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 이야기가 거꾸로 가는 것 같은 느낌이지만…
목적 지향적 기계장치에 물리적으로 코딩되는 프로그래밍도 있다. 일례로 시계에는 1분이 어느 정도고 1시간은 몇 분인지에 관한 정보가 기계적으로 내재하며, 인간의 신체에는 유전적 프로그래밍이 DNA 형태로 존재한다. 자명종 시계처럼 환경에 따라 수정 가능한 프로그래밍도 있는데, 파블로프의 개가 보여주듯이, 생명계도 후천적으로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구조다. 일반적 목적 지향성이 있기 때문에 프로그램을 바꾸어 가며 여러 가지 제어를 실행할 수 있는 정보 프로세싱 시스템도 있다. 이를테면 관료제는 혁명이나 쿠테타로 정부의 성격이 완전히 바뀌어도 제어 역량을 상실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일반 정보 프로세싱 시스템이다. 생명계에서 발견된 프로그래밍 가능한 구조 중에서 가장 범용적인 것으로는 척추동물의 두뇌, 특히 인간의 두뇌를 들 수 있다. (제임스 R. 베니거 지음, 윤원화 옮김, 컨트롤 레벌루션, 76쪽)
파블로프의 개가 보여주듯이…
그리고, 마지막으로 스키너 의 상자 가 말해주듯이… 물론 파블로프의 개도 잘못된 정보로 프로그램 속에 “버그”를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주었지만, 특히 스키너의 상자는 이런 “버그”가 어떻게 생기는지를 구체적으로 묘사하였죠.
이 상자로 스키너는 비둘기를 대상으로 ‘미신’에 관한 아주 우아한 실험을 했고, 그 결과 반응 학습이 임의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그는 굶주린 비둘기를 스키너의 상자에 넣은 다음 새가 어떻게 행동하든 상관없이 정기적으로 음식을 제공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비둘기가 임의적인 행위를 반복하는 것이 관찰되었다. 한 비둘기는 음식이 제공되는 시간 사이에 상자를 시계 반대 방향으로 두어 번 돌았다. 다른 비둘기는 상자의 위쪽 모서리에 머리를 반복적으로 밀어 넣었다. 한편 고개를 위로 쳐드는 행동을 하는 비둘기도 있었는데, 마치 보이지 않는 빗장을 머리로 들어 올리려는 듯이 보였다. 비둘기는 음식이 제공되기 직전에 자기가 우연히 행하던 동작을 반복하는 것을 배운 터였다. 이를 가리켜 스키너는 ‘미신적’ 행동이라 불렀다. 비둘기들이 마치 자신의 행위가 음식을 만들어 냈다고 믿는 듯이 행동한다는 뜻이었다. 그는 인간들도 이와 비슷하게 미신적 행동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많은 운동선수와 팬들이 행운을 가져다주는 마스코트를 지니고, 시합 전에 이상한 행동을 하는 이유가 이것으로 설명된다. 서브를 넣기 전에 독특한 방식으로 공을 바닥에 튀기는 테니스 선수들이 있다. 고란 이바니세비치는 테니스 토너먼트가 열리는 기간 내내 머리와 수염을 절대 건드리지 않았다고 한다. (크리스 프리스 지음, 인문학에게 뇌과학을 말하다, 153쪽)
결론은 그럴 수 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