of a deep-pocketed venture capitalist, both providing its seed money for the complex’s creation and becoming the biggest customer for its new services. To cite just three statistics that show the scope of the transformation, in 2003, the U.S. government handed out 3,512 contracts to companies to perform security functions; in the twenty-two-month period ending in August 2006, the Department of Homeland Security had issued more than 115,000 such contracts. The global “homeland security industry” – economically insignificant before 2001 – is now a $200 billion sector. In 2006, U.S. government spending on homeland security averaged $545 per household. (위의 책 15페이지)

이런 현상을 보고 어느 시장 애널리스트는 “이라크 전쟁은 기대했던 것보다 (효과가) 좋았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또 다른 사람은 이것은 “장기적인 다변화 전략”이라고 하구요, 또 닷컴 거품보다 훨씬 더 낫다고도 합니다. 핵심은 사람들이 위기나 재해를 맞아 정신이 없을 때 재빨리 후다닥 해치우는 겁니다.

며칠전 책을 집어 들었는데, 요즘은 인터넷이랑 볼게 많아서 거의 못읽고 있습니다. 오늘 부시가 G20에서 “그래도 자유시장경제가 대빵”이라는 연설을 했다는 것을 보니 불현듯 생각이 났습니다.

“While reforms in the financial sector are essential, the long-term solution to today’s problems is sustained economic growth,” he told an audience in New York. “And the surest path to that growth is free markets and free people.” (FT )

그리고, 며칠 전에 읽었던 폴슨의 선물 이라는 제목의 시카고대 교수들의 논문이 생각나는군요.

We calculate the costs and benefits of the largest ever U.S. Government intervention in the financial system. We estimate that the revised Paulson plan increased the value of banks’ financial claims by $109 billion at a taxpayers’ cost of $112 -135 billions, creating no value in the banking sector. We compare the cost of Paulson’s plan with the costs of alternative solutions that would have achieved the same objective in term of solvency of the banking system. We find that the revised Paulson plan is the most expensive for the taxpayers, second only to the original Paulson plan. The biggest beneficiaries of this massive redistribution were the debtholders of financial institutions, especially those of the three former investment banks and of Citigroup. The equity holders just broke even.

그러니까, 폴슨의 TARP로 인해서 은행들은 1천9십억달러의 이익을 보고, 세금을 내는 국민들은 1천1백2십억에서 1천3백5십억의 손해를 본다고 하네요. 어제 이야기한 차라리 그 돈으로 모든 모기지 채무자(국민)을 대신해서 매달 250달러씩 5년간 대신 갚아주는게 훨씬 더 쌀 것이라는 이야기도 이런 맥락에서 읽어 보면 참 감회가 새롭습니다. 나중에 (아마 이 위기가 지나고 나면) 위의 책은 다시 읽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실리콘 밸리의 거품

Posted on November 14, 2008

요즘은 완전히 거품 사냥꾼처럼 느껴지네요… 원래는 TARP를 비판하는 뉴욕타임즈 기사 에 대해서 쓰려 했었는데, 이건 다음에 하기로 하고, 그냥 간단히 내용만 요약하자면…

Mr. Peterffy, who runs Interactive Brokers, which bills itself as the largest independent financial broker in the United States, may have a brilliant idea and may have a completely nutty one. But his plan, first noted by my colleague Joe Nocera, is clearly the simplest and almost certainly the only proposed solution to the mortgage mess that average people might have felt good about. Mr. Peterffy’s plan calls for the Treasury to pay the first $250 of every American’s primary residential mortgage each month for five years. That’s it.

그러니까, 7천5백억불이 얼마나 되는지 감이 안올 때 생각해 보면 좋겠네요. 대안으로 나온 이야기 가운데 하나를 NYT에서 소개했는데요, 그걸로 은행들 땜빵해주고, 부실자산 매입하는 것보다는 미국의 모든 모기지 채무자들을 대신해서 매달 250달러를 5년동안 대신 내 주는게 더 싼 해법이라는… 그리고, 그의 주장에 따르면 더 효율적이고 더 공정하기도 한… 이 이야기는 내일 다시 하죠.

슬라이드 하나가 실리콘밸리를 배회하고 있습니다. The Funded 라는 사이트의 운영자인 Adeo Ressi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한 프리젠테이션에서 사용된 슬라이드인데요… 대충 벤처 투자는 끝났다. 뭐 이런 말입니다. 이제 더 이상 남는 장사가 아니라는 건데, 다음 슬라이드를 보면 알 수 있죠.

벤처 캐피탈이 벌어들이는 돈보다 쓰는 돈이 더 많다는 이야기인데요… 주의할 것은 스타트업 회사가 아니라 벤처의 투자대비수익같은 거라는 거죠. 18페이지짜리 슬라이드의 13페이지에 나오는 건데요, 나름대로는 그의 분석도 의미가 있겠지만, 저는 그 앞의 8페이지에 그 해답의 일부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아래의 글: Will you buy my other company, please … with a premium?
내가 갖고 있는 회사 프리미엄 주고 사 줄래?

이 그림이 보여주는 것은 벤처의 매도거래(M&A)의 숫자는 비슷한데, 금액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커졌죠. 마치 우리나라 부동산이 잘 나갈 때의 분양권 매매의 그림을 그려도 대충 이렇게 나오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비슷한 양상의 폭탄돌리기와 비슷한 게 있지 않았나 추측할 수 있죠. 서로서로 P를 붙여서 몇 바퀴 돌리는것 같죠. 뭐 꼭 그렇다는 것만은 아닙니다. 이 표만 봐서야 뭐…

그러고보니, 이 외에도 벤처 투자와 부동산의 공통점이 또 있네요. 유동성이 엄청나게 떨어지기 때문에 이런 위기시에는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참고로 슬라이드 전체를 보려면 여기 로 가 보세요.

블로거의 원죄는 상상력의 부재, 그건 웹 2.0도 마찬가지

Posted on November 13, 2008

요즘 블로그 쓰기보다는 읽기를 더 많이 하네요. 시절이 하수상하니 어디 암시라도 하는 이야기가 없나… 떡밥이나 한 번 물어 볼까요? 여름하늘님이 쓴 태터미디어와 쓰레기 블로그들 이라는 글에 글을 남겼는데, 민노씨 왈 “괜히 내가 남긴 댓글때문에 열씨미 봤는데, 뭐 별거 없네…” 떡밥 물어 봅니다.

민노씨가 하는 말은, 뭔가 재밌는 싸움인줄 알고 들어왔더니, 뭐 이래, 싸우려면 서로 민증 까고 싸웁시다는 취지로 보입니다만 ( :) ),

제가 공감한 것은 사실 (아마 기억하시는 분도 있으시겠지만) 심리적으로 제가 이곳으로 옮기기 전에 느꼈던 압박감같은 것들이 뭔가 관계가 많아지고 끈적거리게 될 수록 입에 자갈이 물려진 것 같은 거북함 같은 것 때문이었죠. 부담이 좀 강해져서 이곳으로 옮긴거고… 뭐 그런데 문득 여름하늘님의 거리낌없는 태도를 보니까 뭔가 좀 부럽기도 하고, 그 침묵의 카르텔같은 것이 다른 맥락에서이지만 새삼스럽게 느껴져서, 그래서 그런 댓글을 썼죠.

여름하늘님이 비판하시는 것은 삐끼 블로거에 대한 비판과 태터미디어에 대한 비판의 두 개로 대충 나눠진 것으로 저는 읽었습니다. 저는 삐끼 블로그는 별로 관심 없습니다. 아쉽게도 여름하늘님이 비판하는 그 글도 못읽었네요. 그냥 대충 상상할 수 있습니다. 푼돈에 자기 의견을 파는 삐끼야 뭐 블로그에만 있겠습니까?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직업이 창녀라면, 당연히 포주와 삐끼도 가장 오래된 직업이겠죠… :) 자기 의견을 푼돈에 팔면 조금 지나면 모든 사람이 그 사람의 의견이 얼마짜리인지 알게 되고, 디스카운트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그건 그사람 문제죠. 블로그계에서는 디스카운트에 시간이 좀 걸립니다. 대체로 검색이나 포탈이 평가를 점증적으로 하기 때문이고, 그러니까 뭐 오래된 블로그일수록 프리미엄을 주지만 돈받고 썼다고 해서 점수를 깎지는 않아서 그런 이유도 있겠죠.; 그렇지만, 그건 검색엔진이나 포탈의 문제죠. 이런 문제는 대체로 “협찬 받고 씁니다”라는 한 줄만 맨 처음에(또는 맨 뒤에) 추가해 주면 없어지는 문제죠.

제가 이 떡밥을 문 이유는 조금 다른 것입니다만, 얼마전에 한동안 신문에서 “웹 2.0이 찻잔속의 태풍”이냐는 식의 이야기를 했었죠. 얼마 안되는 웹 2.0 회사들이 여럿 망해가기도 했고… 좀 아쉽기도 했고, 약간 안타깝기도 했기 때문에 이 이야기를 쓰긴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죠.

옛날에는 남의 사이트가 업데이트됐는지 보고 내용을 통째로 가져오려면 lynx나 (나중에는 wget)같은 것을 이용한 스크립트를 써서 cronjob에 앉히곤 했었죠. 윈도에서는 돈을 주고 남의 내용을 통째로 업어오는 프로그램을 사서 쓰고… 그러다가 RSS같은게 나오니 이제 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어졌죠. 이게 대충 제가 느끼는 웹 2.0이 달라진 점입니다. 그러니까, 저는 작은 것이 아름답다거나 아니면 분산, 공유와 같은 웹 2.0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묘하게 유닉스 철학 이야기가 떠오르곤 했었죠. 그리고 여기에 웹 2.0 회사의 고민이 있겠죠. 그러니까, 아무도 lynx나 wget이나 심지어는 bash나 cronjob같은 프로그램을 하나씩 하나씩 가장 맘에 드는 것을 골라서 각자 돈을 주고 사서 자기 바쁜 일정과 브라우징 습관에 맞추어 프로그래밍하려 하지 않는다는 거죠. OS를 공항에 빗대어 옛날에 회자되던 농담처럼 “유닉스 공항에 가면 아주 멋진 비행기 부품이 많은데, 한 가지 문제는 모든 승객이 자기 비행기를 직접 조립해야 한다는 사소한 문제가…”

그래서 웹 2.0 회사는 탈출 전략(exit strategy: 그러니까 창업자의 관점에서 현금화해서 빠져나가는 전략인데, 이걸 어떻게 한국어로 바꿀지에 대한 합의도 없다는 게 좀 의미심장하다고 느낍니다)이 아주 중요하죠. 여기에는 대체로 세가지가 있을 겁니다.

첫째는, 자기가 어쩌다보니 그렇게 하나로는 별 쓸모도 없고 어떻게 써야할지도 모르겠지만, 나름대로 쿨하고 다른 서비스와도 궁합이 잘 맞을 수 있는 것을 하나 만들었다면, 그냥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팔고 나가는거죠. 인수합병이랄까요… 딜리셔스가 머리에 떠오르네요.

둘째는, 그 자체가 너무 괜찮아서 사람들이 돈을 주고서라도 쓸 용의가 있고, 그렇게 돈을 주고서라도 쓰는 프로그램이라면야 물론 문제가 다르죠. 어쨌든 자기만의 현금흐름이 있으니까요. 플리커가 떠오르네요.

셋째는, 그 프로그램으로 인해서 누군가 다른 수많은 사람들이 돈을 벌 수 있게 된다면, 그야 뭐 더할나위없이 좋겠죠. 요즘 말하는 에코시스템이나 플랫폼(경제)같은 것을 저는 이렇게 이해합니다만… 구글이 떠오르네요.

이런 이야기는 위에서 말한 것과는 좀 다른 이유에서(어차피 망해도 내돈 잃는 것은 아니니까) 말하기가 꺼려지는 이야기입니다만, 왠지 요즘은 망한 많은 웹 2.0 회사들을 보면서 고개를 갸우뚱하게 됐던 이유였습니다. 이런 것도 왠지 말하기가 꺼려지는 주제죠. 어차피 구경군의 입장에서 돈과 경력과 모든 것을 걸고 하는 사람에게 소금뿌리는 것 같기도 하고… 그냥 고개를 갸우뚱하고 나서는 그냥 자기 갈 길로 계속 가는거죠.

근데 어쩌면 제가 오랫동안 블로그를 해 왔기 때문인지 몰라도 그런 사업 모델이 블로그와 관련된다면 약간 다른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서 왠지 한 마디 해도 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두 가지만 말할께요. 첫째는 무슨 임진왜란도 아닌데 블로그 관련 수익사업의 모델이 “10만삐끼양병”같은 것이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갱단이 자기 블로그 만들고, 자바스크립트로 떡칠을 해도 그건 웹 2.0 갱단이지 웹 2.0 사업은 아니죠. 블로그 수익모델은 블로그 생태계의 생리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 출발이라고 생각합니다.

둘째는 (이건 잘 모르긴 해도 아마도 태터미디어와도 직접 관련이 되는 것이겠지만), 이런 비판을 받지 않으려면 분명하고, 투명하고, 공정하고, 객관적인 포스팅과 스폰서와 뭐 이런 것들에 대한 방침을 마련하고 구성원 블로거들에게 명시적으로 강제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네요. 블로거 윤리강령같은 것은 좀 뜬금없어 보이지만, 블로거들끼리 모여서 뭔가 폼나는 일을 한다면 이런 것은 하나쯤 명시적으로 대문에 내걸어 놓는게 좋아 보이네요. 파워블로거라는게 자기가 원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죠. 파워 블로거가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주변의 인정과 존중과 존경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거죠.

웹 2.0 스타일로 경제위기 극복하기

Posted on November 08, 2008

흠흠… 제목은 약간 오바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무도 어떻게 극복할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고, 한국 문제를 정확히 진단하기 보다는 자기네들이 어쨌든 원하던 것에 미국식 처방을 뒤섞어서 약이라고 주고 있으니… 그냥 문제제기 차원에서…

제목 이야기부터 하자면, 오늘 NBER에서 Rcecssion의 결정적인 증거가 있다 고 했죠. 그러니, 이제는 이건 금융위기가 아니라 이미 실물경제의 위기인거죠. 위기의 출발점은 금융위기였습니다. 이것은 신용의 고갈, 유동성의 고갈, 달러의 고갈 등등 한 마디로 우리가 지금까지 돈이라고 생각했던게 그냥 모조리 사라져 버린거죠. 그러니까, 뚜껑을 열고 보니 아무도 돈을 가진 놈이 없는거죠. 이게 문제인데요… 그래서 중국이나 러시아나 중동은 결국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쓰고, 그래서 미국은 가능한 많은 나라를 달러우산 속에 두려 하는건데요…

이야기를 좀 더 진행하기 전에 우리가 알고 있는 웹 2.0에 대해서 좀 더 깊게 들어가기 위해 인용 몇 가지 합니다. 좀 길어도 참아주시길… 먼저, 폴 그레이엄부터:

부란 근본적인 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이다. 음식, 옷, 집, 자동차, 도구들, 재미있는 곳으로의 여행, 등등. 설령 돈이 없어도 부는 가질 수 있다. 만약 자동차를 만들어 주거나 음식을 요리해 주는, 혹은 당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만들어주는 마술 상자가 있다고 하자. 그렇다면 돈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당신이 아무 것도 구입할 수 없는 남극 대륙에 있다면 얼마나 많은 돈을 가지고 있는지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해커와 화가, 142페이지)
내가 어렸을 때 만약 소수의 부자가 세상의 돈을 모두 가져가 버린다면 다른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돈은 조금만 남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일이 기억난다… 돈은 부가 아니다. 돈은 단지 부를 움직이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교환할 수 있는 화폐 양이 어느 일정한 순간에는 일정한 분량으로 정해져 있다고 해도, 세상에 존재하는 부의 크기는 일정한 값으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당신은 더 많은 부를 만들 수 있다. 부는 인류의 역사 속에서 창조되고, (적당한 균형과 함께) 파괴되어 왔다 (상동, 144페이지)

그 다음에는 앨빈 토플러로 (영어 밖에 없어 대충 번역합니다):

BusinessWeek magazine briefly summarized our words as follows: “Alvin and Heidi Toffler argue that ‘prosuming,’ or creating what we consume, is restructuring the economy by funneling free money from the hidden economy back into the mainstream one that economists track.” (Revolutionary Wealth, xiii)
비즈니스위크에서는 우리의 책을 다음과 같이 짧게 요약하였다. “앨빈과 하이디 토플러는 프로슈밍 또는 우리가 소비하는 것을 창조하는 것이 숨은 경제의 공짜돈을 경제학자들이 추적하는 주류경제로 유도함으로써 경제를 재구성하고 있다.

고백하자면, 제가 몇년전 웹 2.0을 “집단지성 삥뜯기”라고 했을 때 사실 이것때문인데요. 설명하자면, 거시경제학에서는 경제주체를 가정, 국가, 기업으로 나누는데, 여기에서 가정은 주류경제에 편입되지 않은 공돈의 블랙박스라고 여기는거죠. 그러니까 과장하자면 가정은 집이 있고 가족이 있는 그런 주체가 아니라(사회학도 인류학도 아니니까요), 주류경제학에서 설명이 안되는 것을 숨기는 개념이었죠. 근데, 앨빈 토플러의 가장 큰 기여는 이 블랙박스에 엄청난 공돈이 숨어있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구요, 이것을 혁명적인 부라고 명명한거죠. 좀 더 읽어 봅니다.

While almost all of us live in a money economy, wealth, in these pages, refers not just to money. We also live in a fascinating, largely unexplored, parallel economy. In it, we fulfill many vital needs or wants without pay. It is the combination of these two – the money and the non-money economies – that together form what we will call in these pages the “wealth system.” (p. xviii)
우리 대부분은 화폐 경제에 살고 있지만, 이 책에서 부는 돈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동시에 아주 매력적이면서도 개발되지 않은 병렬 경제에 살고 있다. 이 세계에서 우리는 수많은 원초적인 필요와 욕구를 돈을 지불하지 않고 충족한다. 이 둘 – 돈과 돈 이외의 경제 – 의 조합이 우리가 이 책에 “부의 체계”라고 하는 것을 구성한다.

그러니까 제가 말했던 집단지성 삥뜯기나 내지는 누가 말한 “이익의 사유화, 노동의 사회화”같은 것은 웹 2.0의 한 현상인 이런 경제의 미개척지역을 주류경제학에서 식민지화하겠다는 의도로도 이해할 수 있는 건데(구글 페이지랭크를 생각해 보시면 이렇게 공짜노동을 남들이 원하는 가치로 바꾼 대표적인 사례가 보이죠), 결국 따지고 보면 이런 것들은 이 두 개의 병렬경제를 어떻게 하나로 엮느냐 하는 문제라는거죠. 좀 지겹지만, 마지막으로

“In a few years,” says Reich, “a company may be best defined by who has access to what data and who gets what portion of a particular stream of revenues over what period of time. There may be no ‘employees’ at all, strictly speaking.” (p. 8)
라이시는 말한다. “몇 년내에 회사는 누가 어떤 자료에 접근할 수 있으며, 누가 어느 기간 동안 특정한 수입의 흐름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것이라고 규정될 수도 있다. 엄밀하게 말하면 “직원”이란 없을 수도 있다.

위의 인용이 대체로 모두들 친숙하게 들릴 텐데요, 제가 궁금했던 것은 그렇다면 혹시 이런 유동성의 위기, 달러의 위기가 결국은 이런 사람들의 화려한 수사를 현실로 만드는 과정을 혹시 가속화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질문이죠. 오늘 Harvard Business Publishing 에 나오는 두 인도 회사 이야기처럼요. 요약입니다.

TCS의 수입의 약 40%가 금융에서 나왔습니다. 망했죠. 그래서 다른 회사들처럼 R&D 지출을 늘이고 하는 대신, 그 회사는 대안적인 선택을 합니다.

TCSís corporate R&D unit is India’s oldest. Yet, instead of relying exclusively on in-house R&D capabilities, TCS is striving to comprehensively meet clients’ business innovation needs by tapping external innovation capabilities. How? By brokering clients’ access to the cutting-edge invention and transformation services available in TCS’ newly formed Co-Innovation Network (COIN)—global innovation ecosystems composed of academic labs, startups, business process experts, VC firms, large ISVs, and lead users. The COIN program is overseen by TCSís CTO Ananth Krishnan.
For instance, to effectively meet its aircraft manufacturing clients’ need to build fuel-efficient high-tech jets, TCS has partnered with aircraft design firm Hindustan Aeronautics Limited (HAL) to coinvent and cotransform environmentally friendly engineering solutions that use lightweight yet resilient nanomaterials. Coincidentally, HAL recently cut a deal with Boeing to bring $1 billion of aerospace manufacturing work to India, capitalizing on the burgeoning US-Indian science and technology partnerships.
To address cost-conscious clients’ urge to compress the time-to-value of IT engagements, Krishnan told me that he is now taking his collaborative innovation model to the next-level by customizing the COIN to meet individual user needs. For instance, TCS has partnered with a large US consumer goods company to overlay its Innovation Network on top of a client’s own network, so that both companies can cross-broker access to each otherís technology partners—swelling the talent pool and capital accessible to both firms as they co-develop breakthrough solutions.

COIN (Co-Innovation Network), 느슨한 외부 조직(글로벌 이노베이션 에코시스템 또는 협력 혁신 모델) 등의 말이 눈에 띄네요. 경젱사인 Satyam의 경우는요,

Satyam’s grassroots “intrapreneurship” initiative is part of a larger corporate experiment to promote distributed leadership, by empowering Satyamís business units and support functions to operate as independent enterprises. As such, Satyam today boasts a loosely-coupled federation of 2,000 intrapreneurs – ranging from alliance managers to client engagement teams to HR execs. These intrepreneurs are called “full life cycle leaders” (FLCLs) as they are in charge of managing the growth of their “businesses” through their entire maturity curve. Rao’s group trains these FLCLs on how to effectively facilitate innovation within their autonomous teams. These teams are encouraged to seek and adopt best practices from other business units within Satyam as well as from outside industries. They are also trained on how to drive business model as well as process innovation, in addition to creating new products and services. Having instilled an innovation culture at the grassroots level, backed by distributed leadership, Satyam has begun to engage its partners and customers into its innovation ecosystem to drive value co-creation.

이 회사는 grassroot intrapreneurship, FLCLs (full life cycle leaders) 등의 이야기가 눈에 띄죠. 마치 돈이 아니라 지식노동을 가지고 하는 계나 그런 비슷한 것으로 보이죠. 이런 걸로 보잉사와 비행기 만드는 일로 10억달러 계약을 한다는게 좀 경이롭죠.

뭐 꼭 그렇게 해야한다는게 아니라(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이건 그냥 생각입니다), 금융위기가 본질적으로 지갑에 돈 떨어진 문제라면 이제는 몸으로 때워야죠. 국가 차원에서는 한 가지 방법이 더 있겠네요. 떨어진 돈 말고 다른 돈 쓰는 것… 그렇지만, 이건 뭐 여기서 할 얘기는 아니고…

요즘 보름달이 떴는지, 밤만 되면 괴이한 생각들이 …

오바마의 젊은 시절

Posted on November 06, 2008

오바마, 아주 멋진 사람이죠. 그가 대통령이 된 것은 아마 한국으로서는 별로 원하지 않는 것이었을 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공통점찾기 놀이나 하면서 그렇게 오바할 필요도 없겠죠. 반대로, 그가 어떤 사람인지, 얼마나 멋진 사람인지는 알아야죠. 아래에 번역 붙입니다.

장면 1:

  • 옥시덴탈대학
  • 새로 사귄 친구들이 이름을 배리에서 원래 이름인 바락으로 바꾸라고 했다. 1980년 크리스마스 휴가때 하와이로 돌아간 바락은 가족들에게 그 이야기를 했다. 그는 이 결정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 그 곳에서 그는 다른 다인종학생들과 친구가 되었다. 몇몇은 검둥이(black)라고 부르는 것을 싫어했으며, 피부색 때문에 그들의 인종적 전통의 한쪽만 선택하고 다른 쪽은 버리고 싶어하지 않았다.

장면 2.

  • 오바마는 친구 가운데 하나가 백인들은 자기에게 단 하나의 인종만 고르고 그 결정을 평생 안고 살아야 한다고 강제하지 않았지만, 흑인들은 그렇게 해야한다고 강제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는 일화를 기억하였다.

장면 3

  • 나중에 오바마는 이렇게 썼다. “나는 친구들을 신중하게 골랐다. 정치적으로 활동적인 흑인 학생들. 외국인 학생들. 멕시코게 미국인들.”
  • “마르크스주의 교수와 구조주의적 여성주의자들과 펑크락을 공연하는 시인들.”

장면 4

  • “우리는 담배를 피우고, 가죽잠바를 입었다. 밤에는 기숙사방에 모여 신식민주의, 프란츠 파농, 유럽중심주의, 혈연주의 등에 대하여 토론하였다.”

장면 5

  • “우리가 복도의 카페트에 담배를 비벼 끄거나 스테레오를 너무나도 크게 틀어서 벽이 흔들릴 때면, 우리는 부르조아 사회의 숨막히는 억압에 저항한다고 생각했다.”
  • “우리는 무관심하지도, 부주의하지도, 불안해하지도 않았다. 우리는 소외된 것이었다.”

다양한 인종적 배경을 가졌다는 것이 특히 하와이같은 곳에서는 어떤 것이었을까요. 그냥 대학때 알고 지내던 친구같네요.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는게, 미국의 힘이 아닐까 잠깐 생각해 봅니다. 한때는 우리도 비슷한 호사를 누렸었지만… 참, 만화는 “Presidential Material: Barak Obana”라는 만화책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애들은 가라: 헷지펀드 저널리즘

Posted on November 04, 2008

이 세상에 돈을 버는 방법은 단 하나 있죠.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거죠.

정정합니다. 그건 정파의 주장이고, 실제로 이 세상에 돈을 버는 방법은 한 가지가 더 있죠. 그것은 바로, 비싸게 팔고 싸게 사는거죠.

네, 공매도 이야기 다시 하렵니다. 제가 공매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 그리고 요즘 일부 언론의 미네르바에 대한 마녀재판에 대해서 그토록 싫어하는 이유를 설명드릴께요. 적어도 옛날 동네에 다니던 뱀장사들은 애들을 상대로는 사기를 치지 않겠다는 직업 윤리가 있었죠. 똑같은 수준의 윤리기준을 시장에서도 찾을 수 있을까요? 이야기 하나 해 드릴께요.

데이빗 아인혼(David Einhorn)은 헤지펀드 매니저입니다. 헤지펀드가 실제로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려면 그의 책, “Fooling Some of the People All of the Time”이라는 책을 읽어 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그는 2002년 Tomorrows Children’s Fund라는 자선단체에서 연설을 합니다. 이 단체는 투자 업계에서 유명한 사람들을 불러 연설을 하게 하고, 참가자들에게 돈을 받아 그걸로 암에 걸린 아이들을 치료하는 돈을 지원하는 단체입니다.

2002년에는 11명의 연사가 초청되었는데, 그는 Allied Capital이라는 회사가 실제로는 폰지 사기에 다름 없는 사기이므로, 자기는 그 회사 주식을 공매하기로 하고, 공매하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 연설문은 책 홈페이지 에서 볼 수 있습니다. 나름대로 흥미로운 이야기입니다. Allied Capital이라는 회사에 대해서는 아무도 관심이 없을 것이므로, 간략하게 이야기하자면, 이 회사는 투자자금을 모아 회사의 중순위 채권(mezzanine bond)에 투자하는 회사입니다. 솔직이 이 중순위 채권이라는 것은 투자자들의 기피 대상입니다. 왜냐하면, 선순위 채권(senior bond)는 언제나(요즘 상황을 생각해 보면 거의 대부분의 경우에) 다른 채권에 대해서 상환 순위가 높기 때문에 원리금이 (거의) 보장되는거죠. 반대로 후순위 채권(junior debt)는 원리금 손실이 날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험이 큰 만큼 높은 소득을 기대할 수 있죠. 그래서 이걸 “equity issue”라고도 합니다. 중순위는 아무도 안삽니다. 왜냐하면, 원리금의 보장에는 오로지 후순위만 보장을 해 주는데, 결국 후순위는 더 나빠질 가능성 밖에 없죠.

예를 들어서 요즘 유행하는 모기지 채권을 가지고 CDO를 구성해 보죠. 선순위는 중순위와 후순위가 모두 망가져야만 원리금 손실이 납니다. 그러니 안전하죠. 후순위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모기지 채무자들 가운데 파산하는 사람이 적으면 돈을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에는 손실이 나겠지만, 이익이 날 가능성도 있죠. 중순위는 이익이 날 가능성은 거의 없죠. 그리고 파산하는 사람이 생기면 아래쪽 버퍼가 적어지니 결국은 채권의 신용등급도 낮아지게 되겠죠. 반대쪽 움직임, 그러니까 이 중순위 채권의 신용등급이 높아질 가능성은 실질적으로 “0”이라고 봐도 됩니다.

그러니, 중순위 채권에만 투자하는 회사는 수익성이 좋을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Allied Capital은 수익을 많이 내서 투자자들에게 높은 배당을 주죠. 왜 그럴지 데이빗 아인혼이 알아 보니, 이 회사의 수익의 근원은 계속해서 신주를 발행하고, 그 돈으로 새로운 중순위 채권을 계속 사 들이는 거였네요. 그리고 남는 돈은 수익금으로 나눠주고… 그리고 중순위 채권은 결국 악화될 수 밖에 없는데, 그리고 실제로도 망가진 채권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재무제표에서는 “현가반영(mark to market)”을 안했네요.

뭐, 이보다는 좀 더 복잡하지만, 대체로 이런 식의 분식회계 기술을 여러가지 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한 다음, 그는 이 주식을 공매합니다. 그리고, 자기 포트폴리오에 대해서 그 회의에서 이야기해 줍니다. 그리고, 그의 펀드(그린라이트)가 얼라이드와 관련하여 버는 돈의 절반을 기부하겠다고 선언합니다. 그 다음날, 이 주식이 폭락합니다. 대체로 이 과정에 대한 이야기가 이 책의 주제입니다.

대부분의 공매도 이야기는 이런 식입니다. 공매도를 하는 헤지펀드 사람들은 무책임하지 않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보듯이, 남들이 보지 못하는 자료를 보려고 아주 노력하며, 재무제표를 아주 철저히 분석합니다. 결국, 이들이 벌이는 것은 (그들이 보기에는 분식회계를 하고 있다고 믿는) 회사의 경영진과의 힘겨루기죠. 그러니, 모두들 이런 사람을 싫어합니다. 얼마나 짜증이 났던지, 그는 결국 이 책을 씁니다.

회계의 기원은 중세의 고해성사라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었습니다. 요즘도 그럴까요?

``I’ve always regarded it as a bit of a magic trick,’’ Pauline Wallace, a partner at PriceWaterhouseCoopers LLP and team leader in London for financial instruments, said of off-balance- sheet accounting. ``Magicians come to parties, and they make things seem to disappear. The risk is somewhere, but you never knew where.’’ (Bloomberg, Greenspan slept as off-books debt escaped scrutiny )
PWC의 파트너이자 런던의 금융상품팀장인 폴린 월러스는 말한다. “나는 언제나 이것이 약간은 마술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마술사는 파티에 와서 물건이 사라지게 만든다. 분명히 위험은 어딘가에는 있다. 그렇지만, 어디에 있는지는 아무도 알 수가 없다.

FASB (파즈비라고 읽습니다)는 GAAP (갭이라고 읽습니다)을 발행하죠. 이 규칙에 따르면, 요즘 많이 나오는 SIVSPECDO나 이런 것들은 그 규칙의 하나인 FIN 46 의 규제를 받는 VIE 라는 겁니다. 복잡한 이야기 할 것 없이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런 장난 하다가 쫄딱 망한게 바로 엔론 이죠. 그 이후 파즈비에서는 재무제표에서 뺄 수 있는 특수목적회사를 규정하는 규칙을 만들었죠.

그런데, 여기에 가장 크게 반발한 회사들이 바로 은행들입니다. 결국 2003년 12월 파즈비는 물러섰죠.

In December 2003, FASB published FIN 46R, a revision that gave the banks more flexibility to keep off the books investment vehicles they managed for a fee. (상동)

혹시 궁금한 사람은 FIN 46R pdf 다운로드 받아서 읽어 보세요. 그리고, Citigroup 혼자만 해도 대차대조표에 나타나지 않는 자산이 1조1천8백억달러랍니다. 상상이 안가는 금액이죠. 그런데, 이 금액은 적어도 2009년 말까지는 거기 그대로 있을 수 있게 됐네요. (상동The Big Picture 글Bloomberg 2/26FT 2/27 참고). 스티글리츠의 말입니다.

``We exported our toxic mortgages abroad,’’ Joseph Stiglitz, a professor of economics at Columbia University and a Nobel Prize winner, said at the Oct. 21 House hearing. ``Had we not, the problems here at home would have been even worse.’’
콜럼비아대의 경제학 교수이자 노벨상 수상자인 조셉 스티글리츠가 10월 21일 하원 청문회에서 한 말이다. “우리는 독성 모기지를 해외로 수출하였다. 그러지 않았더라면, 미국의 문제는 더 악화되었을 것이다.”

한국에서도 훨씬 작은 규모지만 KIKO와 관련하여 비슷한 시도가 있죠. KIKO 소송이 어떻게 될지 대충 예언해 볼까요? 가처분 신청은 받아들여지겠죠. 당장 대차대조표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요, 그리고 상장폐지되지 않도록요… 그리고, 회계규칙이 바뀌겠죠. 그리고, 합의하겠죠. 은행 입장에서도 중소기업 입장에서도 아주 어려운 문제니까요. 은행 입장에서는 운용위험의 규모를 세계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으로 높여 놓는 것일구요. 그리고,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흘러가겠죠. 그리고, 가치투자를 하는 사람이나 아니면 나쁜 경영자와 대결하는 헤지펀드로서는 눈여겨 봐야 하는 목록에 관련 항목이 하나 더 더해지겠죠. 적어도 뱀장사의 양심이라도 지켜야하는 것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