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한데 혁명이나 한 번 해 볼까?

Posted on January 24, 2011

어느날 밤 레닌이 고스톱을 치다가 불쑥 말했습니다.

야, 우리 심심한데 혁명이나 한 번 해 볼까?

이것이 바로 볼셰비키의 탄생이자, 러시아 혁명의 효시였습니다.

... 믿으시겠습니까? 러시아 혁명이 무슨 주유소 습격사건도 아니고…

그냥 RSS나 읽다가, 요즘 계속해서 블로그의 죽음이나, RSS의 죽음 같은 이야기들이 나오기에 한 번 말해 봤습니다.

소위 (파워) 블로거들이 왜 사회 문제에 침묵하는지 따지는 것은 마치 워드 프로세서도 하나 깔았는데, 내친 김에 “전쟁과 평화”나 “자본론” 비슷한 글이라도 한 편 써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과 비슷한 수준의 주장으로 들립니다.

트위터가 뜨는 것은, 제가 생각하기에는, 조금 다른 문제 같습니다. 이건 마케팅에 신경을 써야 하는 기업들이 원하는 것 같습니다. 140자의 짧은 글로 남을 칭찬하기는 무지 쉽습니다. 뭐, 깨놓고 말해서, 누굴 칭찬할 때는 40자만 있어도 떡을 칩니다. 저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런데, 누군가를 비판하거나 (건설적이건 파괴적이건), 욕을 하거나 비난을 하려고 하면 140자로는 택도 없습니다. 저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게다가, 140자 안쪽에서 남 욕해 봐야 그냥 잊혀집니다. 휘발성이 높다는 것도(글의 영향력이나 검색엔진에의 영향력에서나) 트위터의 특징이죠. 당연히 마케팅에 신경을 쓰는 기업에서야 트위터가 블로그보다는 수십만 배 낫죠…

저는 블로그를 2002년에 시작했습니다 (2003년인가?). 그냥 제가 블로거라는 생각보다는 베타 테스터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소위 power law 때문에 구독자가 늘어났죠… 파워로라고 하면 뭐 별 것 아니고, 블로그 이것도 오래하면 오래할 수록 구독자가 늘어난다는 겁니다. 당연하죠. 저야 거의 10 년간 이 짓을 했는데, 어제 시작한 사람보다 구독자가 적으면… 그건 뭐… 게다가 뭔가 흥미로운 블로그를 찾아 내면 내 RSS에 등록하지만, 그 블로거가 더 이상 재미가 없어졌거나 했다고 해서 RSS에서 지우는 경우는 거의 없죠. 게다가, 재미가 없어지는 경우보다는 글을 더 이상 안쓰게 되는 경우가 더 많은데, 이럴 때는 지울 필요조차 없죠.

뭐, 그렇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블로그가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은 아니죠. 총이 발명되었는데, 칼 들고 전쟁하러 나가는 것은 꽤 멍청해 보이죠… 우리나라도 몇백 년 전에 해 봤잖아요. 그러니, 이제 억울하게 해고를 당했다든지, 아니면 애꿋게 이라크전 당시 이라크에 있게 됐다든지, 아니면 그냥 착실하게 살고 있는데 갑자기 동네에 난리가 나면 이제 뭘 해야 할지는 알겠죠. 등사기로 유인물 인쇄하고 있다 보면 엄청 멍청해 보이겠죠. 언론사나 비슷한 수준의 매체를 손쉽게 만들 수 있는데 말이죠…

저는 개인적으로 그 power law 때문에 블로그를 뜸하게 하게 됐습니다. (누가 물어 보는 것도 아니지만…) 그러니까, 한 3-400명 수준까지 구독자가 올라갈 때는 쓸만 하더라구요. 왠지 기분도 좋아지고… 그런데, 한 500명 넘어서니까 왠지 어마어마하게 부담스러워지더라구요… 꼭 워드 프로세서 깐 기념으로 일기 비슷하게 쓰기 시작했는데, 그게 “전쟁과 평화” 비슷하게 되어가는 느낌이랄까… 전에도 이런 이야기 한 번 한 것 같은데… 왠지 그냥 일기나 아무 잡생각이나 쓰면 안될 것 같고, 적어도 헤밍웨이나 톨스토이급으로 글을 써야 하는 것 아닌지, 그래도 이거 보는 사람이 줄잡아 몇천 명은 되는 것 같은데… 뭐 이런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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