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마이크 타이슨의 명언이죠…
Everyone has a plan ‘till they get punched in the mouth.
주둥이 한 대 맞을 때까지는 누구나 계획이 있다. (타이슨 )
정작 계획이 필요한 때는 한 대 맞고 나서죠. 최근 David Einhorn 은 Global Association of Risk Professionals Review라는 잡지에 기고한 이익의 사유화와 위험의 사회화 라는 글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합니다. VaR 또는 Value at risk 는 “언제나 잘 되다가 막상 차사고가 날 때는 고장나는 에어백(an airbag that works all the time, except when you have a car accident)”이라고 하는군요.
VaR이라는 것은 금융기관의 위험관리를 위한 통계 모델입니다. 한 마디로 어떤 포트폴리오가 하루에 돈을 벌거나 잃을 가능성 95%인 금액과 99%인 금액(통계학을 들어 본 사람이라면 95%와 99%라는 숫자가 익숙하겠죠)을 계산해서 이걸 가지고 위험을 관리하는거죠. 위 저자는 이렇게 묘사합니다.
Consider an investment in a coin-flip. If you bet $100 on tails at even money, your VaR to a 99% threshold is $100, as you will lose that amount 50% of the time, which obviously is within the threshold. In this case, the VaR will equal the maximum loss.
Compare that to a bet where you offer 127 to 1 odds on $100 that heads won’t come up seven times in a row. You will win more than 99.2% of the time, which exceeds the 99% threshold. As a result, your 99% VaR is zero, even though you are exposed to a possible $12,700 loss. In other words, an investment bank wouldn’t have to put up any capital to make this bet. The math whizzes will say that it is more complicated than that, but this is the basic idea. (“Private Profits and Socialized Risk, 12 페이지)
설명하자면, 동전 던지기 게임을 하는데 뒷면이 나올 것이라는 데 십만원을 걸 경우, 99%의 경우 VaR(잃을 가능성이 있는 금액)은 십만원이죠. 왜냐하면 50%의 경우 그 돈을 잃을 것이니까요. 그러니까 VaR 규제에 따르면, 이 도박을 하려면 십만원이 필요한거죠. 근데, 같은 동전 던지기를 하는데 127:1의 확률/배당으로 앞면이 연속해서 7번이나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십만원을 걸 경우(2^7 = 128), 이길 확률이 99.2%가 되니까 99%에서 VaR은 0이죠. 근데, 사실 0.8%의 경우에 잃을 돈의 액수는 자그마치 천이백칠십만원(12,700,000원)이죠. 그런데, 이 위험은 VaR 모델에서는 무시되는 거기 때문에, 사실상 이런 도박을 하기 위해서는 자본금이 필요가 없어지는거죠. 약간 사족이지만, 동전은 기억력이 나쁜 정도가 아니라 아예 없기로 유명하지만, VaR에서는 과거 자료를 가지고 이걸 분석하긴 하죠.
일반적으로 자본적정성에 대한 요건은 “국제청산은행(BIS )의 바젤 협약 에서 규정했었죠. 파생상품 등을 적절히 처리하지 못하는 문제 등등을 해결하기 위해 BIS에서는 2004년 바젤II 를 발간합니다. 여기에서는 금융기관의 위험을 신용위험, 운용위험 및 시장위험으로 나누는데, 여기에서 시장위험을 계산할 때 VaR과 아주 유사한 모델을 사용하죠. 유럽에서는 이미 이 모델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15년까지는 95개국에서 채택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또 아래 글 에서 말한 2004년의 SEC 규정인 “Alternative Net Capital Requirements for Broker-Dealers That Are Part of Consolidated Supervised Entities”에서도 VaR로 자본적정성을 계산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구요.
이 모델의 타당성에 대해서 의문이 제기된 적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나심 탈렙 의 검은 백조(Black Swan) 라는 책도 사실은 이 VaR이라고 하는 단순한 확률 분산 모델에 대한 문제제기가 출발점이 되었던거죠. 그리고, 사실 이런 모델의 문제가 처음으로 심각하게 제기되었던 것은 1987년의 주식시장의 몰락이었죠. 위키피디어 VaR 에서 인용합니다. 이 문제는 꽤 흥미로운 문제이니 나중에 상세히 다루기로…
The crash was so unlikely given standard statistical models, that it called the entire basis of quant finance into question. A reconsideration of history led some quants to decide there were recurring crises, about one or two per decade, that overwhelmed the statistical assumptions embedded in models used for trading, investment management and derivative pricing. These affected many markets at once, including ones that were usually not correlated, and seldom had discernable economic cause or warning (although after-the-fact explanations were plentiful).[15] Much later, they were named Black Swans by Nassim Taleb and the concept extended far beyond finance.[18]
여기에서 조금만 더 이야기를 밀고 나가 봅시다. 이것은 과연 통계학의 결함(내지는 통계학을 수용한 금융 모델의 실패)일까요, 아니면 경제학 자체의 문제일까요? 탈렙이나 (아래 글에서 인용한 최고의 도박사 존 로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쓸 때 참고한 저자인) 아론 브라운같은 대부분의 금융 관련 전문가가 VaR이라는 것은 금융이론으로서는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경제학이 틀렸다”고 주장할 이유가 될까요?
Inuit님이 쓴 부의 기원에 대한 글 을 며칠 전 읽었는데, 저도 사실 이 책에 대해서 할 말이 많았죠. 그렇지만, 조금 읽었는데 이런 위기가 터졌고, 잠시 뒤로 미뤄 두고 있습니다. 언제 기회가 되면 자세히 이 책 이야기를 해 보기로 하고, 경제학의 기본 전제는 다음과 같죠.
- 인간은 합리적이다: 요즘 행동주의 경제학에서 심각하게 비판하고 있죠
- 인간은 이기적이다: 이것도 비슷…
- 사람들이 이기적이고 합리적으로 행동하면 최선의 결과가 나올 것이다: 글쎄요, 복잡계 경제학에서는 아니라고 하겠죠
- 그리고 그 최선의 결과는 바로 뉴톤식의 평형이 될 것이다: 이것도 위와 같을 것이구요.
결국, 이렇게 해서 경제학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바로 평형 이론인데요, 금융 이론에서는 특히 파생상품을 많이 사용함으로써 시장의 변동성이 더 감소되고, 시장이 더 쉽게 평형을 찾을 수 있다는 주장을 합니다. 파생상품의 순기능이 시장의 평형을 쉽게 찾아줄 수 있다는 주장이죠. 대표적인 버냉키의 2004년의 연설, The Great Moderation 에서 인용합니다.
My view is that improvements in monetary policy, though certainly not the only factor, have probably been an important source of the Great Moderation. In particular, I am not convinced that the decline in macroeconomic volatility of the past two decades was primarily the result of good luck, as some have argued, though I am sure good luck had its part to play as well. In the remainder of my remarks, I will provide some support for the “improved-monetary-policy” explanation for the Great Moderation.
이게 도대체 무슨 뜻이냐구요? 아직도 버냉키의 주장을 믿는 사람들은 여전히 이렇게 가격이 싼데도 사람들이 주식/채권/부동산을 사지 않는 것은 사람들이 “미쳤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좀 더 고상하게 사람들이 “비합리적(irrational)”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무슨 뜻이냐하면, 너같이 정신 나간 놈들 때문에 경제학 모델이 맨날 틀린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은 “시장이 신뢰를 회복하면” 모든 게 다시 다 잘 될 것이라고 합니다.
반대로, 혹시 이 “Great Moderation Theory”나 (혹은 나아가서 경제학의 접근법, 특히 평형에 대한 믿음) 자체가 결함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조심스럽게 이 VaR이라는 바보같은 통계 모델을 적어도 정부의 규제와 위험관리 수단으로는 쓰지 않아야 하는 것은 아니냐는 이야기를 합니다. FT의 Volatility returns with a vengeance 라는 글에서 인용합니다.
It is hard to see how policymakers can halt this spiral quickly. In recent days, some senior policymakers have been quietly talking to the banks, and encouraging them to “think about the wider system” before they cut credit lines to hedge funds. But policymakers are reluctant to order banks to stop selling assets or squeezing hedge funds, let alone directly bail out any hedge funds. Instead, they appear to hope – if not pray – that injections of capital will lessen the need for banks to readjust themselves to their VAR models in such a violent manner.
It is to be hoped such prayers will be met. If so, this deleveraging storm should gradually blow itself out in the coming months. But it remains a delicate war of investor psychology and computer models. What is crystal clear is that it was sheer madness for financiers ever to have relied so heavily on these VAR models during the first seven years of this decade – particularly when they were so badly distorted by a false belief that the Great Moderation would always last.
위의 이야기는 이렇게 투매가 심할 때 정부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첫째는 지금 정부가 하는 것처럼 자본금을 투입해서 VaR 기준을 맞추는 것이 있을 수 있구요, 둘째는 VaR라는 모델이 바보 멍청이들을 위한 것이라고 과감히 폐기하는 것이 있겠죠.
결론은, 누구나 주둥이 한 대 맞을 때까지는 다 계획이 있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