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는 무식한 좌파보다 더 위험한 것은 성질나쁜 우파라고 생각합니다. 뭐, 이유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요즘 모두들 온몸으로 느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공부 못하는 좌파도 좀 짜증이 나죠. 요즘같은 때에 미국에서 생기는 일이 박정희식 은행국유화이고 필요한 것은 루즈벨트식 정보공개라는 희한한 이야기를 하는 좌파 참 신기합니다. foog 블로그와 Berlin Log 를 읽다가 그냥 궁금해서 읽었는데… 솔직이 농담도 아니고, 전혀 시니컬하지도 않은 어조로 이걸 “국유화”라고 이야기하는건 첨봤네요. 게다가 박정희식… 그러니까, 금융자원의 공급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개발독재식 국유화를 금융의 과잉공급이 문제인 미국의 우파들이 배워야 하고, 좌파들은 경제강령에 경제정보의 공동소유를 추가해야 한다 (도대체 두번째 말은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는데, 아마 경제공부하자는 뜻이겠죠?).
이 이야기 하려던 것은 아니고, 지급준비금이나 파생상품(특히 규제회피형)이나 구조화금융(이게 괜히 자산 유동화겠어요?) 등을 사용하면 실제로 화폐창조의 기능(내지는 유동성 창출)이 있죠. 옛날에도 쓴 것처럼, 이런 점을 고려하지 않으면 도저히 계산이 안나오죠… 그러니까, 미국 담보대출 시장 총액이 대충 12조달러, 이 중에서 서브프라임 대충 1조달러, 알트A까지 합쳐도 대출 총액이 2조달러, 그런데 가장 최근에 미국 정부에서 넣기로 한 돈만도 7천5백억달러, 그전에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넣은 돈이 2천억달러, 지금까지 망한 회사들과 지금까지 손해본 것과 대손상각한 것과 그 전에 정부에서 직간접적으로 넣은 돈까지 합하면 서브프라임이 몽땅 100% 망가진 것도 아닌데 이게 계산이 안나오죠? 그러니까, 미국 정부가 지금까지 넣은 돈과 앞으로 넣기로 합의한 돈만으로도 대충 미국의 서브프라임 대출을 다 갚을 정도가 되는 셈인가요? 참고로 미국 주식시장 전체를 다하면 대략 18.5조달러, 미국 정부채 시장 전체가 대충 4.5조달러라네요. 그리고, CDS의 명목가치가 대충 미국 정부채 시장의 10배 규모인 42.6조달러…
그래서, 여기서 내릴 수 있는 결론은 두 가지인데, 첫째는 이걸 가지고 아직도 서브프라임 위기라고 부르는 것은 마치 아프리카의 폭풍을 일으킨 것이 바로 캘리포니아의 나비이니, 이걸 “캘리포니아 나비사태”라고 부르자고 이야기하는 것과 같다는거죠. 그리고 둘째는, 이건 바로 지구를 정복하려는 세계적인 음모라는 거죠.
저는 음모이론을 좋아합니다. 댄 브라운 책도 다 읽었죠. 금융에도 관심이 있고, 음모이론도 좋아하니, 참새가 방아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고 당연히 화폐전쟁(쑹홍빈 지음, 랜덤하우스)를 읽어 봤죠. 지금까지 암살당한 7명의 미국 대통령(레이건 대통령 미수까지 포함해서)이 모두 다 금본위제 내지는 은본위제와 관련되어 있다는 이야기같은 것은 아주 재밌게 읽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게 음모이론이라고 부르기에는 좀 문제가 있죠. 왜냐하면, 음모이론에는 3가지 요건이 필요한데,
- 이 세상을 자기네들 입맛에 맞게 바꾸려는 음모세력이 있다: 이건 뭐 너무 당연한 이야기죠. 지금 당장 눈 감고 세 봐도 이런 음모 세력을 대략 5백만개는 셀 수 있을 것 같은데요…
- 이 음모세력은 세상을 자기네들 입맛에 맞게 바꿀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적어도 로스차일드가에 뿌리를 두고 있고, 케인즈도 포섭한 이 세력은 그런 능력이 있다는거죠.
- 이 세상은 그 음모세력의 계획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아직도… 이 책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가 좀 약하네요. 금융위기는 모두 “양털깎기”라는 이야기가 과연 이번 위기에도 적용될지… 이 부분만 보강하면 아주 좋을 듯…
그나저나, 이 “화폐전쟁”에서는 금과 관련 없는 미국식 화폐창출기능에 대해서 이렇게 말합니다.
미국 정부에게는 화폐 발행권이 없고 단지 채무 발행권만 있다. 그러므로 국채로 민영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은행에 담보를 제공하고, 연방준비은행 및 상업은행 시스템을 통해야만 화폐를 발행할 수 있다. 그래서 달러의 근원이 국채라고 말하는 것이다. (화폐전쟁 359페이지)
그러니까, 이 과정을 순서대로 보자면 (이 책의 359에서 363페이지 요약),
1. 의회의 승인을 얻어 정부가 국채 발행하고, 시장에서 소화가 안된 국채를 재무부가 연방준비은행으로 보내면, 연방준비은행이 액면가 매입. 그리고, 이 자산을 근거로 하여, 연방준비은행 수표 발행
2. 연방준비은행 수표를 받아 연방정부가 배서하여 다시 연방준비은행 계좌에 정부저축으로 입금
3. 정부가 돈을 쓰면 현금 흐름이 시작
4. 지급준비금을 제외하고 상업은행이 돈을 쓰면(신용대출) 화폐가 창출된다. 그리고, 여기에 대해서는 이자를 받는다.
5. 이 모든 것의 담보는 미국 정부의 장래 세금 수입이다.
뭐 그렇다는거죠. 참고로, 요즘은 머리가 좋으면 좌파, 마음이 넓으면 우파라고 하는데, 다른 곳에서 들은 이야기는(푸코 아니면 들뢰즈였을 것으로 기억합니다), 좌파는 분열증 환자, 우파는 편집증 환자라고 하더군요. 여기에서 이야기한 것 같은 음모 이론은 분열증적 편집증(내지는 편집증적 분열증)으로 양쪽의 장점을 모두 가지고 있는 셈이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겠죠..
