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Posted on October 19, 2008

경제 위기가 오고 나면, 뭐가 문제인지, 어떻게 바꿀 것인지, 그리고 그럼 어떻게 해야 될 것인지 등등에 대해서 고민이 많아 집니다. 지금까지 미국 정부가 한 일은 문제의 근원이 무엇이었을지를 대충 추측하게는 해 주지만, 어떻게 할 것인지는 보이지 않습니다. 미국 정부에서 결국 부실자산의 매입이 아니라 자본투자를 하기로 했다는 것은 자산의 질이 생각보다 나쁠 것이라는 추측이 있을 수 있구요… 아마 대부분이 아무런 의미도 없는 베팅인 CDS의 집합인 합성 CDO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고, 그러니까 이런 경우 정부에서 이런 자산을 산다는 것은 자산(집) 가치에 뭔가 문제가 생기면 정부에서 보증을 해 주겠다는 취지로 읽히겠지요. 그러니까, 결국 선택은 정부가 부실자산을 보증해 주느냐 아니면 이미 보증을 한 회사에 자금을 투입하느냐의 선택의 문제일 가능성이 있는 거구요… 그리고, 둘째 가능성은 이게 과도한 레버리지의 사용으로 인하여 결국 이게 일시적인 유동성의 문제가 아니라(그러니까 인천항에 배가 들어오기만 하면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결국은 지급불능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는(그러니까 인천항에 들어오기로 되어 있었던 배는 이미 태평양에서 가라앉았다는거죠) 뜻이 아닐까 싶네요.

미국 정부에서 구매하기로 한 우선주는 골치 아픈 상황에 처했습니다.

Each banking regulator sets its own rules for the institutions it oversees, including rules dictating how much core capital an institution must hold – measured as a percentage of its loans and other commitments – and what kinds of money can be counted. In general, core capital includes money banks do not need to repay, such as funds raised by selling shares of common stock.
Traditionally, banking regulations excluded the kind of preferred shares that banks would sell to Treasury.
The Fed’s longstanding rules, for example, excluded from core capital shares that pay a stepped interest rate, meaning that the yield on the shares increases after a fixed period of time. The shares issued to Treasury would pay 5 percent for five years and 9 percent thereafter. (US Bank Plan Hits Snag in Rules )

그러니까, 법에 따르면 돈을 빌려줄 때에는 자기가 가진 자본의 특정 비율의 범위 내에서 해야 하는데, 그러니까 이번 사태같은 게 생기는 경우에는 위험자산을 처분하지 않으려면 자본이 더 필요하게 되는거죠. 또는 위험자산을 처분해야 하구요. 근데, 위 이야기는 자본이라고 같은 자본이 아니고, “핵심자본”이어야 하는데, 미국 정부가 제안한 것처럼 이자를 지급하는 우선주인데 5년이 지나면 이자율이 조정되는 경우라면 이걸 핵심자본으로 보기 힘들다는거죠. 결국 핵심자본 규제의 핵심은 장기적인 자본인데, 미국정부의 의도는 5년 이내에 다 갚으라는 거구요. 결국 이건 기존의 규정 하에서는 핵심자본이 아니게 되는거죠. 근데, 만약 이 위험자산이 합성 CDO라면 문제는 아주 훨씬 더 골치아파지는거죠. 이 문제를 보려면 합성 CDO가 어떻게 구성되는지 대충 따져봐야 되는데, 이게 아직은 자료가 좀 빈약하긴 하지만, 대충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죠.

그러니까, 아래에서 말한 것처럼 개인이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 이걸로 MBO를 만들고, 이 MBO를 모아서 CDO를 만드는거죠. 그런데, 이 CDO를 만드는 은행의 입장에서 보자면 배후 자산의 부실화 위험이 높으면 안되니까, 위험을 다른 쪽에 전가해야 하는 거고, 그러니까, 만만한 놈(그러니까 헤지펀드)를 골라서 CDS을 체결합니다. 이 CDS라는 것은 그냥 스왑인데, 스왑에서는 현금 흐름을 교환하는 거죠. 그런데, CDS에서 교환하는 현금흐름은 CDO 발행은행의 경우에는 평소에 MBO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의 일부분(그러니까 10%라고 치죠)을 헤지펀드에 주고, 그 대가로 헤지펀드에서는 만약 부실이 발생하거나 또는 MBO에서 현금흐름이 예상하는 대로 발생하지 않으면 약정금(그러니까 보험금)을 주기로 하는거죠. 그러면, 예상하던 대로 위의 계산에 따르면 MBO를 발행한 사람은 대출이자를 받아서, 이걸 CDO를 발행한 사람에게 주고, 그러면 CDO를 발행한 사람은 MBO의 현금흐름을 넘겨받아서 (이보다는 조금 더 복잡하지만 대충 단순화하자면) 그 가운데 90%는 CDO 보유자(아래 글의 예를 들면 CDO^2 의 발행자)에게 주고, 나머지 10%는 CDS의 체결 상대방인 헤지펀드에게 주는거죠.

헤지펀드로서는 고마운게 약속만 하고 나면, (부실 상황이 생기지만 않는다면) 공돈을 버는거죠. 그리고, CDO를 보유하고 있는 것보다 나은게, 애초에 매입을 위해서 돈을 지불할 필요도 없죠. 그냥 약속만 하면 되죠. 그러니, CDO를 발행한 사람 입장에서는 배가 아픈거죠. 그래서 머리를 굴립니다. 그러니까, CDO 현금 흐름의 10%를 보험금으로 내는 셈이니, 만약 CDO 10개의 CDS를 모으면 CDO 하나를 가진 것과 같은 효과를 내겠죠. 그래서, 예를 들면, 회사를 하나 차리고, 이 회사와 10건의 CDO와 관련된 CDS계약을 체결합니다. 그러면 이 회사는 결국 CDO 하나를 가진 것과 같은 현금 흐름을 낳겠죠. 그렇게 해서 여기에 기반해서 CDO를 발행합니다. 그러면 이건 이제 합성 CDO가 되는 겁니다. 헤지펀드 입장에서는 고마운게 결국 초기에 CDO를 구입하는 비용은 들지도 않고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돈을 낸다는 약속만 하면) 길가다 공짜로 CDO 하나 주운 것과 같은거죠.

이제 이런 회사 내지는 합성 CDO가 문제에 처했다고 생각해 보죠. 그러니까 부실화되었다구요. 이게 부실화된 이유는 개인이 돈을 안내니 MBO가 돈을 못내니 CDO를 발행한 사람이 CDS 상대방에게 돈을 달라고 하는거죠.

이건 아주 문제를 단순화한 가설적인 상황입니다만 (그러니까 현실은 더 복잡하겠죠), 그러면 이런 상황에서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돈이 전혀 안도는거죠. 이 때 누가 (미국 정부가) 나서서 “어떻게 도와줄까?” 묻습니다. 월 스트리트에서 가장 원하는 것은 이 합성 CDO를 미국 정부가 인수해 주는 거겠죠. 근데, 이건 미국 정부(내지는 세금을 내는 국민들) 관점에서 보자면 도박하다 돈 잃은 사람한테 계속 그 미친 짓 하라고 판돈 대 주는 입장 내지는 돈 딴 놈한테 가서 잃은 놈이 못내는 돈을 내주는 상황인거죠. 이건 아주 단순화한 가설적 상황입니다만, 아주 가능한 상황이죠.

그러면 정부 입장에서는 (1) 도와줄 돈으로 합성 CDO를 액면가에 사고(이게 도대체 무슨 뜻일까요?) 그 다음에는 문제가 생기면 계속해서 돈을 밀어 넣어 주는 옵션이 있을거고, (2) 아니면 돈을 못갚게 된 사람한테 가서 돈을 빌려 주고 나중에 갚으라고 하는 수 밖에 없는거죠. 그렇지만, 이건 추측입니다.

미국 정부 입장에서는 여기서 두 가지 목표가 있겠죠. 첫째는 어쨌든 이 위기를 넘어가고(일단은 도박을 계속하게 하고) 그 다음에는 도박을 못하게 하거나 아니면 규칙을 바꿔야죠. 이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는 아주 쉽지 않아 보입니다.

게다가 이미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에서 써야 할 필요한 돈의 규모는 이미 7천5백억은 장난이고, 1조6천억(달러입니다)을 넘어서고, 2조2천5백억 달러 정도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솔솔 나오고 있구요… 유럽까지 포함하면 거의 10조 달러까지도 각오하고 있어야 한다는…

한국 이야기를 하자면, 이런 와중에서 규제완화를 하겠다는 정부도 참 골치거리지만, 도대체 뭘 어떻게 규제해야 할지도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그리고, 제가 보기에는 여기에서 더 큰 골치는 이 모든게 금산분리 내지는 자통법과 관련되어 있으며 오로지 이 문제만이 우리가 비슷한 문제에 접하지 않게 되는 비밀 처방이라고 믿는 좌파입니다. 미국의 규제 완화의 역사를 살펴보죠. 그 전에 요즘 약방의 감초처럼 금산분리/자통법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떠드는 이야기가 1929년 Glass-Steagall Act(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을 구분한 법)이 1999년 Gramm-Leach-Bliley Act에 의하여 폐지되면서 상업은행/투자은행 구분이 사라진게 문제의 근원이라는 주장인데요… 취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무식한 소리 하고도 좌파 계속하는게 좀 신기하긴 하네요. 1987년의 주식시장의 위기와 1994년의 CMO 위기와 1997년의 LTCM의 위기는 모두 Glass-Steagall Act 하에서 생긴 위기죠?

제가 보기에 Glass-Steagall Act의 폐지는 이번 위기와 아주 간접적으로만 관련이 있습니다. 자통법은 사실 솔직이 여기서는 문제도 아니죠. 미국의 규제완화의 역사를 봅시다. Gaurav’s Blog 에서 (일부 요약) 가져옵니다.

  1. 1999: Glass-Steagall Act 폐지
  2. 2000: Commodities Futures Modernization Act 에서 파생상품에 대한 규제완화 및 감독하지 않기로 함
  3. 2004: 투자은행의 Big Five에게 12대1의 레버리지 한도 면제. 여기서 면제를 받은 회사는 지금 거의 살아있지 않죠. 골드만 삭스(버펫 만세!), 모건 스탠리, 베어 스턴, 리만 브러더스, 메릴 린치. 얘들 레버리지는 20:1은 보통이고 40:1까지 끌고 갔죠. 자율 규제 좋아합니다. 그런 게 어딧어? 좀 더 구체적인 정보는 Loose Rules Sink Ship 읽어 보세요.

원래는 규제 구조를 어떤 식으로 개혁할지에 대한 The Economist지의 세 사람의 토론, 그러니까 스티글리츠숄즈Ritholz 의 토론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하려 했는데, 너무 길어져서 이건 나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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