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rple Cow

Posted on September 06, 2008

어제 말한 것처럼, Seth GodinPurple Cow 라는 책을 읽고 있습니다. 책은 쉽게 읽힙니다. 책을 읽으면서 이 사람이 책과 관련된 일을 한 적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그렇군요. 사실 이 Purple Cow라는 책 자체가 자기가 주창하는 방법으로 팔렸네요. 이 책을 쓰기 전에 그는 “Unleashing the Idea Virus”라는 책을 썼는데, 이 책은 인터넷에서 무료로 배포했습니다. 요즘도 pdf로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습니다. 말콤 글래드웰의 Tipping Point와 비슷한 시기에 출간되었고, 주제도 비슷합니다. 그 후속편이라 할 수 있는 Purple Cow의 첫판은 자기가 출판해서 우유곽에 넣어서 배송료만 받고 보내 주었다고 하는군요. 그게 이 책이 성공한 비결이라구요… 적어도 책 파는 기술에 대해서는 뭔가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책의 주제는 간단합니다. 옆의 그림은 Everett Rogersdiffusions of innovations 이론이라고 하는데, 신기술과 관련된 사람들의 태도는 종형으로 분포되는데, 왼쪽부터 혁신가 (2.5%), 얼리 어답터(13.5%), 초기 다수(34%), 후기 다수(34%) 그리고 막둥이(16%)와 같이 나뉜다는 거죠. 이 이야기는 무어 도 Crossing the Chasm에서 채택하였고, 그게 보라빛 소의 이론적 기반이 됩니다.

본론으로 가자면, Seth Godin의 주장은 매스미디어 광고는 양쪽을 잘라내고 (우등생과 열등생은 버리고) 가운데에만 집중하는 전략이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지극히 평범한(누구도 싫어하지 않는) 제품을 만들고, TV 광고로 시장을 녹여버리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TV에서 본 것을 사고, 그러면 본전을 뽑고도 남는다는 겁니다. 이게 남는 장사라는 것은 TV가 나오기 전과 비교해 보면, 그 전에는 물건을 만들고 나면 사람들이 쓰게 하기 위해서 발품을 팔면서 돌아다녀서 채널과 네트워크를 구성해야 하는데, 여기 드는 돈을 TV 광고에 쓰면 훨씬 쉽게 더 나은 결과를 낳는다는 겁니다.

문제는 이 전략이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는 겁니다. 왜냐하면, 시장에는 이미 표준적인 물건들이 넘쳐나고(요즘 소비자는 필요한 게 없습니다), 더 이상 사람들이 광고에 귀를 기울이지 않기 때문이라는 거죠. 그래서, 저자는 주장합니다. 듣지도 않는 평균에 대한 환상을 접고, 왼쪽 부분에 집중하자구요. 그러니까, 혁신가와 얼리 어답터를 포섭하면, 이 사람들은 성격상 자기만 쓰고 가만히 있지 못하는 사람들이라서 입소문 마케팅을 하게 되어 있다구요. 그렇게 하려면 오덕들을 포섭해야 한다구요.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 떠들지 않고 가만히 있지를 못하는 사람이요. 그렇게 하려면 오덕들이 좋아하는 물건을 만들어야죠. 그러니까, 옛날에 광고에 쓰던 돈을 돌려서 오덕들이 좋아할 만한 좋은 물건을 만들어 내는데 쓰자구요.

믿거나 말거나, 이게 답니다.

한 가지 문제가 있네요. 뭔고 하면, 뭔가 그렇게 계속 실험하고, 혁신하고 새로운 방식을 찾다보면 그걸 꼭 오덕들이 좋아할지는 아무도 모른다는거죠. 그러니까, 가능한 싼 값에 가능한 많은 것을 실험해 봐야겠네요. 실패한다고 해서 너무 다그치지도 말고… 그러니까 TV 광고 하나 찍는 값에 오덕들이 좋아할 만한 취향으로 조금씩 다른 물건 100개 내지는 1000개를 만들어보고 실험해 보는거죠. 안되면 어떻게 하느냐구요? 비밀의 주문, 마케터들의 만트라(mantra)가 있죠. 안되면 될 때까지.

이게 문젭니다. 옛날에 한국에서는 시장이 작아서 롱테일이 아마 안먹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귀찮아서 링크는 생략합니다), 비슷한 논리가 여기서도 먹히는 거죠. 그러니까, 어차피 이건 확률 게임이고, 도박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도박에서 베팅할 수 있는 금액의 크기는 땄을 때 벌 수 있는 (이론적) 금액의 일정 부분이 되는거죠. 예를 들자면, 100만원을 벌 수 있는 확률이 10%인 도박에는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10만원까지 걸 수 있지만, 10만원을 벌 수 있는 확률이 10%인 도박에는 합리적인 사람이 걸 수 있는 금액의 한계는 만원인거죠.

어차피 혁신의 대부분은 실패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저자도 말하듯이 가능한 넓고 다양한 실험을 해 보는 수 밖에 없는데 (오덕들이 어떤 것을 좋아하게 될지는 오덕들도 모르는 거라서요) 그 실험에 들이는 비용은 결국은 잭팟이 터졌을 때 벌 수 있는 돈의 액수에 크게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한국에서는 이대로 하다가는 망할 수도 있죠. 가능성이 훨씬 더 높죠. 일단 판돈이 적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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